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858화 (858/1,497)

EP.858 [라노벨외전] 창천의 데스디나스 1권 005

"캬아아! 이게 진짜 술이구나. 아저씨 진짜 사람 좋다. 크으, 역시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 한다더니."

소녀는 그네에 앉아 캔맥주를 들이켰다. 시안은 제 손에 들린 캔맥주를 이마에 대며 한숨을 내쉬었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뭘 그래? 내 민증 확인했잖아. 봐봐, 신서울주민증."

소녀는 지갑에서 제 신분증을 꺼냈다. 정부의 문장과 신서울의 문장이 홀로그램으로 박힌 푸른 신분증에는 분명히 '060102'이라는 생년월일이 박혀있었다. '김누리'라는 이름의 소녀는 신분증을 주머니에 넣으며 혀를 찼다.

"이래서 사람이 쉽게 말을 뱉으면 안 돼. 응? 뭐라고? 아저씨. 그거 다시 한 번 말해봐."

"...네가 성인이면 내가 평생 술 사준다."

"아핳하하하!!!"

누리는 온몸을 들썩이며 웃었다. 본인의 말대로 성인은 맞았다. 바로 어제 1월 2일 생일을 맞이하여, 만 19세를 갓 넘긴 파릇파릇한 성인. 시안은 타들어가는 목을 청량한 알코올로 씻어내렸다.

"약속은 약속인데, 빨리 집에 들어가라. 부모님 걱정하셔."

"나 부모님 안 계셔."

"...미안."

"레이드 뛰러 가셔서 집에 안 계신다고. 이히히!"

시안은 순간적으로 맥주캔을 구겨버릴 뻔 했다. 누리는 어느새 자신이 편해진건지, 대놓고 장난을 치며 시안을 놀렸다.

"아까 전에는 깡패같더니, 이제 보니까 꽃거지가 따로 없네. 아저씨 뭐 신서울에 노숙하러 왔어?"

"돈 벌러 왔다."

거짓말은 아니다. 시안은 맥주를 홀짝이며 분을 삭였다. 이제 고작 20살이 된 어린애에게 화를 냈다가는 어른으로서 자격을 잃는거나 다름 없었다. 누리는 눈을 껌뻑이며 물었다.

"돈? 아저씨 돈 없어?"

"아니. '길드'만들려고. 한국에서."

푸우웁! 누리는 맥주를 뿜어버렸다. 술은 흙바닥을 적셨고, 거품이 뚝뚝 떨어져 추리닝을 적셨다. 시안은 인상을 찡그리면서도 품의 손수건을 꺼내 누리에게 건넸다.

누리는 제 입가를 슥슥 닦으며 물었다.

"아저씨 외국인 아니야? 그런데 길드 만들 수 있어?"

"만들 수는 있지. 등록도 되고. ...절차가 까다롭기는 하지만."

그래서 사무실부터 구하려 했는데 시작부터 망해버렸다. 시안은 간단히 상황을 설명했고, 누리는 안쓰러운 얼굴로 동정을 보냈다.

"그러게 미국에서 그냥 살 지, 뭐하러 이런 동네에 와서 사서 고생하려고 해. 남아있는 사람도 다 떠나가려 하는 마당에."

"그러게."

시안은 쓰게 웃으며 맥주를 들이켰다. 차가운 바람이 공원을 스치고, 둘은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다.

"으으, 추워."

"자."

시안은 제 핫팩을 건넸다. 누리는 시안의 손 위에 올려진 핫팩을 뚫어지게 노려보다가, 추위에 이를 갈며 핫팩을 움켜쥐었다. 손가락이 스친 시안이 차가운 손끝에 침음성을 흘렸다.

"너, 비각성자구나."

"......보면 몰라? 추위에 지금 떨고있는, 엣취! ...그래. 나 몸에있는 마력 돌리지도 못해서 이렇게 추위 탄다. 꼬와?"

"아니. 나도 너랑 비슷한 처지거든."

시안은 몸을 웅크렸다. 누리는 시안의 모습이 꼭 공원에서 노숙을 할 것만 같아서 동정심이 절로 생겼다.

"아저씨, 지금 집 구한다고 했지?"

"응. 일단 셋방이라도 구해야 할 것 같아."

"돈은 있고?"

"얘기했잖아. 유성에서 위약금 대신 물어줬다고."

"그래? 흐흐흐."

어느덧 시각은 자정을 향해가고 있었다. 남은 맥주를 전부 들이킨 누리는 쓰레기통을 향해 캔을 집어던지며 그네에서 일어섰다.

"그러면 우리 집 가자. 내가 재워줄게."

"......네?"

시안은 꽤나 진심으로 당황했다.

* * *

<1월 4일 새벽 12시 10분, 신서울 다세대주택 '가온누리'>

[반가워요. 누리 엄마 이서향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신서울에서 지낼 집을 찾는다고요?]

시안은 스크린 너머의 중년 여성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누리의 말마따나 정말로 레이드를 뛰러 갔는지, 서향은 괴수의 사체 흔적이 남은 전투 슈트였다. 옆에 있던 누리가 재빨리 수긍하며 입을 열었다.

"야밤에 문부터 두드리더라고. 사업차 몇 년 정도 있을 생각인가봐."

"...?!"

갑작스레 바뀌어버린 제 신분에 시안은 꽤나 당황했다. 누리는 스크린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안의 허벅지를 꼬집으며 하하 웃었다.

"밤늦게 미안. 근데 내가 덜컥 계약서 쓰라고 줄 수는 없잖아. 마침 301호 비었기도 하고."

[얘는. 그렇다고 생면부지 외국인을 방에 들이니? 애가 정신이 있어, 없어?!]

혼났다. 칭찬 받을 거라고 생각한 누리의 표정이 금새 어두워졌다.

[네 언니 반만이라도 생각해봐라. 만약에 저 외국인이 엄한 마음이라도 먹었다면, 너 지금 ㄱ...죽을 수도 있었어. 알겠어?! 아무리 지금 상황이 그래도 덜컥 계약부터 하자고 데려오면 어떡해?! 흐흠. 죄송해요.]

"아닙니다. 이해합니다."

시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누리의 손등을 위로하듯 두드렸다. 그러고는 곧장 스크린을 조작해 제 신원을 증명할만한 것을 찾아 서향에게 전송했다. 데이터를 전송받아 제 마도기어에 팝업창을 연 서향의 눈이 절로 커지고, 시안은 헛기침을 하며 제 신분을 설명했다.

"흠흠. [오라클 스튜디오] 해외영업팀 팀장, 시안.w.히비스커스 라고 합니다. 야심한 시각에 이렇게 불쑥 찾아뵙게 되어 죄송합니다."

"이름이 시안에 성이 히비스커스...? 성이 왜 이따위야?"

[오라클? 그 전직 '원탁' 히어로의 스튜디오? 할리우드의 그 영화 제작사? ...어머, 자, 잠시만요.]

시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스크린 너머 서향은 제 눈앞에 실체화 된 전자명함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진위를 파악하고 있었다. 누리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라는 사이, 서향은 표정을 바꾸며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누리를 불렀다.

[딸, 어서 가서 음료수라도 내어오렴. 과일도 같이.]

"뭐? 엄마, 냉장고에 지금 김치 말고 있는게 없는데-"

[없으면 나가서 사오기라도 해!]

서향이 빽 소리를 지르자 누리는 화들짝 놀랐다. 시안은 스크린 아래에 자신이 선물로 들고온 음료 선물 세트를 가리키며 슬쩍 스크린을 조정했다. 누리가 소리나지 않게 음료를 들고 부엌으로 사라지는 사이, 서향은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흠흠, 죄송해요. 요즘 하도 세상이 뒤숭숭해서 의심했네요.]

"아닙니다. 요즘은 괴인들도 나오는 시대인 걸요. 그...김누리 양에게 들었습니다만, 지금 방이 하나 비어있다고-"

[네! 아주...네. 흠흠. 원래는 꽉 차있어야 하는데, 지내고 있던 학생 한 명이 방을 빼버려서 비어버렸어요. 방 비었냐고 연락이 몇 번 오긴 했는데....]

서향이 뜸을 들이자, 시안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도 겉으로는 다급하고 난처한 기색을 내비쳤다.

"저, 혹시 계약 지금 하셨습니까?"

[아뇨. 아직 세입자를 모집하고 있는 중이에요. 이왕이면 신원이 확실하고 월세 안 밀리는 사람으로 했으면 좋겠는데....]

"혹시 가능하다면 제가 계약을 해도 좋을까요?"

[당연하죠! ...흐흠. ...하, 못 해먹겠네. 진짜. 원래 이런 건 남편이 잘 하는데, 지금 그 이가 잠깐 '일'이 있어서....]

서향은 슬쩍 부엌 방향으로 눈치를 봤다. 누리는 유리병에 든 음료를 소리나지 않게 컵에 따르느라 애를 먹고 있었다. 서향의 슈트에 묻은 괴수의 흔적을 눈으로 흘긴 시안은 탁자 아래에 가상 키보드를 열었다.

[혹시 남편분께서 말씀하시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고개를 두 번 끄덕여 주십시오.]

서향이 눈을 부릅뜨며 경악했다. 그러고는 곧 표정을 굳히며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시안은 쟁반에 주스를 들고 오는 누리를 슬쩍 쳐다본 후 슬며시 웃으며 답했다.

"굳이 '주무시는 분'을 깨울 것 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밤이 늦어서 짐을 풀 곳이 필요하고요. 혹시 방이 비었다면 제가 바로 301호에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바, 방도 안보고 괜찮겠어요?]

"위치가 제 마음에 딱 드는 곳이라서요. 왠지 지금 이 계약 놓치면 다음 기회는 없을 것 같습니다."

[...계약서 찬찬히 보고 다시 연락 줘요. 문자로. 김누리. 너는 301호 열어드릴 준비 하고, 아침에 다시 통화하자.]

삑. 스크린이 꺼지며 서향이 연락을 끊었다. 누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시안은 찬찬히 서향이 보낸 계약서를 확인했다.

풀옵션. 1년. 2000/ 70. 관리비 10. 8평.

"......."

적정시세였구나. 시안이 머리를 긁적거리며 계약서를 슬쩍 내린 순간, 찾아다닌 방들 중에서도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문구가 눈을 사로잡았다.

전세가능. 2억.

"......."

시안은 슬쩍 제 계좌를 확인했다. 마침 사무실을 강탈 당하며 건물주에게 건네받은 위약금의 금액도 딱 2억이었다. 심각한 시안의 표정에 누리가 음료를 건네며 우물쭈물 거렸다.

"비싸? 그, 그래도 그게 이 주변에서 적정 시세야. 신서울 대학 근처라서 나름 다른 곳보다 저렴한 편이라고."

"아니. 그런게 아니고."

시안은 서향의 주문대로 문자를 보내며 피식 웃었다.

"참 운명이 기구하다 싶어서."

띠리리링!! 문자를 보내기가 무섭게 서향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벨소리가 어째서인지 몹시 다급해보이기도 했다.

[계약! 계약하도록 하죠!]

2025년 1월 4일. 시안이 한국에 거점을 구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 * *

<새벽 2시, 가온누리 301호.>

"호텔보다 낫네. ...그래, 나아야지."

시안은 그렇게 속으로 되뇌이며 조금 둔탁한 매트리스를 몸으로 눌렀다. 이전에 살던 사람이 나간지 얼마 안 됐다는게 진짜였는지, 방은 먼지가 그리 많이 쌓이지 않아 금방 청소가 가능했다.

'이불은 나중에 돌려드려야겠다.'

시안은 병아리 캐릭터가 가득한 이불에 한숨을 내쉬었다. 배려는 고마웠지만 김누리의 센스는 최악이었다.

'그냥 얇은 이불 줘도 되는데.'

이왕이면 무지의 단색으로. 시안은 제 캐리어를 책상 위에 올려 비밀번호를 조작했다. 캐리어 아래 슬라이드가 열리고, 비밀 케이스가 열렸다.

'급하게 넣느라 빼지도 못했네.'

철컥. 총기의 맨 뒤, 꽁무니의 덮개를 열어젖힌 시안은 안에서 마력이 전부 떨어진 빈 탄환을 꺼냈다. 색이 바랜 연녹색의 탄환에 시안은 입꼬리를 내렸다.

"이거 다시 만들려면 '공방'도 새로 구축해야 하는데."

시안은 깊은 한숨과 함께 탄환을 빼내어 빈 홈에 끼웠다. 비어버린 총열은 그대로 둔 채, 덮개를 닫고 총을 홈에 끼워 슬라이드를 민 시안은 그대로 침대 위로 몸을 눕혔다.

'그 아가씨 괜찮을라나 모르겠네.'

시안은 문득 자신이 보호했던 여학생을 떠올렸다. 사실상 시안이 총성으로 기절시킨 셈이었지만, 살려준 대가로 괴조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기로 마음먹었다.

'안 죽었으니 됐지. 일찍 일어나야하니까 이만 자자.'

시안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엄마! 그런 거 아니라니까! 뭐? 반해? 하이고, 됐어!"

...방음은 좀 안 좋은 것 같다. 시안은 코트 안의 낡은 이어폰을 꺼내 귀마개처럼 끼워 간신히 잠에 들었다.

아침, 사무실을 구하려면 조금 빨리 나서야 했다

* * *

<1월 4일, 아침 10시. <가온누리> 1층 주차장.>

"...그래서 네가 아침부터 왜 따라오는 건데?"

"어제 아저씨 때문에 술 마신 거 걸렸으니까, 앞으로 대신 밥 사달라고 하려고."

누리는 입술을 부루퉁 내밀며 불만을 표했다. 시안은 인상을 찡그리며 등을 돌려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누리는 그냥 걸어가는 시안의 뒤를 따라와 쉼없이 조잘댔다.

"엄마가 얼마나 닦달했는지 알아? 어쩌다 만났냐, 정체는 알고 들인 거냐, 생각이 있냐 없냐...."

"있는 그대로 얘기했구나. 잘 했어. 가족끼리 괜히 거짓말 하고 그러지 마."

"...아저씨 길드 얘기는 안 했어. 어떻게 된 거야? 오라클 스튜디오. 엄마는 진짜인줄 알고 있는데. 사기면 아저씨, 방이 문제가 아니라 스튜디오에 소송당해. 거기 저작권 빡신 거 몰라?"

"진짜야."

시안은 걸어가던 도중에 지갑에서 종이로 된 명함을 꺼냈다. 누리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명함을 집어 제 손목에 찬 마도기어 위에 올렸다.

"스캔해서 짜가면 내가 신고할 거야."

[마력 패턴 스캔 중입니다. 데이터베이스 검색. 스캔 완료, 히어로 <오라클>입니다.]

"......? 구라."

"네가 스캔해놓고 네가 놀라면 어떡해."

시안은 명함을 돌려받기 위해 손을 뻗었다. 누리는 본능적으로 명함을 제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시안의 눈이 반쯤 감겼다.

"5장 밖에 없는 거야. 내놔."

"저, 전직 원탁의 마력이 깃든 물건이잖아! 아저씨, 나 한 장만 더 주라."

"거기 내 이름 박혀있으니까 팔아도 소용없어."

"...팔 거 아니거든. 아저씨, 이름없는 거 없어?"

누리가 명함을 시안에게 내밀었다. 명함에는 그가 서향에게 자신을 소개한 직책과 이름이 금박으로 박혀있었다.

"있을리가. 진짜 명함 용도로 받아온 건데."

"쳇. 근데 아저씨, 스튜디오가 아니라 길드 만들려고 하는 거 아니야? 그럼 그거 무쓸모 아님?"

"그렇지. 그러려고 지금 사무실 보러 온 거잖아."

시안은 걸음을 멈추고 눈앞의 2층 건물을 가리켰다. 1층에는 금방이라도 폐업을 할 것만 같은 카페가 있고, 2층에는 큼지막하게 '임''대'라고 붙여둔 빈 사무실이 있었다. 누리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런데 카페도 있었나?"

"너, 사장님 앞에서는 그런 말 하지마라. 생각보다 여린 분이더라."

시안은 카페의 문을 힘차게 열어젖혔고, 소파에 앉아 TV를 보고있던 후안이 반색하며 그를 반겼다.

"오, 시안. 오늘도 말벗이 되러 온건가?"

"아뇨. 뭐 좀 물어보려고 왔습니다."

후안의 얼굴에 잠시 실망한 기색이 비쳤다. 누리가 시안의 옆구리를 찌르며 메뉴판을 가리켰다.

"아저씨. 나 저거 사 줘. 아침 아직 안 먹었다고."

"......너 일부러 제일 비싼 거 고른거지? 한 겨울에 무슨 프라페야?"

"아닌데에? 나 프라페 좋아하는데? ...아, 생각해보니 열받네. 미래의 한국을 이끌어갈 인재한테 그것도 못 사주냐?! 꼬우면 약속대로 술 사주던가?!"

"자네?"

후안이 경찰을 부르기 전에 시안은 빠르게 상황을 정리했다.

누리는 월셋방 주인집 딸이고, 말실수로 내기에서 졌으며, 졸지에 걸어다니는 지갑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후안은 누리의 신분증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동양인은 참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인다니까. 기껏해야 중학생인줄 알았는데."

"히히, 고마워요. 사장님."

"칭찬 아니야. ...아무튼 사장님. 여쭤볼 게 있습니다."

시안은 천장을 가리키며 물었다.

"위층에 사무실을 좀 쓰고 싶은데, 혹시 건물주 분 연락처를 알고 계신가요?"

"......그건 왜?"

후안이 어딘가 경계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시안은 제 명함을 꺼내 말을 하려다가, 사실대로 제 계획을 설명했다. 누리가 프라페를 받고 기뻐하는 사이, 헌터 길드로 쓸 계획이라는 시안의 설명에 후안은 턱수염을 쓸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마음껏 쓰시게. 어차피 놀려 먹기도 뭐 했으니."

"...네?"

"써도 된다고 말했네."

후안이 의미심장한 얼굴로 손가락으로 아래위를 가리키며 웃었다.

"이 건물, 내 것일세."

바리스타 후안, 그는 건물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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