Chapter 214 - 의미.(2)
어떻게든 오해는 풀었다.
그냥 내 남아있는 기억이 18년의 것이라서 그냥 나이를 18살로 말한 것이었다고, 실제로는 수백 년은 살았을 거라고 말하니 어떻게든 설득이 되기는 했다.
미성년자를 범하면 사지를 찢어 독수리의 밥으로 준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조금 소름이 돋을 뻔 하기도 했었더랬다.
아서는 어째서인지 엄청나게 안도한 표정이었지만.
"확실히, 이 몸에 18살 일리가 없지."
"...어딜 보는 거냐, 네 녀석."
내 가슴에 시선을 주는 아서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딱히 피할 생각도 없었는 듯 깔끔하게 주먹이 들어갔지만, 역시나랄까 어떠한 충격도 받지 않은 듯 싶었다.
역시 운동할까.
최소한 저 잘난 뺨을 후려치면 고개가 돌아갈 정도는 되어야 할 것 같은데.
"기억을 되찾고 싶다거나 그런 건 없나?"
"...딱히. 나는 지금이 행복하니까, 괜찮다. 혹여나 기억을 되찾게 된다면 '진짜 마왕'처럼 행동하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뭐, 이런 몸뚱이로 진짜 마왕처럼 행동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질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욕을 하면서도 아서에게 범해지는 건가?
그때는 순애가 아니라 강간이 되겠네.
마치 처음 만났을 때처럼.
"아무튼, 몸 조심하거라. 저 짐승 녀석이 너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에반젤린,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는 몰라도 나는 엄연한 성인이다. 그저 기억이 겨우 18년 정도 밖에 없을 뿐이지."
"그렇다면 진짜 18살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런가?"
일리가 있었다.
사실 진짜 18살이라서 18년의 기억 밖에 없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아서는ㅡ
'뭐, 절대 그럴 일은 없겠지만.'
애초에 지금 가지고 있는 기억이 다른 세계의 것이라는 건 에반젤린도, 아서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영원히 모르게 되겠지.
나도 딱히 말해줄 생각도 없었고.
솔직히, 아서에게 '사실 지금 가지고 있는 기억은 남자이던 녀석의 기억이었어.' 같은 말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으니까.
"그러면, 일단 다 치워라."
"...당신이 부순 것들 아닙니까, 에반젤린 여왕."
"그렇다면 여왕의 명이다. 치워라, 아서 경."
참 유치하게도 노는구나.
이게 어딜 봐서 북부의 여왕과 세계를 구한 용사가 하는 대화라고 생각할까.
누가 봐도 절대 고등학생들의 신경전이라고 생각하지.
"같이 치워줄 테니 치우거라."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봐, 이 반응.
몸뚱이만 어른이고 나머지는 전부 어린애라니까, 진짜.
이 난장판을 치울 동안에는 나와 함께 있을 수 없을 것 같아서 거절했던 거였어?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지만, 그런 모습조차 귀여워 보였기에 결국 빙그레 미소짓고 말았다.
'중증이구나, 중증이야...'
저런 모습이 한심해 보이는게 아니라 귀여워 보인다니, 어쩌면 이 중에서 가장 비정상인 사람은 나일지도 몰랐다.
"무거운 건 들지마."
"그래."
"날카로운 물건에는 손도 대지 말고."
"...그래."
"그리고 또ㅡ"
"알겠으니까 이제 청소나 해!!"
빽, 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서의 푼수질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말투가 무너져 버렸다.
짜증나게 왜 자꾸 그래?!
아서의 옆구리에 주먹을 날려준 다음, 근처의 서랍장에 넣어진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꺼내들었다.
"빨리 빨리 움직여라, 변태 용사."
"변태 용사라니, 그게 뭐야."
"병약한 아내를 부려먹기나 하는 몹쓸 녀석이지."
"네가 돕겠다고 한 거잖아."
"말리지도 않았다는 것부터 감점이다, 멍청한 것."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도 할 일은 전부 했다.
나는 쓸고, 아서는 나머지 전부를 하고.
역할 분담의 균형이 너무 무너져 있는게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었지만, 애초에 이런 꼴을 만들어 놓은 녀석과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뭐, 나도 아주 조금 정도의 잘못 정도는 했을지도 모르지만.
"...정말이지, 많이도 부숴먹었구나. 보수하게 될 사람들이 불쌍할 지경이야."
"부순 건 내가 아니라 에반젤린 여왕이ㅡ"
"그냥 혼잣말이었는데, 무언가 찔리는 구석이라도 있었나?"
진짜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씰룩이는게 참 우스웠다.
화가 치미는데 꾹 참는게 눈에 훤히 보이는구나.
재미있구나, 재밌어.
"읏, 무거워라..."
배가 부풀어서 그런지 움직이는게 영 불편했다.
배가 부르지만 않았어도 이것보다 네 배 정도는 더 치울 수 있었을 테네 말이지...
물론 뱃속의 아기를 탓하거나 하는 건 아니었지만.
"응? 왜 그렇게 바라보느냐? 마치 무언가 일이라도 치를 사람처ㅡ 꺗?!"
"...네 잘못이야, 아리엘."
"아, 아서헛?!"
순식간에 다가와서는, 나를 벽으로 몰아넣는다.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올리니, 완전히 짐승의 표정이 된 아서가 나를 진득하니 내려다 보고 있었다.
뭐야, 이 상황.
설마 아서, 이런 거에 흥분하는 취향이었어?
...거짓말이지?
"자, 잠깐... 너무 흥분, 했으니깟..."
"누구 놀리는 것도 아니고 계속 그렇게 놀려대면 내가 화가 날까, 안 날까?"
"나, 날 것 같아... 아니, 그보다 이것 좀ㅡ 흐걋?!"
무, 뭔가 닿았어! 아니, 커졌어!
배꼽을 쿡쿡 찔러대는 무언가에 비명을 내질렀다.
거짓말.
슬쩍 고개를 숙이자, 아서의 고간이 잔뜩 부풀어 있었다.
'무, 뭐야 이게. 왜 이렇게 커져 있는 건데?! 딱히 유혹을 하거나 한 적은 없는 것 같은ㅡ 아.'
...설마, 아니지?
"...여신의 저주, 안 풀렸구나."
"..."
아서가 여신에게 걸린 저주는 아서가 나에게 분노하면 분노할수록, 나를 증오하면 증오할수록 그 모든 감정들이 성욕으로 치환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저주를 내 뿔이 막아주고 있었는데 그 뿔로 여신을 강림시키면서 결국 사라졌으니ㅡ
'저주를 막을 매개체가, 없구나.'
아니, 지금 생각 해보니까 그런게 문제가 아니잖아.
"아서, 읏... 설마 진심으로 화난 거야? 그거 조금 놀렸다고?"
"...그거 조금?"
"히약?!"
이번에는 가슴이 움켜쥐어졌다.
다행히 아직 조절이라는 걸 할 줄 아는지 아프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조금 저항감이 드는 건 사실이었다.
뭐랄까, 가슴 안에서 무언가가 흘러나오는 것 같은ㅡ
"...아서. 그, 놓아주지 않을래?"
"싫은데?"
"...제발."
제발, 이라는 말을 붙였다.
지금까지 놀렸으면서 이제와서?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 일품이기는 했지만, 내 입장에서는 어서 빨리 놓아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 이유라고 한다면, 뭐랄까.
내 입으로 직접 말하기에는 너무 부끄러웠지만 어쩔 수 없나.
"...우유, 나왓... 흣♥"
주륵ㅡ
젖가슴 안쪽부터 무언가가 움찔거리기 시작하더니, 젖꼭지에서 무언가가 줄줄 흘러나왔다.
물론 옷을 입고 있었기에 바닥으로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옷이 젖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내 옷에 점점 얼룩이 번지는 걸 본 아서의 표정이 요상해졌다.
당황 했다고나 할까, 뭐랄까...
씨익.
'...웃었어?'
이유 모를 불안감에 몸을 피하려고 했지만, 이미 벽에 꽉 몰려있는 상태라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진짜, 그냥 확 기억 되찾아서 이 망할 놈의 용사 한 번 혼꾸멍을 내줘야 하나?
물론 뿔도 없어서 힘이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그래도.
"마셔봐도 돼?"
"뭘 마신다는ㅡ"
"..."
"ㅡ변태 자식."
말은 하고 있지 않았지만, 시선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누가 봐도 내 가슴을 노리고 있잖아.
정확히 말하자면 가슴이 아니라 가슴을 타고 흘러내리는 무언가겠지만.
"절대 안 된다. 이건 뱃속에 있는 아기가 마실ㅡ"
"아직은 뱃속에 있으니까 어차피 못 마시잖아. 흘러내리는 것만 마실 테니까, 응?"
"...계속 말 끊지 말고 내 몸이나 좀 놓아주거라."
다리를 움직이려고 하면 다리 사이에 무릎을 들이밀어 억지로 움직임을 멈춰댄다.
정말, 이딴 기술들은 대체 어디서 배운 거람.
설마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들이었다면 이 녀석은 진심으로 본능부터 변태인 녀석이 맞았다.
"조금만 마시게 해주면 풀어줄게."
"그렇게 말 할 때마다 정 떨어지는 건 알고 있느냐? 안 된다고 하면 안 된다고ㅡ 히약?!"
"츕, 츄읍ㅡ"
지, 진짜 물었어.
그리고, 진짜 빨고 있어!
"벼, 변태야! 누, 누가 보면 어쩌려고 이러는 건데?! 빠, 빨리 놓ㅡ 앗♥"
젖꼭지가 깨물리는 순간, 신음이 터져나왔다.
아기가 물 때와는 전혀 다른 감각이었다.
뭔가 더 저열하고 음습한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뭐랄까...
부끄러운 건 그대로였지만서도.
"츄읍, 츕ㅡ 츱ㅡ"
"흣♥ 흐앙...♥ 자, 잠까안...♥"
이래서야, 내가 아서를 타박할 입장이 아니잖아.
저항하고 있다는 최소한의 행동을 보여주기 위해 아서의 머리통을 두들기고는 있었지만, 그 행동이 그다지 오래 가지는 않았다.
오히려 젖이 흘러나가는 감각 때문에 신음 소리만 더더욱 늘어갔지.
"맛있어, 아리엘."
"그, 그러니까 그런 칭찬을 들어도ㅡ 흐양...♥"
끈질기다 못해 집요할 정도로 내 가슴을, 정확히는 젖꼭지를 물어댔다.
물고, 빨고, 핥고.
그러면서 안에서 흘러나오는 내용물을 마시대고.
...뭐야 이게, 진짜.
삼류 포르노에서나 나올 법한 시츄에이션에 머리가 뜨거워지다 못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이, 이대로면 아기가 먹을 것도 사라, 져흐으으으윽!?!!!?♥"
"츄으읍, 츄읍, 츕ㅡ"
"왜, 왜 더 강하겟, 빠는 거야아아아아...♥"
다리에 힘이 풀려서, 벽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높이가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내 젖을 물고 있는 아서에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어떻게 변태 같은 것도 이렇게 용사 같은 수준일지 모르겠네.
아주 변태들의 용사 납시었어, 진심으로.
"아, 아아앗♥♥♥"
...물론, 수유 하면서 느끼고 있는 내가 할 말은 아니었지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