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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825화 (825/1,497)

〈 825화 〉3부 2장 02

분명히 말하지만 페도는 범죄다.

패도가 아니다.

소아성애, 페도필리아다.

어떻게 아동을 상대로 그런 끔찍한 짓을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현실에서 그런 흉악한 짓을 저지르는 자들의 행동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나 또한 마찬가지.

유치원생 플레이를 위해 성인용 병아리반 복장을 입힐 수는 있어도, 진짜 병아리반 모드인 이들을 상대로 그 짓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신라나 석하랑이나 유나가 페도화 되더라도 나는 이성적이고 규범적이고 윤리적인 인간이므로, 결코 그들을 상대로 그 어떤 성행위도 하지 않을 것이다.

김누리?

그건 게임 속 이야기다.

나는 현실과 2D를 구분하지 못하는 얼간이가 아니다.

오죽하면 데스디나스, 게임에서도 아동 관련 내용은 철저히 법의 철퇴를 먹었다.

그 '조가놈' 조차도 게임 속에 있던 아동 관련 묘사는 철저히 법적으로 문제가 없게 장치를 마련했다.

김가온의 경우 씬의 마지막에 주민등록증을 보여주는 것으로 면피를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법을 준수했다.

조가놈의 회사는 가상현실게임을 구현함에 있어 2D인권에 대해 법적 책임이 없도록 철저히 빠져나갈 구멍을 마련해뒀고, 페도필리아 취향을 가진 이들이 자기조절이 불가능하여 범죄를 일으키기 전에 성범죄 예방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등의 수작을 부려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게 만들었다.

-김누리 건드린 놈들 다 페도임.

-큰누리는?

-167cm D컵 눈나는 김누리 아닌데요.

게임 속에는 철저히 페도를 피할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페도의 길을 선택하는 이들에게는 그에 따른 패널티가 부과되기도 했고, 게임 안에서 성범죄 예방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그럼 예방교육만 보면 가상현실에서는 해도 된다는 거 아니냐?

-미친놈.

-끼요오옷! 큰누리 안에 산다!!

-작은누리잖아, 변태새끼야!

게임 데이터를 일부러 유출하지 않는 경우라면 대부분은 저질렀을 지도 모른다. 나 또한 창염의 피닉스를 공략하는 과정에서 저지르기도 했다.

그리고 나는 이를 통해 느꼈다.

-역시 몸은 신라 몸이 제일 예쁘다.

나는 내 사이즈에 맞는 이를 상대해야 한다는 것을.

게임 속 누리는 인간계 큥큥 최강의 존재였고, 분명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역시 나는 내 사이즈에 딱 맞는 사람-여신이 좋다.

'페도짓을 할 바에는 차라리 무지성 하렘 섹스를 하고 말겠어.'

만약 누군가가 페도와 하렘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협박을 한다면, 차라리 하렘을 선택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 대해서는 어떻게 판단해야할까?

"그러니까 가이아나 왕국에서는 성인들이 다 이 정도라고?"

"예. 가이아나의 사람들은 성인이 아무리 커봐야 이 정도예요."

하리는 자신의 가슴 부근에 손을 올렸다. 그 높이는 바닥에서부터 약 1.5m 가량 되는 정도였다.

"이곳 사람들은 다들 키가 작아요. 비슈니아 왕국의 사람들과 평균 키를 비교하면 거의 손가락 한 뼘보다 더 길게 차이가 나죠. 가이아나 왕국에서 사절이 오기라도 한다면 의전을 신경써야 할 때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어요."

"비슈니아 왕국의 어린 애들이 가이아나 왕국의 어른들과 키가 비슷해서?"

"네. 가이아나 사람들을 두고 그렇게 부르기도 했어요. 지하에 살아서 땅이 더 강하게 잡아당기는 바람에 키가 덜 컸다고."

"역시 햇빛을 안 보고 살아서 그런 건가?"

식물은 광합성을 해야 몸이 큰다.

사람도 햇빛도 좀 보고 밖에서 나가서 움직이고 해야 큰다.

내가 산 증인이다.

매일 매일 내 옆에 있는 푸른 태양과 함께하니 내 몸도 예전보다 커지지 않았는가! 위로 자란 건 아니지만.

"환경이 영향이 좀 크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가이아나의 사람들을 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어요. 그곳의 사람들, 비율은 정말 멋지거든요."

"8등신이라도 되나?"

"일부는요. 그런 분들을 보면 일정 비율로 축소되었나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한 뼘 정도만 더 컸으면 하는 그런 느낌?"

"그런가."

여자 드워프는 뭔가 꼴리게 생긴 5~6등신이라는 느낌이라면, 이곳의 인간들은 약간 그런 느낌인다.

김누리 왕국.

이른바 2D 미소녀들을 실시판으로 옮겨놓은 것만 같은, 골반도 잘 빠지고 몸매도 어른에 가까운데 키가 작은 이들이 가득한 왕국이 이곳이었다.

"그러니까 하나같이 머리가 대두라는 거군."

"이보세요. 그런 말 들으면 듣는 사람들이 기분이 어떻겠어요?"

"다른 왕국 사람들에 비해 비율적으로 머리만 크면 대두 소리 들어도 이상할 게 없지."

"그런 소리 함부로 하다가 또 대포 날아오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그 때는 또 창염개진 하는 거지. 나는 비선공몹이야. 하지만 선공으로 공격을 당하는 순간, 가차없이 공격에 나서지."

누구든 P를 건드리면 좆되는 거다.

"어휴, 됐어요. 슬슬 지저의 입구예요."

하리는 긴 협곡의 아래를 가리켰다.

낭떠러지 아래가 보이지 않는 까마득한 절벽이었으나, 절벽의 아래에서 조그마한 마력 덩어리들이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저기가 국경이예요. 가이아나 왕국에는 지저로 들어가는 수많은 개미굴이 있는데, 저곳을 통하지 않으면 지저로 들어갈 방법은 직접 땅을 파고 들어가는 것 밖에 없어요."

"저러면 짐승이 인간들을 잡아먹으러 가고 싶어도 갈 수 없겠어."

"그렇죠. 지저로 내려가려고 하면 보통 방법으로는 짐승들에게 힘들죠."

"그러게. 음...."

나는 마차에서 내렸다. 그 다음 짐마차와 연결된 유니콘의 고삐를 풀어헤친 뒤, 유니콘을 향해 손을 뻗었다.

"창염개진."

화륵!

유니콘의 전신에 푸른 불꽃이 피어오르더니, 이내 곧 유니콘은 청색과 백색이 적당히 어우러진 반지가 되었다.

"정령이 반지가 됐어...?"

"마력을 응용하는 방법만 알면 누구든지 가능한 일이다."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요. 그건 신의 영역인데...."

"내가 따르는 분이 곧 신이고 내가 그분의 사도인데, 이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어?"

내 말에 하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니콘의 마력을 일부 뽑아내어 체인을 길게 만들었다.

사락.

나는 하리의 목에 반지를 체인 가운데 넣은 목걸이를 걸었다.

"지하에 있는 동안은 네가 유니콘을 맡아다오. 혹시나 위급 상황이 되면 두 가지를 기억해라. 유니콘을 호출하는 신호는 큥큥뾰이. 나를 부르는 신호는 말 안 해도 알 터."

"창염개진이요?"

"그래. 그거면 내가 언제든지, 어느 곳에서든 신호를 듣고 나타날 것이다."

하리가 위험에 처할 일은 없겠지만, 일단 하리는 지켜줄 필요가 있다.

"그리고 네가 품에 안고있는 그 녀석, 잘 지켜줘."

"그 녀석이라고 하지 마요. 이 아이에게는 '크리슈나'라는 이름이 있다고요."

"그래. 그런 이름으로 하지."

크리슈나.

빛이국 사람이라고 광고하는 듯한 네이밍 센스다.

"하지만...음...."

"왜 그러세요?"

"아니. 얘를 큥큥뾰이 했어야 해서."

나는 정체불명의 사족보행 금빛 정령을 집어들었다. 마치 우파루파 드래곤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녀석은 누가봐도 마스코트 캐릭터처럼 생겼다.

전기쥐와는 다른, 파생형의 파생형의 파생형에 가까운 그런 모습.

겨드랑이로 추정되는 곳을 잡아 높이 들어올리니, 나는 녀석의 아래를 보고 단숨에 크리슈나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암컷이네."

키이잇!!

크리슈나는 자신의 성기가 보였다는 것에 수치심을 느끼는 듯 내게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썼다. 나는 녀석을 바닥에 조심히 내려놓은 뒤 뒤로 물러났다.

"까탈스러운 정령이군."

"제가 크리슈나였어도 수치심을 느꼈을 거예요!"

"정령감수성 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얘기야."

정말 특이한 정령이다.

테라에 내가 모르는 정령이 있을 줄은.

* * *

"과거의 고객님은 사, 상당히 정령적인 분이셨군요."

히카리는 쓰게 웃으며 은유하를 맞이했다.

은유하는 시뻘게진 얼굴로 손부채질을 하다가, 얼음이 잔뜩 들어있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단숨에 들이켰다.

"어떻게 저럴 수가…."

"테라에서 지구로 넘어오면서 인간적인 면모가 생긴 거 아닐까요?"

"그렇겠죠? 그래야해. 저런 남자가 아니었다고."

"애초에 겉모습은 여자였는데요."

"나는 남자로 생각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은유하는 빽 소리를 질렀다.

"천가을도! 백희아도! 심지어 지금은 사라진 하랑이나 유나도 전부 다 남자라고 생각했어요! 환룡이나 샤오린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였고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잖아요!"

"네, 네. 진정하시고요. 크리슈나 쨩 화면이나 집중하실래요?"

본래는 다른 이름이 있었지만 과거의 피닉스에게 크리슈나라고 이름이 붙어버린 정령은 여전히 피닉스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비록 무슨 말을 하는지는 못 알아듣지만, 그가 카르나를 닮은 듯한 금발 여인을 상대로 뭔가 자신을 가리키며 말하는 건 분명히 보였다.

"무슨 말을 하는 걸까요?"

"뭔가 저 아래를 들어가야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은 느낌? ...저게 뭐야?"

피닉스의 몸이 불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나타난 새로운 존재의 모습에 은유하는 침을 꿀꺽삼켰다.

"...지륜과 히드라는 어쩌면 선구자였을지도."

크리슈나의 눈에 비친 피닉스는 p닉스가 되어있었다.

단정한 흑발.

베레모.

흰 와이셔츠.

그 위에 걸친 제복 타입의 자켓.

그리고 마치 보이스카웃이나 입을 듯한 반바지!

반!

바!

지!

"...씁."

은유하는 입맛을 다셨다.

"광검 어르신이 루살카 님 상대로 작게 만들었다고 놀린 거, 나중에 사과해야겠어요. 젖을 것 같아."

"회장님, 설마 저거 보고 젖거나 그런 건 아니죠?"

"무슨 소리를. 제가 히드라인 줄 아세요?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마음이, 감상이 젖어든다는 거예요."

은유하는 손을 자신의 가슴에 올리고 옅게 웃었다.

"그의 어린 시절 모습을 이렇게라도 볼 수 있어서."

"회장님. 그럼 이건 어때요?"

소곤소곤.

히카리의 제안에 은유하는 혀를 내둘렀다.

"당신은 역시 천재네요. 얼마나 예산이 필요해요?"

"작은 사이즈니까 1/2?"

"대량으로 만들어요. 그리고 X로이드 투입하세요, 당장."

은유하는 비릿하게 웃었다.

"여기서 더 경쟁자가 늘어나는 건 곤란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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