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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7화 〉#59 그건 그 순진한 화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5) (237/271)



〈 237화 〉#59 그건 그 순진한 화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5)

끼―익.


문이 열리고, 메이벨이 행정실 안으로 엉금엉금 기어들어갔다.


4번대의 행정실은 넓다고는  수 없는 좁은 공간이다.

언제나 출입하던 그 공간에 평소와는 다른 시간대에 들어오니,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이 이런데라니....’

아직 날이 덥지만, 알몸으로 돌아다녔더니 오싹한 한기가 들었다. 새하얗고 매끈한 피부에 구슬 같은 땀이 또르륵 흘러내렸다.


“뽑을게.”


메이벨의 보지에 꽂혀있던 딜도가 꿀렁, 소리와 함께 빠졌다. 넘쳐나는 애액이 투둑, 툭 바닥에 쏟아졌다.


“하아... 후... 나는 그냥... 방에 돌아가고 싶었는데....”


13호가 메이벨의 몸을 일으켜 세워주었다. 메이벨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눈에 희미하게 죄책감의 빛이 스쳤다.


알몸으로 빌런의 손에 이끌려 히어로 기지를 개처럼 끌려다니고.

그리고 이 상태로 신성한 일터에....

지금 그녀가 ‘산책’의 흥분으로 반쯤 정신이 나가있는 상태가 아니었다면, 아마 머리를 싸매쥐고 미쳤나며 발광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그렇기 때문에 의외로 침착했지만.


“계속하자, 메이벨.”

“응...?”

13호는 나신인 메이벨의 몸을 껴안고, 그대로 근처의 책상으로 밀어붙였다.


덜컹!


차가운 책상의 감촉이 엉덩이에 닿았다.


“시, 13호... 자, 잠깐만... 안 돼야....”

메이벨이 13호를 밀어내려했지만, 메이벨의 등 뒤로 두른 13호의 손은 거침없이 그녀의 유방을 주무르고, 사타구니 아래로 들어가 음순을 매만졌다.

메이벨의 허리가 흠칫 떨린다.


“아,  된다니까... 며, 명령이야... 떨어――”


“메이벨. 스톱. 그건 안 돼.”


“웁...!”


13호가 메이벨의 입에 손가락을 밀어넣어, 그녀의 명령을 막았다.


‘이, 이 녀석  명령에만 따르는 거 아니었어?!’


메이벨의 눈에 한순간 당황과 공포의 빛이 서렸다.


그러나 이어진 13호의 말에 눈이 크게 뜨였다.

“메이벨. 저번에 내가 여기서 엔데에게 야한 짓을 했을 때, 그걸 보고 어떤 기분이 들었어?”


“그, 그거야... 나쁜 짓이고... 분위기 파악 못한다고....”

“정말 그것 뿐이야?”


“.......”


메이벨은 입을 다물었다. 얄궂게도, 지금 13호가 그녀를 밀어붙인 자리가, 바로 저번에 엔데를 올려놓고 야한 짓을 한 그 장소다.

대낮의 행정실에서, 야한 짓을 당하던 엔데를 보고, 자신은 어떤 생각을 했던가.


“응? 벨. 말해줘, 네 진심을. 난 네 말이면 뭐든지 따르니까. 네가 바라는 대로 전부 잊어줄 테니까.”

13호의 손가락이 메이벨의 구불거리는 풍성한 머리카락을, 뒤에 꽂힌 꽃장식 뒤꽂이 비녀를, 연지를 바른 듯 살짝 붉어진 매끈한 뺨을 매만지고 쓰다듬었다. 고양이를 연상케 하는 아몬드 같은 눈가에 키스를 한다.

동양의 인형을 연상케 하는 작고 오밀조밀한 얼굴.

메이벨의 작은 입술이, 살짝 벌어졌다.


몽롱한 빛을 띤, 자청색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아......’

거기다 마치 이 때다! 라는 듯이,


――두쿵!

하고 심장이 크게 뛰었다.


‘바, 발작이...!’


빈사 상태였던 자신을 살린 약의 부작용.

심장이 크게 뛰어오르고, 뺨이 새빨갛게 물든다. 숨이 거칠게 차올랐다. 혈관을 타고 흐르는 혈액이 마그마라도 된 것처럼 끄겁다. 이미 딜도로 인해 잔뜩 혹사되었던 거기가, 뻐끔거리며 벌어졌다 닫혀지는 게 느껴졌다.

13호의 체액을 바라게 되는 한심한 욕망이 터질 것처럼 부풀어오른다.


“메이벨. 명령해 줘. 바라는 걸 말해 줘.”


‘뭘 고민할 필요가 있지?’


어차피 눈 앞의 13호는 자신의 명령에 따를 뿐.

어차피 이 밤의 내용은 전부 잊어버릴 하룻밤의 꿈일 뿐.


시야에 13호를 담는다.

믿음직스럽지 못해 보였지만,  때는 하고, 자신을 구해주고, 동료를 구해주고, 모든 일을 전부 해결하고,  대장마저 쓰러뜨린 귀신 같은 라헤 대장을 제압하고.

장난스럽지만 의외로 이쪽 기분을 생각해주는 신사적인 놈이고, 빌런이지만 엄청 나쁜 짓은 하지도 못하는 쫄보고, 피부에 닿는 손바닥은 단단하고 따뜻하고.

‘아아.’

그래――

‘그렇구나.’


나는――


“13호.......”

메이벨이 들어올린 나긋나긋한 두 손이, 13호의 뺨을 붙잡고 확 끌어당겼다.


이어서 살짝 벌린 입술이, 13호의 입을 잡아먹듯 감쌌다.

츄릅...! 쭈웁...!

――발작 때문이 아니다. 그런 것 때문이 아니다.

――그냥, 바란다. 바라고 있었다.  뿐이다.

――뭐를?

――이 남자를.

줄곧, 줄곧, 줄곧, 줄곧, 줄곧, 줄곧.

이 남자의 손에 만져지고 싶었다. 이 남자한테 몸을 맡겨보고 싶었다. 뜨겁게 몸을 섞으며 사랑과 정을 나누고 싶었다.

그래.

하지만 상대는 빌런이다. 사회의 악이며, 히어로인 자신과 엮일 수 없는 상대고, 무엇보다 주변에 여자도 많다.

이런 나쁜 남자한테 몸도 마음도 맡길  있을리 없다.

‘그러니까... 어차피 상대가 기억하지 못하는 오늘. 오늘 하루만.’

입술을  메이벨은, 애절하게 눈을 치뜨며 13호와 눈을 마주쳤다.

“13호.”


“말해, 벨.”

“...고맙당께. 정말 고마웠당께. ...내 살려주고, 엔데도 구해주고, 닥터도 쓰러뜨리고, 전부, 전부 해결해줘서.”


벨의 눈은 촉촉이 젖어있었으며, 촉촉한 입술에선 달콤한 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제3자가 옆에서 봤다면,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와 같은 얼굴이라고 표현했으리라.

“어차피 잊을거제? 오늘 일.”

“......응. 그렇다니까?”

“그래, 그러니까 말하는 거랑께. 말할 거랑께. 괜찮아... 꿈 같은 거니까.”


메이벨은 하나, 둘, 숨을 고르며,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 나는, 이 남자를.

“사랑...한당께.”

아아, 그렇다. 나는, 나는....

“사랑해, 13호.”

“사랑해야.”

“사랑한당께... 정말로... 사랑해... 사랑해서... 타버릴 것 같아... 사랑해....”

메이벨은 몇 번이나 반복해서 고백했다. 몽롱한 눈으로, 꿀처럼 달콤한 한숨을 내쉬면서.


13호의 얼굴이 살짝 굳는  느껴졌다. 당황한 걸까. 여자의 고백을 받고 그런 표정을 짓다니, 나쁜 남자다.

“우우우웅~~~~~!”


메이벨은 13호의 얼굴을 놓고, 대신   뒤로 팔을 두르고, 뺨을 비비적비비적 비볐다.

“어, 어, 어...?”

“사랑해, 사랑한당께, 13호.”


“바, 발작 때문이지? 지금 발작....”


“눈치없는 소리 하지 말랑께. 그냥 그런 마음인 거니까. 신경쓰지말랑께. 어차피 내일이면 잊을 거잖어.”


“.......”

“잊을거제?”

“으, 응! 그렇지!”


대답이 늦는 게 영 그렇다. 메이벨은 살짝 흘겨봤지만, 그래도 그 가슴에 기대고 기쁜 얼굴로 한숨을 폭 내쉬었다.


“13호는, 나는 싫나?”

“......히어로잖아, 넌.”

“그래. 나도 니 빌런이라 사랑할 수가 읎다. 사랑해선  된당께.”


“.......”

“.......”

잠시간의 침묵. 메이벨은 어쩐지 눈물이  것 같아서, 13호를 슬쩍 밀어냈다.

괜찮다. 어차피, 하룻밤의 꿈이다. 13호는 내일이면 잊을 것이고, 자신도 잊어버리면 된다.

“13호. 그게, 이제부터 또 명령할 건디, 그게, 좀 속된 말이니까... 음... 조금 이상한 말 할 건데, 화, 환멸하지 말아주랑께, 이런 말해도.”


무슨 명령을 하려는 건지.

13호가 고개를 갸웃 기울이며 쳐다보자, 메이벨은 부끄럽다는 얼굴로 머뭇거리며 눈치를 보았다.


그러다 이내 결심한 듯, 책상 위에 살짝 걸터앉으며,  다리를 좀  벌리고, 자신의 음부에 손을 올리며, 촉촉이 젖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내, 내 보지를... 조, 조조조... ‘좆집’으로... 만들어달랑께.”


13호가 입을 떡 벌렸다.


그 얼굴에, 메이벨의 얼굴도 확 붉어졌다. 너무 부끄러워서 눈물이 날  같았다.

그러나 어차피 잊을 거니까!

하룻밤의 얘기니까!


이 밤의 흥분과 발작의 기세를 빌려, 눈을 딱 감고 다시 한번 말했다.


“내, 내! 보지를...! 조, 좆집으... 아흐우.... 그, 자, 자지로... 푹푹 쑤셔주게... 주랑께... 가슴도... 부, 분명 실 대장이나... 라헤 대장보다... 훨씬 작지만... 그래도 잔뜩 만져줘... 보지도... 나, 날아버릴 만큼... 잔뜩... 버, 범해서... 자궁에... 아기즙을 잔뜩, 잔뜩... 부어줘... 주랑께... 주세요...... 부탁... 할게요오.......”

눈물이 살짝 고인 눈으로 불안한 듯이 올려다보는, 겁에 질린 토끼 같은 눈.

살집은 다소 적지만, 여인다운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매끄러운 살결의 나신을 드러내고, 음란한 페로몬을 풍기는 음렬을 강조하듯 보이는  모습.


이 모든  하나가 되어, 13호의 이성을 쾅! 터뜨리는 일격이 되었다.

머릿속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분명하게 뚝, 끊어지는 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꺄악?!”

예고도 없이 13호가 위에서 덮치는 바람에, 메이벨의 몸이 뒤로 밀려 넘어져버렸다. 구불거리는 머리카락이, 새카만 책상 위에 사르륵 펼쳐졌다.

“벨, 메이벨, 진짜... 그런 말 하면 못써....”

“아, 아우, 그게, 이, 이런 말 나쁜말인 건 아는디... 그게, 어쩌다가 본  있어서....”


“나쁜 말 맞아. 진짜로. 남자가 짐승이 되어버리니까.”


“......헤? 우꺄앗?!”


쓰러진 메이벨의 몸을 잡아당겨, 그녀의 하반신을 책상의 모서리에서 살짝 삐져나오게 맞췄다. 마침 책상의 키가 13호의 허리 부근에  맞아서, 삽입하기에 편해보였다.


13호는 참지 못한 듯 서둘러 자지를 꺼냈다. 압박에서 벗어나 밖으로 빠져나온 발기한 음경이, 메이벨의 매끈한 아랫배에 탁, 하고 닿았다.


“아, 아우... 자지잇...♡.”


“벨. 조금 전 그 나쁜말 한 번 더 해줄래?”

“......우.”

“부탁해, 메이벨. 해주기 전까진  넣을 거니까.”

“......심술쟁이.”

메이벨이 원망하듯 13호를 올려다봤지만, 13호는 태연하게 마주바라봤다.


‘창피해...!’


“시, 13호...의 자지로...  보지를... 조, 조조... 좆집...으루 만들어... 주랑께....”

“한 번 더.”

“으잇... 내, 내 보지를... 좆집...으루... 페, 페니스케이스로... 만들어달랑께...!”


“한 번 더.”


“시, 심술쟁이잇~~~! ...내,  보지를... 13호의 자지로 푹푹 쑤셔서... 조, 좆집으로... 만들어줘어엇...!”


“알겠어.”


13호는 자지의 끝을 메이벨의 음렬에 맞추고, 천천히 허리를 움직여 육봉의 끝을 밀어넣었다.


그대로 간을 보듯 천천히, 천천히 밀어넣는다. 붉게 달아오른 음렬이 13호의 자지에 맞춰 벌어지는 게 눈에 보였다.


찌걱... 하고 음액으로 음란하게 젖은 질벽이, 환희하듯 13호의 분신을 받아들였다.


“히이... 햐아아아앗...! 드, 들어온다... 들어와...!”

음순을 비집어 가르고 들어오는 육봉의 감촉.

차가운 딜도와는 전혀 다른 그 감촉에 메이벨은 눈이 빙글빙글 도는  같았다.

더욱이 미친 듯이 그녀의 몸을 좀먹는 발작도,  발작을 가라앉혀줄 13호의 분신이 들어온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 터질 것 같은 황홀한 기쁨을 그녀의 몸에 안겨주었다.

“아... 으응...! 아아아앗...!”


쯔거억...!


뜨겁고 단단한 13호의 불기둥이, 메이벨의 안쪽 가장 깊은 곳에 닿았다.

“하아아아아아... 앗...! 이거 뭐야... 흐... 행...복해애...♡”


고작해야 한 번의 삽입인데, 이미 쾌감으로 머리가 날아갈  같았다. 메이벨은  손을 얼굴에 올리고, 반쯤 입을 가린 채 뻐끔거렸다. 눈에서는 기쁨의 눈물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메이벨, 움직인다?”

“자, 잠깐만... 아직....”


“미안, 못 기다리겠어.”

“히, 히익?! 아, 아직, 이랬는... 데엣...!”

천천히 허리가 왕복하며, 메이벨의 보지에 분노하듯 단단하게 발기한 육봉이 출입하기 시작했다.

“응... 하앗... 으아아아앗...!!!”

‘기분... 좋아아아앗...!!’

파도처럼 밀려오는 쾌감.

메이벨은 허리를 움찔움찔 떨면서, 터져 나오려는 환호와 같은 비명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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