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56화 〉 1056. 신위
6월 7일 월요일.
일주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나는 그동안 공간 이동 주문서를 이용해 전 세계를 돌아다녔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광원교의 지부를 모두 들려 폭탄을 설치했다.
‘뱀파이어 형사 세계의 폭탄. 몰래 설치하느라 많이 설치하지 못했고… 현실에 가져오면서 위력도 떨어졌겠지만, 건물을 박살 내기엔 충분하지.’
한국에 있는 광원교를 보면 알듯이 놈들의 세뇌 능력은 특수한 무늬나 그림이 원인이다.
‘그것만이 아니야. 그렇게 쉽게 세뇌를 할 수 있으면, 그림을 들고 사방팔방 돌아다니거나, 더 자유롭게 포교 활동을 했겠지.’
그러나 광원교는 천천히. 그리고 은밀하게 세를 불리고 있었다.
세뇌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고, 광원교 교주의 힘이 신전과 관련이 있다고 하니 다른 광원교 지부 건물에도 어떠한 힘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게 아니어도 괜히 남겨뒀다가 다른 놈이 세뇌에 걸려 광원교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도 있지. 확실하게 끝장내자.’
마음 같아선 나 혼자서 다 쓸어버리고 싶다.
허나 거기엔 한계가 있다. 나는 혼자고 광원교는 무수히 많다. 무엇보다 아직 광원교는 나와 박수호에 대해 자세히 모른다.
‘나를 주시하는 수준이긴 한데. 겨우 그것뿐이지. 전면에 나서는 건 박수호여야 해. 박수호가 셀브레티나의 용사잖아.’
내가 전면에 나서서 일을 주도할 경우, 브라마센 놈이 나를 대놓고 노리려 행동할 수 있었다.
‘날 노리는 건 상관없는데 내 여자들…. 한하린, 한아영, 진세영, 백지은을 노릴 수 있지. 브라마센을 상대로 전부 지키기엔 내 힘이 부족해.’
그러니 박수호를 앞세운다.
‘근데 박수호 이 새낀,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왜 연락이 없어.’
전화해봤는데 안 받는다. 문신 세계에 들어가 있다는 증거였다. 나는 혀를 차며 유희 생활 어플을 켰다.
[헌터 킬러
보라색 맛이 나는 달이 떴습니다.
오늘은 사냥꾼이 사냥당하는 날.
당신은 ‘삐에로와 사냥꾼’ 세상의 괴인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괴수와 괴인을 사냥하는 사냥꾼들에게 끝없는 증오를 느낍니다.
그런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간단합니다.
1,000 명의 사냥꾼을 사냥하십시오.
퀘스트 보상 – 3,000 포인트, 헌터 킬러의 뼈 작살.
※페널티가 다수 존재합니다.]
[페널티 1. 인벤토리 사용 제한.]
[인벤토리는 3칸으로 제한됩니다.]
[유희 세계에 가져갈 수 있는 물건도 3개로 제한됩니다.]
[페널티를 완화하기 위해선 10,000 포인트가 필요합니다.]
[페널티 2. 괴인]
[괴인의 외형과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2,000 포인트를 사용해 괴인이 아닌 인간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페널티 3. 사냥꾼이자 사냥감]
[사냥꾼들은 당신의 대략적인 위치를 알 수 있으며, 당신을 최우선으로 척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000 포인트를 사용해 페널티를 없앨 수 있습니다.]
[페널티 4. 마나 치트 아웃.]
[마나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입니다.]
[3,000 포인트를 사용해 페널티를 없앨 수 있습니다.]
내가 선택한 것은 퀘스트다.
지금 내게 당장 필요한 건 포인트였다.
‘그리고 이 헌터 킬러의 뼈 작살. 이건 지금 내게 꼭 필요한 능력이야.’
[헌터 킬러의 뼈 작살
상대에게 투척 명중 시 상대는 3시간 동안 회복 불능 상태에 빠집니다.
가격 – 20,000
※주의
일회용입니다.
내구도는 평범한 수준입니다. 명중이 중요합니다.]
나는 회귀 전의 교주를 떠올렸다.
죽여도 죽여도 회복하는 괴물. 지긋지긋한 놈이었다.
‘그때 이게 있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겠지. 일이 잘못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이걸 가지고 있으면 비장의 한 수가 되겠지.’
퀘스트 유희 세계인 [삐에로와 사냥꾼]을 떠올렸다. [삐에로와 사냥꾼]은 내가 알기로 웹소설이었다. 인기 없기로 유명한 정통 판타지에 가깝다. 인기는 그럭저럭 있었는데 후반에 욕을 오지게 처먹고 망해버렸다. 그 후, 작가는 필명을 바꿨다는 소문이 돌았다.
‘위험한 세계는 아니야. 적어도 신의 아틀란티스나 백환 보다는. 괴인이라고 해서 지나치게 강하거나 하진 않으니까. 목표는 하루. 24시간 이내에 퀘스트를 끝내는 거다.’
[삐에로와 사냥꾼]. 여기서 말하는 삐에로와 사냥꾼은 동일 인물이다. 본래 삐에로였다가 사냥꾼의 재능을 각성하고 두 가지의 일을 동시에 하는 내용이었다.
‘아마 높은 확률로 주인공과 마주하겠지. 극초반 아니면 후반의 시점이면 좋겠군.’
[퀘스트를 수락했습니다.]
[유희를 시작합니다.]
•••
나는 숲에 있었다.
몸을 움직이려다가 낯선 감각을 느꼈다. 뭐랄까. 피부에 느껴지는 온도나 바람을 제외하고도 다른 감각 기관이 생긴 느낌이다.
‘맞다. 이 세계에서 난 괴인이지.’
나는 내 몸을 확인했다. 우선 몸 자체가 딱딱한 피부로 이루어져 있었다. 사슴벌레의 껍질과 비슷한 느낌이다. 그 강도는 더 강할 게 분명하지만.
손가락은 3개였으나 팔이 4개였다. 따라서 손가락은 총 12개. 인간일 때보다 더 많았다. 이득이다.
‘날개는 없군. 대신… 이마에 피콜로 같은 더듬이가 있잖아.’
더듬이를 더듬거렸다. 주변 공간이 세세하게 느껴진다. 나는 감탄했다. 주위 5M. 땅을 기어 다니는 벌레까지 세세하게 느껴졌다.
‘이 정도 스펙이면 일이 더 쉬워지겠어.’
내 영역 안으로 무언가가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인식하는 순간 몸이 반응했다. 오른손 2개가 움직여 날아오는 무언가를 낚아챘다. 3개의 화살이었다. 화살이 날아온 방향을 노려봤다. 망원경 배율이 올라가듯 시야가 커지며 밤하늘의 어둠을 꿰뚫어 30M 떨어진 곳에 있는 사냥꾼을 포착했다.
‘가속. 찰나.’
순식간에 내달려 사냥꾼의 앞에 나타났다. 사냥꾼은 경악하는 대신에 이를 꽉 물며 내게 손가락을 휘둘렀다. 그의 손가락이 날카로운 칼로 변한다.
‘일단 한 대 맞아줄까. 갑주가 얼마나 단단한지는 알아야지.’
그의 손톱이 내 가슴팍을 훑는다. 잠깐 불똥이 튀었다. 딱딱한 피부에 생채기가 생겼다. 딱 그 정도였다.
“이런 미친 왜, 이딴 괴물이 여기에…! 끄아아아아악!”
사냥꾼의 목을 움켜쥐고 그대로 꺾었다. 사냥꾼은 목이 꺾인 채로 비명을 질렀다.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이 세계의 사냥꾼들은 현실의 헌터가 모델이었다. 각성 능력이 있다. 그리고 사냥꾼이 힘에 취해 자신을 잃거나, 생명의 위기에서 괴인이 된다. 라는 설정이 있었다.
‘사냥꾼이 괴인이 되면 더 강해지지. 그러니 괴인이 되기 전에 최대한 빨리 죽이는 게 정답이지.’
[사냥꾼 1명을 사냥했습니다. (1/1,000)]
떠오르는 창을 무시하며 사냥꾼을 찾아 다른 방향으로 내달렸다.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냥꾼 무리와 마주쳤다. 허접들이다.
‘뇌전!’
파지지지직.
푸른 전류가 사냥꾼들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사냥꾼 3명을 사냥했습니다. (4/1,000)]
‘마나가 없어서 그런지 뇌전을 한 번 쓰고 나니 확 지치는군.’
급할 때를 제외하면 뇌전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을 듯했다.
나는 계속해서 움직였고 사냥꾼들과 어렵지 않게 마주쳤다.
[사냥꾼 1명을 사냥했습니다. (7/1,000)]
‘자주 마주치긴 하는데 귀찮다. 자동 진행을 하자.’
자동 진행이 이럴 때가 좋았다. 허나 나는 곧 얼굴을 일그러뜨릴 수밖에 없었다.
자동 진행으로 의한 사냥은 카운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꼼수가 안 되나. 그럼 사냥꾼을 만날 때마다 내가 직접 죽여야겠군.’
유희 속 시간으로는 대충 2개월 정도 흘렀다.
[사냥꾼 13명을 사냥했습니다. (331/1,000)]
사냥꾼을 300명 쯤 죽이자 좀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어중이떠중이 사냥꾼들은 나를 피했고, 강하다는 사냥꾼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일부러 사냥꾼 한 명을 남겼다.
“너희 사냥꾼은 어디에 모여있지?”
“…말까지 할 수 있었나. 역시 지능까지 높았군.”
“질문에 대답해라.”
“크흐흐. 우리가 모이는 경우는 하나지. 강력한 괴물을 사냥할 때. 기다려라. 우리는 너를 중심으로 모일 것이다. 뇌충. 네놈이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하기 전에 죽일 것이다.”
사냥꾼이 입을 쩍 벌리더니 나를 향해 이빨들을 쏘아냈다. 괴상한 능력이었다.
‘찰나.’
이빨은 전부 피하고 사냥꾼의 명치를 주먹으로 쳤다. 사냥꾼이 고꾸라지며 사망했다.
‘뇌충(雷蟲)? 나한테 붙은 이름인가. 존나 대충 지었군.’
겉모습은 벌레 같은 외모에 간간이 뇌전을 사용해서 붙여진 이름인 게 확실했다.
‘이름이 퍼졌으니 사냥꾼들이 알아서 모여들겠지. 나는 수련이나 하자.’
나는 더듬이를 꿈틀거리며 뇌전을 사용했다.
땅 위의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게 느껴지듯이, 뇌전의 형태와 감각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이 감각…. 뭔가 얻을 것 같으면서도 손에 닿지 않는단 말이지.’
지금의 감각을 기억해두면 분명 현실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사냥꾼 94명을 사냥했습니다. (921/1,000)]
사냥꾼 마을을 습격해서 모조리 죽였다. 500명은 죽인 것 같은데 숫자는 94명이 전부였다. 94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사냥꾼이 아니었다.
“사, 살려 주세요…!”
여자가 바닥에 무릎 꿇고 나를 향해 빌었다.
마을 가장 뒤쪽에 숨어 있던 여자였다. 푸른 머리카락에 날씬한 몸. 꽤 미녀다. 그러나 나는 여자의 머리를 발로 차서 죽였다.
이 세계의 괴인은 생식기가 없었다. 지금의 나는 성욕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상태였다. 그 점이 불쾌했으나, 빨리 이 퀘스트를 끝내면 원래대로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현재 사냥한 사냥꾼. 980명.]
남은 건 20명.
나는 진흙 속에 숨기고 있던 몸을 일으켰다. 어제 찾아온 사냥꾼은 정말 강했다. 팔 두 개가 날아갈 정도로.
‘팔은 이미 회복했다. 이게 괴인의 회복력…!’
좆이 없다는 것과 가끔 감각이 너무 뛰어나서 불쾌해진다는 걸 제외하면 스펙이 뛰어난 육체였다.
“뇌충. 여기에 있었군. 내가 너를 사냥해주마.”
차분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삐에로의 얼굴을 한 사냥꾼이 있었다. 등에는 활, 허리춤에는 검을 쥐었다. 우스꽝스러운 외모지만, 저게 주인공의 능력이었다.
‘삐에로 얼굴로 사냥하는 걸 보니 시점은 최소 중반부군. 나쁘지 않아.’
말은 필요 없었다. 나는 찰나를 사용해 삐에로를 향해 도약했다. 삐에로의 얼굴로 4개의 주먹을 동시에 뻗는다.
삐에로의 몸이 흐릿해지더니 내 오른편에 나타났다. 놈의 검이 내 허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녹색 피가 튀었다. 나는 개의치 않고 삐에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일단 잡기만 하면 내 승리다.’
잡았다.
그렇게 느낀 순간이었다. 갑자기 삐에로가 손아귀에서 사라졌다. 삐에로의 능력이다. ‘유쾌한 거짓말’ 감각을 속이는 능력.
‘절대 정신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정신이 아니라 감각을 속이는 거라 통하는 건가. 직접 당해보니 기분 더럽군.’
내 등을 향해 강철 화살이 날아왔다. 피하기에는 너무 빨랐다. 쾅! 화살이 박히는 소리 치곤 너무 컸다.
“미켈라! 괜찮나?!”
검은 머리를 가진 남자가 뒤에서 나타났다. 삐에로, 미켈라의 파트너 사냥꾼이다.
“즈룬! 난 괜찮아! 그보다 피해!”
찰나를 이용해 즈룬을 죽이려고 했으나, 한 끗 차이로 즈룬이 내 손을 피했다.
“크윽!”
즈룬은 다람쥐처럼 나무 사이로 도망쳤다. 뒤쫓아 가려고 했으나 미켈라가 던진 6개의 단검이 느껴졌다.
팔을 휘둘러 단검을 쳐냈다. 단검 두 개가 팔에 박혔다. 나는 덤덤하게 단검을 빼냈다. 팔에 힘을 주자 피가 멎었다. 나는 힐끗 즈룬을 바라봤다. 즈룬의 얼굴에 흉터가 있었다.
“알겠다. 지금 시점은 극후반이군.”
뭐, 원작 극후반에 대해선 전혀 모르지만.
“극후반? 이제 시작이야. 우린 둘이서 하나거든.”
삐에로가 자신만만하게 씨익 웃는다. 놈의 몸이 흐릿해진다. 뒤에서는 화살이 날아온다. 즈룬의 능력은 힘의 극대화. 즈룬의 화살을 3방 이상 맞으면 나도 버틸 재간이 없었다.
‘전력으로 가자.’
파직.
내 몸에서 뇌전이 튀었다.
사냥꾼 980명을 죽이는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자동 진행을 이용했으나, 곧 수련하기 딱 좋은 환경이란 걸 깨닫고 노선을 변경했다.
‘이 공간 자체를 내 것으로 두는 듯한 감각은 꽤 도움이 되었지.’
파지지지직.
시간으로 따지면 약 3개월.
나는 그 시간 동안, 오직 한 기술만을 수련했다.
‘섬뢰(閃雷).’
번개 한 줄기가 몸 안을 내달린다.
아이러니하게도 마나가 없기에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번개는 내 몸의 세포 하나, 하나를 모조리 일깨운다. 나는 확장되는 감각을 느끼면서 미켈라를 향해 달려들었다.
놀란 삐에로가 입을 벌리며 묘기를 부린다. 4개의 주먹을 계속 뻗으나 미켈라는 계속 한 끗 차이로 피해냈다.
‘뒤에서 날아오는 화살이 지나치게 거슬려.’
타겟을 바꿨다. 적절한 타이밍에 화살을 날려 날 방해하는 활잡이부터 죽이기로.
“즈룬!! 도망가!!”
늦었다. 미켈라의 목소리가 사라지기 전에 이미 나는 즈룬의 앞에 도착해 있었다. 미켈라와 달리 즈룬은 느렸다.
즈룬이 이를 악물고 내 미간을 향해 화살을 쏘았다.
“팔 한 짝 정도는 내주지.”
들어 올린 팔로 화살을 막아내며, 다른 팔 3개를 즈룬에게 휘두르려는 찰나. 내 몸이 우뚝 멈춰 섰다.
치지지지직.
내 몸에서 살이 타는 냄새가 맡아졌다.
‘젠장. 과부하다.’
한순간의 틈.
주인공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내 등 뒤를 점한 미켈라가 난도질하듯 내 몸을 썰어댄다.
[죽음 저항이 발동했습니다. 앞으로 15초간 죽지 않습니다.]
“뇌충을 죽였어!!!”
“하… 결국은 해내 버렸군. 이걸로 너는 자유를 얻었군.”
“즈룬. 네 덕분이야. 네가 함께 와주지 않았다면 나는….”
“시끄럽다. 겨우 이런 일로 하나, 하나 따지지 마라.”
[완전 회복을 사용합니다.]
나는 몸을 일으켰다. 두 사람은 눈을 부릅뜨고 나를 지켜봤다.
“너희가 이겼다.”
놈들이 서둘러 전투태세를 취한다.
“허나 죽는 건 너희다.”
게이 슬레이어를 손에 쥐고 휘둘렀다.
게이살(Gay殺).
검은빛이 미켈라와 즈룬을 베고 지나갔다. 그들의 상하체가 분리되어 바닥으로 스르륵 떨어졌다.
웹소설 [삐에로와 사냥꾼]이 욕을 먹고, 작가가 필명을 바꾼 이유는 소설 후반부에 BL 드리프트를 오지게 때렸기 때문이다. 분명 중반까지만 해도 주인공 성장 소설이 갑자기 똥꼬물이 되어 버린 것이다.
‘댓글로 결말만 봐서 대충 아는데… 결혼 엔딩이라지?’
결혼 엔딩.
나쁘지 않았다.
그게 남남 결혼이란 걸 제외하면.
3일 후. 나는 퀘스트를 완료했다.
[사냥꾼 1,000명을 사냥했습니다.]
[퀘스트 보상이 주어집니다.]
[3.000 포인트를 획득합니다.]
[‘헌터 킬러의 뼈 작살’을 획득합니다. 인벤토리를 확인해주십시오.]
[앞으로 ‘헌터 킬러의 뼈 작살’을 랜덤 뽑기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엔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