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53 - 행복, 사랑, 그리고.(6)
음란한 소리라고는 말하고 싶지 않았다.
이건 사랑을 나누는 소리야.
액체와 액체가 하나로 뭉쳐지는 소리를 들으니 몸이 절로 달아오를 지경이었다.
오래간만의 관계.
그리고 심장을 가득 채우는 사랑까지.
"오늘은, 조금 상냥하네?"
"나는 언제나 상냥했어."
"치, 거짓말."
입술을 비죽 내밀며 작게 불평하자 '키스 해달라는 거야, 아리엘?' 같은 소리가 돌아왔다.
키스 해달라고 하는 것 같냐구, 바보.
물론 해주면 나야 좋지만서도.
빙긋 웃으며 고개를 까딱이자, 다시 한 번 아서의 입술과 내 입술이 맞닿았다.
'그나저나, 이번에는 엄청나게 참고 있구나.'
금방 사정할 줄 알았는데, 아직까지도 첫 번째 사정조차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그 정도로 나와 오랫동안 즐기고 싶다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니 괜히 눈앞의 남자가 귀여워 보이기 시작했다.
아, 나는 이 사람에게서 벗어날 수 없겠구나.
동시에 그런 생각도 떠올랐고.
"아리엘, 아리엘, 아리엘ㅡ"
"응, 아서. 나, 여기 있어."
서로의 이름을 속삭이고, 숨결을 뒤섞고, 사랑을 나눈다.
아서가 첫 번째 사정을 한 시점은 내 몸이 식은땀으로 잔뜩 물들 무렵이었다.
작은 교성과 함께 뻣뻣하게 굳어지는 몸.
그리고 내 속을 채우는 뜨겁고 걸쭉한 정액까지.
"엄청, 많이 나왔네..."
"..."
아서의 정액이 내 자궁을 떄리는게 선명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래서는, 내 쪽에서 먼저 원하게 될지도 모르겠네.
아서의 물건을 들인 상태로 숨을 고르다가, 천천히 배를 문질렀다.
분명 안 쪽에 들어가 있음에도 자신이 여기 있다며 존재감을 드러내는 자지의 감촉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이제는 딱히 아프지도 않구나. 이런 험악한 크기인데도 말이지."
"아프지 않다니, 다행이네."
"...뭐, 네가 조금이라도 거칠게 했다면 아팠겠지만 말이다."
그만큼 나를 소중하게 대했기 때문에 아프지 않을 수 있는 거겠지.
슥슥, 하고 부드럽게 쓰다듬으니 아서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설마 느끼고 있는 거야?
질 바깥 쪽에서 하는 쓰다듬으로?
"...변태."
"...어쩔 수 없잖아."
"어쩔 수 없기는 뭐가 어쩔 수 없느냐. 이 변태 용사가ㅡ 흐얏?! ♥"
뷰르르릇 ♥♥
예, 예고도 없이 사정하는건 반칙이잖아?!
다시금 쏟아지는 정액의 파도에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니, 그보다 지금 상태에서 더 들어오면ㅡ
"흐엑, 으♥ 흐으윽...♥"
오랫동안 참아서 그런지 사정량이 말도 안 됐다.
이미 자궁이 꽉 차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채워지는 것이 멈추지 않았다.
이, 이대로 가면 배가 터져버리고 말거야...
과장을 조금 보태서, 아서의 정액이 난관을 넘어 난소까지 들어차는 듯한 감각이었다.
"아, 아서... 조, 조금만...♥"
"조금만?"
"...조금만, 빼주세요."
아서의 물건 크기로 부푼 배가, 이제는 임신한 것처럼 둥글게 커져 있었다.
어느새 사정은 멈춰있었지만, 억지로 늘어난 배 때문에 조금은 답답했다.
아이를 자주 가져서 아프다거나 그러지는 않은게 다행이었다.
"너 스스로가 엄청 야한거, 알고 있어?"
"그런거, 몰...랏♥"
귓가에 속삭이는 아서의 배꼽이 내 배를 꾹 내리눌렀다.
뱃속에서 출렁이는 정액이 그대로 자궁 안을 유린하자, 달큰한 교성이 목구멍을 뚫고 튀어나왔다.
괴롭히고 있잖아, 이 바보.
내 가슴의 끄트머리를 은근슬쩍 만져오는 손길에 아무리 아서라도 남자인 이상 변태일 뿐이라는 사실을 자각해버렸다.
분명 내가 잔뜩 가버릴 때까지 멈추지 않겠지.
"야한 목소리로 한 번 더 부탁하면 빼줄게."
"..."
"아리엘?"
"...제, 제발 빼주세요...♥ 늠름한 용사님의 정액으로 아기 잔뜩 낳을 테니까, 흐윽...♥"
"..."
기억 속에 있는 단어를 적절히 조합해서 아서가 마음에 들어할 법한 단어를 도출해냈다.
조금 음란한 느낌이지만, 이 정도는 가볍게 넘어가겠지.
...응, 분명. 그래야 했을 텐데.
찌걱ㅡ♥
"흐야흣?!♥"
다시금 허리가 움직인다.
거, 거짓말. 조금 전에 두 번이나 사정했으면서 또 움직인다고?!
아무래도 내가 내뱉었던 대사의 수위가 너무 과했던 모양이었다.
그냥 평범하게 부탁만 할 걸.
하지만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이었다.
"흐, 흐악♥ 더, 더 이상은 안 드러, 갓...♥"
"임신 했을 때는 이것보다 더 커졌었잖아."
"그, 그건 임신 했으니까 그런 거ㅡ 고♥"
이번에는 조금 움직임이 격해졌다.
아무래도 지금껏 스스로를 눌러왔던 인내심을 저 멀리 내다 버린 것 같았다.
설득하고, 애원하고, 부탁을 해도 바뀌는 건 없었다.
거친 움직임에 맞춰서 커다란 젖가슴이 위아래로 요동치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얼마 지나지 않아 머리가 하얗게 물들어 아서에게 무어라 투정을 부릴 수도 없게 되어버렸다.
"가♥ 가버, 렷...♥ 또 가벼려... 흐악...♥"
너무 가버려서 괴롭다ㅡ 같은 느낌은 아니었다.
아니, 차라리 괴로웠다면 아서가 알아서 눈치채고 멈춰주기라도 했겠지.
하지만 오르가즘을 느낄 때마다 전 번의 그것보다 더한 쾌락이 머릿속을 콕콕 찔러댔다.
척추를 타고 오르는 찌릿한 감각.
마치 도화선처럼 신경을 타고 오른 감각이 마침내 뇌에 도달한 순간 펑, 하고 폭발해댔다.
"흐, 흐으으으...♥ 이제, 그먄......♥"
너무 행복해서 오히려 눈물이 나왔다.
울면 안 되는데,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나와.
아서한테는 우는 모습 보여주지 않으려고 했는데ㅡ
그랬는데, 결국 울어버렸잖아.
"예뻐, 아리엘.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예뻐."
"...기뻐."
예쁘다는 칭찬에 심장이 쾅쾅 뛰었다.
이런 칭찬에 이토록 기뻐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손을 한 곳으로 모아 가슴께로 가져갔다.
그러면, 꾹 참아볼 테니까 하고 싶은 만큼 마음껏 해.
그런 의미를 담아 아서를 올려다 봤다.
약간의 미안함이 눈에 띄었지만, 고작 그 정도로는 그의 본능을 억제할 수는 없었다.
"아서, 와줘. 와줘. 와줘, 와ㅡ 줘어어엇♥♥"
"아리엘...!"
허리 놀림이 점점 덛 거칠어지고 격해져, 물을 뒤섞는 소리를 누르고 살과 살이 맞부딪히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곧이야.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배가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아서가 만족한다면 어디까지고 버텨낼 자신이 있었다.
있는 힘껏 신음을 터트리며 눈을 꼭 감자, 몸이 허공에 뜨는 듯한 감각과 함께 다시금 사정이 시작되었다.
뷰릇, 뷰릇, 뷰르르릇♥♥
"크하♥ 흐엑, 흑♥"
"헉, 허억, 후우..."
천장이 보이기는 하는데, 그 형체가 선명하지 않고 흐릿했다.
나, 분명 엄청난 표정 짓고 있겠지.
부디 아서가 보지 않기를 바라며, 거칠게 숨을 헐떡였다.
자그맣게 벌려진 입 밖으로 말캉한 혀가 비죽 흘러내려 있었지만 너무 더워서 그런지 차마 다시 집어넣을 생각 자체가 들지 않았다.
뽁♥
"너, 너무 많이 쌌잖아... 바보...♥"
"...미안."
마치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효과음과 함께 아서의 자지가 내 안에서 빠져나갔다.
조금의 유예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꽉 차다 못해 질 내를 질척하게 물들인 정액이 마개가 사라지자마자 바깥을 향해 힘차게 뿜어져 나왔다.
그 격한 흐름 속에서 또 가버린 건 비밀.
이불을 꼭 붙잡고는 움직임을 멈추자 내 보지 안에서 희어멀건 백탁액이 꿀럭꿀럭 터져나왔다.
'이러니까, 꼭 내가 사정하고 있는 것 같잖아...♥'
"흐읏...♥"
꿀럭♥ 꿀럭♥
줄기가 약해질 때 즈음 아랫배를 살짝 누르면 다시금 정액 줄기가 터져나온다.
이래서야, 정액 정수기가 되어버린 것 같네.
순식간에 끈적해진 균열에서 정액을 빼내며 손장난을 치고 있자니, 문득 시선이 느껴졌다.
아서? 왜 그렇게 봐?
"아서?"
"..."
"에헤헤..."
무어라 말을 할 수가 없어서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역시 빼내지 않는 편이 좋았을까?
어쩌면 배가 볼록한 편을 더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슬쩍슬쩍 아서의 눈치를 보다가, 순간 다가온 금색 실타래에 빙긋 미소를 지었다.
"사랑해, 아리엘."
"나도, 아서."
입술을 맞추고, 다시금 사랑을 나누었다.
이번에는 서로의 손을 꼭 맞잡은 채였다.
아서의 왼손 약지에 끼워진 반지의 감촉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래, 우리는 이런 사이야.
서로가 없으면 단 한 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관계.
"...그래도 한 번에 세 번이나 사정하는 건 너무했다."
"미안, 다음부터는 안 그럴 테니까."
"저번에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느냐?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다니, 흥."
"계속 그렇게 굴면 더 한다?"
"항복!"
손에 쥐고 있는 아서의 손을 살랑살랑 흔들어 보였다.
금방이라도 나를 다시 덮칠 것 같은 눈빛에 서둘러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 더 했다가는 아이들을 돌보지 못하게 될 거야.
아니, 내일 아침에 일어날 수 없을지도 모르지.
이걸로 화 좀 풀어달라며 아서의 입술에 쪽쪽 버드 키스를 했다.
만족스럽다는 듯 휘어지는 입꼬리를 보며 푸스스 웃으니 이마와 이마가 맞닿았다.
"역시 너를 닮은 딸을 낳아야겠어."
"원하는 만큼, 얼마든지 낳아주마."
나에게 능력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바로 아기를 낳는 것 아닐까.
예전에 비해서 몸도 많이 좋아졌으니 분명 원하는 만큼 낳을 수 있을 터였다.
그런 내 말이 또 아서를 흥분하게 만들었는지 다시금 그의 고간이 부풀어 올랐지만, 다행히 덮쳐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대신, 내가 가장 처음이다. 알겠느냐?"
"당연하지. 나에게 있어서 처음은 오직 너 뿐이니까."
"...그렇구나."
새삼스럽게도, 엄청 감동 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