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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화 〉#6 이어지는 조교의 나날들(5) (*참모 주의) (32/271)



〈 32화 〉#6 이어지는 조교의 나날들(5) (*참모 주의)

‘난처하네.’


참을 수 없는 찝찝함에, 참모는 멍하니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다.

“윽, 히극…… 죄송, 합니다… 잠깐… 눈물이…… 흑…… 용서해주세요… 괴롭히지 말아주세요…….”

아! 정말!

“안 괴롭힙니다. 안 괴롭혀요. 저도 쓰레기이긴 하지만….”


“흑, 히끅…….”


참모는 멍하니 클럽을 바라보았다.

흐르는 눈물을 손등과 팔로 필사적으로 닦아내는 데도, 얼마나 서러웠는지 눈물이 계속 흐른다.


땀에 젖어 달라붙은 머리카락. 일그러진 얼굴, 붉은 입술, 가라앉은 두 눈, 흐르는 진주알 같은 눈물….

우는 여자는 평소보다 예뻐보인다고 하는데, 그런 걸까. ……아니, 우는 얼굴에 속지 마라. 빌런이라고 남의 뼈를 잔뜩 부러뜨리며 즐겼던 여자다. 원래라면   심한 꼴을 만들어야,


“……미안합니다. 좀 심했나요.”


체, 하고 혀를 찼다. 죄송합니다, 13호 님. 저는 도저히 당신 정도의 개쓰레기는 되지 못하나 봅니다. 이럴 수가.


“……아, 우…….”


“자. 걱정마세요. 무서워하지 말아요. 천천히, 심호흡을 하는 겁니다.”


참모는 주저앉은  우는 클럽을 껴안고, 등을 토닥여주었다. 잠깐 떨림이 커졌었지만, 남자의 품에 안긴 포근함에 클럽의 울음도 금방 잦아들었다.

클럽의 울음이 완전히 잦아들자, 참모는 몸을 떼고 상냥하게 웃어주었다.


“오늘은 제가  심했습니다. 내기는 없던 것으로 하지요.”


“에…….”

클럽이 물기가 서린, 반신반의한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이런 경험을 열쇠로 깊은 세뇌를 걸었다간, 나중에 당신에게 악영향이 갈지도 모르니까요. 오늘 일은 되도록 잊으세요. 당신은  더 착실하게 암시를 쌓아서 세뇌를 보강하도록 하겠습니다.”

“…….”


클럽은 말 없이 그런 참모를 바라보았다. 원망하는 모습은 없었고, 크게 감동한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무척 의외인 것을 봤다는 듯한 표정이라, 참모는 살짝 부아가 치밀었다.


“정말,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아요…?”

“그래요. 오늘 일은 일단 없었던 것으로 합시다. …13호 님께선 항상, 우는 여자보다 싸우는 여자가, 싸우는 여자보다 웃는 여자가  좋다고 하시니까요.”


“그런가요….”

클럽은 순순히 참모의 품에 포옥 안겼다. 아직 알몸인 채다. 살집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몸에 닿은곳 여기저기 여성다운 부드러움이 느껴져, 참모는 자신의 물건에 힘이 들어가는 걸 느꼈다.


“……거기, 섰는데요.”

“제 문제입니다. 신경  필요 없어요.”


“남자는 견디기 힘들다고 들었습니다. 욕망의 화신 같은 사람들이라고.”

“편견입니다.”


“빼, 드릴까요.”


“당신 조금 전까지 서러워서 울지 않았나요.”

“……보답입니다. 이 정도는….”

클럽은 서툰 손놀림의 참모의 바지를 열었다. 지퍼를 풀고 앞을 열고, 팬티를 살짝 내린다. 그 헌신적인 모습에 힘을 얻었는지, 단단하게 힘을 준 페니스가 솟구쳤다.

클럽은, 페니스를 양손으로 쥐고, 조심스럽게 문질렀다. 음낭을 쥐듯이 매만지고, 페니스의 끝을, 귀두를 혀를 내밀어 자극한다.

“큭…….”

“참모 씨는… 괴롭힘 당하는 건 익숙하지… 않나보네요……?”


클럽은 희미하게 웃으며, 눈만을 올려 그런 참모를 올려다봤다. 낮은 앵글에서 올려다보는 촉촉한 눈동자. 살짝 상기된 뺨과 음탕하게 풍기는 페로몬의 향기.


참모의 물건에 더욱 격하게 힘이 실렸다.


“이렇게나… 커져선.”


클럽은 다소 헌신적이라 보일만큼, 온 몸을 이용해 참모의 물건을 자극하고, 봉사했다. 애를 태우듯 부드러운 손길, 참모의 귀두까지만을 삼키는 얕은 페라.


“…꽤나, 적극적이 됐네요, 아라 양.”


“하아, 참모 씨…… 클럽이라고, 불러주지 않을래요…? 지금의 전… 히어로니까.”

“싫습니다, 아라 양.”

“……심술쟁이.”

클럽은 뾰로통한 얼굴로, 참모의 손을 잡아 자신의 가슴으로 이끌었다. 풍만함이 없는 가슴에 참모의 손을 꾹 누르고, 참모의 쇄골 언저리에 자신의 얼굴을 박고, 목덜미를 살짝 깨물었다.

‘뭔가, 입장이 반대가 된 것 같은데….’

이상야릇한 기분이다.

참모의 빛에 의문의 빛이 스치고, 클럽은 그런 낌새를 알아챘는지, 참모의 자지에  더 자극 더했다. 한 편으론 자신의 몸을 더더욱 기대어, 참모의 정신을 흐트렸다.


참모의 품에 안긴 아기고양이처럼, 몸을 둥글게 웅크린  참모의 물건을 손으로 매만지고, 고개를 숙여 입에 머금고 혀를 놀렸다.


앞뒤로 머리를 움직이기 시작할 즈음, 이제껏 참고 있던 참모도 한계에 달했다.

“크윽! 쌉니다…!”

자지가 그녀의 입 안에서 커지나 싶더니, 이내 세찬 기세로 울컥울컥울컥울컥…! 정액을 토해냈다.

“웁…….”


클럽은 입에 토해지는 비릿한 액체를 다 받아내지 못하고 입을 빼냈다. 그로 인해 사정한 백탁액이 일부 얼굴에 뿌려졌다. 피로가 눈에 보이는 단아한 얼굴을, 희멀건한 액체가 더럽힌 모습은 말로  수 없는 음탕하고 요염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리고.


클럽은 얼굴에 묻은 백탁액을 손등으로 닦아내며――소악마처럼 씨익 웃었다.


“…………………………………시간, 됐네요.”

분위기가 단숨에 급변했다.

“네?”


“1시간, 지금 딱 됐단 말이에요, 쓰레기 씨.”

클럽은 참모의 손목을 들어, 손목시계의 계판을 들이밀었다.

“지정했던 1시간이 지났어요. 그런데 제가 몇 번 갔는지 알고 있나요, 참모.”

“……몇 번이죠?”

“아홉 번이에요, 멍청이.”


안경 아래, 참모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솔직히 클럽도 자신이 몇 번이나 갔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 이건 그저 허세! 증거도 없으니,  대로 되라며 밀어붙이는 것이다!

“하! 하! 하! Idiot! 바보 멍청이래요! 여자의 거짓 눈물에 속아서는! 완전히 방심했었죠?!”

“……하지만, 내기는 없었던 걸로 하자고 했는데요.”


“누구 맘대로! 저는 동의한 적 없거든요! 참모 씨만 멋대로 말한 거거든요!”

“하긴, 속임수도 게임의 재미니까요.”

참모는 이마를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네. 인정하겠습니다. 제가 졌습니다. 대단하네요, 클럽 씨.”

“빌런 따위에게  제가 아닙니다! 당신에게, 저는 절대로 굴복하지 않겠어요! 절대로 지지 않습니다!”


“이미 수 차례 졌던  같지만 여전히 그렇게 태평하게 생각할 수 있는  편리한 머리가 존경스럽군요.”


“하하, 패배한 개가 뭐라고 짖든 저는 전혀――”

거기까지 말하고, 클럽의 말이 끊어졌다.

참모가 그녀의 머리를 억지로 끌어당겨, 자신의 입술에 맞춘 것이다.  닫히려는 입술을 혀로 강제로 비집어 열어, 클럽의 입 안을 유린했다.


응……. 아….

“……후.”

잠시 뒤, 농밀한 키스 뒤에 둘의 입이 서로 떨어지자, 가느다란 타액의 실이 늘어졌다. 당황하며 고개를 돌리려는 클럽을, 억지로 고정시켰다.

“오늘의 내기는 졌다는 걸 인정하지요. 하지만 너무 허세 부리지 않는 게 좋아요, 클럽 양. 저는 거짓말엔 민감하거든요. ……당신이 진심으로 우는 걸 봤으니, 오늘의 고문시간은 유익했던 것으로 치지요.”


그렇게 말하고, 참모는 다시 한번 가볍게 키스하고 방을 나갔다.

홀로 남은 클럽은 매트리스 위에 주저앉은 채 손등으로 입술을 닦고는,


“…………나쁜 놈입니다, 정말.”


뺨에 홍조를 띄고, 촉촉하게 눈을 적신 채, 멍하니 중얼거렸다.



* * *


“어, 어? 진짜로? 이제 알몸 와이셔츠 안 해도 되는 거야?”


“그렇다니까요, 스페이드 씨. 참모와의 내기에서 이겼거든요. 그래서 제대로 된 복장을 요구했습니다. 이제 알몸 와이셔츠도, 노팬티도 안 해도 되요.”


“노, 노팬티라니 말은 그렇지만… 꺄아! 잘했어~~~~~! 살았다~~~~!”


스페이드는 클럽을 부둥켜 안고 기뻐했다. 야야, 그 녀석 요리 옮기고 있잖아.


나는 주방 쪽에 앉아 그 모습을 바라보다, 요리를 하고 있는 참모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이쪽은 마침 멋대로 속옷 입지 말라고 교육하고 왔다만.”


“……그렇게 보지 말아주십시오.”


“아니, 왠일로 참모가 당했다 싶어서. 이기기 위해서라면 윤리도 도덕도 버리고 음침하고 교활하고 개쓰레기 같은 전술과 전략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진성 쓰레기인 줄 알았는데.”


“그렇습니다. 안타깝게도 13호 님만큼의 쓰레기력(力)이 없어서… 오늘 제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지금 나를 쓰레기라고 말한 거 맞지? 그런 거지? 하극상이냐?”

“아닙니다! 아니, 맞긴 하지만 하극상은 아닙니다! 13호 님의  인생의 목표이자 귀감이신 세계 제일의 상쓰레기십니다! 사심 없는 본심과 동경을 담아 말씀드렸을 뿐인데 하극상이라뇨!”


좋았어. 참모 녀석, 저기 있는 필러로 피부를 몽땅 벗겨버려야겠다.

“뭐하냐, 바보들.”


“아, 보스. 참모가 자꾸 저한테 쓰레기라고 합니다.”

“잘 말했네.”


“…….”


바이올렛색 머리가 눈에 띄는 그녀는, 지금은 헐렁한 박스티를 입은 채 주방에 와있었다. 머리도 여기저기 뻗친 게, 지금까지 자다 일어났나 보다. 최근 일이 없어서 생겨나버린 폐해다.

보스는 책임감도 많고 유능한 사람이지만, 일이 없을 때는 철저하게 글러먹은 사람이 되니까.

“보스. 어제 밤새서  했길래 이 시간까지 주무신 겁니까?”


“바쁠 때 못 읽었던 웹소설 몰아보고 있다, 왜.”


“……보스가 글러먹은 니트가 되어가는 것 같아서 착잡한 기분입니다.”

“뭐 임마? 맞아볼래?”

“그런데 웹소설이라니, 그런 취미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만화나 웹툰 보는  몇 번 봤던 것 같은데. 무슨 장르를 좋아하십니까? 역시 로맨스?”

“…아, 장르라면, 응. 그렇지. 응. 로맨스쪽…일 거야?”


자기 취미에 대해 말하는  뿐인데, 보스의 대답은 영 시원찮았다. 뭔가 낌새가 이상한데?


약간 의아해하고 있었더니, 살짝 구운 양고기를 모양 좋게 접시에 담던 참모가 끼어들었다.


“보스, 괜찮습니다. BL을 보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니까요.”


“뭐…?! 참모, 네가 그걸 어떻게?!”

“아하하하, 우연찮게 보스의 구매이력을 보게 되어서.”


“그런 우연이 있겠냐?! 노린 거지?! 남의 프라이버시를, 그것도 네 상사 껄 멋대로 파헤치지 말라고!!!”

“자, 그보다 식사 준비가 끝났습니다. 오늘의 디너는 프랑스풍으로 준비해봤으니, 즐겨주시지요.”

보스가 두 손으로 열심히 참모를 두들겼지만, 참모는 오히려 상쾌하다는 표정으로 요리를 옮겼다.


“그런데 참모, 오늘은 요리에 힘이 들어간  같다? 프랑스풍이라는 것도 그렇고, 꽤 손이 많이 가는  했네.”

“……오늘 지나치게 괴롭힌 거 아닌가 싶어서요. 조금 속죄랄까.”

“……야, 네가 그렇게 말하면 나는 어떡하라고.”


“13호 님은 제가 범접할  없는 상또라이에다 상쓰레기시니 괜찮지 않겠습니까.”

“좋아, 나와라. 대패기로 네 온 몸을 썰어줄테니.”

두 사람은 티격태격하며 스페이드와 클럽, 보스까지 둘러앉은 식탁으로 접시를 옮겼다.

조금 늦게 식당에 들어온 도로시는, 그 광경을 보며 “저것들은 왜 포로들한테 공손하게 요리를 해주고 있는 거지…”라며 탄식에 가까운 혼잣말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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