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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8화 〉#29 그리고 빌런은 분노했습니다(3) (138/271)



〈 138화 〉#29 그리고 빌런은 분노했습니다(3)

『보스........』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부하인 13호의 목소리가, 시커먼 타르액 같은 것으로 가득 찬, 답답한 마음에 서서히 스며들어오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뭐라고 하는 거지.

......머리가 멍해서... 잘, 모르겠어....



* * *



“......어....”

“보스. 정신차리십시오. 보스.”

13호가 바이올렛의 어깨를 붙들고 흔들흔들 흔들자, 잔잔한 수면에 파문이  듯 바이올렛의 정신이 천천히 깨어났다.


어라... 뭘 하고 있었더라.

어쩐지 기억이 애매하다.

“13호...? 뭐지, 무슨 일이 있었지?”

“아무런 기억도 안 나십니까, 보스?”

“기억... 잠깐만.”

곰곰이 생각해보면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은 익숙한 고문실. 눈 앞에는 불안한 표정의 13호. 바닥에는 채찍이 떨어져있고, 안쪽에는 스페이드가 멍한 얼굴로 누워있다. 여기저기 아파보이는 상처가 가득했다.

‘자세히 보니, 13호한테도....’


여기저기 상처가 남아있었다. 채찍으로 얻어맞은 듯한, 빨갛고  자국들.


아아, 그렇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상처라는 걸 기억해냈다.


“...스페이드는? 살아있어?”

“예, 보스. 살아있습니다.”

“그래? 그렇구나.”


바이올렛은 얼굴을 손으로 덮고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지금 바로 처형식을 계속하자.”

“보스?!”


“왜 그래, 13호. 저 여자를 처형한다고 오늘 부른 거잖아.”


“아니... 아직도, 스페이드를 처형하실 생각입니까?”

“문제 있어?  여자가 내 동생을 죽인지 몇 년... 내 안의 시커먼 게 도저히 사라지질 않아... 그러니까... 어쩔 수 없어.”

13호는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어쩔 수 없네요.”


“응. 어쩔 수 없어.”

그러니까, 라며 바이올렛은 애절하게 말을 이었다.


“13호... 미안하지만... 부탁할게. 나를 체벌해줘!”




“후우, 정말 어쩔 수 없는 아가씨군요.”

“응... 어쩔 수 없는 아가씨라, 미안해...!”


“아뇨, 잘하셨습니다. 잘못했으면 벌을 받는다, 보스는 당연한 걸 지키는 성실한 분이시니까요.”

응... 맞다.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그게 상식이다. 벌은 윗사람에게서 받는  보통이겠지만, 자신은 이 조직의 보스니까... 부하에게 체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 그랬었지....

‘......어라?’


그랬었...나?

“보스?”


“어, 응.”

“뭔가 생각에 잠긴 표정이었는데요. 문제 있으신가요?”

“아니, 아니야. 아무 것도. 뭔가 이상한 것 같다고 느끼긴 했는데,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겠고.”

“뭐가 이상한 건지 모르겠네요? 잘못했으면 벌을 받는 건 당연한 거잖아요? 이 자리에선 보스를  낼 사람이 없으니 제가 혼내드릴 수 밖에 없는 거고.”


“아...응. 그렇지. 왜지? 이상한 건 아무 것도 없는데....”


“그보다 보스. 그럼 어쩌면 될까요. 저는 부하니까, 보스의 명령 없이는 함부로 체벌할 수가 없습니다.”


“아, 그건... 말했잖아. 응. 명령이야. 13호... 나를, 체벌해줘....”

“알겠습니다.”

13호는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굉장히 마음이 아픈 표정을 지어서, 미안한 기분이 들었다. 체벌은 받는 사람도 그렇겠지만, 하는 사람도 마음이 아프다. 분명 그랬다... 그랬던 것 같다. 그런 역할을 상관 명령으로 떠넘겨졌으니, 13호도 분명 괴로울 것이다.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다. 못난 자신을 위해 순순히 이 어려운 일을 맡아주다니....


“그, 그럼 체벌은... 어떻게 할 거야? 그....”

바이올렛은 손가락을 꼬물꼬물 마주대며 머뭇거리며 말했다.


“아프게 하지는... 말아 줘....”

“안 아프면 체벌이  되는데요.”

“그, 그치만....”

“어쩔 수 없지요. 가능한 조절해드리겠습니다. 보스. 일단 그쪽 벽에 손을 짚고, 엉덩이를 내밀어주시겠습니까?”

어, 엉덩이를....


그렇게 되면 좀 모양새가 그렇지 않을까... 그치만 체벌을 위해서고....

“보스,  움직입니까? 체벌이  무거워질텐데요.”

“하, 할게. 할테니까.”


바이올렛은  수 없이 벽에 손을 짚고, 13호의 명령대로 엉덩이를  뺐다. 타이트한 스커트에 감싸인 아담한 엉덩이.

13호는 그 탄력을 확인하듯, 엉덩이 위에 손을 올리고 가볍게 주물렀다.

“흐익......?!”


이, 이게 체벌?!

“시, 13호... 이건 그냥... 성희롱....”

“아뇨, 보스. 체벌을 하려면 상태를 확인해야하니까요. 상대방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 안 하고 체벌하면, 나중에 후유증이 남을 수도 있습니다. 보스도 부끄럽겠지만, 저도 괴로우니 참아주세요.”


“그...래? 그럼 어쩔  없지만... 이상한 마음 먹으면... 죽는다?”

“핫하. 설마 부하가 돼서 보스의 엉덩이로 이상한 마음을 먹겠습니까!”


어쩐지 경직된 목소리로 말하는 13호.

진의야 어쨌든  말을 듣고 나니 바이올렛은 다소 뾰로통해졌다. 자신은 그렇게 매력이 없다는 뜻인가? 이상한 마음 먹으면 죽는다고 하긴 했지만, 조금쯤은 먹어주지 않으면 여자로서 마음이 좀 불편한데.... 13호야 어떻게 생각하든 아~~~무 상관 없지만....

“자, 그럼 보스. 실례지만, 이대로 체벌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아, 응. 어서  줘... 어떤 체벌...?”

“엉덩이 때리기입니다.”

“엉......?!”

순간 벽에 맞닿은 손 째로 주르륵 미끄러질  했다.


어, 엉덩이 때리기?! 내가 생각하는 그거?!

“그, 그거 성희롱! 100프로 성희롱이잖아! 죽어, 13호! 죽어버려 변태!”

“아뇨. 그렇지 않습니다. 엉덩이 때리기, 다른 말로 ‘궁디팡팡’은 그 옛날 조선시대로부터 이어져온 숭고한 의식입니다. 잘못했을 때는 이 체벌을 받는다... 옛날부터 그런 관습이 이어져  결과, 저희의 세포 하나하나에 ‘궁디팡팡’의 기억이 새겨져 있습니다.”


“......어, 진짜?”

“그렇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체벌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이며, 그리고 다른 아픈 것보다는 낫지 않습니까?”


그렇게 말하면... 진짜 그런가... 13호가 하는 말은 믿어도 될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었다. 뭐랄까, 믿어야 한다는... 묘한 자장(磁場)같은 게 느껴져서... 기분 탓이겠지만....

“보스가 거부한다면 저도 어쩔 수 없이 포기하겠습니다만....”


“아, 아냐. 괜찮으니까 해 줘, 13호.”

“마지 못해 하는 분위기가 있군요. 이래서야 어차피 체벌도 제대로 되지 않을 테니....”

“아니라니까... 진짜 괜찮으니까 해 줘....”

“그럼 정말 괜찮다는 의미로, 따라해주시겠습니까? ‘13호님, 부디 이 버릇없고 나쁜 바이올렛의 괘씸한 엉덩이를 엉망진창으로 때려주세요’, 라고.”


그, 그런 말까지....


“싫으시면 어쩔 수....”

“아, 아냐! 하, 할 테니까!”


부끄럽지만 어쩔 수 없다. 아니, 부끄러워하면  되겠지. 이건 당당한 체벌이니까... 내가 나쁜 거니까... 응.


바이올렛은 더듬더듬 입을 열었다.

“시, 13호님... 부디, 이... 버릇 없고 나쁜... 바이올렛의 괘씸한 엉덩이를... 엉망진창, 크.... 으로... 때려주세...요.”

이, 이게 맞는 걸까?

뭔가... 크게 잘못된 것 같은 기분이....


“잘하셨습니다, 보스.”

그러나  생각도, 13호가 그녀의 엉덩이를 가볍게 쓰다듬자 싸악 사라져버렸다.

응. 이건 체벌이니까, 어쩔 수 없다.


“그럼 보스, 가겠습니다. 허리를 잘... 내밀어주세요!”

그리고 13호는 바이올렛의 스커트 위로, 용서 없이 손바닥을 내질렀다.

파-앙!

“흑.....?!”

바이올렛은 이를 꽉 깨물었다.  위로 두드려진 둔부에, 뭔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묘한 감각이 올라는  느껴졌다.

“다시....”

파-앙!

“윽......!”


바이올렛은 얼굴을 찡그리고 신음을 참았다.


파-앙! 파-앙! 파-앙!


“흐극, 윽, 아......!”

부, 부하에게 엉덩이를 맞고 있어... 나....

안개가 낀 듯 몽롱한 머릿속에서 부하에게 엉덩이를 맞고 있다는 수치심과, 체벌은 숭고한 의식이다...라는 사명감이 서로 얽히고 뒤집고 굴렀다.

그 사이에도 13호의 손은 쉬지 않고 움직여, 바이올렛의 둔부를 스커트 위로 정확히 두드려 갔다.

그러다 어느 순간,  움직임이 뚝, 하고 멈첬다.


“보스. 괜찮으십니까.”


“어... 흐아... 으, 응... 괜찮아.”


“다행이긴 합니다만, 보스. 혹시 체벌 받는 이유를 까먹거나 하진 않으셨겠지요.”

체벌... 내가 왜 받고 있더라....

..........


아, 그렇지.


“내, 내가 나쁜 마음을 먹어서... 그... 동생을 죽인 저 여자가... 밉다던, 가――”


말로 꺼내고 보니, 가라앉아 있던 미움과 절망이 스멀스멀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근  년간, 동생을 떠올리며 솟았던 외로움들, 안타까움들, 미움이... 복수해주고 싶다는 시커먼 불길이 다시금 타오르려 했다.

풀려져 있던 그녀의 시선이 서서히 힘을 찾으며, 당장에라도 사람을 죽일 듯 시퍼런 살기를 띠기 시작했지만,

파-앙!


“흐익?!”

기습하듯 엉덩이를 때리는 13호의 손에 팽팽하던 살기가 단숨에 풀렸다.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군요. 조금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보스! 제가 지금 왜  체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13호가 안타까운 목소리로 외치자, 바이올렛은 주눅든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 체벌할 13호야말로 괴로울텐데... 자신은 수치나 부끄러움 같은 걸 생각하다가, 체벌의 내용에 대해서도 까맣게 잊어버린 것이다.

어찌나 이렇게 뻔뻔할 수가! 나란 여자는... 나란 사람은...!

‘스페이드가 밉다. 동생을 죽인 저 여자가 너무너무나 밉다....’

그게 나쁜 마음이라는 것을 인식하며, 바이올렛은 체벌을 위해 엉덩이를 더욱 뒤로 내밀었다.

“체, 체벌해줘... 내가  나쁜 마음만큼...!”


“좋은 각오입니다, 보스. 하지만 이대로는 역시 자극이 부족한 모양입니다. 마음이 아프지만... 좀 더, 강한 충격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강한, 충격...?

바이올렛이 의아해하는 사이, 13호는 그녀의 스커트 옆으로 손을 돌려, 지퍼를 지익- 내렸다.


“어?!”

“가만히 계십시오. 이건 체벌의 일환이니 부끄러워하시면 안 됩니다. 허리를  드세요!”


13호의 혼내는 듯한 일갈에 바이올렛은 반사적으로 허리를 곧추세웠다.


13호는 그대로 타이트스커트의 지퍼를 내렸다. 슬쩍 당기자, 스커트는 힘없이 그녀의 발치로 떨어져내렸다. 팬티스타킹에 감싸인 바이올렛의 쭉 뻗은 다리가, 허벅지가, 향기가  것 같은 둔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스타킹도 내리도록 하겠습니다.”


“그, 그래....”

13호는 조심스레 그녀의 허리부근까지 손을 내밀어, 그녀의 스타킹을 잡고 스리슬슬 벗겨내었다.

바이올렛은 청초한 분위기의, 고급스런 자수가 들어간 흰 팬티를 입고 있었다. 빛이 날 것만 같은 그 자태에, 13호는 잠시 말을 잃고 쳐다봤다. 그 시선을 느끼는지, 바이올렛은 부끄러운 듯 꼬물꼬물 허리를 움직였지만, 체벌 중이라는 생각에 도저히 피할 수도 없어, 갈팡질팡하다 결국  잘보이도록 엉덩이를  더 쭉 빼는 쪽을 택했다.


13호는  엉덩이를 지켜보다가, 저도 모르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대고 킁, 킁, 냄새를 맡았다.

여성스런 페로몬의 향기가 점막을 자극했다.

“무, 뭐냐 13호! 뭘 하고 있는 거냐!”

“......보스는, 엉덩이가 참 아담하고 예쁘시네요.”

“그, 그래...? 아니, 지금 그건 성희롱이잖아!”

“아뇨. 체벌의 일환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엉덩이를 새빨갛게 되도록 때려야한다니 마음이 아파서 저도 모르게 흘러나온 탄식입니다.”


“그렇구나... 미, 미안해, 13호.”

“어쩔  없지요. 글러먹은 보스를 뒀으니....”

“너, 너! 아무리 그래도 내가 상관인데――하윽?!”

짜-악! 하는 소리와 함께, 13호의 손바닥에 얻어맞은 둔부에 얼얼한 아픔이 찾아왔다.

옷감 너머로 맞았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살결에 그대로 전해지는 감촉이, 충격이, 자극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자, 보스. 떠올려보세요. 당신의 잘못을.”


“그... 미운 마음이...”


짜-악!


바이올렛이 잘못을 입에 담으려 하자, 13호는 재촉하듯 그 엉덩이를 다시한번 때렸다.

“잘 말했습니다, 보스, 사람을 미워하는 건 잘못  겁니다. 그러니 일단 스무 대, 때리도록 하겠습니다. 얼만큼 맞아야 ”

“그래.... 응....”

“가겠습니다.”


짜악! 짜악! 짝! 짝! 짝!

“흐윽, 으윽... 익, 큭... 흐앗...!”


연달아 닿는 13호의 공격에, 바이올렛은 허리를 뒤틀며 신음했다.


인정사정 없이 때리는 13호의 손에, 엉덩이가 얼얼하다. 거기에 부하에게 속옷이며 엉덩이를 드러내고 있다는 수치심에 둔부의 얼얼함과는 관계없이 몸이 조금씩 달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짜악!

“읏......♥”

기어코 13호가 휘두르는 손바닥에, 저도 모르게 달콤한 콧소리를 흘려버렸다.

“보스...?”

“...어? ......아. 아, 아냐! 아니야!”

13호는 의심스런 눈으로 바이올렛을 내려봤다. 바이올렛은 그 시선을 느끼면서도, 오롯이 벽을 향해 얼굴을 돌린 채 필사적으로 시치미를 떼기로 했다.


“......계속하도록 하겠습니다. 스무 대로는 부족한 것 같으니,  참에 보스의 잘못을 하나하나 전부 체벌하도록 하지요.”

다시 13호가 손을 들어, 짜악-! 바이올렛의 엉덩이를 때렸다.

“보스, 최근 보스는 맨날 BL 소설을 읽느라 밤을 새고 아침에 자지요. 맞습니까?”

“흐기윽...! 마, 맞아... 늦게 자서... 죄송합니다....”

짜-악!

“보스, 최근에는 제가 숨겨놓은 초콜릿을 몰래 꺼내드셨더군요.”

“마, 맛있어 보여서... 잘못했습니다...”

짜-악!


“보스, 새벽에 배고파서 굴러나오는 건 좋습니다. 하지만 티 한 장에 팬티만 딸랑 입고 나오다니... 가끔 마주칠 때마다 그 괘씸한 엉덩이가 보여서,  마음을 어지럽히시더군요.”

“에, 엣...? 그랬어...? 괘, 괘씸한 엉덩이라 죄송합니다....”

짜-악...!

한동안 13호의 엉덩이 때리기가 계속되었다.


살이 부딪치는 높은 울림이 고문실에 울려퍼질 때마다, 13호에게 혼나며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라며 죄의 고백을 할 때마다 바이올렛은 안쪽의 뭔가가 자극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적당한 때가 되었을 무렵, 13호는 그제서야 손을 멈췄다. 그리고는 빨갛게 부어서 얼얼해진 그녀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고 주물러주었다.


“우, 으....”


“아프십니까, 보스.”

“아니... 아프지 않아.... 내가 나쁜 거니까...”

“다행입니다. 보스가 당차고, 자신의 잘못을 아는 사람이라 저는 기쁩니다.”


응... 좀 얼얼하고... 그렇지만... 13호가 기쁘다면 됐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뭔가 기분이... 좋은 것도 같고...?’

영문 모를 감각에 바이올렛이 허벅지를 꼬물꼬물 모으려니, 조용히 있던 13호가 그녀의 허벅지를 붙잡고 벌렸다.


“뭐... 13호?”

“잠시만요, 보스. 좀 이상하군요.”


13호의 손가락이, 바이올렛의 흰 속옷을 꾸욱 누르고, 그녀의 음렬 안으로 파고 들었다.

“~~~~?! 흐아......?!”

지금까지 닿지 않았던, 그러나 전혀 다른 감각에 바이올렛은 당황하며, 저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그러나 그 반응을 무시하듯, 13호가 분노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손으로는 집요하게 그녀의 비부를 쓰다듬거나 음렬을 슬쩍슬쩍 찌르면서.


“보스... 이게 무슨 일입니까! 젖어있지 않습니까!”

“하, 하으... 어... 아, 아냐....”

“아니긴요! 이젠 거짓말까지...! 여기가 이렇게 젖어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이렇게요!”

그 말대로, 바이올렛의 흰 속옷에는 살짝 얼룩이 생겨있었고, 13호의 손가락이 찔러들어간 음렬 사이에서도 습기가  있었다.


부하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는 수치심과, 엉덩이를 때리면서 느껴진 야릇한 감각에... 바이올렛은 그만 살짝살짝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든 숨기려 했건만....


“흣, 아... 흐잇... 그, 그만...!”


속옷 위로 비부를 문지르는 손에 힘이 더 더해지자, 바이올렛은 허리를 뒤틀며  손을 피하려 했다. 그러나 13호는 도망치지 못하도록 그녀의 허벅지를 붙들고 더욱 더 그녀의 비부를 자극해갔다.


당연하지만, 그런 13호의 손가락의 자극에, 그녀의 음부는 참아왔던 것을 풀어내겠다는 듯이, 더욱 더 젖어가기 시작했다.

‘안 돼... 체벌이었는데....’


“보스. 전 실망했습니다. 그리고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어떤 기분으로 보스를 체벌했는지...  아시면서! 괴로운 마음으로 체벌하고 있는데, 보스는 체벌을 그저 기분좋게 즐기고 있었을 뿐이었군요...! 괘씸한 엉덩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보스가 이런 변태인 줄은 몰랐습니다.”


에잇, 에잇, 이라며 13호의 손가락이 속옷 천을 밀어내고, 음렬 사이로, 그녀의 질 안으로 점점 더 들어오기 시작했다. 천의 감촉을, 안쪽까지 밀려들어오는 감촉을 참을 수가 없다.


“죄, 죄송합니다앗...♥ 체, 체벌하면서 느껴버리는... 괘씸한 엉덩이라... 변태라서 미안해...!”

13호는 안타깝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안 되겠습니다, 보스... 좀 더 깊은 체벌이 필요할 것 같군요.”


깊은... 체벌.

‘어, 어떤 걸 하려고...?’


 울림에 바이올렛은 미안함이나 두려움보다, 묘한 기대감으로 목울대를 꼴깍 울렸다.

* *



‘......너무 나갔나.’


망가질대로 망가지는 보스의 모습을 보면서, 13호는 그녀의 비부를 속옷 위에서 괴롭히면서 살짝 생각에 잠겼다.

‘조금 장난을 더하긴 했는데.’

설마 기세를 타고 이렇게까지 하게  줄이야.


적당히 멈추려고 했는데, 뭔가 멈출 타이밍을 찾을 수가 없다.

아니,  정도 장난은 빌런으로서 허용범위 아닐까? 그보다 섣불리 자신 같은 쓰레기한테 몸을 맡기고 ‘세뇌해주세요’ 같은 말을 한 보스가 나빴다. 나쁜 것이다!


제일 나쁜 건 나지만!


‘아니, 보스의 부탁도 있었고. 그걸 들어주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된 거고... 어쩔 수 없어, 어쩔 수 없어.’

스스로를 납득시키기 위해 중얼거리면서도, 혹여나 세뇌가 풀리면, 진실을 알고 나면, 하는 생각을 해보자면 식은땀이 나오고 심장이 벌렁거렸다.

하지만 이대로 그만 둘 수는 없다.

남자란... 설령 내일 죽더라도 포기할  없는  있으니까.

'보스... 평생 따르겠습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만지고 있는 보스의 흰 팬티에 맹세하며, 다음 '체벌'을 보스의 귓가에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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