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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752화 (752/1,497)

〈 752화 〉2부 6장 16 택배왔습니다

현재, 나는 서울에 있다.

지휘관으로서 팀원들을 이끌고 이미 서울, 남양주에 자리를 잡고 서울 내부로 진격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람.

"하랑아, 너...."

[자고 일어나니까 얼라가 되어버렸네.]

석하랑은 김누리처럼 작아져있었다.

김누리보다는 조금 큰 것 같기는 하지만, 어차피 누리와 비슷한 키의 여자면 다 거기서 거기다.

분명 연령은 성인인데 사람을 배덕감에 들게 하는 뭔가가 있는 자들.

그래서 처음 김누리가 히로인으로 나왔을 때, 3D 실사 플레이라는 것에 많은 이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 나, 나는 페도가 아니라능....

- 2D로 볼 때는 몰랐는데 실사로 보니까 야...이거 장난 아니네.

- 누리야, 흑, 미안, 나는 신사라서...!

많은 이들이 배덕감을 느꼈다.

하지만 어디서든 선구자와 개척자가 있는 법.

- 누리는 아직 성장기야! 더 클 수 있다고!

- 누리는 분명 167cm 모델 체형으로 성장한다!

- 연애는 당장 하더라도 섹스는 키워서 하면 된다! ...키를 키운다는 얘기임!

그리고 김누리가 '성인'의 모습이 되는 것에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는 이들이 있었고, 답은 정령 앙그라 마이뉴와의 싱크로에서 찾게 되었다.

김누리는 박라온에 준할 정도의 포텐셜을 가지고 있었다.

단지 그렇게 공략을 하려면 개고생을 해야 해서 그렇지.

- 누리랑 떡치고 왔다.

- 미친...바닐라잖아. 페도임?

- 헤으응...누리 마망....

- (지휘관 님께서 로그아웃 하셨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누리의 모습을 보고 상스러운 짓을 하는 자들이 있었다.

겉모습은 어린 아이지만 실제로는 20대 후반이라거나, 체형은 완벽한 성인 여성이지만 체구가 작아서 아이처럼 보인다거나 하는 그런 경우가 있지 않은가?

-아니, 내가 씨발 그러면 몸에 착 달라붙는 옷을 입고 다닐까? 키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지 말란 말이야!

실제로 (인게임에서) 김누리가 한 말이다.

이렇게 어린 체형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오해를 할 수 있으니 분명히 하고 갈 문제가 있다.

'성인.'

그렇다.

인게임의 석하랑은 분명한 성인이고, 만 19세를 벌써 훌쩍 넘긴 명백한 성인이다!

[내 우짜면 좋지? 인터넷에 보니까 옛날 모습도 갑자기 싹다 바뀌었던데?]

"...응?"

[주변에 다 확인해보니까 하루아침에 뒤바뀌었더구만.]

"...아하."

나, 플레이어와 같은 경우다.

보면 간혹 그런 경우가 있지 않은가.

하루 아침에 성별이 바뀌었는데, 세상은 나를 바뀐 성별의 존재로 인식하는 경우.

심지어 사진이나 기록물 따위도 모두 변한 모습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석하랑에게 보이는 현 상태는 그러하며, 히어로 위키나 영상 등의 석하랑은 완전히 어린 아이가 전장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내보고 위키에서 뭐라카는지 아나? 하랑이는 아가라서 지켜줘야한다나 뭐라나. ...내가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제 SS+급 히어로가 되었는데 누구보고 뭐라고 하는지.]

"하랑아. 그럼 한 가지만 물어볼게."

나는 정말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나랑 섹스한 건, 어떤 모습의 너야?"

[니....]

석하랑은 한심하다면서도 그럴 줄 알았다는 눈빛으로 나를 향해 웃었다.

[당근 쭉쭉빵빵 거유 글래머 석하랑이지.]

"거짓말 하면 앞으로 섹스 안 해준다."

[...미안. 키는 한 이만한 모델이지. 됐나?]

"모델인 건 인정."

팔을 높이 들어 자신의 원래 키를 보이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귀엽기만하다.

심지어 냉장고에 다가가 두 팔을 올리며 자신의 키를 보이고 있으니, 귀여워서 정말 깨물어주고 싶다.

[근데 으...이 몸이면 섹스 못하는 거 아니가? 안 들어갈 것 같은데....]

"원하는 대로 해줄게. 자지는 줄어들지 못하지만, 내가 보지는 될 수 있잖아?"

[닥쳐라. 내는 하늘이 두동강 나는 일이 있어도 절대로 안 그럴 거다.]

"...아니면 발기 안한 상태에서 넣고 넓혀야하나?"

[......그렇게라도 해주면 좋고.]

석하랑은 붉어진 얼굴로 작게 중얼거렸다.

[아무튼 내도 방법을 찾아볼테니까, 니도 조심해라. 시청사의 뱀, 요즘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고 하니까.]

시청사의 뱀.

서울의 S급 괴수.

"분위기가 이상하다니?"

[좆벌레 놈들의 한강 도하가 뜸해졌다고 하더라. 뭔가...지하에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협회장이 그러던데. 자세하게는 알 수 없지만.]

"......흐음."

지하라.

마침 우리가 갈 곳도 지하인데.

"걱정마. 여기에 펜릴도 있으니까."

[금마는 꼬맹이 안 됐나?]

"...아직. 그리고 쟤는 자기 몸을 바꿀 수 있잖아."

[그럼 내도 바꿀 수 있는 거 아이가?]

"......그런가? 근데 걔는 정령이잖아. 마력으로 이루어진 몸도 아니고 사람의 몸을 그렇게 쉽게 바꿀 수 없지. 너 지금 몸 마음에 안 들어?"

[마음에 안 든다기 보다는...원래 몸이 익숙하니까. 그리고....]

석하랑은 너무나도 진지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만약에 이 몸, 좁아서 너랑 못하게 되면 우야는데?]

"......그게 문제야?"

[당연하지. 이 상태로 사는데 지장은 없어도, 떡치는데 지장이 있으면 심각한 거 아이가. 니, 내가 지금 이 꼴이 되었다고 설마 입싸만 할 건 아니제?]

"그건 아니지. 내가 뭐...누리랑 안 한 것도 아니고."

석하랑은 어린 아이가 된 게 아니다.

단지 '키'가 줄었을 뿐이다.

내가 페도필리아도 아니고, 그저 이전에 섹스하던 여자의 키가 줄었을 뿐인데 왜 섹스를 포기해야하겠는가?

"서울에서의 일, 빨리 끝내고 부산으로 내려갈게."

[...내가 신서울로 한 번 올라가지 뭐. 그 때까지 원래대로 돌아가는 거 연구해볼테니까.... 근데 약속. 만약에 방법을 찾지 못해도...안하겠다거나 그러면 안 된다?]

석하랑은 게슴츠레 웃으며 검지로 아랫입술을 쓸었다.

[바뀐 몸이 처녀인지 아닌지...네가 확인안하면 누가 확인해줄 거야.]

"...최대한 빨리 서울 정리하고 내려갈게."

뉴 석하랑의 처녀 감별을 위해, 지금부터 스피드런이다.

히로인들의 성장?

아지다하카가 날뛰는 스토리?

그게 중요한가, 지금 뉴하랑이 처녀인지 아닌지 확인하는게 중요한데!

뚝.

'스토리 다 죽었죠.'

"푸흐흐."

가라.

"거기, 김펜릴."

"후냥?"

"우리는 여기에 잠깐 머무르고 있을테니까, 그 사이에 잠깐 강북 지하철 마실 좀 다녀와. 암살모드, 가동."

"......들키지 않고 A급+ 이상만 쓸어버리면 되는 거냥?"

"완벽해."

꼬꼬마 히로인들의 레벨링을 위해, 나는 전술 김펜릴을 투척하기로 했다.

* * *

-큰하랑 부활 기원 ●▅▇█▇▆▅▄▇

-큰하랑 다시 되살아날 때까지 숨 참는다.

-우리 하랑이 살려내! 나의 하랑이는 이렇지 않아!

곳곳에서 난리가 났다.

나는 신라의 옆에서 그녀의 플레이를 구경하며, 석하랑의 변모를 보고 금방 사태를 깨우치게 되었다.

"루살카네."

모델링 교체.

그러니까 석하랑의 원래 몸은 완전히 뒤바꿔버리더라도, 석하랑의 캐릭터는 그대로 고스란히 남아있어야 한다.

그걸 위해 '간부 루살카'의 몸을 덮어씌워버린 것이다.

어머니의 몸이 그대로 사용된다고 할 수 있지만, 어차피 게임 속 설정이나 현실의 설정이나 루살카의 몸도 마력지체다.

형체가 정해지지 않고, 얼마든지 몸을 뒤바꿀 수 있는 존재.

"누구 하나는 피눈물을 흘리겠어."

아내와 똑같이 생긴 딸이 금발양아치에게 따먹히는 걸 두 눈 뜨고 볼 수밖에 없는 신서울 반송장에게 애도를.

"푸흐흐."

신라는 뉴하랑을 상대로 처녀 감별을 할 생각에 아주 신나게 서울의 지하를 쓸어버리고 있었다.

서울에는 진입하지 않고, 히로인들을 한 자리에 모아 여차할 때를 대비하여 힘을 모은 뒤, 서울 지하에 자리잡은 '특급 괴수'들을 제거하는데 집중하고 있었다.

'뉴하랑이랑 보비려고 하겠네.'

분명 남지휘관과의 섹스를 빌미로 한 번만 보벼달라고 할게 분명하다.

그리고 내게는 뉴하랑과 남자 모드로 한 번 해달라고 하겠지.

졸지에 뉴하랑은 하신라와 나를 상대로 각각 섹스를 하게 되겠지만, 큰 상관은 없었다.

신라만 좋아한다면.

띵동.

"...응?"

갑자기 밖에서 초인종이 울렸다.

카페에서 배달 음식도 시키지 않았고, 딱히 이 시간에 초인종을 누를 사람이 없는데 갑자기 무슨 초인종일까?

"예감이 좋지 않은데...."

꼭 이럴 때면 전화가 올 사람이 있다.

하선태.

[...이야, 칼같이 받으시네요.]

"왠지 당신이 전화할 것 같아서."

[맞습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당신에게 큰 폭탄을 던진 것 같아서. 근데 저도 어떻게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라는 건 아시죠?]

"그냥 이제는 그러려니 해서."

범인은 조 씨.

하선태가 아무리 신라급이라고 한들, 조 씨 앞에서는 그도 한낱 일개 이사일 뿐이다.

실제로는 더 심하고.

[아무튼 문앞에 둔 택배들은 그겁니다. 지난 번에 주문하신, 셀프로 설치 가능한 방음부스랑 방송용 최신형 PC. 방 안에 스튜디오를 하나 만드는 셈이니까요. ...남는 방은 많지 않습니까.]

"그거야 그런데."

아파트 최고층이라, 우리의 부부 침실로 쓰는 공간과 게임방을 제외하면 사실상 다른 방은 전부 공실이다.

그렇다면 이게 왜 도착을 했느냐.

카메라에 신라의 아름다움을 전부 다 담을 수 없어서.

적당한 방송 장비를 갖춰놓았더니, 너무 평범하게 나와서 신라의 미모가 도드라지지 않더라.

'어떤 놈이 뽀샵에 풀보정이라고 해서.'

4k, 아니 8k로 해도 아름다운 신라의 미모가 마음껏 드러날 수 있도록, 나는 장비들을 새롭게 싹다 교체했다.

[굳이 회사까지 오지 않아도 집에서 마음껏 방송을 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전선 관련이나 세팅 관련해서는....]

"제가 다 설치하겠습니다."

[예. 방법은 제가 동영상으로 보내겠습니다. 그쪽에 설치한다는 가정으로 이쪽 사무실에도 똑같이 설치를 하면서 찍은 영상이 있거든요.]

"고맙습니다."

현재는 게임 플레이에 관련된 가재를 전부 부부침실로 옮겨놓은 상황이며, 나머지는 이제 내가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아 참. 그리고...빨리 열어보시는게 좋을 겁니다. 전화 끊으면 바로 확인해주세요. 문밖에 지금 도착했을테니.]

"아, 예. ...일단, 정말 고맙습니다."

[별말씀을.]

삑.

전화가 끊어졌다.

나는 바로 신라에게 양해를 구한 뒤 현관으로 향했다.

"...엄청 많네."

이삿짐센터에서 온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엄청나게 큰 박스 하나.

짐을 한 번 정리해서 온 것 같은 큰 박스가 여러 개.

그리고 혼자서 옮기기에 적당한 방음 부스 패널.

하나하나가 족히 수백만원은 될 법한 비싼 물건들의 향연.

절로 정신이 어질어질해진다.

"...응?"

스읍, 스읍.

안에서 뭔가 숨소리가 같은게 들린다.

가장 큰 박스로, 마치 초대형 캐리어를 넣은 박스와도 같은 그것은....

"......에반데."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상자를 열었다.

그리고.

"...역시나."

"...오랜만이네. 아니다. 처음뵙겠습니다네. ...생각한 것보다 더 괜찮고. 음."

백발의 여인은, 상자 안에서 감금된 상태로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오빠야, 내 빨리 안 꺼내나?"

손발과 전신이 하얀 리본에 묶인 채, 마치 선물 포장이라도 된 것 마냥.

"반품은 사절인 거 알제?"

"......네가 왜 여기서 나와."

"당연한 거 아이가."

석하랑.

"원래 세계로 도망치면, 내가 못 쫓아올 줄 알았나?"

아무래도 그녀는, 2020년의 석하랑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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