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25화 〉IF Route, Bad Ending # 061
IF Route는 본편과는 관계없는, 본편에서 파생된 가상의 시나리오입니다.
보시는 분에 따라서 불쾌감이 들 수 있으니, 본편을 보실 분은 다음 장으로 바로 넘어가셔도 내용 이해에 문제가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캐릭터 붕괴도 있을 수 있으니, 유념하여 주십시오.
* * *
중국 히어로들은 완고했다.
강에서 대치하던 팬텀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름에도, 히어로들은 여전히 강에 발을 디디려 애를 썼다.
어떻게 할까.
팬텀이 한창 고민하던 찰나, 짜증이 난 나머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소리를 내뱉었다.
"한 발자국만 더 움직이면 이 여자를 이 자리에서 범하겠어!!"
히어로들의 발걸음이 일제히 멈췄다. 사재는 재빨리 봉효에게 연락을 했다. 잠시 시간이 흐르고, 봉효는 평소보다는 길게 글자를 보내왔다.
[可能.]
린레이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소리쳤다.
"범해라!"
주변 히어로들의 표정이 굳었다. 그러나 곧 그 속에 숨어있던 동창의 히어로들이 그게 주군의 뜻임을 깨닫고, 함께 소리치기 시작했다.
"범해라!"
"범해라!"
강 너머에서 소리치는 히어로들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결연했다. 막상 소리를 지른 팬텀이 기가 죽어, 어쩔줄 몰라했다.
"......어쩌지?"
[별수 있나. 해야지.]
"누가?"
피닉스는 손가락으로 저와 팬텀을 가리켰다. 팬텀이 혀로 입술을 핥으며 촉수를 바짝 세웠다.
H H H
촉수가 샤오린의 두 팔을 묶었다. 기절해있던 샤오린은 패배한 포로처럼 촉수에 들려 다리 끝에 걸쳐 섰다.
찌직! 샤오린의 뒤에 선 피닉스가 우악스럽게 녹색의 전포를 전부 찢어버렸다. 펑퍼짐한 전포 사이로 붉은 두도우(肚兜)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꿀꺽. 남자들이 침을 삼켰다. 샤오린이 운장임을 아는 이든 모르는 이든 가녀린 나신의 여성이 야외에서 괴인의 손에 범해진다는 이 외설적인 상황은 이성적으로 쉬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그들은 듣고 말았다. 의식을 잃은 샤오린의 가슴을 괴인이 움켜쥐는 순간, 샤오린이 달뜬 숨을 내뱉는 것을.
"하아."
중성적인 신음은 분명 운장의 기함(氣陷)과 비슷했다. 크지는 않지만 두도우 아래에 봉긋 솟아오른 가슴은 분명히 제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었다.
피닉스가 두도우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갈비뼈를 스치고 오른 피닉스의 장갑에 샤오린의 상체가 한껏 올려졌다.
"오오, 오오!"
남자들은 어느새 관객이 되었다. 히어로로서의 사명은 이미 잊은 지 오래였다. 피닉스는 관객들을 놀리듯 손가락을 찢어 두 둔덕을 들어 올렸다 내렸다.
"...장난칠래?"
[재밌지 않나.]
팬텀이 한숨을 내쉬었다. 촉수로 두 다리를 붙잡아 지탱하고, 두팔을 묶은 촉수를 슬쩍 앞으로 밀었다. 피닉스가 다른 손으로 샤오린의 골반을 붙잡았다.
"우오오?!"
다리는 곧게 세운 채, 허리는 앞으로 숙어졌다. 그러면서도 두 팔은 촉수에 의해 위로 들렸다.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해 고개는 아래로 떨구었지만, 들어 올려진 팔 덕분에 등허리가 반달같은 아치형을 그렸다.
피닉스는 제 허벅지로 샤오린의 볼기를 받쳤다. 반 정도 남은 녹색 전포가 엉덩이골에 걸려 치마처럼 남아있었다. 피닉스가 팬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데.]
"유이신으로 연습 좀 했지. 나 좀 잘해?"
[이리 와라.]
피닉스가 팬텀의 허리를 안아 가슴을 움켜쥐었다. 팬텀은 피닉스에 안기면서도 촉수로 샤오린의 옷을 조금씩 벗기기 시작했다.
"부럽다...."
린레이는 저도 모르게 본심을 내뱉었다. 저 괴인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두 여자를 한 번에 안는 것에 질시가 들었다. 하지만 그보다도 외설적인 장면에 음심이 솟구쳤다.
"아흐, 흐아아...."
팬텀이 촉수로 샤오린의 배를 휘감았다. 피닉스는 팬텀의 코트 안으로 오른손을 집어넣어 가슴을 희롱하다가, 왼손으로는 샤오린의 두도우의 끈에 손을 집어넣어 그대로 위로 잡아당겼다.
찌직! 얇은 끈이 끊어지고, 두도우는 그대로 바닥에 흘러 강물에 떨어졌다. 꽉 조여놓은 샤오린의 가슴이 그대로 바닥으로 늘어졌다.
"......으응?"
샤오린이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희미해져 있던 의식이 돌아오자, 강 너머에서 저를 바라보는 남자들이 두 눈에 들어왔다.
"......아아?"
남자들의 눈에는 음심이 가득했다. 가면을 쓰고 있을 때는 한 번도 받아보지 못했던 눈빛으로 저를 바라보는 것에 샤오린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찰싹! 엉덩이에서 따가운 충격이 느껴졌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고통에 샤오린은 눈물이 핑 돌았다.
"아흑?!"
[네 덕분에 기억났다. 이 여자, 이런 걸 좋아했지.]
"흐흥. 어떤 거? 야외 노출 플레이? 아니면 스팽킹?"
[둘 다.]
찰싹! 피닉스의 손이 이번에는 다른 쪽 엉덩이를 때렸다. 보름달같은 엉덩이는 크게 흔들렸고, 샤오린은 저도 모르게 숨을 토해냈다.
"꺄흑!"
샤오린은 입을 다물었다. 방금 누가 이런 천박한 소리를 냈단 말인가. 부끄러움에 황급히 고개를 들었다.
"와......."
남자들이 감탄사를 내뱉었다. 특히 샤오린이 운장이라고 알고 있던 이들이 더욱더 짙은 침음성을 흘렸다.
"......이건."
[패장의 말로지. 샤오린.]
"......그렇군요. 저는 당신에게 패배한 거군요?"
샤오린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떨구었다. 팬텀이 마구잡이로 흘러내린 흑발을 가지런히 묶어 잡아당겼다.
"흐윽?!"
"얘 머리 진짜 기네. 불쌍하게 이걸 수염으로 속이고 다녔단 말야?"
[미염공을 흉내내야 했으니까.]
"꺄하악!"
피닉스가 양손으로 동시에 엉덩이를 치며 꽉 움켜쥐었다. 충격에 전포가 그대로 흘러내리고, 샤오린은 참지 못한 비명을 그대로 토해냈다.
"하아, 하아."
상체가 들어 올려진 샤오린은 입술을 깨물었다. 피학적인 제 모습에 부하들은 분명히 기뻐하고 있다. 팬텀이 머리칼을 가지런히 정돈해 겨드랑이 아래로 흘렸다.
샤오린은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이 아가씨,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나 하는 걸까?"
팬텀이 촉수로 샤오린의 고개를 들어 올렸다.
"이봐요, 샤오린 님. 당신 지금 범해지는 거야. 알기나 해?"
"패자는 말이 없습니다. 그대로 따라야죠. 어차피 제가 지는 순간, 저는 집으로 돌아가도 비슷한 운명이 되었을 겁니다."
샤오린의 눈에 비참한 빛이 스쳤다. 팬텀은 그에 동정심이 스쳤는지, 피닉스를 올려다봤다.
"어쩌지? 나 못하겠어."
[......내가 하지.]
피닉스가 손가락을 튕겼다. 하체를 가리던 갑주가 하나둘 사라지고, 불꽃으로 이루어진 다리만 홀연히 남았다. 팬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거 탈착 가능한 거였어?"
[이런 것도 가능하지.]
샤오린에게서 한 발짝 물러선 피닉스가 사타구니를 향해 손을 뻗었다. 고간에서 피어오른 불꽃이 슬며시 솟아올라 막대기 형태의 기둥을 만들어냈다. 팬텀이 두 손으로 입을 막았다.
"와, 소름."
[웃는 거 다 보인다.]
"나중에 나한테도 해줄 거야? 응? 나 지금 엄청나게 도와주고 있잖아."
[......상황봐서.]
가면 아래 팬텀의 눈이 반달처럼 휘었다. 샤오린은 비록 뒤를 보지는 못했지만, 제 치골에 닿는 뜨거운 감각에 달뜬 숨을 내쉬었다.
"......시작하시죠. 저는 준비가-흐윽?!"
전희도 없이, 피닉스는 제 불기둥을 샤오린의 구멍에 박아넣었다. 발가락부터 정수리까지 전신에 힘이 들어가, 팬텀의 촉수가 휘청거릴 정도였다. 샤오린은 비명을 내뱉었다.
"아, 하악!"
"......이봐요. 잘못 박았잖아."
팬텀이 촉수를 다시 들어 올리며 지적했다. 어느새 건틀릿까지 해제한 피닉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대로 박았다.]
"......거기에?"
피닉스의 불기둥은 샤오린의 후장을 찔렀다. 샤오린은 생전 처음 느끼는 고통에 입을 다물 수 없었고, 침이 뚝뚝 흘렀다.
[놓아도 된다. 내가 잡겠다.]
피닉스가 샤오린의 손목을 잡았다. 샤오린의 고개가 그대로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흐응, 흐으으, 하악!"
움직이지도 않았지만 샤오린은 신음을 멈추지 못했다. 피닉스가 샤오린의 손목을 모아 왼손으로 잡은 뒤, 오른손으로 엉덩이를 강하게 내리쳤다.
"아악!"
샤오린이 상체를 들었다. 다시 등허리가 활처럼 휘어졌다. 겨드랑이 사이로 흘러내린 흑발이 앞뒤로 크게 움직였다.
[다른 쪽은 몰라도 이쪽은 첫 경험이지. 안 그런가?]
피닉스가 샤오린의 목을 움켜쥐었다. 샤오린은 이를 악물며 고통을 참아냈다.
"맞...습니다."
"어머. 그럼 유경험자란 소리네?"
팬텀이 촉수 하나를 세워 손으로 쓱 쓸었다. 첨단이 서서히 변형되어 팬텀의 의도가 훤히 보였으나, 피닉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쪽은 하지 않는다. 얘 싫어해.]
"...응? 아, 알겠어. ......칫. 그래, 어디 혼자 즐겨보셔. 대신 나중에...잊지마."
팬텀이 슬쩍 뒤로 물러섰다. 명백히 삐친 모습에 피닉스가 습관처럼 손가락을 두드렸다.
[......나중에 따로 풀어줘야겠군.]
"죄송합니다. 저 때문에...."
걱정어린 샤오린의 목소리에 피닉스가 강하게 허리를 앞으로 튕겼다. 샤오린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너는 긴장감을 좀 가져라. 지금 너는 내게 범해지는 거다.]
"흐으윽, 후으. ...패장은 말이 없는 법이죠. 그리고...."
샤오린은 오히려 엉덩이를 슬쩍 좌우로 흔들었다. 피닉스의 불기둥을 더 제 안으로 넣으려는 움직임에 피닉스가 오히려 굳어버렸다.
"저보다 강한 남자에게 제 몸을 드린다면, 얼마든지-"
찰싹!
"흐으읍!"
샤오린은 어떻게든 고통의 비명을 삼켰다. 입술 사이로 침이 흘러나오고, 피닉스는 목을 조른 손을 턱으로 뻗어 샤오린의 입을 강제로 열었다.
샤오린은 제 입에 들어온 손가락을 아이처럼 핥았다. 어느새 샤오린의 상체는 곧게 세워졌다.
[자. 너를 보고 있는 네 부하에게 말해라.]
"녜...?"
피닉스가 샤오린의 턱을 움켜쥐고 파노라마 사진을 찍듯 천천히 돌렸다. 샤오린은 저를 보며 숨을 헐떡이는 남자들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30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제 명령에 죽으라면 죽던 히어로들이, 이제는 저를 깔보는 얼굴로 제 앞섶을 적시고 있다. 붉은 머리띠를 한 히어로 하나는 아예 바지를 벗고 피닉스가 저인 양 물건을 세워 수음하고 있다.
샤오린은 부끄러움에 얼굴을 가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 부끄러움이 어째서인지 싫지가 않았다.
[한 가지 알려줄까?]
피닉스가 샤오린의 귓가에 대고 웃었다.
[지금 이 상황을 누가 보고 있을 것 같나?]
"네?! 설마, 아악!"
피닉스가 다시 허리를 튕겨 올렸다. 장을 그대로 때리는듯한 충격에 죽을 것처럼 고통스러웠지만, 샤오린은 붉어진 얼굴로 피닉스의 답을 기다렸다.
"누, 누가 보고 있어요?!"
[네 친부.]
샤오린의 얼굴에 금이 갔다. 눈에 맺힌 눈물이 뚝 흘러내렸지만, 곧 눈꼬리가 접혔다.
[즐겁지 않나? 저 너머에서 그 남자가 네 흐트러진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는 게.]
"그, 그렇지 않, 아악!"
피닉스가 본격적으로 허리를 튕겨 올리기 시작했다. 발이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몸이 들어 올려지는 것도 모른 채, 샤오린은 신음 섞인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마구 흔들었다.
[너를 구속했던 남자에게 네 진짜 모습을 보여주는 거다. 항상 머릿속으로 망상하지 않았나?]
피닉스가 샤오린의 가슴을 움켜쥐며 강하게 잡아당겼다. 샤오린의 등이 피닉스의 가슴팍에 딱 붙고, 두 다리가 공중에 그대로 떴다.
[강자에게 능욕당하는 네 모습을. 그리고 그걸 보고 있을 네 친부를.]
"...헤, 헤헤."
샤오린의 눈이 풀렸다. 속마음을 들킨 어린아이처럼 게슴츠레 눈을 떴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도망치지 말고 바로 패배할 걸 그랬어요."
[......눈치챘군.]
샤오린은 고개를 젖혀 피닉스의 어깨에 올렸다. 자연히 두 다리가 좌우로 쭉 벌어졌다.
"?!?!"
M자를 그리며 활짝 열린 샤오린의 음부에 남자들이 경악했다. 조금 전까지는 촉수와 괴인에 의해 강제로 당하고 있었지만, 그 행위는 분명 샤오린이 스스로 열어젖힌 게 분명했다.
피닉스는 오른손으로 샤오린의 가슴을 움켜쥐고, 왼손으로 음부를 쓸었다. 샤오린은 그 손길에 가볍게 절정했다.
"흐으윽!"
[저 남자, 아무래도 너를 직접 찍어서 보내는 것 같군.]
피닉스가 다리 위의 남자를 눈으로 가리켰다. 붉은 머리띠의 남자는 한 손으로 제 음부를 조물거리면서도, 다른 한 손은 스마트워치를 샤오린을 향해 비추고 있었다.
[자.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해라. 나는 네 원하는 대로 해줄 테니.]
그 말을 끝으로 피닉스는 아무 말 없이 허리놈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샤오린은 흔들리는 와중에도 머리칼을 쓸어 제 앞으로 정돈하고는 저를 찍는 카메라를 향해 말했다.
"흐윽, 보고, 계신가요? 국장님?"
찰싹! 피닉스의 손이 샤오린의 가슴을 우악스럽게 움켜쥐었다. 복숭아 같은 유방이 탐스럽게 솟아오르며, 샤오린은 제 입 사이로 흐른 머리칼을 깨물며 말을 이었다.
"저, 패배했어요! 저보다 강한 무인에게!"
피닉스는 기둥을 찌르면서도 손을 쉬지 않았다. 음부를 자극하던 왼손의 손가락을 세워 본격적으로 샤오린의 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흐, 흐아앙! 져서 죄송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찌걱, 찌걱! 샤오린의 음부에서 투명한 액체가 분수처럼 쏟아졌다. 피닉스가 살짝 상체를 숙였고, 동시에 샤오린의 몸도 다시 활처럼 휘었다.
"그치만, 저보다 강한 사람인걸요! 그래요! 이건 싸움에서 진 패자의 말로인 거예요!"
[이렇게 한 번 해보는 건 어떤가?]
피닉스가 가슴을 희롱하던 손으로 샤오린의 목을 붙잡았다. 개처럼 헐떡이던 샤오린은 그 말을 듣고 양손을 들어 올렸다.
"흐아아, 아앙! 여러분, 죄송해요! 저는 이 사람에게 싸움으로도 패배하고-"
샤오린은 들어 올린 양손의 검지와 중지를 펼쳤다. 깔끔한 V자였다. 샤오린의 입가에 침이 흘렀다.
"자○에도, 져버릴 것 같아요오오!"
[...형상만 그렇지만.]
"흐아앙!"
샤오린은 그 어느 때보다도 기쁜 미소를 지으며 조수를 뿜었다. 남자들은 강제로 범해지고 있는 와중에도 저리도 기뻐하는 샤오린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 네 본심을 말해봐.]
피닉스가 악마같이 속삭였다. 마지막 심지를 잡고 있던 샤오린은 피닉스의 말에 퓨즈가 끊긴 듯 소리를 질렀다.
"운장 행세 따위 하기도 싫었어요! 가면 쓰기도 싫고! 맨날 머리카락 수염처럼 쓸고 다니는 것도 싫고!"
샤오린은 제 본심을 마력까지 실어가며 소리 질렀다. 막 사정을 하려던 남자는 멍한 얼굴로 제 물건을 잡았다.
"하아앙! 나도 남들처럼 꾸며보고도 싶었고, 내 얼굴 밖에 드러내고 싶었다고요!"
[얼굴을 가리고 몸캠 사진을 찍다가 걸린 건 얘기하지 않는 건가?]
"죄, 죄송해요! 저 사실은 제 몸을 찍어서 커뮤니티에 올린 적도 있어요! SR6974, 그거 사실 저예요, 햐아악!"
[그래. 중증의 노출증 변태. 그게 가면 아래 숨긴 네 민낯이지. 그거로 끝인가?]
"아, 아뇨! 저 사실, 흐아앙! 속옷 없이 전포만 입고 싸운 적도 있어요! 흐, 흑전갈 잡을 때! 노팬티에 노브라로 싸워서 이겼어요! 하아앙!!"
피닉스가 조금씩 앞으로 걸어가며 다리 끝에 섰다. 샤오린은 피닉스가 기둥을 빼버리기만 해도 강에 떨어질 걸 알면서도, 남자들의 시선에 더욱 가까워졌다는 것에 환희했다.
"좀 더, 좀 더 저를 봐주세요! 진짜 저를! 운장이 아니라, 그 아래에 숨어있던 진짜 샤오린을!"
[싼다.]
피닉스가 샤오린의 양 골반을 붙잡고 크게 튕겨 올렸다. 샤오린은 제 장을 역류하는 유형의 마력에 아랫입술을 깨물며 자지러졌다.
"흐이이잇?!"
[고개를 떨구면 안 되지.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
피닉스의 말에 샤오린은 절정을 참아내며 겨우 고개를 들었다.
"흐으응, 누, 누구에게요? 아버님께는-"
[아니, 이걸 보고 있을 전 세계 여러분들께.]
샤오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피닉스가 샤오린의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고 들어 올렸다.
[설마 생각하지도 못했나?]
"아, 하하하. 그러면 말예요."
샤오린이 야릇한 미소로 제 음부를 슬쩍 벌렸다. 이미 심적 브레이크는 무너진 지 오래였다.
"이왕 하는 거, 끝까지 해주시겠어요? 패배자에게 벌을...내려주세요."
[얼마든지.]
서안에 차원문이 열리기 전까지, 다리 위의 열락 행위는 계속되었다.
* * *
"......불쾌하군."
모택평은 손가락을 들어 제 책상 위의 버튼을 눌렀다. 붉은 버튼이 꾹 아래로 들어가고, 마력으로 된 신호가 빠르게 전해졌다.
"아, 아버님?! 무슨?!"
옆에 있던 모택평의 아들, 동창의 제독인 <봉효>가 화들짝 놀랐다.
"그건 핵단추 아닙니까?!"
"개 같으니 다 타죽으라지. 난 저런 걸레 같은 딸을 둔 적이 없다."
모택평은 편안한 얼굴로 의자에 몸을 눕혔다.
"그 어미에 그 딸이군. 정말."
[구, 국장?! 갑자기 핵이 발사되었네?! 나는 아무것도 만지지 않았어?!]
놀란 청년 주석이 급히 모택평에게 연락을 걸었으나, 모택평은 심드렁한 얼굴로 주석의 스크린을 내려버렸다.
구구구.
지축을 울리는 소리와 함께 탄두를 실은 미사일이 단둥을 향해 날아갔다. 모택평은 축배를 들어 올렸다.
"이 쓰레기 같은 세상, 내 손으로 다 터뜨려주마."
* * *
뀨?
뉴클리언이 잠에서 깨어났다. 땅밑까지 흐르는 방사능 냄새에 뉴클리언은 슬며시 기지개를 켜며 몸을 떨었다.
배가 고프다.
뀨아앙-
뉴클리언은 하품을 하며 땅굴 속에서 서서히 지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이계의 신이 눈을 떴다.
저를 부르는 하수인의 인도에 따라 이계의 신은 발걸음을 옮겼다.
모처럼 잠에서 깨 별을 먹어치우려 했던 이계의 신은 이미 생명체가 없는 별에 싫증이 났다.
콰직.
성주는 그대로 이계의 신의 손에 짓이겨졌다.
이계의 신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