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창염의 피닉스-859화 (859/1,497)

EP.859 [라노벨외전] 창천의 데스디나스 1권 006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외국인이 한국에 와서 길드를 만든다는 도전에 대해 후안은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이었고, 시안도 후안이 제시한 계약금이 합리적인 수준이라 곧장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굳이 건물주가 후안이 아니더라도 시안은 이 건물 2층에 들어올 생각이었다. 시안은 제 본심을 말했다가는 너무 아부성 발언이 될 것 같아, 후안에게는 그저 '집 가까운 곳에 사무실을 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케이크가 맛있어서 그 위에 길드 차리려 했다고 하면 아마 다들 놀랄 걸?"

"그러니까 넌 또 왜 남의 사무실에 와서 놀고있냐?"

"심심하잖아! 어디가서 이런 재밌는 걸 구경하겠어? 안 그래?"

누리는 소파 위에 앉아 전단지를 훑으며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미 누리의 머릿속에는 사무실이 생긴 기념으로 중국집에서 배달을 시킬 생각이 만만이었다. 시안은 내부 인테리어를 위한 집기를 검색하다가 숨을 크게 골라쉬었다.

"이보세요, 김누리 학생."

"......왜?"

제법 차갑기까지 한 시안의 목소리에 누리가 슬쩍 눈치를 봤다.

"집 소개해준 것도 고맙고, 내가 여러모로 실수한 것도 있는데, 계속 이렇게 사람 불편하게 하는 건 좀 그래. 만난지 고작 하루 사이에 이 정도까지 편하게 대하려 하면, 그건 친한게 아니라 무례한 거야."

"......개꼰대."

누리는 처음 그와 마주쳤을 때 처럼 짜증을 부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시안도 물러서지 않았다.

"꼰대든 뭐든 상관없어. 넌 네가 지금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알기나 해? 막말로...."

시안이 성큼성큼 걸어가 누리의 앞에 섰다. 형광등을 등지고 선 시안의 거구에 누리가 몸을 움츠리며 겁에 질렸다. 시안은 무표정한 얼굴로 누리의 어깨 너머 소파에 손을 올렸다.

"내가 여기서 너한테 무슨 짓을 저질러도 아무도 모르겠지?"

"...아저씨 그런 사람 아니잖아...요...."

누리는 저도 모르게 존대를 할 정도로 사시나무떨듯 몸을 떨었다. 시안은 애써 마음을 독하게 먹으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런 사람? 내가 누군지 알고 그런 소리를 하는데? 알고 보니 사람 죽인 살인마-"

삑. 누리가 손목을 들어 스크린을 띄웠다. 스크린에는 재생 대기중이던 영상들이 시안을 반기고 있었다. 유독 제목이 눈에 띄었다.

[일반인에게 구해진 예비 히어로가 있다?!?!]

[ 미국인 H씨, 아카데미 후보생을 몸 던져 구해.]

[아르겐타비스 일격사! 그와중에 사람 구하러 간 양키성님ㄷㄷ]

"...이거 뭐야?"

시안은 일부러 낮게 깔았던 목소리도 풀어버릴 정도로 당황했다. 누리는 딸꾹질을 하며 울먹거렸다.

"아저씨, 흑! 공항에서, 흐읍! 사람 구한, 의인이라고, 엄마가, 흐으으, 흐아아앙!!"

누리는 울음을 터뜨렸다. 시안은 놀라 한쪽 무릎까지 꿇으며 누리를 진정시켰다. 놀란 후안까지 올라와 상황이 더욱 난처해졌고, 결국 시안은 제 돈으로 주문한 세 명 분의 점심이 올 때 까지 누리를 달래야 했다.

위험에 처하기 전에 잔소리를 하려고 한건데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시안은 억울했다.

식사 뒤. 두 어른은 1층 후안의 카페에서 티타임을 가지며 성숙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미안해. 아저씨. 내가 너무 철없게 굴었어."

"아냐. 나야말로 무섭게 해서 미안했어."

"이제 서로 뭘 잘못했는지 알겠는가?"

누리는 순순히 사과했다. 시안도 고개를 숙였다. 후안은 연장자의 연륜으로 중립적 입장에서 서로를 따끔하게 훈계했고, 특히 누리는 그 질책을 달게 받아들였다. 눈시울이 붉어진 누리는 따뜻한 카페라떼를 들고 꾸벅 허리를 숙였다.

"사장님께도 죄송해요. 먼저 집에 들어가보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게."

누리가 카페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갔다. 시안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후안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한창 영업중인데 죄송합니다. 손님까지 있는데...."

"아닐세. 괜히 사고 일어나는 것보다는 나으니. 자네가 잘 했어. 저 학생은 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네. 신서울은 너무 안전해서 탈이야. 안전불감증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데."

"빌런이 없는 곳이니까요."

창가에 앉아있던 여자 손님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검은 코트를 의자에 걸어둔 여자는 청바지에 베이지색 니트로 제법 편안한 복장이었다. 시안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여자는 선글라스를 치켜올리며 답했다.

"S+급 히어로, <광검>이 지키는 도시. 감히 그 어떤 빌런이 신서울에서 범죄를 저지르겠어요? 조금만 잘못해도 하늘에서 빛의 검이 떨어질텐데."

"아."

시안은 선글라스 여자의 정체를 깨달았다.

"어제 그 원두 엄청 사가시던 분이군요."

"......저 아닌데요."

"그럴리가요. 어제랑 똑같은 향수 뿌리시고 오셨는 걸요? 커피향 나는."

우당탕! 여자는 얼굴을 붉히며 옷을 챙겨 사라졌다. 졸지에 손님을 쫓아낸 시안은 어안이 벙벙해졌다가 다시 후안에게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왜 저러는 지는 나도 모르겠군. 괜찮네. 설마 자네 때문에 발길을 끊으시지는 않겠지."

후안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시안을 노려봤다. 한국에 와서 왜 이렇게 사과할 일이 많은 건지, 시안은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후안은 시안의 어깨를 두드리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됐네. 나도 자네 덕분에 이제 고정 수입이 생겼으니. 그래서 이제 어쩔 생각인가? 길드 등록하려면 최소 인원은 구해야 할 텐데."

"조건이 분명 D급 이상 이능력자 3인 이상의 팀이 하나라도 있어야 했죠."

"그래. 어디 알고 있는 히어로라도 있나? 미안하지만 나는 아는 사람이 없어."

"...정석으로 가야죠."

시안은 제 마도기어를 가리키며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

"모집 공고를 낼 겁니다."

* * *

"하아, 하아."

여자는 리무진에 타올라 선글라스를 벗으며 숨을 골랐다. 유리창 너머 운전석에 앉아있던 남자가 조심스레 물었다.

"무슨 일이 있으십니까?"

"아냐. 아무것도."

여자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진정시키며 코에 손목을 대었다. 역시 착각이 아니었다. 어제와는 다른 향수를 뿌렸다.

"......뭐야, 그 남자?"

처음에는 자신이 오늘도 똑같은 향수를 뿌렸나 부끄러워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하지만 리무진까지 달려오는 동안 여자는 기억을 되새겼고, 리무진 안에서 냄새를 맡으며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여자는 잠시 눈을 감고 고민하다가 손가락을 튕겼다.

"신종 헌팅이네."

난봉꾼 같은 외국인을 신서울에서 묻어버릴까 잠시 고민한 여자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었다. 오늘도 유리창에 비친 제 외모는 출중했다.

"하여튼 예쁜 건 알아가지고. 출발해. 집으로 갈 거야."

"네."

금색의 리무진이 주차장을 떠났다.

* * *

일주일 뒤. 1월 11일 오전 10시 50분.

"아저씨. 그냥 포기하고 스튜디오로 바꾸는 게 어때?"

누리는 프라페를 쪼르르 들이켜며 물었다. 이전처럼 비꼬거나 장난치는게 아니라, 진심어린 걱정이 담겨있었다. 시안은 초조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아냐. 아직 50분밖에 안 지났어. 다같이 모여 오는 걸 거야. 그래."

다리를 벌벌 떨며 스크린을 열었다 닫았다 새로고침하는 시안의 행동은 어딘가 강박관념까지 있어보였다. 누리는 테이블 위에 올려진 플라스틱 컵을 만지며 한숨를 내쉬었다.

"벌써 다 식었어. 아아 됐다고."

"아아, 나는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 그래, 팀만 만들어지면 얼마든지 할 수 있어...."

가망이 없다. 누리는 혀를 차며 제 자리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래서야 나 완전 월급 루팡이잖아. 나와서 하는 일이라고는 먼지털고 유리닦는게 전부인데."

"그게 얼마나 중요한건데. 손님이 와서 '어머, 먼지가 많네요. 이런 사무실에서는 일 못하겠어요. 안녕히 계세요.'라고 말하면 어떻게 되겠어?"

"세상에 누가 고작 먼지로 그런다고."

"있어. 미세먼지 싫다고 맨날 주변에 풍속성 마력 일으키고 다니는 히어로가."

누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문을 표했다. 미국 쪽 얘기일까? 나름 히어로에 관한 가십거리를 즐기던 누리도 한국 바깥의 일은 자세히 몰랐기에, 그 히어로가 누군지 호기심이 생겼다.

"그럼-"

띠리링. 벨소리가 울렸다. 누리는 숨을 참고, 시안은 자세를 바로잡으며 연락을 받았다. 시안의 앞에 떠오른 스크린에는 더벅머리 남자가 난처한 얼굴로 웃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이전에 연락드린 <워커 비> 최주훈입니다.]

"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팀 <지혜로운 벌들>의 팀장님."

[그...어쩌죠? 못할 것 같습니다.]

"네?"

시안의 표정이 굳었다. 최주훈은 눈썹을 가리는 앞머리를 긁적거리며 답을 이었다.

[투자자도 특별히 없고, 달랑 사무실만 있는 길드에 미래를 맡기기에는 여러모로 제 팀원들한테 미안해서요. 죄송합니다. 함께 성장해나가자는 비전은 정말 매력적이지만, 저희들은 당장 먹고 살 코어값 버느라 힘드네요. 죄송합니다.]

"자, 잠깐만요!"

뚝. 시안이 손을 뻗었지만 스크린은 야속하게 사라져버렸다. 좌절한 시안은 그대로 탁자에 이마를 처박았고, 누리는 안절부절 못하며 테이블 위에 놓인 여덟 개의 음료와 시안을 번갈아봤다.

"...치울까?"

"......냉장고에 넣어둬."

누리는 컵을 쟁반에 담아 탕비실로 옮겼다.

"공고문은 완벽했는데, 왜지?"

시안은 고개를 돌려 자신이 올려둔 모집 공고를 차근차근 살폈다. 나름 제 성심성의를 다해 공고를 띄웠지만, 역시 제일 사람들의 마음을 걸리게 하는 부분은 길드의 주인이 '외국인'이라는 점이었나 보다. 누리가 슬쩍 다가와 공고문을 다시 확인했다.

<가족같은 분위기의 스쿼드>

<열정 가득한 길드장>

<함께 발전해나가는 미래지향적 길드>

누리는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그걸 지적해봐야 자신도 딱히 좋은 아이디어를 낼 것 같지는 않아 입을 꾹 닫아버렸다. 둘은 공고문 아래에 달린 코멘트들을 하나하나 읽어내려갔다.

- 외국인이 왜 한국와서 길드만든데? 이게 다 한국에서 코어 파서 지네 나라로 가져가려는 침략 행위다! 썩 물러가라!

- 면접 보고 왔는데 사무실 개노답. 길드장 한 명 있고 접수원 하나. 끗. 아 근데 접수원은 예쁘더라.

- 신생 길드 죽이기 같아서 안 쓰려고 했는데, 솔직히 아무런 비전이 없습니다. 길드 하나 소속되면 평생 꼬리표 따라다니는데, 망하기라도 하면 누가 책임집니까?

- 여러분 유성에서 새로 길드 만듦ㅊㅊㅊㅊㅊㅊ

"외국인이라는 것만 문제는 아니긴 하지."

시안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어떻게 할까. 지인 찬스라도 쓸까, 아니면 일단 용병이라도 모집해서 실적이라도 쌓아올릴까. 고민이 또다시 고민을 낳는 사이, 누리는 다 식어버린 커피를 냉장고에 넣고 제 외투를 챙겼다.

"그럼 아저씨, 나 병원 좀 갈게."

"응. 안부 좀 전해줘."

"아빠가 오히려 고마워해야지. 아저씨 덕분에 병원비랑 포션값 마련 된건데."

누리는 쑥쓰러운듯 문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시안은 자세를 바로하고 손을 흔들었고, 누리는 재빨리 사무실 문을 닫고 사라졌다.

홀로 남은 사무실. 어느덧 시계는 11시를 가리키고 있다. 시안은 냉장고에 들어간 커피 하나를 가져와 술처럼 벌컥벌컥 들이켰다.

"크, 쓰다."

실제로는 커피지만 술처럼 썼다. 아니, 인생이 썼다. 처음부터 힘들 건 알고 있었고 그 누구의 호응도 받지 못할 거라고는 예상은 했다만, 이정도까지 아무도 오지 않을 줄은 몰랐다. 자신이 원인이라고는 상상도 못한 채.

짝. 시안은 뺨을 때리며 달력을 노려봤다.

1월 11일. 아직 그가 사무실을 구하고 공고를 올린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았다.

"좋아, 어디 한 번 해보자고."

남자가 자존심이 있지. 시안은 이를 갈며 다짐했다. 결코 오라클에게 손을 벌리지도 않을 것이다. 햇병아리들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열정과 의지만 있으면 함께 성장해나가리라.

'검증된 이들로만 구성해서 전력을 꾸려나가면,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보석은 누가 발견하라고.'

시안은 의지를 다졌다. 결코 꺾이지 않을 의지를.

이틀이 지났다.

면접자가 한 명 방문하기는 했지만, 누리를 보고 음흉한 낌새를 보여 곧바로 탈락시켰다. 아니나다를까 성을 내며 나가는 그의 발목에는 마도발찌가 채워져 있었다.

닷새가 지났다.

전화로 팀원이 되겠다는 남자가 있었지만, 아무도 팀원이 모이지 않고 저 혼자라는 사실을 듣고는 부담감을 느껴 가입을 철회했다. 겨우겨우 설득해 집 근처 카페까지 출장을 나가 직접 만났지만, 시안의 얼굴을 보고 곧장 나가버렸다.

열흘이 지났다.

시안을 바람맞혔던 <지혜로운 벌들>의 팀원 중 일부가 다시 시안의 사무실을 찾아 길드 가입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사실 내부 알력으로 잠시 트러블을 일으켜 홧김에 시안을 찾은 것이었다. 결국 시안은 던전 앞에서 또다시 홀로 커피를 든 채 사무실로 돌아와야 했다.

보름이 지났다. 갑자기 본인을 S급 히어로라고 소개한 미친 여자가 전화로 면접을 보길래, 장난 전화는 다른 곳에다 하라고 짜증을 내고 끊어버렸다. 시안은 서서히 지쳐가고 있었다.

어느새 날짜는 2025년 1월 29일, 설날이 되었다.

TV에는 한복을 차려입고 하하호호 웃는 연예인들과 히어로들이 서로 장기 자랑을 하며 웃고 있었다. 물론 시안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가득했다.

"나도 저렇게 웃고 싶다."

차라리 미국으로 돌아가버릴까. 잠깐 우스갯거리는 되겠지만, 오라클의 지원을 받으면 B급은 커녕 A급도 사정사정 하며 지원서 한 장 내보려 안간힘을 쓸텐데. 시안은 한숨을 푹 쉬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래, 포기하자. 한국에서 무슨...."

시안은 몸을 일으켰다. 사무실 임대료나 전세금이 신경 쓰이기는 했지만, 밑빠진 독에 계속 물을 부을 수는 없었다. 제 길드를 꾸려 최고의 길드를 만들겠다는 꿈은 누군가의 말마따나 허황된 일장춘몽이었나 보다.

"다 때려 치-"

그 순간, 초인종이 울렸다.

띵동.

"......누구지."

시안은 침을 꿀꺽 삼키며 제 코트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김누리 가족은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고, 후안도 향수병으로 잠시 고향을 방문한다고 했다. 그러므로 이 설날에 사무실을 찾아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설마 그 놈인가?'

그럴 리 없다. 아무리 제정신이 아닌 놈이라도 미국에서 만리타향 신서울까지 날아올만큼 시안은 잘못하지 않았다. 시안은 차가운 권총의 손잡이를 꾹 부여잡으며, 천천히 문으로 다가갔다.

"누구시죠?"

"아, 안녕하세요! 팀원 모집 공고를 보고 왔는데요."

낯이 익은 목소리다. 시안은 곧장 문을 열어젖혔고, 그곳에는 어깨에 닿을 듯한 갈색단발을 C컬로 넣은 앳된 얼굴의 여인이 있었다. 여인은 수염이 덥수룩한 시안을 보며 한눈에 그를 알아보았다.

"아, 그 때 공항의 총-"

시안은 누가 볼새라 황급히 여인을 사무실 안으로 끌어당겼다. 갑작스레 어깨가 잡힌 여인이 공포에 질린 사이, 시안은 입꼬리가 부르르 떨렸다.

"천사님."

"네?"

"당신은 이 길드를 구원한 천사님입니다."

히어로 아카데미 2학년 진급 대상자, 이유나는 이 사무실에 온 것을 아주 잠깐이나마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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