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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673화 (673/1,497)

〈 673화 〉2부 3장 38

<그 시각, 서울 동작 지하 어딘가>.

"우와.... 저게 양키 섹스."

"양키라니요. 너무 단어 선택이 저열하신 것 아닙니까?"

"그럼 뭐라고 부를까요? 백형 좆질? 내가 저거에 지금 박히게 생겼는데 좋은 말이 나와요?"

"박힐 생각은 은연중에 하고 계시는 군요. 좋습니다. 저정도는 되어야죠. 암."

선겨울과 두꺼비 괴인은 테이블 가운데에 놓아둔 정육면체를 보며 막걸리를 들이켰다. <큐브>라고 불리우는 물건에서는 신서울 모 호텔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한 금발서양남과 세 명의 여인 사이의 정사를 적나라하게 중계하고 있었다.

"으으으...오늘 세이렌한테 저를 감시하게 해놓고 넷이서 어딜 가나 했더니...."

"팀원들끼리 화목을 다지는 것도 좋지요. 여왕님께서도 저기에 언젠가 끼게 될 것입니다."

"뭐래요. 우리나라 일부일처제거든요? 중혼 금지거든요?"

"우리나라? 허허, 여기는 대한민국이 아닙니다. 선겨울이라는 왕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지하 왕국이지요. 국왕께서 중혼을 허락하시면 되는 거 아닙니까?"

두꺼비 괴인의 말에 선겨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가 하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어서 그게 더 짜증이났다.

"됐어요. 아저씨는 가서 뱀이랑 짝짜궁이나 하세요. 남산까지 내려와서 지금 난리도 아닌데."

"그건 설화공주 님 보고 쫄아서 독이 바짝 오른 상태일 뿐입니다. 그러고보니 설화공주님도 저 금발서양남에게 당했다고 했죠? 음...."

두꺼비 괴인은 선겨울의 몸을 위아래로 훑었다.

"역시 큐브로 천가을 몸을 복사해가신 게 다행입니다. 안 그랬으면 확실히 설화공주랑 백중세를 겨뤘을 겁니다."

"그건 무슨 뜻이죠?"

"가슴에서 밀린다는 얘기죠, 크허허! ......아니, 잠깐만. 영상 끊는 게 어디있습니까? 모처럼 좋은 공부가 되고 있는데."

선겨울은 큐브가 걸린 목걸이를 자신의 목에 쏙 집어넣었다. 두꺼비 괴인, <촉수꺼비>는 지휘관의 움직임을 촉수로 재현하고 있었으나, 큐브를 통한 천리안이 끊기는 바람에 촉수를 멈춰야만 했다.

"여왕님. 그러시면 곤란합니다. 이 여자들을 쾌락으로 갱생시키라고 한 건 여왕님 아니셨습니까?"

"당신 알아서 해결하세요. 명령이에요, 흥."

"......자꾸 그러면 그것처럼 합니다?"

촉수꺼비의 등에 달린 촉수가 이상한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겨울은 머리 끝까지 시뻘게져서 촉수꺼비의 종아리를 발로 걷어찼다.

"내가 그거 잊어버리라고 했죠?!"

"흐허허! 어떻게 잊습니까! 큐브는 저와 연동되어있습니다! 여왕님 처녀 잃을 뻔한 허벅지 섹스, 얼마나 참고가 잘 되었는데요! 크허허!"

퍽, 퍼억, 퍽.

발길질 소리와 촉수 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며, 지하의 어둠은 깊어졌다.

* * *

“보고 드립니다. 현재 지휘관 시안.w.히비스커스는 팀원 중 세 명과 함께 그룹 섹스를 벌이고 있습니다.”

“예. 실시간으로 보시는 바와 같이, 난교입니다. 중간부터 세 명에게 당한다 싶더니, 역시 지휘관 답게 기지를 발휘하여 셋을 완전히 보내버렸습니다.”

“그렇죠, 각하. 말씀하신대로 여자가 어딜 감히 남자에게, 지휘관에게서 우위를 점하려고 하겠습니까.”

“예? 그만 보신다고요? ...그렇다면 이후의 영상은 나머지 따로 보관해두도록 하겠습니다. 유성에서 스트리밍으로 받는 즉시 영상으로 저장해두도록 하겠습니다.”

“뒷 내용 말씀이십니까? ...순서대로 한 번씩 질싸하고 끝. 더이상 볼 필요는 없더군요.”

“예.”

“김가온을 비롯한 주변 이들과도 조만간 섹스를 할 계획을 잡고 있는 듯 합니다.”

“가끔 저희의 <감시>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크게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걱정마십시오. 아가씨는 단 한 번도 그 자와 업무 이외의 상황에서 만난 적이 없습니다. 저를 믿으셔도 됩니다.”

“벗어나는 경우…. 이상이 있다면, 그 때마다 주변에 민트초코 향이 난다고 할까요. 예, 황당해서 보고를 무시했습니다. 아마도 지휘관 근처에 저희가 모르는 또다른 S급 히어로가 있는 듯 한데...딱히 위협요소는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휘관에게 박혔다면, 이미 그걸로 끝난 게임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저희에게는 광검이 있습니다.”

“모든 것은 이 나라, 이 조국을 위하여.”

삐빅.

연결이 끊어졌다. 남자는 의자에 축 늘어져, 모니터 화면을 돌렸다.

"이 뒤는 나만 봐야지."

남자는 새벽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정사에 눈을 부릅뜨고 집중했다.

* * *

섹스는 끝났다. '나'는 세 명에게 한 번씩 질내사정하는 걸로 섹스를 마무리 지었고, 셋을 동시에 끌어안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왼쪽에는 유나, 오른쪽에는 라온, 그리고 위에는 누리. 셋은 푸근한 미소로 색색거리며 잠에 취해 있었다.

“피곤할 법도 하지.”

3월 1일, 서울 수복 작전에서 크게 활약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나와 4P 섹스를 나눴으니, 다들 피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좀 아쉽기는 한데.’

혼자서 셋을 상대로 거뜬히 이길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 스스로 이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고. 결국 사기 아닌 사기를 쳐야만 했다.

-남편이 다했네!

-그래서 님이 한게 뭐임ㅋㅋ

-개발렸죠?

“아니, 이 사람들이?”

나는 얼척이 없었다. 아무리 4P 섹스라고 한들, 1:1로 싸우는 건 내가 무조건 유리하고 유리했고 진 적이 없었다.

“3연전 치르고 3명이랑 동시에 섹스 들어갔는데 그럴 수 있죠!”

-그래서 유두 빨리는 순간 가버리셨음?

-치트키 쓰고 이겨서 좋으시겠어요

-님 그냥 섹스할 때만 남편이랑 바꿔서 플레이하시는 게 어떰?

“내가 애들이랑 쎅쓰하고 싶어서 하는 건데, 남편 시키면 그게 무슨 의미냐고요!”

-화났다ㅋㅋㅋ

-남편 개꿀이네. 아내 눈앞에서 불륜합법섹스ㅋㅋㅋㅋ

-와 근데 막판에 그걸 넘겨주나.

“.......”

피닉스, 그는 세 명을 엎드리게 만든 뒤 내게 플레이 주도권을 넘겼다. 그에 따라 나는 그의 조언을 들으며 셋을 짐승처럼 범해버렸고, 셋은 이전보다 훨씬 더 쾌락섞인 비명을 지르며 가버렸다.

“잠깐 휴식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이야기 좀 해야할 것 같아요.”

-삐졌냐?

-남편 딲으러 가는 거라고 합니다. 글내려주세요.

-ㄹㅇ? 지가 덮치라고 해놓고 기강 잡는 거 에반데.

“그냥 이야기라고요, 이야기.”

나는 일시정지한 세계를 멈췄다. 그는 방송을 잠시 종료했고, 나는 그의 허벅지 위에 머리를 놓았다.

“게임 어렵네요. 당신이 하는 거 옆에서 보고 구경할 때는 쉬울 것 같았는데.”

“그 정도면 충분히 잘 하는 거다.”

“아녜요. 이번에 좀 반성하게 됐어요. 인간인 척 하려고 해도 결국에는 인간을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걸.”

그는 나와 한 때 하나가 되었던 적이 있기에, 서로의 다른 격에도 불구하고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인간에 대해 잘 이해하기 어려웠다.

“고작 데이터 쪼가리에 인간 이해까지야.”

“그 데이터 쪼가리 때문에 질 뻔 했잖아요. 아무리 남자 몸이라고 했지만, 아무리 자지를 써본 경험이 이번이 전부라고 하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 이전에 승부욕이 먼저 불타버렸군. 알았다. 그럼 몇 가지 이야기를 하도록 하지.”

그는 내 볼을 쓰다듬으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19금 미연시다.”

나는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남성향으로 만들어진 게임이기에, 여성인 네가 접근하는 방식으로 히로인과 교류를 나누는 건 알고리즘 적으로 어렵지.”

“무슨 말이에요?”

“이 게임의 히로인들은 그렇게 설계되어있지 않다는 말이다. 우리가 하는 것처럼 섹스를 통해 서로에 대한 충족감을 느끼는 쪽으로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그 역효과는 이미 내가 잘 겪어봤다. 그는 폭력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히로인들을 험하게 다뤘다.

“근데 좀 너무한 거 아니에요?”

“뭐가?”

“그러니까….”

질내사정을 바라는 누리의 안에 싸지도 않고 자지를 뽑았다.

그리고 그걸 닦지도 않고 라온의 안에 박아넣었다.

유나가 부끄럽도록 혼자서 자위하게 내버려두고, 말조차하지 못하게 했다.

“마지막에는 아주 그냥 상변태가 따로 없었잖아요. 엉덩이 세 개 늘여놓고 좌우로 흔들게 하다니.”

“그거 네가 하고 싶어하던 거였잖나.”

“그거야 그렇지만, 그래도 너무하다싶으니까 마음속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다고요!”

“네 마음이야 읽기 얼마나 쉬운 것을. 그래서 잘 즐겼나?”

그는 상황을 만들어놓고, 내게 플레이의 주도권을 다시 넘겨줬다. 밥상을 싹 다 차려놓고 스테이크를 먹음직스럽게 잘라놓은 상태에서, 포크와 나이프를 내게 넘겨준 셈이나 마찬가지였다.

“즐기기야 정말 잘 즐겼죠. 당신에게 미안할 정도로. 근데 확실히 선수는 선수네요. 유나랑 했던 것만 몸에 익은 줄 알았는데.”

“이거 얘기하기 좀 불편하군. 왜 아내 앞에서 전여친과의 연애 경험을 얘기하는 것 같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딱히 신경쓸 일은 아니니까 괜찮아요. 개인적으로 배우고 싶을 정도에요. 히로인들을 그렇게 보내버리는 방법.”

기억을 간접체험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그마저도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히로인들을 쉽게 보내버릴 수 있을까요?”

앞으로 들어올 히로인의 수를 생각하면, 고작 유나-라온-누리 삼인방을 상대로 고전하는 건 분명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인 것이나 마찬가지.

“무슨 방법을 써야 히로인을 손 짓 한 번으로 가버리게 만들 수 있을까요?”

언젠가 만나 들어오게 될 인간 히로인들, 그리고 간부와 정령들을 생각하면 침대에서 결코 지지 않는 테크닉을 익혀야 한다.

“나한테 지금 그걸 물으면….”

“당신보다 더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누가 있다고 그래요?”

“그건 그렇지. ...테크닉을 알 필요는 없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건 19금 미연시다. 히로인과 침대로 가는 과정은 상당히 어렵기는 하지만…."

그는 내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집어넣었다. 나는 그의 인도에 맞춰 몸을 가볍게 띄웠고, 그는 나를 천천히 침대에 눕혔다.

"이렇게 침대에 들이기만 하면, 그 뒤에는 기본적으로 남자가 원하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 거지."

"잡은 물고기니까 좆대로 하시겠다?"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는 녀석들이 히로인이다."

이해가 살짝 되지 않았다. 나는 그의 볼을 붙잡아 당겼다.

"어째서죠?"

"그렇게 설계되었으니까. 미연시 히로인으로서, 주인공이 하고 싶은 대로 박히는 것에 성적 흥분을 느끼게 되는 거지."

"그건 조금 씁쓸하네요."

전자 데이터에 몰입하는 건 아니지만, 성주에게 세뇌당한 간부들의 모습이 생각나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고통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생각나 괜히 마음이 쓰렸다.

"그러면 이제 접근 방식을 다르게 해야할까요?"

"아니. 네가 그럴 필요는 없지. 1:1에 있어서는 최강 아니냐. 그럼 앞으로도 계속 1:1로 하면 되지 않겠어?"

"그러다가 난교 마려우면요?"

"일단 네가 직접 해보고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 나는 네 것이니까. 이번처럼 애들 달궈놓고 나서 절정전에 사정할 때까지만 잠깐 맡겨도 돼."

"그게 뭐예요. 느낄 거면 같이 느껴야지. 지금 제가 당신 자지 빌려쓰고 있는데, 빌려간 값은 해드려야 하지 않겠어요?"

"빌려간 값은 당연히 받아야지. 하지만 신라야, 내가 받고 싶은 건 히로인들이랑 섹스하고 난 경험이 아니야."

사락. 그는 내 파자마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거침없이 배를 쓸어당기면서도 피부가 쓸리지 않게 하려는 상냥함이 보이는 손길은 자연스레 내 가슴을 움켜쥐었다.

"네가 히로인들이랑 섹스한 만큼, 나랑 섹스하는 거지."

"풉."

내가 유나와 3번, 라온과 3번, 누리와 3번을 한다면 그는 나와 9번을 하기를 바라고 있었다. 나는 손으로 헛기침을 한 뒤 목소리를 깔았다.

"누구 흉내를 내드릴까요? 오빠? 당신? 아니면 지휘관?"

"누구 흉내를 낼 필요도 없어. 나는 너랑 섹스하고 싶은 거니까."

"......."

나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다리를 살짝 인어처럼 오므렸다. 그리고는 내 파자마 바지를 두드렸다.

"좋아요. 저랑 하는 거예요. 대신 제가 애들 먹었던 것처럼 당신이 저를 먹는 거예요. 알았죠?"

"뭐? 다를 바가 없잖아."

"아니죠, 아니죠. 당신은 신라를 먹는 거죠. 단지...."

사락. 나는 다리 한 쪽을 높이 들어 좌우로 흔들었다.

"제가 히로인들이랑 했던 체위를, 당신과 똑같이 할 뿐이에요. 어때요? 흐흥, 유나가 이렇게 엉덩이를 흔들었던가?"

"......아, 큰일났다."

그는 손으로 얼굴을 덮으며 당황했다.

"네가 애들이랑 한 번 씩 세 배로 할 생각 하니까, 지금 살짝 이성을 잃을 것 같아."

"......."

아, 조졌다.

결국 방송은 사흘 뒤에야 다시 켤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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