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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728화 (728/1,497)

〈 728화 〉2부 5장 21

본래의 김펜릴 보스전은 인천 영종도에서 이루어진다.

어떻게 이루어지냐 하면 김펜릴이 지휘관의 근처에서 팀 데스디나스에 애정을 느끼게 되고, 이 과정에서 ‘P’에게 대들었다가 큰 상처를 입는 것으로 보스전 스토리가 시작된다.

폭주하는 S급 괴수 펜릴-P에 의해 크게 약화된 상태의 펜릴을 상대로 고전하는 주인공들.

펜릴은 지휘관과 히로인들을 죽여야 한다는 의념과 김펜릴으로서의 자신을 두고 고뇌하게 되며, 결국 지휘관과 히로인들의 강력한 의지앞에 패배하게 된다.

강대한 적을 눈앞에 두고도 물러서지 않는 강인함!

이런 존재라면 충분히 P를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하에, P에게 입은 상처로 인해 죽을 위기에 처한다.

여기서 주인공 일행이 펜릴에게 얼마나 호감도를 쌓아놓았냐에 따라 펜릴은 죽거나 F급 요괴고양이로 남게 된다. 전자는 상처입은 S급 코어로서, 후자는 매일 민트초코 하프갤런 세 통을 먹어치우는 고양이가 되는 것이다.

- 아니 S급 괴수가 어떻게 C급 따리들한테 지는 게 말이나 됨?

- 이쯤되면 슈리 고용했다고 해도 평균 전력이 B급이 안 되는데, 아무리 이벤트라지만 A급을 넘어 S급을 잡는 게 말이나 되냐고오오오

- 간부라는 애가 민트초코 좀 먹었다고 퍽도 쓰러져주겠다.

이 스토리에 대하여 많은 이들은 의문을 표했다. 아무리 펜릴이 마음이 약하다고는 해도, S급이 너무 쉽게 쓰러지는 거 아닌가? 라온과 누리의 공격에 체력이 뭉텅뭉텅 깎여나가는데?

‘딜미터기가 조작된 거지.’

상대의 ‘남은’ 마력과 체력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체력이 측정되는 만큼, 이미 크게 손상을 입은 펜릴의 체력은 이미 B급 괴수만도 못한 수준이었다.

더군다나 아주 특별한 패시브 <창염>이 붙어있었으니, 펜릴의 몸을 완전히 불태울때까지 창염은 꺼지지 않았다.

즉, 지휘관 팀은 펜릴을 상대로 창염의 도트뎀이 끝까지 다할 때까지 버티기만 하면 승리였다. 남은 마력이 0이 될 때까지 불꽃은 꺼지지 않을 것이고, 펜릴은 시한부나 마찬가지인 셈이었다.

사실상 펜릴에게 히로인들이 데미지를 넣은 것보다 도트뎀이 더 많았을 것이다.

그렇게 2챕터 보스 펜릴은 쓰러진다.

“냥?”

그렇게, 쓰러졌어야 하는 존재다. 지금 내 눈앞에서 라온이 흔드는 강아지풀에 배를 뒤집고 구르는 준 SSS급 괴수는 창염에 의해 실시간으로 마력이 깎여나가며 체력이 줄어들었어야 했다.

- 자유도 갓겜ㅋㅋㅋ

- 이제 동료인데 어케 보스허쉴?

- 청화님 혹시 억.지.력.이라는 것을 아십니까...ㅋ?

자유도가 너무 높아서 보스가 되기도 전에 히로인으로 만들어버리고 동료로 만들어버리고 99렙을 찍어버렸다.

이제 남은 건 펜릴 보스전 뿐.

어떻게 하면 펜릴을 보스처럼 꾸밀 수 있을까? 이미 영국에서 사건을 벌어졌는데. 절풍의 펜릴은 이미 죽어버린 존재인데.

‘꾸며야지.’

펜릴의 화려한 데뷔를 위해, 나는 펜릴 보스전을 계획했다.

“펜릴아. 우리 한 번 모의전 해볼래?”

“냥?”

“사장님, 굳이 스마타 플레이가 아니더라도....”

“라온아. 침대에서 하는 거 말고.”

라온은 침묵했다. 나는 음란마귀를 말 한마디로 격퇴했다.

“우리 애들 풀파티랑 너랑 한 번 붙어보는 거야. 어때?”

보스전이 없으면 만들면 되는 거 아닐까.

“풀파티? 나랑 진심으로 붙어볼 생각이냥?”

“응. SS급 괴수니까 당연히 2차전으로 구성해야겠지?”

나는 펜릴과 라온에게 내 계획을 전했다. 내 작전을 전해들은 라온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입을 벌렸고, 펜릴은 눈을 반짝이며 흥미로워했다.

“작전은 간단해. 이대로 인천 영종도에 가자. 그리고 거기에 있는 괴수들한테...싹다 민초빔 쏴버리는 거야.”

“그럼 민초괴인이 탄생할테고, 나는 그걸 뒤에서 조종하면 되는 거냥?”

“응. 괴인들에 대해서 조종하지는 말고, 명령만 내리면 돼.”

1챕터 보스 천가을 전투와 달리 내가 우리 팀원들을 지휘하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밸런스는 잡혀있다. 영종도에 있는 괴수들은 대부분 D~B급이며, A급 개체는 손에 꼽을 정도밖에 없다.

“그럼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민초빔만 쏘면 되는 거냥?”

“아니지. 너는 결계치고 한 판 붙어봐야지.”

“누구랑? ...광검 죽이면 되는 거냥?”

펜릴의 날 선 목소리에 라온은 흠칫 놀랐다. 하지만 나를 제지하지 않았다.

“라온, 지휘관이 광검 죽이려한다냥. 어떻게 생각하냥?”

“......사장님이 선택하신 거니, 분명 뭔가 이유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굳이 그런 선택을 하신다면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라온은 기특하게도 내 선택을 따르고 존중했다. 나는 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거 아니야. 광검은 나중에 대처하고, 지금은 모의전이라고 했잖아? 1차전은 괴인 대 마법소녀 들의 집단 배틀이지만, 2차전은 에이스 결정전이야.”

“에이스 결정전?”

“그래. 우리 마법소녀 매지컬 큥큥스의 원탑 에이스를 가리는 대결.”

에이스는 오직 단 한 명 뿐이다.

“펜릴아, 너 석하랑이랑 한 판 뜰래? 둘이서 같이 결계치고 싸우면 아무도 모를 거야.”

잠시 뒤.

나는 나의 팀원들에게 북방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도 수원에 모이라고 지시를 내렸다. 자율주행차 등으로 비밀리에 모인 마법소녀들은 모두 벼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얘가 그 바나르간드라는 거죠...? 사장님 상대로 포상 섹스를 요구했다는 암컷이...?”

“유나, 그거 몸은 저-”

“라온 언니. 배신자는 조용히 하세요. 사장님이랑 둘이서 영국 여행을 다녀오다니, 파렴치해요!”

“ ”

생중계로 전 지구인에게 나와의 섹스를 과시한 것이 화근이었을까.

“하항, 소문으로 듣던 얼음공주님이 너냥?”

“얼음공주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마, 니 서열 정리라는 거 알고있나?”

“.......”

유나, 하랑을 비롯한 마법소녀들의 전의는 아주 끓어넘치다 못해 터질 정도였다.

***

그리하여.

나는 펜릴과의 모의전이라는 이름의 보스전을 치르게 되었다.

게임을 할 때 보스전 직전에 해야하는 것이 있다면 당연히 무엇이겠는가?

점검 및 정비.

'보스전 직전에 정비하는 건 모든 게임의 국룰이지.'

아무리 고인물이라도 자기 장비의 세팅 정도는 한 번 더 확인하고 가는게 보스전이다. 아무리 이벤트전에 가깝다고 해도 엄연히 '보스전'인 만큼 전투는 최대한 신경을 많이 써야했다.

[지휘관, 빅-이벤트 이야기는 들었어요. 그래서 장소는 어디로 할 거죠?]

"인천 영종도. 그런데 딱히 피해는 없을 거야. 결계치고 싸울 거거든."

[그런가요.... 그럼 저는 그냥 하랑이 동선만 공작해두면 되는 거죠?]

"응, 잘 부탁해. 하유은 씨."

나는 은유하에게 석하랑의 인천 상륙에 대한 알리바이 조작을 부탁했다.

그녀가 부산의 자택에서 나오지 않았다고 모든 기기들은 말하게 될 것이며, 석하랑은 정체를 숨기고 유성이 자율주행차량으로 인천으로 올라오다가 우리 팀의 이동 차량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바나르간드의 힘...한 번 제대로 보고싶군요. 하랑이가 강한지, 아니면 당신의 보디가드가 강한지.]

"...기대해도 좋아."

이미 펜리스는 강원도에서 인면조를 일격에 죽여버린 것으로 한국에서 그 힘을 뽐냈다. 그런데 영국에서 절풍을 죽여버리기까지 했으니 그 힘이 얼마나 강하겠는가?

[바나르간드를 공개하셨다는 건 그녀를 본격적으로 팀원으로 운용하시겠다는 거죠? 그러면 그만큼 코어도 많이 벌어오겠네요?]

"그렇긴 한데, 한국에서도 비밀병기로 활용할 거야. 바나르간드가 한국에 있는 거 알면 내가 한국에 있는 거 들키는 셈이 되잖아?"

[흐음, 한계까지 행보를 숨기시겠다? 알겠어요. 뜻대로 할게요.]

지휘관이 한국에 있는 걸 알게 된다면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오게 될 것이다. 은유하는 이를 통해 막대한 수입을 얻어낼 테지만, 내 은거를 존중하며 그에 맞게 계획을 수정했다.

"산하 길드 하나 몰래 인천 쪽으로 보내줘. 영종도 쪽으로 동선 잡은 다음, 바닥에 굴러다닐 코어 수습해줘. 공식적으로 유통하는 건 3할 정도 하고, 나머지 7할은 뒤로."

[어머나. 이 규모의 길드라면...영종도 전체 코어를 쓸어버리시게요?]

"그래. 아주 뿌리를 뽑아버릴 거야."

레벨 스케일링 이론에 따라, 우리가 치를 펜릴 보스전은 역대급 난이도가 될 것이다.

"하유은 씨, 영종도에 지금 괴수들 대략 얼마나 있는 것으로 추정 되지?"

[히어로 협회 공식 추정치는 한 달 전에 천 마리를 찍었어요. B급 네임드가 10마리 정도 되고...C급과 D급이 절반씩 차지하고 있죠.]

"옛 공항 부지에 A급 하나 있을 거야. 그것도 같이 처리할 거니까 준비해줘."

[흐흐흥, 고객님. 이번에도 서비스 진하게 해드릴게요. 그런데 속성은 어때요?]

"전원 풍속성."

[......하나도 빠짐없이?]

"그래."

민초빔에 의해, 영종도에 있는 모든 괴수들이 <민초나치>가 될 예정이다.

'아무리 친선전이라도 경각심은 심어줘야지.'

나는 일부러 게임오버 요소를 만들어냈다. 은유하와의 연락을 끊은 뒤, 나는 백사장에서 라온과 뛰어놀고 있던 펜릴을 불렀다.

"펜릴아, 너 런던에서 괴인들 만들어냈던 거 기억하지?"

"냥."

"그거 이제 무영창으로 괴수들한테 민초빔 쏘면 괴인 될 거야."

펜릴은 늑대에서 인간형으로 변신했다. 엄지로 콧대를 가리며, 검지를 눈두덩 아래를 가리며 민초-아이를 반짝였다.

"이 몸이 쏘면 바로 괴인이 된다라.... 그거 좋다냥. 그런데 그냥 괴인 만들고 끝이냥?"

"아니. 거기서 하나 설정 좀 추가하자."

"흐응, 그래? 그거 간단하네."

"...사장님,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됩니까?"

라온은 질색을 하며 나와 펜릴에게 부탁했다.

"그...."

"오, 그거 좋은 생각이다냥. 피를 뒤집어쓰는 것 보다는 낫지!"

"잠깐. 그러려면...."

속닥속닥.

결론이 나왔다.

"펜릴아. 명령이다."

"냥."

"착정해라."

"냥!"

나는 라온의 제안에 따라, 펜릴에게 진한 마력을 공급했다.

라온은 말했다.

"혹시 사장님 정액으로 괴인들의 체액을 채울 수 있습니까...?"

"...지휘관한테 정액 낭낭하게 받아서 그거로 민초빔 쏘면...?"

"안에 몸도 아예 에테르체로 만들지 그러냐."

큐브 만만세.

마법소녀들이 괴수 괴인들과 싸우며 옷에 튀는 체액이 있다면, 민트향이 나는 커스터드 크림일 것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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