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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염의 피닉스-1251화 (1,251/1,497)

< 1251화 > 1251. 다크문

미끄럽고 부드러운 여자들의 육체 속에서 허리를 흔들었다. 여자의 음란한 냄새와 쾌락에 젖은 교성이 가득하다. 손만 뻗어도 여자의 가슴과 엉덩이가 만져진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정신줄을 놓고 아랫도리를 흔들며 사정을 반복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여자들 사이에 나 혼자 일어나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탕 안에 뻗어 있는 여자들이 보였다.

'몇 시간이 지났지?'

희미한 두통을 느끼며 상체를 일으킨다. 내 위에 올라타 있던 212호가 옆으로 미끄러졌다.

"으으응…."

희미한 신음을 흘리는 그녀의 사타구니에서 하얀 정액이 주르륵 흐른다. 그 음란한 광경에 사타구니가 또 반응했다.

'피아그라의 효과가 아직 전부 사라지지 않았나.'

피곤하다.

그냥 이대로 쓰러져 잠이나 자고 싶다. 그러나 성욕이 다시 피어오르면서 잠기운이 달아난다. 나는 양옆으로 손을 뻗었다.

여자들의 몸이 느껴진다. 누구의 보지에 사정해야 할까. 행복한 고민을 이어가던 중 뒤늦게 탕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31호를 발견했다.

물론 그녀도 당연하다는 듯이 알몸이었다. 허나, 나는 지금까지 그녀와 몸을 섞은 적 없었다. 여자 동기 중에서 유일하게 31호만이 처녀를 유지하고 있다. 나는 눈에 힘을 주며 31호의 얼굴을 바라봤다. 조금만 방심해도 눈알은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봉긋 솟은 젖가슴을 멍하니 보게 될 것이다.

"즐거워 보이네."

"이건."

"변명할 필요는 없어. 너와 그녀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으니까. 부족하지? 내가 도와줄까?"

31호가 오른 무릎을 세웠다. 앙다문 분홍색 보지와 그 위에 옅게 자란 보라색 보지털이 보였다. 그녀는 가는 집게손가락으로 대음순을 콕 찍어 당겼다. 보지가 벌어지며 분홍색의 음부가 훤히 드러났다. 작은 클리토리스와 좁은 질구멍. 질구에서 투명한 애액 한 방울이 조명을 받아 반짝거렸다.

"해, 해도 돼? 지금까지 섹스에 관심 없었잖아."

"관심 없던 건 아니야. 지금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니까 함부로 굴릴 수 없을 뿐이야. 나한테 순결은 꽤 중요해."

그녀가 렐티어스 공작의 사생아라는 걸 떠올린다.

프리셀 왕국은 순결이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나, 그건 어디까지나 일반 시민들에 관한 이야기다. 자기들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귀족들은 순결을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고위 귀족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앞은 안 돼. 하지만 뒤쪽은 괜찮아."

보지를 벌리고 있던 집게손가락이 조금 아래로 내려가더니 엉덩이를 벌렸다. 분홍색 국화 모양의 항문이 한 차례 벌렁거리며 나를 유혹한다.

"지, 진짜 괜찮은 거야?"

"뒤쪽이라면. 그리고 나도 섹스라면 흥미가 있거든."

31호가 탕으로 내려왔다. 무릎을 바닥에 대고 엉덩이를 내 쪽으로 내밀었다. 한 손으로 탕의 모서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보지를 가렸다. 보지만큼은 절대로 안 된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괜찮다. 나는 움찔대는 분홍색 애널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다.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31호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딱 보기 좋게 발달한 골반을 잡고 애널에 내 자지를 갖다 댔다. 자지에는 러브 젤이 충분히 발라져 있으니 애널에 쉽게 들어갈 것이다.

"넣는다…!"

31호는 대답이 없었다. 허나 엉덩이를 내 쪽으로 조금 더 내밀었다. 그 뜻을 모를 내가 아니었다. 나는 그녀의 애널로 자지를 힘껏 강하게 밀어 넣었다. 저항이 거셌지만 자지는 그녀의 애널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흐으으읏…, 아아아아…!"

"31호…! 괜찮아?"

"괜찮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녀의 애널은 굉장히 좁았다. 평소였다면 자지가 아파서 옴짝달싹 못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나는 피아그라를 먹어 잔뜩 흥분한 상태다. 성적인 쾌락을 추구하며 억지로 허리를 움직인다.

철퍽철퍽!

"으으으으으읏"

31호가 앓는 듯한 신음을 냈다. 고통을 참는 듯한 그 신음을 나를 더욱 흥분하게 만들었다.

머릿속으로 평소의 31호가 떠오른다. 31호는 특별했다. 그 사실을 본인도 알고 있었기에 그녀는 여자 동기 중 가장 도도했다. 그리고 도도한 만큼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그녀는 렐티어스 공작의 딸이다.

'노예 출신인 나 따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신분!'

허리에 힘이 들어갔다.

팡! 파앙! 팡! 파앙!

살 부딪치는 소리가 울린다. 흔들리는 보라색 머리카락과 굴곡진 허리에 시선을 빼앗겼다. 31호가 내뱉는 억누른 듯한 신음이 나를 더욱 흥분케 만든다.

20분 정도 지났을까. 그녀의 반응이 조금 변했다.

"하윽, 훗… 아앙!"

도도함을 유지하던 신음이 달콤한 교성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녀의 엉덩이는 20분 동안 쉴새 없이 부딪친 탓에 빨갛게 달아올랐고, 러브젤과는 다른 끈적하고 미끈한 액체가 그녀의 보지에서 흘러내린다.

"31호. 애널 섹스의 느낌은 어때?"

"흐으읍…! 나, 나쁘지 않아."

"안에 싸도 되지? 어차피 뒤쪽으로는 임신 안 하잖아."

"마음대로 해…!"

철퍽!

엉덩이를 꽉 잡고 자지를 최대한 찔러넣은 나는 몸을 떨며 그녀의 안에 사정했다.

사정을 끝낸 나는 거친 숨을 내쉬며 허리를 뒤로 뺐다. 그녀의 엉덩이에서 자지가 빠져나왔다. 그녀의 애널은 자지 모양으로 벌어져서 천천히 수축했다.

꿀꺽. 침을 삼켰다. 31호의 엉덩이를 보고 있자니 다시 자지에 힘이 들어간다.

그때, 누군가가 뒤에서 내 등을 끌어안았다. 렉시였다.

"너희 둘만 즐기는 거야? 나도 애널 섹스 하고 싶어."

바닥에 뻗어 있던 다른 여자들도 하나, 둘씩 일어나기 시작했다.

"나도."

"애널은 준비 안 했는데…. 난 보지에 해줘."

자지가 껄떡거렸다. 그러나 아까까지의 패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피아그라의 효과가 서서히 가라앉고 있었다. 반면 여자들은 부족하다는 듯이 눈을 빛낸다.

나는 잔뜩 긴장했다. 어쩌면 오늘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인은 당연히 복상사다.

두 달이 지났다.

렉시는 몇 주 전에 2사단으로 떠났다.

지금 667부대는 분위기가 풀어져 있었다. 부대 배치가 앞으로 3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금만 실수해도 트집을 잡던 교관들은 게으른 사자처럼 굴었고, 들뜬 동기들은 저마다 휴가를 받아 사회에 나가는 상상을 한다.

동기 중에서 심각한 건 나 뿐인 것 같았다.

나는 이 분위기 속에서 진지하게 생각했다.

복수를 포기할까?

212호와 31호와 함께 미래를 보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212호의 말마따나 10년만 더 군대에서 복무하고 돈을 모아 제대하는 거다. 10년이면 사업용 자본을 충분히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아예 군대에 말뚝 박는 것도 나쁘지 않다. 내 실력이라면 빠르게 진급할 수 있을 테니까.

나와 몸을 섞던 여자 동기들도 뿔뿔이 흩어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건 영영 헤어지는 건 아니다. 휴가 때마다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 세상은 중혼이 합법이다. 일부다처, 일처다부. 어느 쪽이든 능력만 된다면 상관없다. 나와 그녀들이 함께 살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211호."

비누스 교관이 날 부른다. 나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들을 지웠다.

"네. 비누스 교관님."

"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다. 비공식 임무다."

"…비공식 임무라면, 요인 암살입니까?"

비누스 교관은 사무실을 둘러봤다. 창문과 문이 제대로 닫혀 있다는 것을 확인한 뒤 무감정한 눈으로 날 바라봤다.

"일주일 뒤. 너는 88호와 함께 정찰 임무에 나간다. 최대한 깨끗하게 88호를 죽여라. 나이프로 목을 긋는 게 좋을 것 같군."

"…네?"

"반문하지 마라. 이건 농담 같은 게 아니다. 네가 수행해야 할 임무다."

"88호를 죽이고 서쪽에 있는 폐허로 이동해라. 그곳에서 한 남자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 남자에게 88호의 시체를 넘기고 적당한 몬스터를 사냥하고 귀환해라. 88호는 임무 중 몬스터와의 격전으로 전사한 것으로 처리한다."

시체를 빼돌리는 것이다. 비누스 교관은 아마도 다른 나라. 혹은 거대 기업과 거래했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시체는 여러가지로 가치가 높으니까.

"대답이 없군. 211호. 임무를 또 설명해줘야 하나?"

"…아닙니다. 임무는 숙지했습니다."

"그래. 나가 봐라."

"네."

반문은 하지 않는다. 의문도 내비치지 않는다. 항의해봤자 돌아오는 건 고통뿐이라는 걸 안다.

그리고 이런 임무는 새삼스러운 점도 없다. 민간인을 암살하거나, 마약을 운반하는 등의 더러운 임무는 이미 몇 번이나 했다. 동료를 죽이는 임무는 처음이지만, 못할 것도 없었다.

'…씨발.'

군대에 말뚝 박는다?

내가 잠시 정신이 나갔던 것 같다. 우리는 군인이 아니다. 단지 노예에 불과하다. 최근에 행복해져서 그 사실을 잠시 망각했다.

그리고 비누스 교관은 어떻게 해서든 나와 동기들을 이용해 먹을 놈이다. 놈이 있는 한, 이 빌어먹을 프로젝트가 계속되는한 자유는 없다.

'죽인다, 비누스!'

그리고 나는 88호를 죽였다.

디데이까지 앞으로 2주.

나는 현재 임무를 받아 프리셀 왕국 북쪽에 위치한 네르반 마을에 도착했다. 광부들이 모여 만든 마을이다. 예전에는 인구수가 1만에 달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고작 500에 불과했다.

네르반 마을 주위에는 1개의 철광산과 16개의 폐광산이 존재했다. 하나밖에 없는 철광산이 이 마을의 유일한 밥줄이었다.

그리고 현재 이 마을 주위에 웨어 울프가 숨어 있다. 마을 사람 두 명을 먹어 치운 웨어 울프다. 내가 받은 임무는 웨어 울프 토벌이다.

도착한 네르반 마을은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나는 마을을 둘러보며 익숙함을 느꼈다. 이 게임을 원작 게임에서 봤기 때문이다. 잠시 마을을 구경하던 나는 마을 외곽의폐건물로 걸어갔다.

이번 임무는 조작되어 있다. 가면남의 도움을 받아 내가 이 마을에 올 수 있도록 손을 쓴 것이다.

뿌득뿌득.

쌓인 눈을 밟으며 폐건물에 도착했다. 정장을 입고 가면을 쓴 금발 남자가 먼저 도착해 있었다.

“오셨군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물건은?"

"필요하시다길래 준비는 했습니다. 근데 정말 사용할 겁니까? 잘못하다간 죽을 수도 있습니다."

"이미 각오했다.”

나는 그가 건네는 병을 받아 바닥에 앉았다. 엉덩이를 타고 한기가 올라온다. 혀를 차며 참았다. 지금 중요한 건 한기 따위가 아니었다.

나는 두 달 전에 디데이를 한 달 뒤로 미뤘다. 그 이유는 3개월 내로 5급에 올라갈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흑마법과 다크홀을 연구하며 나름의 실마리를 잡았고, 내 사기적인 마법 재능을 믿었다.

실패했다.

만용이었다.

디데이까지 2주밖에 남지 않은 지금, 나는 여전히 4급이었다. 5급인 비누스 교관을 죽이기에는 힘이 부족하다.

"플레이로드의 원액은 정말 지독한 마약입니다. 괜히 국제법에서 금지하는 약물이 아닙니다. 일반인은 한 모금 마시는 걸로 자기 딸을 죽여버릴 정도로 미쳐버리고, 마나 친화력을 가진 자들은 심각한 자기 파괴를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니 희석해서 드시죠. 당신이 죽으면 준비했던 계획이 물거품이 됩니다."

“플레이로드를 희석하면 의미가 없어진다."

뻥.

병의 마개를 딴 나는 그대로 마약을 들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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