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0화 〉#60 히어로는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2)
――‘수컷이라면 오만하게 암컷을 지배하는 겁니다.’
――‘거칠고 강하게, 피가 가는 대로 본능이 바라는 대로 범해보세요.’
13호의 귓가에 그런 목소리가 메아리쳐 울리는 것 같았다.
어디서 들은 말인지, 누구에게 들은 말인지도 기억나지 않았지만, 그야 뭐 사소한 거겠지.
그래서 현재, 오로지 욕망을 따라 눈앞의 암컷을 범하고 있다.
“아앗... 아... 13호님... 13호니임...!”
“교육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좋아하다니, 못난 암컷이구나.”
“아흐응...♡ 그런...!”
눈 앞에 있는 건 자신을 향해 엉덩이를 내민 암컷.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매끄러운 은발.
그대로 녹여 은세공품이라도 만들고 싶어지는 탐스런 은발을 손으로 꽉 붙들고 잡아당기자, 눈앞의 암컷이 괴롭게 신음을 흘렸다.
“흐윽...!”
그 괴로워보이는 신음소리가, 13호의 정복욕을 화르륵 불태우며 자극했다.
음액으로 젖은 보지를 비집어 여는 분신에, 한층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아아, 13호님...! 거기가... 커졌어요...! 빡빡해졌어요...!”
눈 앞의 암컷은 아무래도 평균보다 조금 더 작은 사이즈다. 키도, 몸집도.
그래서인지 아무래도 한껏 발기한 자신의 자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양이다.
그러나 그런 것 알 필요도,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암컷이 고통스러운지 아닌지 알 필요 없다. 수컷인 자신이 만족하기만 하면 된다.
“하아... 건방진 보지구나... 암컷 주제에 이리 조이다니....”
“하앗... 아앗... 건방진 보지라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13호님...!”
“유두도 그래. 이렇게 조금만 만져줘도――”
딱 알맞게 부풀어오른 참모의 유방, 그 끝의 연한 분홍빛의 유두에는 양쪽다 아파보이는 집게가 물려있었다. 집게의 끝에는 작은 추가 달려 참모가 움직일 때마다 대롱대롱 흔들렸다.
13호는 그 추를 손가락으로 딱 때렸다.
“히이이이잇~~~?!”
그러자 집게를 통해 전해지는 충격과 진동이, 한껏 민감해진 참모의 유두에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봐라, 이렇게나 느끼다니. 이런 음란한 암컷을 참모로 두다니, 상사로서 걱정되어서 견딜 수가 없구나.”
“아아... 죄송합니다... 칠칠치 못한 암컷 몸으로 참모라니 죄송합니다...!”
찌걱...!
13호가 느긋하게 허리를 왕복시켰다.
“그럼 어떻게 해야한다고?”
“흐이잇... 아... 시, 13호님의 씩씩한 자지로... 이 음란한 암컷을 교육해주세요...! 쓰, 쓸모있는 몸으로 만들어주세요...!”
짜악!
흔들리는, 작지만 탐스러운 새하얀 엉덩이를 세게 때려주자, 참모가 다시금 신음을 흘렸다.
“안 돼. 이 칠칠치 못한 몸을 어떻게 쓸모있는 것으로 만들란 말이냐.”
“그럴 수가... 흐앙... 죄송합니다... 앙... 으, 음란하고... 치, 칠칠치 못한 몸이라 죄송합니다앗...!”
“이래서야 고작해야 오나홀... 잘하면 기껏해야 암퇘지가 되는 정도겠지.”
“아, 암퇘지라니, 13호님의 암퇘지가 될 수 있다면 행복합니다... 아아... 암퇘지로 만들어주세요...!”
“암퇘지면 제대로 암퇘지처럼 울어봐라.”
“꾸, 꿀...!”
“좀 더 크게!”
짜악!
“하익... 꾸, 꾸우우울...!”
즐겁다.
이것이 암컷을 지배하는 쾌감. 자신이 허리를 왕복시킬 때마다, 눈 앞에 있는 암컷은 아무것도 못하고 꿈틀거리며 교성을 지른다.
자신에게 굴복하는 모습을 볼수록, 더더욱 힘을 과시하고 싶어진다. 더더욱 난폭하게 대하고 싶다.
13호는 참모의 아름다운 은발을 더 난폭하게 잡아당기며, 허리를 왕복시켰다. 다른 한 손으로는 짝짝 참모의 엉덩이며 허리, 등짝을 때리며 표시하듯 빨간 손자국을 남겼다. 때로는 집게에 물린 유두를 난폭하게 잡아당기기도 했다.
이것도 저것도 쾌락을 주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라, 오로지 우위를 보이려는 의도의 아프게 만드는 행위.
이러한 행위가 거듭될수록 저 청초한 얼굴이 일그러지고, 꼴사납게 괴로워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참모, 참모...! 넌 내 암컷이다... 나만의 꼴사나운 암컷이라고...! 알겠냐...?”
“히으윽... 꾸, 꿀... 그렇습니다... 저는 13호님만의... 하아악... 너, 너무 세엣... 보, 보지가 부서져엇...!”
“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부서져! 부서져라, 참모! 수컷의 자지에 부서져라, 이 음란한 암커――”
“이 쓰레기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뿌헉?!”
기고만장하게 흉소를 터뜨리던 13호는.
그러나 옆머리를 가격하는 거센 날아차기에 그대로 휘꺽 날아가, 쌓여있던 잡동사니 사이에 꼴사납게 처박혔다.
* * *
‘Fuck! God Damn! 말도 안 돼! 이런 남자인 줄 몰랐어!’
클럽은 격분하고 있었다.
비록 적인 처지이기는 하나, 이 【어비스】를 오랜기간 지켜봐왔던 그녀는 그래도 나름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
13호는 근성도 없고 쓰레기고 오물 덩어리고 최악인 남자이지만, 그래도 적인 자신을 세뇌해놓고서도 단순한 물건 취급하지 않고 나름 정중하게 대해준, 최저이긴하나 그래도 인간 된 도리는 지키는 인간이라고 멋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적어도 근본은 나쁘지 않은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모든 건 착각이었다!
단순히 욕정을 토해내기 위한 성도구 취급하는 것으로 모자라, 여자를 난폭하게 지배하려고 하고.
여자가 괴로워하는 것을 오만하게 와하하 웃으면서 즐기는 쓰레기고.
거기다 심지어, 자신을 따르는 부하까지도 세뇌해서 성욕처리로 쓰는 놈인줄은 몰랐다!
“참모! 참모! 괜찮아요?!”
클럽은 다급하게 참모에게 다가갔다. 아마 자신과 비슷할 정도로 자그마한 몸은, 무거운 폴대에 두 손이 묶여있어 자유롭지 못해보였다.
유두에는 추가 달린 집게가 물려 있어 아파 보였고, 그 외에도 여기저기 남아있는 빨간 자국이 그녀가 얼마나 혹사되었는지 증명해주는 것 같았다.
“아으... 어... 클럽...?”
“Fuck...! 최악이에요, 13호! 최악! Worst! 쓰레기! Fucking Trashhead! 배신했던 도로시면 몰라도, 당신을 그렇게 따르던 참모를 이렇게 대하다니...! 당신이란 사람을 한~참은 잘못 봤네요! 죽어버려!”
음액으로 번들거리는 음경을 덜렁거리며 비틀비틀 일어서는 13호를, 클럽이 대차게 매도했다.
한편으론 참모의 구속을 풀어주고 지키듯 등 뒤로 밀었다.
비록 적이지만, 어쨌든 참모와는 정이 붙은데다 지금은 같은 여자다. 빌런이고 히어로이고를 떠나, 같은 여자로서 이렇게 난폭하게 다뤄지는 모습은 눈 뜨고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아르릉 거리며 13호를 경계하고 있는데,
“어라... 클럽... 참모... 어라...? 응...? 머리가 아픈데... 어... 내가 왜 여기있더라......?”
13호가 혼란스러워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자세히 보니 눈도 반쯤 풀린게 어딘가 몽롱해보였다.
“Fuck. 정신이 나간건가요 당신? 성욕에 미쳐 몬스터마인이라도 되어버린 건가요?”
“어라... 아니... 난 분명... 참모가 불러서... 음.......”
“――『닫혀라 참깨』. 잠드세요, 13호 님.”
“어.......................라....................?”
갑자기 13호가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으며 쓰러졌다. 그리고는 다시 깨어나지 않았다.
“......?”
“하아, 마침 딱 좋은 부분이었는데 방해를 하다니.... 분위기 파악이란 걸 좀 해주시면 좋았을 텐데요. 하아. 안 그래도 13호님은 보기보다 모럴이 두터운데다, 무엇보다 여성에 대해선 지나치게 쫄보라 여기까지 끌어내기 참 어려웠는데....”
푸념하는 듯한 목소리가 바로 뒤에서 들려왔다.
클럽이 조심조심 뒤를 돌아보니, 반짝거리는 은발에 감싸인 청초한 미소녀가 아쉽다는 듯 혀를 차고 있었다.
그 눈은 본 적 없을 정도로 차갑게 식어있었다.
그러나 곧 클럽의 시선을 인식했는지, 금방 속을 알 수 없는 생글거리는 표정으로 바뀌었다.
“...어, 참모 씨. 혹시 13호 씨를....”
“네? 무슨 말씀이신가요? 아, 13호님도 피곤하셨는지 쓰러졌겠다, 아라 양은 일단 다른 데부터 청소하는 게 어떠신가요?”
“아, 어라, 잠깐....”
당황하는 클럽을, 참모가 가녀린 두 팔로 꾸욱 꾸욱 억지로 밀어 방 밖으로 내보냈다.
“Fuck! 지금 뭐였냐고요! 설명해봐요, 참모 씨!”
“음~ 아라 양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요~ 보시는 것처럼 성욕에 타오른 13호님에게 억지로 끌려와서 엉망진창 범해진 것뿐인데요~.”
“당신, 설마 13호를... 거짓말쟁이! 사기꾼이었어!”
참모의 가는 은색 눈씹이 꿈틀 움직였다.
“거짓말쟁이라니, 이 상황에서요?”
“당신 13호 씨를 속이고 있는 거잖아요. 자신의 상사를, 동료를. 거기다 세뇌도구까지 쓴 거죠?”
“예, 뭐, 그게 문제 되는 거 있습니까?”
“......하긴, 빌런들의 일에 제가 참견할 건 없겠죠.”
클럽은 눌을 가늘게 뜬 채 참모를 내려보고, 몸을 홱 돌렸다.
“그치만 조금은 좋게 보고 있었는데... 동료까지 속이며 사는 거짓말쟁이였군요, 참모 씨는.”
“아라양....”
“됐습니다. 어차피 빌런이고, 최악의 쓰레기들이라는 건 알고 있었으니. 그렇네요, 당신 여자가 된지 얼마 안 됐죠. 여자로서의 자신감이 없어서, 반한 남자 한 명 세뇌도구를 이용하지 않으면 꼬시지 못한 그런 거겠죠.”
“.......”
“Fuck. 거기다 방금 그건 뭔가요? 기껏 세뇌한 주제에 당하는 편이 되다니. 마조인 건 알았지만, 하여튼 한심한 여자네요. 여자가 되었으면 남자를 잡아먹고 깔아뭉갤 생각을 해야지, 남자한테 굴복하면서 기뻐하다니, 역시 정상이 아니에요.”
클럽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쏘아붙이더니, 복도 저편으로 건너가려했다.
그러나 참모의 손이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그녀를 붙잡고, 스커트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히윽!?”
“말 잘하네요, 아라 양. 요즘 조교가 부족했던 걸까~?”
............아.
‘큰일났다아~~~~! 아직 철저하게 세뇌당한 척을 해야 하는데~~~~!’
조금 전의 장면이 너무 충격적이었던 터라, 그만 깜빡 잊고 있었다.
지금 클럽이 입고 있는 건, 언제나처럼 지정된 민망할 정도로 천이 적은 야한 메이드복.
그 스커트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온 흰 물고기 같은 손이, 클럽의 민감한 음순을 팬티 위로 자극했다. 그녀를 ‘암캐’이자 ‘성노예’로 만드는 트리거.
문제는 세뇌가 거의 풀려버린 지금 그렇게 극적으로 바뀌는 일은 없다는 것이지만....
“헤, 헤으응~...!”
클럽은 필사적으로 기억을 더듬으며, 기억 속의 『암캐다운 자신』을 연기했다.
지금 자신의 세뇌가 풀리고 있다는 사실을 들켜서는 안 된다.
아직은 이놈들의 뜻대로 당하는 인형이라고 인식시켜야한다...!
‘그래, 지금의 나는 암캐... 암캐다... 암캐야... 암캐인 거야...!’
그녀의 연기력은 코코가 칭찬해주었다.
지금이야말로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부을 때!
거기를 만져주거나, 자그마한 가슴을 만져주거나, 유두를 살짝 꼬집어주는 것만으로 기뻐하는 변태가 되어야한다...!
“음~ 7번대의 히어로 클럽은 어떤 아이였었죠~?”
“아, 아아... 저... 는... 거기를 만져주면 기뻐하고... 작은 가슴을 주물러주면 너무 좋은... 변태입니다... 13호님과... 참모님의... 성처리용 노예입니다... 마음껏 맛봐주세요....”
“좋아요좋아요. 아라 양의 몸은 여자의 몸으로 만져도 즐겁네요~.”
클럽의 몸에 미끄러지는 참모의 손길이, 차츰 노골적이게 변해갔다.
팬티를 옆으로 젖히고 꼭 닫힌 음렬에 침입해 들어온다거나, 뻥 뚫린 겨드랑이쪽 틈새를 통해 손을 집어넣어 그녀의 가슴을 매만진다거나.
“아아~ 이 사바나 대평원 같은 평평한 가슴도 너~무 귀여워요, 아라 양.”
“펴, 평평하지 않앗!”
“예?”
“......아, 하하하. 아뇨... 그게... 조금은... 굴곡이 있지 않나....”
“아뇨, 훌~륭한 대평원이에요.”
클럽은 울상을 지었다.
“농담이고, 조금은 만질만한 구석이 없진 않네요.”
“진짜죠?!”
“그래요, 마치... 레몬――”
“맞아요! 레몬 정도는...!”
“――레몬 껍질 같은....”
“왜 껍질인데?!”
클럽은 연기하는 것도 잊고 빽 소리를 질렀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억울하다. 진짜로! 그래도 조금은 있다고! 봉긋하단 말야! 껍질이면 대여섯겹은 겹친만큼은 있을 거란 말야!
“뭐... 일단 이 정도로 즐기도록 할까요.”
참모는 드디어 클럽을 해방시켜줬다.
클럽은 살짝 원망스러운 눈으로 참모를 노려봤지만, 재빠르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시선을 피했다.
“저, 저는 이만 청소를 하기 위해 가보겠습니다, 참모 씨.”
“네~ 열심히 해주세요~.”
참모가 기분이 좋은 듯 발랄하게 손을 저으며 배웅해주었다.
클럽은 가슴을 후우 쓸어내리며 복도 저편으로 걸어나갔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세뇌가 풀리고 있다는 건 들키지 않은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