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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 만큼 낳는 마왕이 되었다-231화 (231/342)

Chapter 231 - 동족.(9)

마왕님이 용사를 사랑한다는 사실 따위, 전부 거짓일게 틀림 없었다.

저런 행복한 표정이, 진짜일 리가 없어.

지금까지 마족들을 죽여온 자들 중 가장 앞에 있고, 가장 오래 있던 존재를 저토록 애정할 수 있다고?

그를 향한 마음 고생이 아니었다면 마왕님께서 하루가 멀다하고 피폐해지실 이유는 없겠지.

"...마왕님."

그러니 오늘 만큼은 그 녀석이 얼마나 악독한 녀석인지 밝혀내고야 말겠다.

어둠 속에 몸을 숨기는 일 따위는 간단했다.

장롱 속에 들어가 숨소리를 죽이는 일 따위도 간단했고.

아무리 용사라도 진심을 다한 은신마저 감지해내지는 못했는지, 베개에 머리를 대고 눕기 무섭게 순식간에 잠들어 버렸다.

'우리 마왕군은 고작 저런 녀석에게 당해왔단 말인가...'

지금이라면 확실하게 죽일 수 있었다.

소리 없이 장롱을 열고 나가, 저 연약한 모가지를 사뿐히 꺾어내면 끝.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만에 하나라도ㅡ 아니, 나유타 분의 일의 확률이라도 마왕님께서 용사를 사랑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용사를 죽이고 싶다.

그렇지만 그 곱절 이상으로 마왕님을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다.

단순한 이치였다.

끼익ㅡ

'...마왕님?'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방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안으로 들어왔다.

누구인가 싶어서 눈에 힘을 주니, 익숙한 얼굴의 여인이 바로 그곳에 있었다.

마왕님.

마왕님이 어째서?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불구하고 용사는 깨어난 기색이 없었다.

심지어, 마왕님께서 그의 이불 안으로 기어들어가실 때까지도.

'마왕님, 대체 무슨 짓을ㅡ'

츕♥ 츄읍♥ 츄으으♥

천박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무언가를 격하게 빨아대는 관능적인 음성.

듣는 이로 하여금 신체를 격하게 흥분시키는 마성이 그대로 메이아의 귓가를 꿰뚫었다.

'거짓말.'

거짓말이기를 빌었지만, 눈앞의 광경이 달라지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았다.

마왕님은 여전히 용사의 자지를 빨고 있었고, 제 음부 안으로 그 거대한 물건을 넣으려고 했다.

저런 거대한 물건 따위 절대 들어가지 않을 텐데.

왜 저렇게 열심히 허리를 튕기시며 안에 넣지 못해 안달이신 걸까.

메이아의 머릿속에서 여러가지 생각이 휘몰아쳤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ㅡ

"오, 오옥, 오오오옥♥♥♥"

마왕님께서, 천박한 얼굴로 가버렸다.

혀를 주욱 빼물며 몸을 경련하는 것이, 평소에 보이던 모습과는 정반대의 그것이라 뇌가 터져나갈 것만 같았다.

아니야.

저런 것이 마왕님일 리가 없어.

저런 암캐가, 저런 창녀가 마왕님 일리가ㅡ

주륵ㅡ♥

"아..."

하지만, 그녀는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다리 사이가 어느 순간부터 젖어있다는 사실을.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저런 걸 보고 느낄 리가 없어. 내가 저런 광경을 보고 흥분할 리가ㅡ'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만마의 지배자이신 마왕님께서 최악의 대적자에게 범해지는 꼴을 보며 가랑이를 적시는 꼴이라니.

문득 자신이 방금 전에 했던 생각을 되새기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뭐가 암캐고, 뭐가 창녀냐.

이런 불충을 저지르는 스스로는 암캐나 창녀는 커녕 버러지만도 못한 존재였다.

'설마 저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시고 싶어서 일부러 둘만 있게 해달라고 말씀하신 걸까.'

자기 자신의 한심함 때문인지, 다리에서 힘이 주르륵 빠져나갔다.

장롱 안의 공간이 충분했기에 다행히 몸이 바깥으로 튀어나오지는 않았지만, 젖어버린 성기가 장롱 바닥과 닿으며 만들어진 약간의 쾌락이 순간적으로 메이아의 뇌를 강타했다.

본인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 몸뚱이는 인지해, 결국은 더더욱 자극을 바라며 액을 흘려보낸다.

천천히, 하지만 조금씩 더 빠르게.

'저런 물건이, 안으로 들어간다고?'

마왕님의 몸을 꿰뚫은 자지는 바깥에 꺼내져 있을 때의 크기도 흉악했지만, 마왕님의 안에 들어가 있을 때마저도 흉악해 보였다.

마치 뱃가죽을 뚫고 튀어나갈 것 같은 기세에 절로 기가 죽었다.

강인한 수컷의 물건을 보고 주눅들지 않을 암컷은 없을 테니까.

질척ㅡ♥

"큭..."

반사적으로 손이 아래로 내려갔다.

애처롭게 떨리는 보지가, 어서 자신을 만져달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싫어.

절대 싫어.

이런 일 따위, 하기 싫어.

언젠가의 일들이 머릿속에 새록새록 떠올랐다.

인간들에게 강제로 범해지던 그 순간.

고통스럽고, 절망스럽고, 수치스럽고 동시에ㅡ

질꺽♥

"흐읏......♥"

ㅡ기분, 좋았었잖아.

문득 떠오른 생각에 화들짝 놀라 눈을 떴다.

아니, 그럴 리가 없어.

인간들에게 범해지며 기분이 좋았다고? 그럴 리가 없잖아.

나는 강제로 범해진 몸이야.

억지로 손에 좆을 들고, 입으로 좆을 물고, 강제로 좆이 박히던ㅡ

'육인형, 이었지.'

인간들의 성욕 배출구.

혹은 그 이하.

뱃속에 생긴 아이가 단 하나라는 것이 참 우스울 정도로 진한 정액들을 몸 안 가득 받아들였더랬다.

설마 마족과 인간 사이에서 아이가 생길 줄은 몰랐지만서도.

...웃기지도 않는 이야기였다.

질꺽♥ 질꺽♥ 질꺽♥

"하으♥ 흐하으...♥ 크읏...♥"

마왕님이 헐떡거리는 소리에 맞춰서 손가락을 움직였다.

범해지기만 했지 스스로 위로하는 법 따위는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그녀의 자기 위로는 정말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그저 쾌락만을 위하는 자위.

자신의 몸 어느 곳이 약한지, 잘 흥분하는지 따위 알지 못한 채 그저 손가락을 쑤셔댈 뿐인 지성 없는 행위였다.

'저 자지에 꿰뚫리면,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자신을 범해왔던 그 어떤 인간들도 저 크기를 넘어서지는 못했더랬다.

아니, 넘어서기는 커녕 비교할 수 있는 것조차 없었지.

마른침을 꿀꺽 삼켰지만, 그녀의 아랫입에서 흘러나오는 군침은 멈출 생각이 없는 듯 싶었다.

조금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애액을 쏟아내며 손가락을 움직여, 쾌락을 탐닉할 뿐.

"큭, 왜, 왜 끝까지 가지를 않는 거지?"

하지만 아무리 쑤시고 흔들어도, 그녀가 완전한 절정에 이르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았다.

인간들의 조교로 인해 쉽게 흥분하지만, 과한 쾌락 속에 너무 절여져 있던 나머지 그만한 크기의 쾌락이 아니라면 갈 수 없는 몸이 된 탓이 컸다.

물론 그 사실을 알 리 없었기에 그저 열심히 보지를 쑤셔댈 뿐이었지만.

"...빌어먹을."

결국 용사의 사정에 마왕님이 행복한 미소를 지을 때까지도 메이아는 절정에 이를 수 없었다.

잔뜩 올라간 감도와 끝까지 솟아오르지 못한 오르가즘까지.

여자를 미치게 만드는 두 요소와 함께, 사랑을 나누는 남녀의 격렬한 교미 행위가 종료되었다.

이 중에서 만족하지 못한 건 오직 한 명 뿐.

그게 누구인지는 본인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을 터였다.

***

역시나라고 해야 할까, 배가 불러오는 건 순식간이었다.

저번에 했던 일곱 쌍둥이 출산 때문에 설마 지금도 일곱 명이 들어있나 싶었지만, 다행히 이번에는 하나 뿐이었다.

...그래, 그때가 너무 과했던 거야.

그날 이후로 토끼 수인화 물약 따위는 입에도 대지 않고 있었다.

아니, 입에 대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찾는 것조차 하고 있지 않았지만서도.

"...미안하구나. 몰래 이런 짓을 해서."

"괜찮습니다, 마왕님."

괜찮다고는 말하지만, 하나도 괜찮지 않은 것 같은 얼굴이잖아.

메이아는 어딘가가 조금 많이 불편해 보였다.

안절부절 못하는 것 같다고나 할까.

...내가 아이를 임신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

조금이지만 배신감을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자, 손 좀 다오."

"읏..."

"손이 닿는 정도로 다치지 않으니까, 어서."

내 손이 닿기 무섭기 신음을 흘리는 메이아의 팔을 쭉쭉 잡아당겼다.

아무리 생각해도 메이아는 나를 무슨 유리 공예품 다루듯이 한단 말이지.

평범한 마족 입장에서의 내 몸이 그 정도 수준이기는 하겠다만, 아무리 그래도 손이 닿는 정도로 다치거나 하지는 않았다.

애초에 내가 믿고 있기도 했으니까, 응.

"어때, 아기가 있는게 느껴지느냐?"

"...네."

미묘하기는 했지만, 어쩐지 조금 감격한 듯한 표정이었다.

아니면 울 것 같다거나.

...아기를 잃은 사람에게는 너무한 짓이었나.

스스로의 바보 같음에 한탄을 하면서도, 손으로는 열심히 메이아의 팔을 감싸고 있었다.

'아기를 잃은 슬픔은, 결국 아기로 회복시킬 수밖에 없을 테니까.'

나 또한 그랬었다.

마키나를 잃었기 때문에 케룸을 낳았고, 린을 잃었기 때문에 또 다른 아이를 낳았지.

그녀의 마음을 내가 어떻게 모르겠는가.

어쩌면 괜한 짓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지만, 나는 부디 그녀가 상처 입은 마음을 회복하기를 원했다.

"마왕님."

"왜 그러느냐?"

그렇게 잠시 뒤, 뭔가 결연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거는 메이아에 고개를 갸웃했다.

뭔가 결심이라도 선 걸까?

스스로의 머리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서 그런지 메이아의 생각을 알 수는 없었다.

그저 그녀가 무언가를 말하려는 것만 어렴풋이 깨닫고 있을 뿐이었지.

"사실, 어제 다 봤습니다."

"...뭘?"

하지만 그녀의 입에서 나온 건, 내가 상상도 못한 말이었다.

차라리 아기에 대한 이야기였다면 또 몰라, 생각지도 않은 문장이 튀어나오니 머릿속이 순식간에 하얀색으로 물들어 버렸다.

...거짓말이지?

'어제 그걸 다 봤다고?'

갑자기 죽고 싶어졌다.

오랜간만에 찾아오는 자살 충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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