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0화 〉2부 1장 20
라온의 약점은 가슴이다.
이능력자 적으로도, 히로인 적으로도 라온은 가슴이 약한 존재다. D컵이나 되는 참젖의 보유자가 왜 가슴이 약점인가 하면, 그녀가 이능력자로 각성하면서 겪어온 성장 배경에 그 이유가 있었다.
"라온아, 가슴 흔들어도 돼?"
도리도리. 설육을 섞던 라온은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간절한 내 부탁은 어지간해서 들어주겠지만, 이렇게 살을 맞대고 본심을 마음껏 드러내는 상황에서는 그녀의 본심이 튀어나왔다.
"알았어, 꽉 잡아줄게."
"녜...."
나는 라온의 가슴을 세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상체를 잡아당겨, 그녀의 등에 내 가슴이 닿도록 꽉 잡아당겼다. 덕분에 자지가 살짝 밖으로 밀려나오기는 했지만, 오히려 라온은 그에 더욱 반응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와락.
나는 라온의 유두를 붙잡고 가슴을 넓게 펼쳐잡았다. 라온의 눈에는 안도감이 깃들기 시작했고, 나는 라온의 가슴을 잡고 하체의 움직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몸은 격렬히 떨린다. 킹 사이즈 침대가 순간 삐걱거릴 정도로 움직임은 격했다. 절반도 들어가지 않은 자지는 라온의 안을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며 라온을 연신 자극시켰다.
"하아, 하아."
라온은 숨을 헐떡였다. 허공에 뉘여진 손은 어디로 갈 지 몰라 방황하고 있었다. 만약 내가 가슴을 붙잡지 않았다면, 그녀는 자신의 컴플렉스인 가슴을 스스로 붙잡고 있었으리라.
"우리 라온이랑 배 맞춰보니까 알겠네. 가슴 흔들리는 거 싫지?"
"그렇, 습니다...하아아."
"네가 어떻게 다쳤는 지 봤어. 네 심장을 찌른 빌런...네 가슴을 두고 음담패설을 지껄였지. 그치?"
"그랬습니다, 제 가슴을 두고, 빨고 싶니 뭐니 하면서...흐읏."
찌걱. 질 중간 즈음에 있는 지스팟을 귀두로 긁자 라온은 고개를 뒤로 젖혔다. 그러면서 동시에 손은 가슴을 만지작거리던 내 손을 붙잡았다.
"제게는...이것이 없었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남들은 배부른 소리라고 하더라도, 하윽?!"
"이해해. 나도 자지가 커서 고민일 때가 있거든."
나는 한 번 더 자지를 위로 쳐올렸다. 라온은 전신이 떨렸지만 가슴만큼은 떨리지 않았다. 위아래로 흔들리는 충격은 침대 시트를 타고 사방으로 퍼졌다.
"가슴이 작았으면 공격을 빗맞았을 거야. 가슴이 작았으면 빌런에게 당하지 않았을 거야. 그런 생각을 했겠지."
"어떻게 그걸...?"
"나 <지휘관>이야. 케이스는 다르지만...너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을 몇이나 봤다고 생각해?"
뻥이다. 사실 박라온 개인 루트에서 전해들은 내용이다. 좋아하는 자세도, 좋아하는 플레이도, 그리고 내면에 숨겨둔 성향도 전부 본인으로부터 전해들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라온아, 나는 이 큰 가슴이 좋다."
자세를 당장 바꿔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싶을 정도였다. 히로인 중 탑 5 안에 들어가는만큼 라온의 가슴은 다른 이들과 달리 탄력있는 반구형이었다. 성형수술을 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성형을 한 것만 같은 모양이었으나, 보형물이라고는 일절 들어가지 않은 자연산이었다.
"예뻐. 부끄러워하지마. 자랑스러워 해도 돼. 대한민국 1%의 가슴을 가지고 있는 거야."
"치, 칭찬이 이상한 것 같습니다, 하아. 이런 식으로 유나를 꼬신 겁니까?"
"나는 사실만 말하는 걸. 네가 직접 만져봐. 이걸 두고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나는 라온의 손등을 붙잡고 라온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한쪽은 내가 아래를, 다른쪽은 라온이 아래로 내려가 가슴을 붙잡자 라온은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너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빌런이 증오스럽겠지만, 사실 그것 만큼은 인정하잖아. 너 스스로도 자신하지, 가슴 예쁘다고."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슬픈 겁니다."
라온은 우울한 눈빛으로 나와 시선을 마주했다.
"아닌 걸 알면서도 자꾸 이 가슴 때문에 당했다고 생각하면...."
"라온아. 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있어."
찌걱. 나는 한 번 더 허리를 앞으로 찔렀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휘어진 라온의 등허리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남자를 처음 들이는 보지는 순식간에 라온을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남들이 가슴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더욱 강해지는 거야. S급이 되는 거지."
퍽, 퍽퍽퍽.
허리를 앞으로 찌를 때마다 시트가 젖어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리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삽입이 이루어질 때마다 라온의 질구에서 쿠퍼액과 애액이 뒤섞인 투명한 액체가 새어나왔다. 나는 라온의 밑가슴쪽으로 팔을 걸며 아래를 받쳤다.
"그리고 강해지기 위해서는 이렇게 나랑 섹스하는 거지. 첫 경험은 어때? 아파?"
"이, 이상합니다."
"뭐가 이상한데?"
"분명 아프다고 들었는데 전혀 아프지도 않고...피도 나지 않고...."
라온은 내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행여나 내가 처녀인지 아닌지 거짓말 한 거라고 생각하면 어쩌지'하는 눈빛이었다. 나는 라온의 볼에 가볍게 키스하고 그녀의 상체를 숙이게 했다.
"격한 운동을 하는 여성 스포츠인들은 간혹 운동하다가 처녀막이 찢어진다고 하기도 하더라. 그런 경우가 아닐까? 그리고 하나 분명히 얘기하자면."
툭. 라온은 침대에 반듯하게 누웠다. 엉덩이만 위로 쭉 내민 채 배게 바로 앞에 얼굴을 묻었다.
"나는 네가 처녀인 걸 믿어. 그리고 네가 처녀가 아니라고 해도 신경쓰지 않았을 거야. 오히려 잘 하면 내가 더 좋은 거 아냐? 그만큼 나도 즐겁게 마력을 공급해줄 수 있으니까."
"그건-"
"일어나지마."
나는 손을 뻗어 라온의 뒷통수를 가볍게 눌렀다. 라온은 스스로 허리를 펴지 않는 이상 계속 같은 자세를 유지할 것이다.
'여기서 손 뒤로 묶기만 하면 완벽하게 귀갑플레이 되는데.'
본디지나 가죽은 라온의 취향과는 멀다. 머릿속에 망상은 자주 하지만 생각보다는 소프트한 걸 좋아하는 여자다.
"계속 그 상태로 있어. 지금 딱 박기 좋은 각도니까."
나는 자지로 받쳐들고 있던 라온의 엉덩이를 손으로 문질렀다. 엉덩이부터 허벅지를 향해 천천히 손을 쓸고 나려가니, 라온은 뭔가 심경의 변화가 있는 지 이상한 소리를 내뱉었다.
"정상위...는 안 됩니까?"
"왜? 가슴 흔들리는 거 싫어하잖아."
"......당신이라면 흔들리는 걸 봐도 좋습니다. 아니, 흔들려서 젖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세게 해주셔도 됩니다. 다만...그...뒤가 부끄러워서...."
"여기?"
푹.
나는 망설임없이 라온의 애널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미연시 게임이라 당연히 히로인과 플레이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없었지만, 히로인과 애널 플레이를 하려면 여러 가지 산을 넘어야했다.
"거긴 아닙니다!"
"그럼 뭐가 부끄럽다는 거야? 이미 서로 주요 부분 다 드러내고 성기도 결합해있는데."
"아, 아무리 생각해도 처음인데...! 처음은 서로 마주보고...!"
"후후, 그렇게까지 얘기하면 들어줘야지. 나중에."
꽈악.
나는 라온이 상체를 들어올리지 못하도록 손으로 등허리를 눌렀다. 그리고 가볍게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짜악.
"히끅?!"
"나쁜 망상을 하는 어른이에게 내리는 벌이야. 라온아, 사실은 무서운 거지? 내가 뒤에서 퍽퍽 박아대는 거."
박라온 공략의 두 번째 포인트. 트라우마를 공략하는 것. 나는 그녀가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 홀로 지내게 되며 생긴 트라우마를 자극했다.
"행여나 약해진 나를 누가 강간하지는 않을까. 보통 범해지는 걸 보면 여자를 짐승처럼 다루던데. 만약에 내가 그렇게 당하면 어떨까?"
두근, 두근. 라온의 침넘어가는 소리가 사무실 전체에 울렸다. 나는 라온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허리를 양손으로 붙잡았다.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을 거야. 지금부터 좋기만 할 거거든. 아주 자궁에다가 귀두 넣어서 직접 안에 부어줄 거니까 너는 그냥 느끼기만 하면 돼. 마음껏 가버려."
허리를 앞뒤로 흔든다. 질속에 박힌 자지가 본격적으로 라온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한 번도 남자를 겪어보지 못한 처녀는 질속을 긁는 자지의 감각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퍽, 퍽퍽.
"아흐, 흐으윽!"
엉덩이를 쥐어 뜯으며 라온을 자극한다. 팔을 곧게 뻗었다면 앞뒤로 흔들렸을 가슴은 침대 시트에 엎어져 흔들리지 않았다.
"어때? 이렇게 하면 강간당하는 것처럼 느껴지니? 혼자 망상하면서 은근슬쩍 즐겼지?"
"아, 아닙니다...!"
"그래, 아니라고 치자. 지금 내가 하는 건 강간도 아니고, 너랑 서로 사랑을 나누고 있는 거니까. 뒷치기가 꼭 강제로 하는 건 아니거든."
"사, 사랑...."
후배위로 박더라도 하는 사람이 어떤 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당연히아래에 깔리는 사람이 느끼는 바가 다르기 마련. 나는 라온을 상대로 뒷치기를 하면서도 우리가 하는 것이 섹스라는 본분을 잊지않았다.
"여기 긁어주니까 좋지?"
"예, 더, 더 깊게, 하으, 안쪽으로 더 세게...!"
"분부대로."
나는 전력을 다해 라온의 성감을 자극했다. 지스팟을 긁고, 깊게 찔러넣어 자궁구를 때리며 라온의 감각을 끌어올렸다.
"하응, 크흑, 흐으윽!!"
라온은 신음을 참으며 격렬히 저항했다. 자위로는 채울 수 없는 감각이, 남자가 주는 뜨거운 감각이, 자신의 뱃속에 새로운 무언가가 자리잡는 감각이 그녀의 정신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이, 이거 뭐야...?! 이런 거 처음, 아흑!"
"절정이야. 가버리는 거지."
엉덩이를 쓰다듬으며 상체를 살짝 뒤로 눕혔다. 보지속을 헤집는 자지의 각도가 비스듬히 바뀌며 질벽을 긁었다. 심장이 펌핑하는 리듬으로 자지를 조였다 풀던 보지가 푸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
라온의 전신이 파르르 떨렸다. 침대 시트를 움켜쥔 두 손이 하얗게 질렸다. 전신의 떨림이 침대를 통해, 맞닿은 살갗을 통해, 질속을 마음껏 유영하던 자지를 향해 전해졌다.
"끝까지 신음을 안 내려고 한 것, 칭찬해. 아직까지는 부끄럽구나?"
나는 라온의 하복부를 끌어안으며 상체를 숙였다. 몸에 힘이 풀려 벌벌 떠는 라온은 가버린 직후에도 내가 이끄는 대로 하체를 살짝 들어올렸다.
"익숙해져야할텐데. 지금부터...."
"히이이익?!"
뷰르르릇, 뷰륵.
라온의 질속에 뜨거운 정액을 토해냈다. 마음같아서는 더 박고 즐기다가 싸고 싶었지만, 라온이 이미 스스로 한 번 가버린 이상 뒤는 일사천리였다.
"하윽, 뜨거워...! 죽을 것 같아, 하앙!"
"그래. 그렇게 귀엽게 신음 내도 돼. 오늘부터...."
찌걱. 사정이 끝났다. 하지만 여전히 딱딱한, 오히려 사정전보다도 더 딱딱해진 내 자지는 정액 한 방울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라온의 질을 꽉 틀어막았다.
"개처럼 헐떡이는데 익숙해져야할 테니까."
"예?! 그, 그런?! 한 번 사정하면 끝이 아닌-"
"응, 아니야."
퍼억. 나는 정액이 채워진 질속으로 한 번 더 자지를 찔러넣었다.
"내가 만족할 때까지 하거나, 네가 기절할 때까지 하거나. 물론 결과는 뻔하지."
나는 라온의 가슴을 향해 손을 뻗었다. 한 손으로는 발갛게 달아오른 클리를, 다른 손으로는 딱딱하게 굳은 유두를 간질이며 자지를 때려박았다.
"네가 지면 오늘부터 너 내 여자다?"
승리는 이미 박은 시점부터 정해져있었다.
***
얼마나 박혔는 지 모른다. 가버린 숫자는 이미 두 자리 수에 들어간 지 오래고, 중간에 헤아리다가 연속으로 가버려서 카운트하는 걸 포기했다.
찌걱, 찌걱.
정액으로 차오른 질속을 마구 찌르는 뜨거운 자지에 라온은 미쳐버릴 것 같았다. 이미 미친 걸지도 모른다. 등을 무방비하게 보인 상대의 아래에 깔려있으면서 이리도 행복하다니, 이게 미치지 않고서야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사랑.
그는 장난인 것처럼 자신을 사랑한다고 했다. 사랑스러운 몸매라던가, 귀여운 신음마저 사랑스럽다던다,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라온을 찍어눌렀다.
그건 사슬이었다. 달콤한 함정이었다.
섹스로 인한 육욕에 더불어 자신을 필요로 하는 남자의 강력한 소유욕이 라온의 전신을 휘감았다. 코어가 깨진 이래, 이토록 라온을 격렬히 갈구하는 남자가 있었던가.
단언컨대 없었다. 그래서 라온은 확신했다.
자세 때문에 범해지는 느낌을 받는 게 아니다. 자신은 분명히 범해지고 있다. 남자에게 강간당하고 있다. 사랑과 소유욕이라는 사슬에 묶여, 자궁에 정액이 차오르듯 라온의 마음에 남자의 존재가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제는 아무래도 좋아.
지휘관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나를 버리지만 않는다면, 이곳에서 평생을 지내도 좋다. 이런 쾌감을 알게 되었는데 이곳을 떠날 수 있을 리가-
"......?!?!"
뱃속에 익숙한 기운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따스하고 훈훈한 기운은 라온이 그토록 바라던 힘이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라온은 마치 자궁속에 힘이-마력이 깃드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하, 하하, 하아아…."
라온은 허탈함에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신음 속에 섞인 한탄은 자신의 운명에 대한 직감이었다.
이제 여기서 벗어날 수 없어-
마음이 사랑으로 강간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