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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화 〉#2 일상이 패배인 빌런, 패배가 싫은 히어로(8) (15/271)



〈 15화 〉#2 일상이 패배인 빌런, 패배가 싫은 히어로(8)

“Fuck. …13호 씨입니까.”

[저기 인사말로 fuck은  아닌  같은데.]


“지금 상황에서 걸려온다면 당신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감이 좋은 편이거든요.”

[어떻게 나인 줄 알았냐고 물은 게 아니야… 그건 그렇고, 요구는 들었지? 어떻게 할 거냐? 순순히 투항하겠다면 섭섭하지 않게 대접해 줄게.]

“어머나. 섭섭하지 않다니, 어떻게요?”


[참모에게서 「고집  여자를 길들이는 법」이란 책을 빌렸거든. 그대로 해줄게.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줄 거라는데?]


“Fucking shit! 변태새끼!”

[너무 그러지 마. 그건 그렇고 요구는 어쩔 거야. 싫으면 지금 당장 터뜨려버린다? 난 참모의 능력으로 도망가 버리면 되고.]


도망치는 건 용납 못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붙들어야 해!

“……조금 더 고민할 시간을 주시겠어요? 투항을 하고 싶어도 윗분들의 허락이 필요해서요. 부하의 비애란 거죠.”

[자유란 게 없구만! …상사의 횡포에 시달리는 부하의 비애라니, 너무 잘 이해가 가서 싫구만….]

“이런 게 사회니까요. 그래도 히어로협회는 나름 화이트 하다고요? 【어비스】는 월급은 제대로 주나요? 상하 관계는 어때요?  참에 7번대에 이직하지 않으시겠어요? 안 그래도 만년 인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데. 예쁜 아가씨들이 잔뜩이라고요? 청일점이라고요?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저희 대장은 스타일이 끝내주게 좋다고요?”

[스카우트인가… 혹하잖아. 여기 여자들은 드센 녀석들 밖에 없어서 말야. 한 때는 사내 연애 같은 것도 꿈꿨는데.]

순간 클럽의 시야가 기울어졌다. 갑자기 다리가 멋대로 휘청인 것이다.

……능력을 너무 많이 써서 그런가. 확실히 이만한 고양이들을 부리고 감각을 동조시키면 마력이 너무 많이 들긴 하지만.

그리고 아까부터 들려오는 저 묘한 잡음도... 머리가 어지럽고.......


『여자아아아아아아! 생크리이이이이이임!』


“저질 인형…!”

정면에서 여섯 개의 손에 생크림 봉투를 들고 달려오는 인형을, 침착하게 쏴 부쉈다. 제압용 고무탄이지만 마력을 이용해 추진력을 더하면 인형 정돈 손쉽게 산산조각 난다.


[무슨 일이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것보다 인형만 잔뜩 늘어놓으시다니, 꽤나 여유가 만만하시네요. 아니면 단순한 인력 부족입니까? 저희 우수한 폭탄처리반 대원들이  TS폭탄을 해체하면 어쩌시려고요? 아니면 과학수사대가 가스의 성분을 분석해서 원래대로 돌려놓는 약을 만들 수도 있고요.”

[아아, 그거야말로 상관없어. 너희가 말하는 TS폭탄은 솔직히 어찌되든 상관없거든. 메인은 다른 거야.]


메인……?

“메인이라고요? 당신, 무슨 말을…….”


[한시간이라니, 솔직히 너네 히어로들이면 무슨 짓이든 할  있을 것 같으니까. 보험 삼아 백화점 주변 일대에 다른 종류의 폭탄을 설치해뒀어. TS폭탄과는 규모가 다른 폭탄이야. 주변 일대 1km 이내의 남성들은 고간이 폭파해버리는 무시무시한 폭탄이지.]


“다, 당신…! 사람인가요?! 어떻게 그런 극악한 짓을…!”


[나도 이건 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다 네가 우리 과학자를 빡치게해서 그런 거잖아.  된다고 말할 수가 있어야지.]

이중 트랩. TS폭탄을 처리해도, 그보다 큰 게 남아있다니!

이제 지정된 3시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아무리 시야를 넓혀도 이 넓은 일대에서 폭탄을 찾아내기에는, 혹은 사람들을 대피시키기에도 시간이 촉박하다…!


“……알았습니다. 투항하죠.”

[응? 오? 허가가 떨어졌어?]

애초에 허가 따위 대충 둘러댄 말일 뿐이었다. 이제는 상관 없다.

“예. 지금 바로 당신에게 가겠습니다.”

[좋아좋아. 얼마든지 환영이야. 거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해. 인형들이 너를 습격하는 일은 없을 테니, 마음 편하게 올라와. 단, 내 지시에는 반드시 따라야 해… 알았어, 클럽?]

“……알겠습니다.”

클럽은 포기하려는 게 아니다. 이제 와 새로운 폭탄을 찾아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단 건 인정한다. 그러나 ‘고작해야’ 그 정도로 패배를 인정하기에는, 패배를 싫어하는 그녀로서는 용납할  없는 일이다.


이대로 투항하는 척, 본체를 친다. 폭탄을 제어하는 스위치를 찾아서 부숴버리든 13호의 사지를 산산조각내든, 방법이야 많다.

‘집념의 여자, 7번대의 클럽을 얕보지 말라고요…!’




[그래서, 도착했어?]

“……도착은 했지만요. 이건 뭐죠?”

10층이 넘는 거대 백화점의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 최상층이라지만 옥상이 아닌 것은 아쉬웠다. 드러난 야외였다면 바깥에서 그대로 저격했을 텐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온 클럽이 보게 된 것은, 13호가 지정한 영화관의 앞에 빼곡할 정도로 모여든 ‘그림자 인형’의 무리였다. 10층만은 엄중하게 통로가 막혀있어서 고양이도 올라올 수 없었기 때문에,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클럽은 잠시 당혹했다.

[단순히 환영해주는 것 뿐이야.  인형들이 전부 달려들어서 덮치진 않을 테니 안심해.]


“……걱정 따위 한 적 없거든요.”

[그리고 몸수색 용도이기도 하고. 무기는 다 버렸어?]

“잠시만요.”

양다리와 허리에 매어져 있던 레그홀스터를 풀었다. 그대로 고무탄이 든 가방과 함께 바닥에 내던진다.


[뭐라도 숨겨놓을 생각은 마. 보이는 순간 당장에라도 폭탄을 터트려버릴테니.]

“안 그럴 거거든요.”

클럽은 혀를 차며 상의 안쪽에 고정해둔 단검을 버리고, β타입 전투복 상의의 잔뜩 달린 주머니에서도 각종 도구들을 꺼냈다.  외에도  이곳저곳, 무릎까지 오는 타이트한 양말에 숨겨두었던 침까지도 전부 버렸다. 전부 꺼내놓고 보니 무기가 산처럼 쌓였다.

‘그림자 인형’이 몰래 들고 있는 카메라를 통해  모습을 지켜보던 13호도 식겁하며 혀를 내둘렀다.


“이 층에 있던 사람들은 어쨌죠?”


[아래 층으로 쫓아버렸어. 직접 손을 댄 사람은 없으니까 안심해. …다음은 이쪽에서도 검사할테니, 쓸데없는 짓은 하지 마.]

“……하시던가요.”


새카만 인형이 두 기, 클럽에게 다가왔다.

각각 여섯 개,  열두 개나 되는 손이 클럽의 몸 이곳저곳을 공들여 체크했다. 애태우듯이 천천히 움직이는 손놀림에, 클럽은 자신의 몸이 쓸데없이 긴장하는  느껴졌다. 옷 위로 자신의 민감한 부분에 닿았을 때는 무심코 뻥 차버릴 뻔했다.

[응? 뭐야 그건.]

“아?!”

주머니를 뒤지던 인형이, 문득 무언가를 꺼냈다. 100원짜리 동전이었다. 단순한 동전이지만 클럽의 손에 들어가면 치명적인 무기가  수 있다는 것을 13호는 몸소 체험했다.

[아직 남아있었잖아? 속이려 들다니 교활하구나, 클럽. 당장 폭탄을――]

“잠깐! 잠깐만요! 실수였어요! 있는 줄도 몰랐다고요! 어쩐지 아까부터 멍해서… 진짜에요! 봐주세요! 부탁드립니다…!”


[……뭐, 이번까지 만이다. 하나라도 더 나오면 그 때는 가차없이 터트릴 거야.]


다행이다, 이것만은 진짜 실수였다. 무기를 버릴 생각만 했더니….


‘애초에 이 전투복은 주머니가 너무 많다니까요…!’

인형이 수색을 계속하는 동시에, 클럽도 혹여 또 남은 게 있을까 봐 서둘러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다시 살폈다. 이제는 진짜 더 없다.


“끝났습니까. 그럼 이제 당신이 있는 곳으로.”

[글세. 아까 전처럼 숨긴  있을지도 모르니….]

“무슨 소립니까. 이제 더이상 숨길 곳도 없――무슨?!”

인형의 손이 지퍼가 벌어진 전투복 상의를 잡아당겼다. 동시에 다른 하나의 인형은 반바지를 붙잡고 끌어내리려 했다.


“뭐, 뭐하는 짓인가요?! 이 변태자식!”

[확실하게 살피려는 거니까… 가만히 있어. 손 내리고.]

인형을 뿌리치려던 손이, 13호의 목소리에 마법이 걸린 것처럼 딱, 하고 멈춰섰다.
맞아, 이건 단순한 검사다. 흑심이… 없을 것 같진 않지만, 자신은 투항하는 몸, 섣불리 반항할 수도 없다.

“크읏…!”

분노로 부들부들 떠는 손을 내리자, 인형은 계속해서 옷을 벗겨냈다. 상의는 완전히 벗겨지고 허벅지 위를 아슬아슬하게 가리던 반바지는 발목까지 떨어져내렸다. 상의 아래의 민소매 블라우스도 정성 들여 단추를 풀어 벗겨내자, 옅은 분홍색의 속옷이 드러났다.

[흐음……? 눈으로 보기엔 더는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했잖습니까.”

[아직, 조금  확인하겠어. 지금의 나는 약해서, 네가 탄알 하나만 숨겨도 당해낼 수가 없거든.]

“아니, 그치만 이 이상 뭘  보시겠다고요. 더 이상 숨겨둘 곳도 없는데.”


[없지는 않아.]

도대체 뭐가 있다는 건가요. 뚱하게 핀잔을 주려던 순간, 미끈한 감촉이 가슴에 닿았다. 뭔가 투명한 액체가 잔뜩 묻은 인형의 손이, 브라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온 것이다.

미끄러져 들어온 손은 무언가 확인하듯 클럽의 미성숙한 가슴을 애무하고, 가슴 사이를 어루만지고, 유두를 꼬집었다.

“히윽?! 뭐, 뭐하는, 아니, 그보다 왠 미끈미끈한게…!”

[어제 본 영화에서 여자 스파이가 가슴 사이에 USB를 숨기던데. 혹시 몰라서… 그리고 인형이 맨손으로 만지면 살처럼 쓸려서 아프니까, 로션 첨부.]


“쓸데없는 배려에요! 그리고 저는 그런 거 숨길 수 있을만큼 가슴이 크지 않거든요?! 이런 말 하긴 뭐하지만 납작하거든요?!”

[진짜 말하기 뭐하네.]

“Fucking shit! 당신은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 죽여버리겠어!”


[저기, 여기서 이렇게 보니까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 괜찮아. 나는 개인적으로 씹가능이고… 오히려 이건 이것대로….]


“~~~~~~~~~~!”

또 다른 의미로 분노로 부들부들 떠는 클럽.

그 사이 이번에는 또 다른 손이, 그녀의 팬티의 끝을 잡고 내렸다. 속옷을 허벅지까지 내리자, 로션이 잔뜩 묻은 손이 그녀의 음순에 닿았다.


“자, 잠깐만요… 아니죠……? 그, 그런 데에 숨겼을 리가 없잖아요!”

[아니, 그치만 어제 본 스파이 영화에선.]

“Fuck! Fuckfuckfuck! 그건 영화니까죠!”


[그럼  할 거야? 몸 수색?]


싫다는  인형의 손을 꽉 붙들었던 클럽의 팔에서 힘이 빠졌다. 아니, 하지만 몸수색을 안 할 수는….

뭐지, 뭔가 이상하다. 어쩐지 13호가 뭔가 말할 때마다, 이상한 위압감 같은 게 느껴져서… 거역하면    같은….

‘그러고 보면 13호 씨의 말에 전적으로 따르기로 했었죠….’

마냥 부끄러워 할 수는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13호의 심기가 뒤틀려 버리면, 그래서 폭탄을 터뜨려버리기라도 하면 자신의 패배였다.

……좋아. 승리하기 위해서라면, 큰 것을 위해서 작은 것을 포기하는 것도 필요한 법이다. 살을 주고 뼈를 깎는 거다. 참아라, 클럽…!

더 이상 저항하지 않는 클럽의 질구로, 인형의 손가락이 천천히 빨려들어갔다.

“아흣……?!”

자신에게 침입하는 차가운 이물감이 꺼림칙했다. 척수를 타고 올라오는 오싹한 감각에 클럽은 무심코 몸을 떨었다. 무심코 흐트러진 교성이 튀어나올 것 같아, 반사적으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인형의 손가락이 클럽의 질을 휘젓는다. 다행스럽게 입을 틀어막아 이상한 소리는 참아냈지만, 오싹오싹한 감각에 얼굴이 제멋대로 풀어지려했다.

[괜찮아, 클럽. 충분히 느껴도 돼… 그 편이 수색하기 편하니까…… 점점, 점점 기분이 좋아져… 몸이 뜨거워져…….]


13호의 목소리가 들릴수록, 몸에 열기가 끌어올랐다. 질에 꽂아넣은 손가락이, 직접 그녀의 뇌수를 주무르는 것 같았다.


‘내, 내가 왜 이러지…? 맞아, 수색하기 편하니까, 그래서 느끼는 거야… 원래라면 이런 거, 아무렇지도 않고, 기분 나쁘기만 할 뿐이야….’


“이, 이런  기분 나쁘기만… 하앗… 앙읏…♥”

클럽의 두 다리가 갓 태어난 사슴처럼 바들바들 떨렸다. 인형들의 또 다른 팔들이 그녀를 지탱해주지 않았다면 벌써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을 것이다.


틀어막았음에도, 열락을 품은 교성이 손가락 사이로 새어나왔다. 어느샌가 브래지어도 완전히 벗겨져, 빈약한 가슴을 인형의 손이 마음대로 희롱하고 있었다.

질을 자극하는 인형의 손가락은 안으로 쑥쑥 들어가, 그녀의 약점을 찾듯 이곳저곳을 찌르고 마구 자극했다. 이따금 인간의 손은 할 수 없는 방향으로 빙글빙글 돌거나 하면, 그대로 가볍게 절정해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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