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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 만큼 낳는 마왕이 되었다-232화 (232/342)

Chapter 232 - 동족.(10)

겨우 내 자살 충동으로 끝났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돌연ㅡ 아니, 천천히 움직인 메이아가, 제 팬티를 벗어내렸기 때문이었다.

"무, 무슨ㅡ?!"

"어제의 그것을 본 것 때문에,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안쓰러울 정도로 엉엉 울고 있는 균열에 조금이지만 죄책감이 들었다.

어젯밤에 나와 아서가 하는 걸 보면서 이렇게 흥분했단 말이야?

마음을 가득 물들였던 자살 충동이 가라앉고, 조금이지만 불쌍하다는 마음이 고개를 들었다.

둘 사이의 관계를 훔쳐본 건 솔직히 말해서 조금 싫었지만, 그래도 그것을 본 것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지 않은가.

"...미안하구나."

"...마왕님께서 미안해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저의 불충일 뿐이니."

천천히 스커트 끝자락을 집어내린 메이아가 약간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다행히 책임을 지라거나 그런 말은 하지 않는구나.

만약 그런 말을 했다면 굉장히 곤락했을게 분명했다.

나는 남자도 아니고, 상대가 여자던 남자던 아서 이외에는 딱히 몸을 섞을 마음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메이아의 충성은 꽤 다행인 점이었다.

'...그래도, 너무 불쌍하잖아.'

메이아가 인간들에게 붙잡혀 노예로 지내며 무슨 짓을 얼마나 당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경험이 얼마나 두려웠는지, 공포스럽고, 절망적이었는지 정도는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당당하지만 상대와 시선을 거의 맞추지 않는 눈동자.

언제나 손을 앞쪽으로 모은 채, 누군가가 가까이 다가오는 꼭 쥐며 경계하는 것까지.

마치 손을 올려 제 얼굴을 가리려는 걸 필사적으로 막는 떨림처럼만 느껴졌다.

'어쩌면 내 단순한 망상일지도 모르지만ㅡ'

망상이 아니라고, 내 감이 외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를 이대로 돌려보내는게 맞는 걸까?

그녀가 그런 고통스러운 기억을 갖은 채로 지내도록 두는 것이?

하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메이아, 잠시 이리로 오거라."

"...네, 마왕님."

메이아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내 옆에 앉았다.

내가 옆의 침대를 두드리면 언제나 옆에 앉으라는 뜻이었기에 반사적으로 한 행동인 듯 싶었다.

물론 의도한 바가 맞았지만서도.

"이런 질문은 실례일지도 모르지만ㅡ"

"무엇이든, 질문하셔도 좋습니다."

어딘가가 불편한 듯 손가락을 꼼질거리는 행동에 살풋 미간을 찌푸렸다.

자세히 보면 허벅지를 슬슬 비비고 있는게, 아무래도 전혀 해소하지 못한 듯 싶었다.

혹시 스스로 위로하는 방법을 모르는 걸까.

일리 있는 생각이었다.

나조차도 스스로 위로하는 방법을 얼마 전에서야 깨달았으니 말이다.

"혹시, 스스로 해소하는 방법은 알고 있으냐?"

"...그건 어째서 묻는 건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네가 가엾기 때문이다."

아기를 잃은 존재인 너에게 동질감을 느껴서야.

그런 네가 겨우 성욕 따위에 무너지게 둘 수는 없으니까, 그래서 그런 거야.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마왕님과 그 빌어먹을ㅡ 아니, 용사가 몸을 섞고 계실때 필사적으로 손가락을 움직였지만, 도저히 끝을 볼 수가 없더군요."

자세히 보니, 그녀의 얼굴에는 다크 서클이 가득했다.

아무래도 오늘 아침까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것 같았다.

그래, 그럴 수 있어.

그리고 그런 일로 도움을 청하는 건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혹시, 몸에 손을 대도 괜찮겠나?"

"마왕님이라면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메이아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모든 것을 허락한 것 같았지만, 내 손이 다가가면 다가갈 수록 몸이 굳어지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다.

...불쌍하게도.

"읏..."

"쉬이, 해치지 않아. 절대로 해지지 않는단다."

"마왕, 님..."

"체온에 집중해. 너와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동족의 체온을."

처음에는 어깨, 그 다음에는 팔을 둘러 메이아를 꼭 껴안았다.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느껴져 느리게 숨을 토해내니, 등 뒤에서 자그마한 움직임이 느껴졌다.

나를 마주 껴안은 메이아의 몸에서 마족 특유의 서늘한 온기가 느껴졌다.

봐, 나 또한 너와 같아.

차가운 온기와 강인한 심장을 가진 존재.

안심할 수 있어. 천천히, 천천히 받아들이는 거야.

"후우... 후아..."

"그래, 천천히... 천천히..."

조금씩 조금씩 떨림이 멈춰갔다.

방금 전까지 덜덜 경련하던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메이아의 몸은 완전히 안정을 되찾았다.

좋아. 그렇게만 하는 거야.

천천히 심호흡 하고, 마음을 안정시키고 그리고ㅡ

"마왕, 님. 더 이상은..."

"...미안하구나."

너의 그 욕구를 해소 시켜주고 싶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구나.

나에게 그런 자격이 있는지는 둘째로 치더라도, 아서를 두고 바람을 피우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리 여자라고는 해도 성적인 접촉을 해버린다면 결국 외도일 뿐이었으니까.

"제발, 제발 부탁드립니다, 마왕님. 지금이 아니라면, 갈 수 없을 것 같아요..."

"메이아?"

천천히 침대 밑으로 내려간 메이아가, 그대로 내 손을 붙잡았다.

그림자에 가려진 하반신에서 무언가가 질척이고 있었다.

...더 심해졌구나.

어쩌면 공포심으로 억눌러진 성욕이 안정을 되찾으며 고개를 더더욱 치켜든 것 같았다.

"마왕님, 마왕님, 마왕님ㅡ"

핥짝, 핥짝, 핥짝ㅡ

"흐윽?!"

깜짝 놀라버렸다.

무릎을 꿇은 것에도 놀랐는데, 설마 손을 핥을 줄이야.

관능적인 표정으로 간절하게 혀를 움직이는 모습이 생각보다 익숙해 보였다.

'이것도 분명 인간들의 노예로 있으며 터득한 것이겠지.'

이런 것 마저도 깨달을 정도인데 스스로 위로하는 법은 모르다니.

대체 어떤 고초를 겪었는지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자니, 더 이상은 메이아를 그냥 놓아들 수 없을 것 같았다.

"메이아."

"네, 네, 네, 마왕님."

"혹시, 내가 손을 대도 괜찮겠느냐?"

같은 말이었지만, 다른 의미였다.

이번에 내가 손을 대고자 하는 건 어깨나 허리 같은 곳이 아니라 더욱 아래ㅡ

여자의 은밀한 부분이었으니까.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천천히 몸을 뉘인 메이아가 그대로 제 치맛자락을 들어올렸다.

그새 웅덩이진 바닥이 주변의 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이렇게 되어버리면 어쩔 수 없구나.

메이아의 타액으로 인해 번들번들하게 변한 손을 물끄러미 내려다 보다가,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ㅡ

끈적ㅡ♥

"흣♥"

달큰한 신음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겨우 둔덕 위에 손이 닿았을 뿐인데도 발끝을 달달 떨어댈 정도로 민감한 감도였다.

잠시 손을 가져다 댔을 뿐인데 그 전부가 질척하게 물들어 버렸다.

"넣으마."

"네, 네엣...♥"

언제나와 같이 딱딱한 목소리가 아니라 잔뜩 흐트러진 목소리.

거친 숨을 마음껏 토해내는 메이아의 둔덕 안쪽으로 천천히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질꺽ㅡ♥

"흐, 흐아으읏♥♥"

"아프면 바로 말해다오."

잔뜩 흐트러진 여인의 모습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이상하게 흥분이 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역시 덮쳐지는 쪽이 아니라면 같은 성별로 흥분하거나 그러지는 않는구나.

천천히 손가락을 움직이자, 메이아의 질육이 내 손가락을 꾹 조여왔다.

'...원하고 있어.'

더 깊숙한 곳으로 넣어주기를, 그리고 자신의 몸을 잔뜩 가버리게 만들어 주기를.

지금이라도 그만둔다면 그만둘 수있었지만, 이 정도로 기대하는 사람을 가만히 놓아두는 건 또 예의가 아니었다.

시작을 했으니 끝을 보는 수밖에.

애초에 해소하지 않으면 영원히 편해지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질꺽, 질꺽, 질꺽ㅡ

"흐악♥ 흐으, 윽♥ 조, 조금 더, 조금 더엇...♥"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될 것 같나?"

"네, 네엣...♥"

조슴 더 깊숙히 손가락을 집어넣어, 메이아의 질벽을 천천히 긁어내렸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꿈틀거리던 질벽에 손끝으로 이루어지는 애무에 멋대로 자지러지기 시작했다.

"머, 먼가 왓♥ 와버려엿♥ 으, 으하♥ 으하으으으읏♥♥♥♥"

프싯♥ 프싯♥ 프시이이잇♥♥♥

마냥 천박하지만은 않은 소리였다.

분명 손가락으로 절정에 이런 건 처음이겠지.

메이아의 조수로 인해 흠뻑 젖어버린 바닥과 옷을 보며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이래서야, 뒷처리가 더 문제네.

"괜찮느냐?"

"..."

아무말도 없는 메이아가 걱정되어 물었지만, 안타깝게도 대답이 돌아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잔뜩 가버린 것 같구나.

얼마나 액을 흘려댔는지, 메이아의 안쪽에 들어갔다 나왔던 손가락이 퉁퉁 불어 쪼그랑 할머니 같은 상태가 되어버렸다.

이 정도라면 혼자서도 만족할 수 있겠지?

골치 아픈 일 한 가지를 해결했다고 생각하니 괜히 안심이 됐다.

"감샤, 감샤함니다... 마왕님♥"

"...그래."

어째 너무 과한 쾌락을 느껴버린 것 같은데, 괜찮겠지?

응, 분명 괜찮을 터였다.

. . .

하나도 안 괜찮았다.

"마왕님, 저 혹시ㅡ"

"응? 말하거라."

"...어제 했던 것, 한 번 더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아무래도, 내가 사람 하나를 망쳐버린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날 섹스하지 말 걸.

아니, 하더라도 조금 주변을 살피면서 할 걸 그랬다.

들키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테니까.

"저, 오늘도 이렇게 되어버렸으니까ㅡ"

"...하아."

아무래도 또 혼자 자위를 시도하다가 잔뜩 적시기만 하고 가지는 못한 모양이었다.

...이것도 전부 내 팔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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