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9화 〉1부 12장 15
"푸허억!!"
"가주님!"
물살에 떠밀려온 수보르프는 집사장의 도움을 받아 뭍으로 올라왔다. 물을 한참 게워내던 수보르프는 다리 위에서 울리는 굉음에 정신을 가다듬었다.
"상황은?!"
"라, 라스푸틴 님께서 괴물이 되셨습니다! 협회에서 지정한 예의 '괴인'입니다!"
"쿨럭, 뭐라고?!"
수보르프는 집사들의 부축을 받으며 다리 위로 시선을 돌렸다. 분명 라스푸틴이었던 존재는 제 몸집만한 철퇴를 휘두르며 자신을 쓰러뜨린 광검을 압도하고 있었다.
"저, 저런…!"
수보르프는 혼란에 빠졌다. 분명 가문을 습격한 자는 광검이 분명했고, 라스푸틴은 러시아의 이능력자이며 차기 원탁 후보로 이름이 널리 알려져있던 사내였다.
"저, 저 흉측한 괴물이 라스푸틴이라는 말인가?"
"예! ...마력 패턴 확인이 끝났습니다! 이전보다 색이 조금 더 짙기는 하지만, 분명 라스푸틴 경입니다! 상대는 불명! 하지만 명백히 열세입니다!"
"그런 말도 안 되는...?!"
보기만해도 흉측한 괴물은 압도적인 힘으로 메이스를 휘두르며 쇠꼬챙이 하나 든 청년을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었다.
카앙! 카앙!
수보르프 본인 조차도 상대하기 버겁다고 직감할 정도로, 괴인은 강력한 힘으로 청년을 몰아붙이고 있었고, 청년-광검은 몸을 숙이고 비틀며 라스푸틴의 공격을 흘려냈다.
카앙!
광검이 들고있던 쇠꼬챙이가 라스푸틴의 철퇴에 크게 휘어졌다. 광검은 미련없이 휘어진 쇠꼬챙이를 투척하는 걸로 뒤로 물러섰고, 바닥에 튀어나온 또다른 쇠꼬챙이를 꼬나쥐었다.
그는 마치 별궁으로 가는 길을 틀어막듯 수비를 굳건히 할 뿐이었다. 수보르프는 별궁의 정문을 등지고 선 광검의 모습을 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저래서야 저 남자가 히어로같지 않은가...?"
수보르프는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다른 점은 다 차치하더라도 그는 '라스푸틴이 괴인이다'라는 정보를 너무나도 믿기 어려웠다.
"자네가 말한 그 괴인이 내가 아는 괴인이 맞는가?"
"예! '차원문에서 나오는 귀기의 반응을 가진 인간!' 분명 라스푸틴 경은...괴인입니다!"
집사장은 울분을 토하듯 진실을 밝혔다. 너무나도 머리가 복잡하고 혼란스러웠지만, 수보르프는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하고자 모든 이성을 모아 하나의 기준만으로 판단했다.
- 협회의 히어로이자 지휘관으로서, 현 상황을 타개할 가장 좋은 방책은?
<원수>로서의 감각은 저 괴인을 쓰러뜨려야 한다고 끊임없이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수보르프는 잠시 호흡을 고르고 손목을 입앞으로 들어올렸다.
"가주 님...?"
집사장은 차갑게 굳은 수보르프의 얼굴에 뭐라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스마트 워치에 대고 호령을 하기 전, 수보르프는 집사장과 곁에 있는 가솔들에게 냉철히 명령을 내렸다.
"......협회에 비상 연락을 넣으시게. 모스크바에 있는 B급 이상의 히어로들은 당장 여기로 집결하도록! 상대는...."
수보르프는 눈을 질끈 감고 소리쳤다.
"거대 메이스를 휘두르는 괴인! 라스푸틴이 타락했다!"
1/2의 도박에서 수보르프는 협회의 지휘관으로서 냉철한 판단을 내려 괴인을 향해 요격 지시를 함과 동시에,
"상대하는 금발 청년은 일단 공격하지마라! 당장은 우군이다!"
딸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구렁텅이로 들어간 남자를 딱 한 번 믿어보기로 했다. 수보르프의 외침은 스마트 워치를 통해 전장 전체에 퍼져나갔고, 가솔들은 하나같이 마력을 끌어모아 수보르프의 근처로 집결하여 멀리서나마 라스푸틴을 향해 시위를 겨눴다.
"사격 준비!"
"아, 안 됩니다! 우군도 맞습니다!"
"큭, 무슨 속도가...!"
S급들의 대결이라 그런지 눈으로 따라갈 수 없는 속도였다. 눈이 좋은 사수들은 물론이거니와, A급인 수보르프조차 그들의 전투를 눈으로 따라가기 힘들었다.
"라스푸틴 정지!"
"지금이다! ㅆ-"
그리고 전투가 잠시 소강에빠졌다싶은 순간, 라스푸틴이 메이스를 들고 하늘 높이 뛰어올랐다.
손잡이 위로 막대한 검은 빛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 길이는 눈으로만 봐도 족히 십 수 미터에 이르렀다.
라스푸틴은 그것을 광검을 향해, 다리를 향해 겨누고 있었다.
"저런 미친...?!"
별궁으로 가는 다리를 통째로 내리찍을 것 같은 모습에 수보르프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앞으로 쏠렸다. 라스푸틴이 잡은 손잡이 위로 모이는 마력은 숨이 턱 막힐 것 처럼 흉흉하고 끈적했다.
"위험-"
모두가 라스푸틴의 철퇴에 시선이 집중된 순간, 오직 수보르프만이 그 철퇴를 피하지 않는 광검에게로 시선이 돌아갔다.
"!!"
그리고 수보르프는 보았다. 심드렁한 얼굴로 손을 머리위로 올리는 광검의 손에 들린 아주 작은 금빛의 단검을.
콰------앙!!
철퇴와 단검이 맞부딪혔다. 모두가 광검이 찌그러질 것이며, 다리가 무너질 것이라 예상했다.
.......
놀랍게도 광검은 단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았다. 심지어 다리는 무너지지도 않았다. 전투를 지켜보던 모두가 어안이 벙벙해져있던 그 순간.
콰-----앙!!
거대화된 라스푸틴의 철퇴가 비산하며 폭발했다. 금방이라도 다리를 무너뜨리고 지축을 흔들것만 같았던 신의 철퇴는 먼지마냥 너무나도 쉽게 허공에 흩어졌다.
쿵!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고 철퇴까지 부서진 라스푸틴은 중력에 이끌려 바닥에 고꾸라졌다.
회심의 일격이 무위로 돌아간 것도 모자라, 고작 15cm 가량 되는 작은 단검에 공격이 막히고 파훼되었다는것에 라스푸틴은 말문이 막힌 듯 땅바닥에 주저앉아있었다.
"......."
광검은 그저 덜렁거리는 라스푸틴의 세번째 다리에 눈을 찌푸리고 있었을 뿐이다.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광검은 손짓 한 번으로 라스푸틴의 철퇴를 박살내버렸다.
* * *
"와. 남의 기술 훔쳐가는 거 보소."
"무슨 소리야? 서방님이 뭘 훔쳐? 죽고싶니?"
루살카가 신경질적으로 내게 쏘아붙였다.
라스푸틴보다 광검이 엄청 강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광검이 수비에 집중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루살카는 전전긍긍하며 불안해했다.
"방금 막기 제가 광검 상대로 쓴 기술이거든요."
대전이었던가. 청송의 큐브를 얻으러갔다가 광검과 벌인 초전에서, 나는 광검의 수십 미터 짜리 거검을 악력만으로 쪼개버렸다.
"마력을 외부로 방출시켜 실체화한 무기라는게, 인간의 몸처럼 뼈같은 핵심이 있거든요? 통짜로 마력을 밀어넣을 수 없으니까 뼈대를 세우고 옆에 살을 붙이는 건데-"
"결론만 말하렴."
"......뼈대를 공략해서 무기를 부수는 거예요."
내 대답또한 퉁명스러웠지만, 루살카는 입꼬리를 씰룩이며 남편의 무용에 기뻐했다.
"역시 우리 서방님이야. 저 거대한 메이스를 앞에 두고도 눈도 깜짝 안하시다니."
"내 기술이라니까요."
"알게 뭐야. 특허라도 받았니?"
"......쳇."
루살카는 광검 편이지 내 편이 아니다. 이제는 자신보다 강해진 남편의 활약에 싱글벙글하던 루살카는 조울증에 걸린 사람마냥 다시 불안감을 내비쳤다.
"서방님이 왜 검을 안 쓰시지? 남들 눈을 신경쓰는 건가?"
"그렇죠. 자기 광검인 거 안 들키려고 무기도 숨기는 데. 궁극기도 썼잖아요? 다시 쓰려면 시간 좀 지나야 할 걸요."
"그럼 계속 저걸 지켜봐야한다는 거야?"
회심의 일격이 무위로 돌아간 라스푸틴은 괴성을 지르며 광검에게 달려들었다.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철퇴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며, 광검은 시간을 벌고 있었다.
"그냥 이렇게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진정하세요. 라스푸틴 저기 딱딱해진 거 안 보여요? 남편이 보는 앞에서 큥큥 당하고 싶어요?"
"말이라도 못하면. 멀리서 도와주면 되잖니!"
루살카는 빽 소리를 지르며 베란다로 나섰다. 결계 밖으로 나간 루살카는 두 손을 하늘 높이 들어올렸다.
"그걸 못 참아가지고. 어휴."
나는 호수의 물이 다리 위로 치솟는 것을 보고 보드카의 위에 불을 붙였다.
"오."
거나하게 취해있던 환룡은 내 묘기에 놀랐고, 나는 푸른 불꽃이 타고 있는 보드카 잔을 내밀었다.
"짠."
"헤헤."
환룡은 내 어깨에 머리를 이고 불타는 보드카를 원샷으로 들이켰다.
"히히히...."
"우리는 싸움구경이나 하지."
여차하면 뛰쳐나가겠지만, 괜히 부부가 함께 싸우는데 끼어들 필요는 없었다.
"장관이네. 정말."
호수에서 솟구친 물이 다리를 돔처럼 감싸안기 시작했다.
"남편 마음껏 날뛰게 전장 만들어주는 거 보소."
"저런 걸 두고 내조라고 하는 걸까?"
"틀렸.... 아니, 맞나."
딱히 부럽지는 않았다.
...아마도.
* * *
루살카가 조종하는 물의 결계가 두 남자를 감싸안았다. 이미 아내의 이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던 광검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고, DD는 전장이 외부와 차단되는 것에 격분했다.
[으오오! 나를 가둬?! 그렇군! 보기 흉하다고 가두는 것이야! 내 성기가 보기 더러워서!]
DD는 절규하듯 자신의 울분을 토해냈다. 광검은 그런 DD의 모습에 혀를 차며 손에서 금빛의 검을 만들어냈다.
"세상 누구도 네 걸 크다고 더럽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그냥 부럽다고 생각하겠지."
[뭣....]
광검은 검으로 DD의 꼿꼿하게 선 세 번째 다리를 가리켰다.
"하지만 그렇게 발기하고 다니니까 사람들이 보기 그렇다고 하는 거지. 이거 완전 순 자격지심 덩어리군 그래."
[어이가 없군! 이해할 수 없어!]
DD가 양손에 마력을 모았다. 광검의 단검에 의해 부서진 거대 메이스와 똑같이 생긴 메이스가 DD의 손에 들렸으나, 그 크기는 어린 아이의 손에 들린 마라카스마냥 이전보다 훨씬 작았다.
[너도 보았을 것이다! 흑사갈의 흔들리는 젖을! 사람들은 그걸 두고 더럽다고 말하던가? 아니야! 기뻐했지! 더 흔들어대라고 환호했어!]
"......."
광검은 고개를 푹 숙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완전히 괴인으로서 본모습을 드러낸 영향인지, DD는 분명히 폭주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왜 내 것에 대해서는 더럽다, 불결하다고 말하는 가!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어! 크면 좋다고 하던 사람들이 누구란 말인가!!]
"나는 네가 지금 왜 이러는지부터 이해할 수 없는데."
광검은 DD를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이해하기 싫었다. 이미 광검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DD는 정말 별것도 아닌 이유로 삐뚤어진 광인(狂人)에 대해 이해하는 자가 있다면 이미 미쳐버린 존재일 것이다.
"하지만 이거 하나는 확실히 알겠다."
광검의 검이 그 어느때보다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거기가 너무 커서 잘못된 길을 걷기 시작했다면, 내가 그 싹을 잘라주마."
광검이 느긋한 발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양손에 꽉 붙잡은 금빛의 검만 아니었으면 그는 산책을 나온 것이라 오해할 법도 했다.
[우오오!]
선공은 DD. 자신이 마력을 한데모아 휘둘렀던 신의 철퇴가 고작 일격에 막혔다는 것을 그는 믿을 수 없었다. DD는 좌우로 팔을 휘두르며 광검을 곤죽낼 것 마냥 메이스를 휘둘렀다.
카앙, 카앙!
광검은 쇠꼬챙이 하나를 이용해 수비에 전념하던 때와 똑같은 움직임으로 메이스를 막아냈다. 그러나 공격을 당할 때마다 휘어지던 쇠꼬챙이와는 달리, 광검의 마력이 집약된 검은 부서지기는 커녕 오히려 메이스를 깎아내기 시작했다.
[크오오!]
"시끄럽다."
광검은 늘어뜨린 검을 빛처럼 휘둘렀다. 머리 위로 치켜들었던 메이스가 손잡이부터 동강났다. 광검이 다른 검을 휘둘러 잘려나간 메이스를 다시 검으로 베었고, 뭉쳐있던 마력의 핵심이 끊어지며 메이스는 파괴되었다.
[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거 참 말 많네."
광검은 한시라도 빨리 별궁의 첨탑에 올라 아내를 맞이하고 싶었다. 굳이 눈앞의 광인을 상대로 전투를 길게 이어나갈 필요는 없었고, 광검은 호흡을 고르며 전신에 마력을 둘렀다.
[크아아아악!!]
DD가 전신에서 마력을 방출했다. 끈적하고 후덥지근한 어둠이 안개처럼 DD의 몸에서 흘러나와 주변을 잠식해 들어갔다.
꾸드득! 꾸드득!
귀를 거스르게하는 소리와 함께 DD의 몸은 주변 어둠과 동화되었다. 그나마 인간의 형태를 갖추고 있던 DD의 몸은 주변의 어둠을 집어삼키며 더욱 몸집을 불려나갔다. 그에 따라 덜렁거리던 그의 물건도 함께 크기가 커졌다.
[우오오옷!]
"미치겠군, 정말."
광검은 점점더 커져만가는 DD의 모습에 그만 기가 질려버렸다. 이대로 계속 가만히 내버려뒀다가는 그의 흉물이 어지간한 성인 남자보다 더 커질 것 같았다.
"변신이라도 하는 건가.... 하."
광검은 지척까지 다가온 DD의 어둠에 자조하며 검을 들어올렸다.
"루살카 트라우마 일으키겠어."
변신 중에 찌르는 건 광검 부부에게 있어서 깊은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스위치나 다름없었지만, 광검은 마음을 굳게 다잡으며 검에 마력을 불어넣었다.
"하-압!"
짧은 기합과 함께, 광검은 전방으로 달렸다. 몸을 좀먹으려 드는 어둠을 뚫고, 어느덧 7m를 훌쩍 넘긴 DD의 발가락 앞에서 크게 위로 솟구쳤다.
[우오오오오!]
DD는 아래에서 솟아오르는 광검을 잡으려 상체를 숙였다. 몸안에서 방출하는 짙은 어둠으로는 광검을 막을 수 없었고, 솥뚜껑만한 손으로 광검을 직접 잡아 낚아채려고 했다.
그러나 광검의 움직임은 DD가 굼떠보이게 할 정도로 훨씬 빨랐다. 광검은 팔을 X자로 교차하며 검을 좌우로 늘어뜨렸다. 철판보다 더 탄탄해보이는 검은 기둥의 지척에 다다른 순간, 광검은 역겨움을 참아내고 팔을 좌우로 휘둘렀다.
서걱-!
기둥이 오이마냥 잘려나갔다. 한창 몸집을 불려나가던 DD의 움직임이 석상처럼 굳어버렸다. 광검은 뛰어오르던 반동을 이용해 잘라낸 기둥의 단면에 검을 꽂은 뒤, 허공에서 몸을 비틀어 수평으로 누웠다.
부웅-!
DD의 손아귀가 힘없이 광검의 몸을 스쳤다. 두 손가락 사이의 틈으로 아슬아슬하게 몸을 비집고 들어간 광검은 손에서 검을 놓으며 박아넣은 검의 손잡이를 발로 디뎠다.
"흥."
광검은 입을 쩍 벌리고 고통을 호소하는 DD를 한 차례 비웃은 뒤, 검의 손잡이를 발로 차며 검을 쑤셔넣었다. 그 반동을 이용해 광검은 DD의 몸에서 물러났다.
[캬아아아악!!]
DD의 하반신에서 짙은 어둠의 손길이 수십가닥 나타나 광검을 붙잡으려 했다. 하지만 손잡이를 차는 것으로 공중에 뛰어오른 광검은 빙그르르 공중제비를 돌며 DD로부터 크게 물러섰다.
쿵!
잘려나간 기둥이 바닥에 떨어짐과 동시에, 광검은 낙법을 취하며 바닥에 착지했다.
쏴아아-
그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처럼 물의 결계가 폭포처럼 흘러내렸다. 광검은 자신에게 묻은 더러움을 씻겨내리는 사랑하는 이의 손길을 만끽하며, 호수로 흘러내리는 폭포수에 몸을 맡겼다.
"시도 때도 없이 빳빳하게 세우니까 사람들이 더럽다고 하는 거다."
광검 허윤환.
임무 완료.
결계가 사라진 다리 위에는 9m의 거대 괴인이 무릎을 꿇은채 기절해있었고, 그의 앞에는 2m길이의 검은 원통이 자리잡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