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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인 만큼 낳는 마왕이 되었다-267화 (267/342)

Chapter 267 - 그냥, 미움 받고 싶지 않아서.(4)

이 감정.

상대의 모든 것을 소유하고 싶다는 이 강렬한 것 또한 사랑일까.

내 안을 오가며 이 차가운 몸뚱이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만드는 아서에 심장이 쾅쾅 뛰어댔다.

이거야, 이걸 기다려 왔어.

"흐으으... ♥"

"흐윽..."

몸이 뜨거워지고 있어.

동시에, 느리게 뛰던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잖아.

살아있다는 감각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행위.

이 단순하고도 숭고한 행위에서, 나는 삶의 만족을 만끽했다.

질꺽, 질꺽ㅡ♥

"아서엇♥ 흣♥ 조, 조금만 천천히이이잇......♥"

"미안해, 아리엘. 조절을 할 수가, 큿ㅡ"

"흐아으으응?!♥"

뷰릇, 뷰르릇♥♥

술에 취한 아서는 반쯤 짐승과 같았다.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는 것에 맞춰 몸을 가누려고 했는데 그게 잘 되지 않는다고나 할까.

내가 생각하던 쾌락의 타이밍보다 훨씬 더 빨리 쾌감이 몰려와 뇌가 삐걱거려댔다.

심지어 갑작스러운 사정까지 덮치면 이건ㅡ

"흐, 흐악♥ 흐으으윽...♥"

더, 빨리 망가졋...♥

이해는 할 수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박자를 맞추는 관계가 훨씬 좋겠지만, 지금의 아서는 알코올이 꽤나 들어간 상태였으니까.

그렇지만, 뭐랄까.

아서는 몇 번이고 더 사정할 수 있는 것에 비해서 내 몸이 녹아내리는 편이 더 빠를 것만 같았다.

"아서어어어......♥"

"..."

나도 이 욕망을, 그리고 열기를 마음껏 분출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여자의 몸이란 그토록 쉽게 열기를 쏟아낼 수 있는게 아니었다.

끝까지 달아오른 채로 몸이 과부하를 일으키며 절정.

그 뒤에는 약간 가라앉은 채로 다시금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천천히, 응? 천천히..."

"노력, 해볼게."

아서의 허리를 끌어안고 있던 손은 단 한 번의 사정만으로 힘을 잃어 침대 위에 축 늘어진 채였다.

부글부글 터져나올 듯한 열기가 몸 안을 마구잡이로 뛰어다녔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조금만 더ㅡ

분명 그것이 머릿속을 하얗게 만드는 절정의 끝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내 몸뚱이는 그렇게 망가지기를 원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맞보는 절정이란 그 무엇보다도 달콤했으니까.

"으흣ㅡ ♥"

"큭, 아리엘...!"

그리고, 그것을 원해서 천천히를 주문했지만 내 생각이 틀렸다.

그래, 관계에 관해서는 내가 언제나 틀렸더랬다.

느리게 하면 느리게 할 수록 그만큼 더 느끼기 쉬워진다는 것을 왜 까먹고 있었는지.

질철질척하게 물든 질내가 아서의 귀두에 자극되어 내 신경을 빨갛게 불태웠다.

질꺽♥

"잠, 깐ㅡ♥ 너, 너무 깊ㅡ 엇...♥"

정확히 끄트머리.

한계치까지 커진 아서의 좆과 한계치까지 늘어난 질.

아기가 나오는 통로의 입구를 찔러대는 대가리에 양 다리가 파들파들 떨려왔다.

'아,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큰거 아니야?'

관계를 나누면 나룰수록 무감해진다고 하는데, 아서와 하는 것은 매일매일이 처음 하는 것만 같았다.

상성이 맞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 몸이 느끼기 쉬워서 그런 건지, 혹은 아서가 그 어떤 인간보다 절륜해서 그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ㅡ

질리지 않고 계속할 수 있으니 100만 명을 낳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일지도 몰랐다.

...뭐, 그런 의미에서는 좋은 거려나.

"...아리엘, 키스 해도 돼?"

"...술 냄새나서, 시럿...!"

내 얼굴 바짝 다가온 아서의 숨결에서 진한 술 내음이 퍼져나왔다.

조금 전까지는 어떻게는 참고 있었는데, 한 번 절정을 맞이한 뇌 때문에 인내심이 바닥나 거침 없이 목소리가 터져나왔달까.

순식간에 울상이 되는 아서의 얼굴을 보며, 역시 술은 사람을 망가뜨린다는 생각을 해댔다.

물론 망가진 아서도 나름대로의 귀여움이 있어서 좋았지만서도.

"조금 정도라면, 허락 해줄게."

"...고마워."

"고맙기ㅡ 우븝?!♥"

챱챱, 하고 야한 물소리가 내 혀를 유린한다.

이건 키스가 아니라, 내 혀를 범하는, 거잖앗...♥

숨이 막혀올듯 조여오는 아서의 혀에 시야가 희고 푸르게 깜빡이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조금이라도 배려를 해줬을 텐데, 지금의 아서에게는 그런 것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몸을 격하게 움직여서 몸 전체에 알코올이 퍼졌다거나 그런 걸까ㅡ 읏, 간닷...♥'

키스를 하는 떨림만으로도 하반신의 결합부가 마구 진동해댔다.

그리고 잔뜩 달아오른 몸뚱이는 그런 가벼운 진동에도 손쉽게 절정했다.

응, 아무리 생각해도 이 몸뚱이가 잘못인 것 같네.

어떻게든 정신을 붙잡으려 이불보를 그러쥐고는 다시금 아서의 움직임에 몸을 맡겼다.

"으츄, 츄읍♥ 흐아으...♥"

"미안, 술 냄새 심했어?"

"...엄청."

혀 끝이 얼얼한게 아서가 얼마나 독한 술을 마셨는지 알 것 같았다.

고르돌 그 수염쟁이 드워프가 대체 뭘 먹인 거야?

언젠가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하며 슬쩍 고개를 틀었다.

뭔가 이 상태로 계속해서 아서의 눈을 바라보고 있다가는 나 또한 취해버릴 것만 같았다.

으응, 이미 머리를 조금씩 떠오르고 있었지만.

"아서, 나 지금 하늘에 떠있는 것 같아."

"그만큼 기분 좋아?"

"...기분 좋은데, 그만큼 무서워."

만약 이것이 떠있는게 아니고 추락이라면 어떨까.

그 상상을 하면 쉽사리 마음을 놓지 못하는 것이었다.

딱 한 번 겪어봤지, 하늘 위에서 추락하는 건.

언젠가 단탈리온의 체액으로 인해 엉망으로 절정했던 때에 딱 한 번.

그때는 정말 가버려서 죽는다는게 뭔지 체감될 정도였으니까.

"그러니까 아서, 살살 해줘, 읏...♥"

투명한 실이 이불보를 잔뜩 물들인다.

이 정도면 분명 내일 아침이 되어서도 흔적이 남겠지.

우리 둘이 나는 정사의 흔적을, 그 누가 봐도 알아볼 수 있을 터였다.

서로의 몸을 탐하는 육욕. 그리고 그 이상으로 쏟아지는 사랑.

다시금 굽이치는 자지에, 내 몸은 마치 현악기의 줄을 뜯어내듯 마구 튀어오르기 시작했다.

"흐윽♥ 으흐윽♥"

간다, 간다앗...♥

눈을 질끈 감고, 축 늘어져 있던 팔을 어떻게든 들어올려 그대로 아서의 등을 끌어안는다.

그와 동시에 쏟아지는 아기의 씨앗에 뱃속이 뜨겁게 물들어갔다.

보통의 경우ㅡ 아니, 대부분은 남성의 사정을 느낄 수 없다고 했었나.

"...흐엑, 흐하...♥"

"예뻐, 아리엘. 세상 누구보다, 예뻐."

"헤헤...♥"

하지만 나는 달랐다.

나는, 이 차가운 몸뚱이는 아서의 성기에서 뿜어지는 강렬한 생명력의 온기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자궁 속 가장 높은 곳을 두들기는 사정.

그로 인해 생기는 진동.

그 뒤에 퍼져나가는 뜨거움까지.

질꺽ㅡ♥

"아흣...♥"

아서의 좆이 내 안에서 뽑혀져 나옴과 동시에, 안쓰러울 정도로 충혈된 보지에서 새하얀 정액이 왈칵 왈칵 쏟아져 내렸다.

이 정도면 거의 정액의 폭포가 다름 없는게 아닐까.

멍하니 내 가랑이 사이를 보고 있다가, 문득 떠오르는 생각에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ㅡ

칠적.

"...아까워라."

"..."

"기껏 이렇게나 넣어줬는데, 흐읏♥"

잠시 닿은 것만으로도 손바닥이 흥건하게 젖어버렸다.

이 정도의 양만으로도 몇 번은 임신했겠지.

내 몸은 아서 한정해서 임신하기 최적화가 되어 있었기에, 바깥으로 흘러나오는 모든 씨앗이 너무도 아까웠다.

...마음 같아서는 한 방울도 낭비하고 싶지 않은데.

"...아서?"

"야해."

"읏?! 그, 그런 말을 해도..."

아서의 입에서 나온 두 글자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절정의 순간 때문에 노곤하고 녹아내렸던 뇌가 조금이지만 정신을 차렸달까.

확실히, 다리를 벌려서는 보지를 손바닥으로 만지작거리는 건 조금 자극이 심했겠지.

정숙한 사람으로 남고 싶은게 내 마음이었지만, 아서와 관계를 가질 때는 도통 그렇게 될 수가 없었다.

"네 앞에만 서면, 야한 여자가 되는 걸 어떻게 해..."

"..."

"...아서? 아서? 잠, 잠깐?! 히야악?!♥"

부풀어 오른 둔덕 위를 오가는 크고 길다란 육봉에 꺄꺄 비명을 질러댔다.

가, 갑자기 왜 그러는 건데?!

당황감을 감추지 못하고 아서의 어깨를 투닥투닥 두들기니 활활 타오르던 녹색 눈동자가 진지하게 가라앉아 있었다.

"히끅."

반사적으로 딸꾹질이 터져나왔다.

이건 분명 아서의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무의식적으로 깨달아서 그런 거겠지.

여러 감정과 의미가 뒤섞여 있기는 했지만, 이건 그거였다.

끝까지 하겠다는 무언의 선언.

그 끝이 의미하는게 무엇인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었지만, 모든게 끝난 뒤의 내가 멀쩡히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사, 살려주세요..."

손을 그러모아 간절히 빌어봤지만, 어림도 없었다.

이미 마음을 먹은 아서는 내 힘 따위로는 절대 막을 수 없었으니까.

지금은 그저 전부 포기하고 그저 몸을 맡기는 것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무서우면서도 조금 기대되기는 했다.

이건 오직 지금만 경험할 수 있는 아서였으니 말이다.

푸욱ㅡ♥

"오흑?!♥"

'아, 안 돼...♥ 찌, 찔려버린 것만으로 천박한 목소리가, 나와버렷...♥'

단순한 찌르기.

겨우 그 행동 하나에 입이 열리고, 침이 줄줄 흘러나왔다.

나를 눕히는게 아닌, 반대로 들어올리는 아서에 자궁 안에 든 정액들이 마구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안 돼. 더는, 무리.

이제 막 시작했지만, 무리야!!

"사, 살려ㅡ 호으읏...♥"

하지만 그런 내 마음의 외침이 닿는 일 따위는 벌어지지 않았다.

남은 건 그저, 쾌락에 빠져 울부짖는 암컷만이 있을 뿐이었지.

...응, 솔직히 말하자면 엄청나게 기분 좋았으니까 전부 괜찮은게 아닐까.

어째서인지 아침에 보는 아서의 얼굴이 조금 홀쭉해진 것 같기도 했지만서도.

뭐, 전부 기분 탓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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