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34화 〉2구역(13) (134/218)



〈 134화 〉2구역(13)

사냥꾼의 유품을 거두고 다시 왼쪽으로 향했다. 참고로 왼쪽은 저항, 오른쪽은 침묵이었는데 주저 없이 왼쪽을 택했다. 그리고 다음에 도착했을 낡은 지도와 나침반이 놓여있었고, 남겨진 쪽지나 중이뭉치는 따로 없었다.

전진→
←후퇴

아까보다도 더 망설일 것 없었다.

오른쪽 길로 향하자 얼마 안 있다가 빛덩이가 빠져나가더니, 어느새 텐트 앞으로 돌아와있었다.

그리고 지금, 저마다 눈을 글썽거리는 동료들에게 ‘아무 말 없이 사라져서 걱정하게 만든 죄’로 응징당하고 있었다.

“항복! 항보옥! 자, 잘못했으니까! 으악! 이, 일단 대, 대화부터! 어, 어떻게 됐는지 설명부터 해줄 테니까!”

“후우, 후우….”

내 몸을 짓누르다시피 껴안았던 동료들이 그제서야 몸을 떨어뜨렸다. 물론, 팔다리는 여전히 붙잡힌 상태였다. 그게 은근히 불편해서 어떻게든 꼼지락거리다가 카야의 눈과 마주쳤는데, 어찌나 살벌하던지 하마터면 지릴 뻔했다. 뇌가 명령을 내리기 전에 몸이 얌전해졌다.

“그, 그러니까 말이야. 어떻게 된 거냐면….”

비밀방  비밀방을 발견하게 된 계기부터 시작해서 위치, 안에서 일어난 일들과 얻은 것들을 전부 이야기해주었다. 그리고 이 장소의 유래와 최후의 생존자에 대한 이야기까지 끝마치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그런, 이야기가 있었습니까.”

“어. 내가 들고 온 것들이 그들의 유품이자 아티팩트들이야.”

동료들은 최후의 생존자들의 유품들을 만지다가 한데 모았다. 그리고는 카야가 무릎을 꿇었다. 셰이도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일루미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늦었지만, 아주 많이 늦었지만 최후의 최후까지 세상을 좀먹는 공포와 그 하수인들에게 저항의 정신을 잃지 않으신 선배님들의 고결한 영혼을 기립니다.”

“고결한 영혼을 기립니다.”

“선배님들의 저항 정신은 던전을 끝까지 돌파할 저희 HAT가 이어나갈 것이며, 그 흔적은 저희입을 통해 널리 알려질 것입니다. 그러니 빛  점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원통한 죽음을 맞이한 분들이시여, 부디 편히 잠드소서.”

“부디 편히 잠드소서.”

카야의 로자리오가 살짝 빛났다. 녹색 빛이 유물들을, 특히 이름 모를 수녀의 로자리오에 잠시 머물다 사라졌다. 유물들의 효과에 변동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방금의 행위로 동료들은 저마다 새로운 다짐을 한 것 같았다.

‘뭐라고 해야 되나… 정말 성직자 같은 모습이네.’

카야가 들었다면 무뚝뚝하게 그게 무슨 뜻이냐고 되물었을 법한 생각을 한 나는 은근슬쩍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휴식을 조금이라도 취한 동료들에 비해 내 몸은 휴식을 절실히 요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든 뭉개고 넘어간 같으니, 이대로 넘어가면….’

“대장.”

“흡.”

“대장님.”

“헉.”

“헨드릭.”

“….”

차례차례 들어오는 동료들의 부름에 심장이 벌렁거렸다. 내가 뭐라 하기도 전에 동료들은 자연스럽게 내 좌우와 위를 점령했다.

“큭!”

“대장, 아니 유진.”

“어, 어.”

내 몸을 깔고 앉은 카야가 양손으로 내 얼굴 옆을 짚었다. 내려다보는 눈빛이 상당히 고압적이었다.

“은근슬쩍 자려고 하면, 그대로 넘어갈 줄 알았습니까.”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너무 피곤해서 그만… 하하.”

“너무 피곤하면휴식을 취한 다음에 움직이지 그랬습니까. 그 유물들이 어디 도망가는 것도 아닌데.”

“어어… 그, 시간제한이 있을 수도 있고, 또 기왕이면 다 같이 고생할 바에야 나 혼자 고생하고 마는 편이.”

“정말 순수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입, 다무십시오.”

“넵.”

고민은 없었다. 즉답이었다. 카야는 그런 날 보며 한숨을쉬었다.

“아무래도… 저희가 당신을 얼마나 걱정했는지 크게 와닿지 않는 모양인데, 이참에 똑똑히 알려주겠습니다. 셰이, 일루미나.”

“네, 언니.”

“시작하죠.”

“어, 어어? 자, 잠깐! 찢어져! 찢어진다고!”

동료들은 내 갑옷과 옷을 거칠게 벗기기 시작했다. 동작들엔 배려 따윈 없었다. 코끼리를냉장고에 넣고 문을 닫으려는 것처럼, 그녀들은 그저 옷을 바깥으로 당기려고만 했다. 옷이 상하지 않으려면, 상처입지 않으려면 내가 적절히 움직여야 했다. 그럼에도 워낙 거칠어서 이곳저곳 쓸릴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속옷만 남았다. 셰이와 일루미나는 코를 킁킁거리더니 물수건을 가져와  몸을 구석구석 닦았다.

“이, 일루미나! 뭐, 뭐하는 거야!”

“시끄러워, 헨드릭.”

“가만히 있어요, 대장님.”

“아니… 으악!”

아니 겨드랑이에 코는 왜 박는건데! 이게 말로만 들었던 수치사라는 건가?

냄새가 지독할 텐데  얼굴이 붉어지는 건지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수인이라서 후각이 더 예민할 텐데… 애써 일루미나를 외면했다. 그러자 필연적으로 셰이의 얼굴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싱긋 웃으며 혀를 베에 내밀더니 내 목을 쭈우욱 핥았다. 그쪽도 아직 수건으로 닦기 전이라 더러운 건 마찬가지일 텐데… 기겁했다.

‘그, 그래. 카야는 안 그러겠지. 카야니까. 어.’

고개를 정면으로 고정했다. 그러자 지금까지 아무것도 안하고 날 계속 내려다보던 카야와 시선을 마주쳤다. 차마 입 밖으로 이 민망한 짓  그만둬달라고 내뱉긴 그래서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그녀라면,  눈빛과 표정을 알아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벌, 제대로 받을게! 이러지 않아도 되잖아!’

내 염원이 제대로 전달된 것일까? 비오는 것만큼이나 보기 힘들다는 카야의 미소가 보였다. 하지만… 몸이 왜 이렇게 떨리고 있는 거지?

“여기가 세일럼이라면 이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여긴 던전 안입니다. 그것도 격전을 치르고 난 직후라 심신이 잔뜩 지친 상태였습니다. 근데 용사대의 대장이자 우리들의 남자인 당신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다면… 우린 어떻게 될  같습니까?”

“그.”

“누구 한 명 깨워서 언질하는 게 그리 어려웠습니까? 세일럼에선 그렇게 잘 하던 쪽지 하나 남기는 게 그리 어려웠습니까? 어떤 사소한 거라도 변수가 될 수 있으니 정신 똑바로 차리라던 말은 당신에겐 적용되지 않는 겁니까? 우리가 어떤 심정으로 당신을 찾아다니고 걱정했는지 아십니까? 귀한 아티팩트들  개 들고 와서, 웃으면서 사과하면  걱정이 통째로 증발하기라도 하는  아십니까? 제가, 셰이가, 일루미나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어떤 기분이 들겠습니까. 예? 대답해보십시오.”

“….”

카야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어조로 날 나무랐다. 그녀의 말은 묵직했고 날카로웠고 군더더기가 없었다. 그녀의 약점을 다이렉트로 푹푹 쑤시는 내 좆처럼, 내 마음을 인정사정없이 공격했다. 미안함이 마구 샘솟았다.

“미안해. 정말로.”

“그건 당신이 당연히 느껴야하고, 당연히 말해야 할 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이러고 있는 것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겁니다.

싫으십니까?”

“아니! 그, 그럴리가!”

“당신이라면 그렇게 대답할  알았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카야의 미소가 사라졌다.그리고….

찌지지직-

 속옷이 속/옷이 되었다.

꽤나 질긴 천으로 되어 있는 속옷을 팔에   주는 걸로 찢어버린 카야가 내 자지를 잡았다. 자지새끼는 주인의 심정도 파악 못하고 빳빳하게 몸을 세우고 있었다. 기둥을 살살 쓸어내리며 날 내려다보는카야의 표정이 꼭 날 한심하게 보는 것 같았다.

- 저 매도하는 표정… 나쁘지않을지도?

‘뭐라는 거야 씨발!’

한동안 잠잠했던 음습한 녀석이 속삭였다.

- 이걸 이렇게 각을 잡네.

‘뭐라는 거야 또!’

- 위기는  기회다… 역시 틀린 말은 아니군. 오히려 내가 배워야되겠어. 역시 나군.

‘뭔 개소… 허억!’

눈을 질끈 감고 있던  갑작스런 쾌감에 눈을 번쩍 떴다.

어느새 옷을 벗은 그녀들이 일제히 나신을 내 몸에 비비기 시작한 것이다! 왼쪽도 부드러움, 오른쪽도 부드러움, 위쪽도 부드러움! 물론 그것뿐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놀라지 않았을 것이다.


쯔읍- 쯥- 츄르릅-

카야가 내게 엉덩이를 보인 채 역으로 엎드린 자세에서 내 자지를 걸신들린 것처럼 빨고 있는 것이 아닌가!

거기에 시야를 가득 채우는 희고 탱탱한 엉덩이와 예쁜 보지와 대놓고 풍겨오는 음탕한 냄새까지.

“으읍!”

“저도 있어요, 대장님.”

정신을 못 차리고 있을 때 고개가 휙 돌아가더니 셰이에게 입술을 잡아먹혔다. 그녀는 내 입술을 잘근잘근 씹고 혀를 유린했다. 내 숨, 내 말까지 모두 잡아먹으려는 기세였다. 아래에선자지를, 위에선 입을. 그리고 사방에서 풍겨오는 진한 여자 냄새들에 정신이 몽롱해졌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나도 있어, 헨드릭.”

‘…!!’

내 손을 허벅지 사이로 가져가 비비던 일루미나의 목소리가 저 아래서 들렸다. 그리고 자지가 아닌 불알이 빨리는 감각이 들었다.

- 컴비네이션 어택! 최고다!

‘으아아아!’

자지보다도 더한 급소를 무방비하게 노출되었다는 오싹함과 긴장감. 더러운 곳을 정성스럽게 빨리고 있다는 정신적 쾌감. 두툼하고 오돌토돌한 혀에 문질러지는 육체적 쾌감이 한데 어우러지자 사정감이 급격하게 차올랐다.

셰이를 간신이 떼어내며 외쳤다.

“카야! 떨어져!”

“으읍!”

하지만 카야는 도리어 자지를 더 깊숙이 집어넣었다. 저번에 잠깐 닿았던 목구멍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게 마지막 타격이 되었고 곧장 정액을 울컥 쏟아내기 시작했다.

꿀꺽꿀꺽-

카야의 목이 쉴 새 없이 꿀렁거렸다. 빼야 하는데, 숨이 막힐 텐데 하는 걱정이 들면서도 내 자지는 더 깊숙한 곳을 찌르고 있었다. 쾌감에 엉덩이가부르르 떨렸다. 그 와중에 불알이랑 입술은 계속 빨리고 있었다. 쾌감이 끊이지 않았다.

‘아.’

카야의 입에서 해방됐는지 자지에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시야에서 그녀의 보지가 사라지더니 그녀의 얼굴이 나타났다. 무뚝뚝한 흥분이라는, 말로만 들으면 전혀 어울리지 않은 두 단어를 표현하고 있는 그녀의 표정에 자지가 삽시간에 기세를되찾았다. 카야의 엉덩이에 닿았다.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입을 벌렸다. 작은 입 안에는 내가 싸질렀던 정액이 한가득 차있었다.

- 설마!

‘설마!’

살짝 눈웃음을지은 카야가 입을 닫더니 꿀꺽, 안에 든  삼키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안은깨끗했다.

“하아, 하아,하아.”

“카, 카야. 굳이 안 먹어도 되는데 왜….”

“지금 이의를 제기하는 겁니까, 유진?”

“어?”

“저희가 당신을 얼마나 걱정했는지 깨닫게 해주려는 걸… 거부하려는 겁니까? 도저히 싫다면 지금이라도 그렇다고 말씀하십시오. 당장이라도 그만두고 숙면을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카야는 엄격 근엄 진지한 얼굴로 팔을 뒤로 뻗어 내 자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셰이는 내 귀를 빨며 내 손에 제 보지를 비비고 있었고, 일루미나는… 여전히 내 불알을 빨고 있었다. 사탕이라고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

- 최후의 도피처가 최후의 섹스처가  수 있으니, 사양하지 말자고.

‘씨발 섹스처가 뭐야 섹스처가.’

저장된정액은 충분하다! 가자! 4P!

‘….’

나는 눈을 감았다.

푸우욱-

“흐으읏!”

“허억!”

단숨에 카야와 하나가 되었다. 빈틈없이, 완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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