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화 〉3. 하얗게 불태우고도 쪽쪽…
알고 봤더니 시중에서 판매할 땐 제조된 물약을 희석하는 형태로 복용 시 단순 발기부전 해결서부터 성욕 증진, 정력제 역할도 겸하지만, 약효에 의한 남녀 모두의 성적 흥분을 촉진하는 최음, 페로몬 향수 역할도 겸한다는 듯 했다.
최초에 이런 걸 만들라 제안한 우리 본사의 어느 분께옵서는 이걸 과학적인 분석까지 진행하곤 어떤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주셨단다.
지금이야 시골에서 이런 걸 만들며 더욱 완성도 높은 포션을 제조하기 위해 분발한다고 하지만, 도시에 입성하면 추가로 판매할 것들, 예컨대 시그니처 겸 자신을 대표한 무언가를 내세워야 하기에 그걸 위해 여러 레시피를 조합해보고 있다던가?
무엇보다 최초 원액을 섭취하면 장점이 있다며 알리샤 누나는 의기양양하게 이야기해줬다.
“음, 당시 과장님이라 하시던가? 그분이 추가적으로 이런 효과가 있을 거라고 일러줬어.”
체내에 막힌 혈들을 뚫어준다나? 특히 ‘거시기’를 중점으로.
물론 먹은 뒤에 즉각 행위에 들어가서 그쪽으로 더욱 피가 몰리며 그것이 활성화 되도록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를 추가로 덧붙였다.
음, 그러니까… 내 주니어께옵서 여러 가지 의미로 스펙 업? 레벨 업이 되셨다 이 이야기인가?
“도시로 올라가면 이것도 시술? 아무튼 비슷하게 해서 제공할 생각인데, 이게 단점이 나이 드신 분들에겐 안 통하고 최소 10대 초반? 중반대부터 적용된다 하더라도. 너무 나이 드신 분들은 잘못하면 고혈압? 이런 걸로 쓰러지거나 심하면 그대로 혼수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하시니까.”
음, 확실히 최초에 원액 먹었을 때 장난 아니었지.
진짜로 고추가 터져버리는 줄 알았는데, 어디 그뿐이랴. 심장도 마구 뛰는 건 물론, 전신에 땀이 비 오듯 쏟아졌었지?
그때는 단순히 흥분도가 과해서 그런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는 거네.
실제로 그날 지난 뒤로 딱 어제였지? 알리샤와 에우리에 누님과 함께 부대끼면서도 에드릭은 무려 10번 가량을 사정했음에도 혼절하거나 쓰러지지도 않았다.
음… 이거 참. 뭐라 설명은 못 하겠고.
보통 과하면 슬슬 빼내는 것조차 뭔가 통증 같은 걸 느낄 법도 했는데, 10번 내내 그런 기미를 못 느꼈다. 실제로 소변을 볼 때도 뭔가 줄기가 엄청 강해졌고.
…살아생전 변강쇠의 심경을 실감하게 될 줄이야. 이거 참 몸 둘 바를 모르겠네.
“경과를 살피기 위해서 며칠 정도 머물게 하는 것도 있어. 겸사겸사.”
그녀는 자신의 사적인 충동? 아무튼 뭐시기에 대해선 은근슬쩍 언급을 피하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리 그녀가 음란마귀(…)에 휩싸였다 해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건 아닌지 가끔가다 민망한 듯한 표정을 짓곤 했지만, 지금 와서 그저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게만 보였다.
아이고,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구나 싶었다.
“이틀 정도 더 머무를 테니까… 오늘은 쉬고 내일 또… 알지?”
나는 적극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에드릭을 보는 알리샤는 귀여워 죽겠다는 듯 몸을 파르르 떨며 에드릭의 윤기 나는 검은 머리를 마구 쓰다듬었다.
문득 장난기가 발동한 걸까.
얼굴을 귀 인근에 가져간 알리샤가 에드릭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사실 계속해도 되는데….”
“…….”
크흠!
저 그러다 자지 터져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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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고 식사가 끝난 직후 같이 씻고서 차 한 잔을 하며 그런 이야기를 모두 전해 들은 다음.
이번은 본격적으로 그녀의 조수 역할을 담당해야만 했다.
“응, 그거야.”
“두 스푼 정도.”
“거기 비커 있지? 반 정도만 따른 다음에….”
“아, 밖에 창고 있잖아? 거기 우측 아래에….”
점심 시간이 되자 에우리에가 놀러(…) 왔다.
“몸은 어때?”
에우리에는 가장 먼저 에드릭의 상태를 살폈다.
“괜찮아요.”
“…….”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입가에 내려앉은 자그마한 곡선을 에드릭은 놓치지 않았다.
어느덧 자연스럽게 자신의 가슴에 미칠 듯 말 듯한 키의 소년을, 그녀는 옆에 끼고 다정한 눈초리로 내려보고 있었는데.
“뭐야, 리에?”
“??”
알리샤가 둘 사이를 떼어냈다.
“지금은 일하는 중인데….”
“그래서?”
“그래서 라니….”
크흠! 이게 그건가? 질투?
새삼 귀엽게 느껴진다.
문득 에우리에가 물었다.
“오늘은?”
“날씨 좋지?”
알리샤가 능청을 부렸다.
“…….”
뭔가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 미세하게 볼을 부풀린 모습이 퍽 귀여웠다.
신비스러운 분위기의 소녀는 어느덧 친근감과 친애를 담아 나를, 그리고 우리의 곁에 녹아들었다.
알리샤가 차린 간단한 샌드위치로 점심 식사를 마무리한 다음, 이번엔 둘이서 뭔가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가공을 안 하면 이건 독성이 너무 강해서 못 써먹을 텐데.”
“바람에 말려서 바짝 건조 시켜서 가루로 만들면 돼.”
“…으에. 냄새 장난 아닐 텐데.”
“문제없음.”
제조술사와 마법사의 견해 차이가 드러나는 대화가 줄곧 오고갔다.
사실상 이때부턴 크게 할 일이 없었기에 나는 간단하게 장을 보고 오겠다며 무게 경감 배낭을 멘 채 알리샤의 잡화상점 겸 연구실을 나섰다.
“흐음.”
가방에서 스마트폰 같은, 그러나 조금 더 가벼우나 훨씬 강도는 막강한 걸 꺼내선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니까… 사진 좀 찍어두라 했던가.”
선배는 당장은 필요 없지만 익숙해질 겸 여러 가지를 찍어두라 했기에 자연 경관이나 알리샤의 잡화 상점, 마을 광경 등을 찍어두었다.
동영상 촬영을 통해 일대를 녹화해두기도 했는데, 힐링 영상으로 딱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고 보니 윅스타그램(Wixstagram)에도….”
선배가 하나 정도는 올리라 했으니 찍은 사진 중 잘 뽑힌 걸 하나 올려야겠다 싶었다.
윅스타그램은 현실 세계의 sns 앱과 기능은 비슷하나 이건 엄연히 우리 본사 사람들 위주로만 다루는 비공개 프로그램인데, 지금 들고 있는 본사 전용 스마트폰에서만 사용 가능하단다.
당연 이곳 세계에선 아득한 오버 테크놀로지이기에 절대 유출되거나 제공되는 일 없도록 혼신을 다하라 했으며, 주인 되는 자로부터 500미터 이상 떨어지면 기능이 정지해서 주인이 지문, 음성 인식 기능을 거치지 않으면 뭔 짓을 해도 안 켜진다고 들었다.
“참 신기하단 말이야.”
넓게 펼쳐진 푸른 초원과 언덕 위에서 살피는 마을 정경은 감상하는 맛이 있었다.
그 사진을 윅스타그램 전용 계정에 올리자, 얼마 안 가 댓글이 달렸다.
min: 바로 올리라니까 한참 만에 올리는 거 보소! 신입사원 특유의 패기냐? 그런 거시여?
➥an: 하하,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min: 뭐 잘 놀고 있나 보네. 며칠 남았지?
그런 이야기를 댓글로 주고받으며 나는 이번엔 메시지 기능으로 궁금한 걸 물었다.
an: 뭔가 요리를 대접하고 싶은데 레시피 어떻게 구할 수 없을까요?
min: 어쭈? 점수 좀 따려고 애쓰는 건 갸륵하구나. 잠깐 있어 봐. 거기가….
얼마 지나지 않아 황당할 정도로 많은 레시피 및 조리 순서 등을 수록한 게시글들이 수두룩하게 올라왔다.
min: 윅서 알지? 여기에 선배분들이나 관련 분들이 게시물 업로드 해서 블로그나 브이로그 느낌으로 여러 가지 올려뒀으니까, 통신만 통하면 여러 정보들 볼 수 있을 거다. 참고하고. 뭐 현실에서 모바일 인터넷 하는 요령만 안다면 그대로 하면 되니까. 단점은 속도가 adsl 때보다 구리니까 인내심을 가지고. 유독 한국 사람들이 답답해서 암 걸린다고 많이 그러는데, 이것만큼은 어쩔 수 없으니까.
찾아볼 수 있다면서 굳이 왜 메시지 창에 레시피 목록을 올려줬는지는 실제로 시도해보고서 알게 됐다.
진짜, 진짜 더럽게 느렸다.
……어떤 느낌이냐면 아주 옛날 옛적, 야한 사진 보려는 것조차 데이터가 너무 느려 한참을 기다려야 했던 그 시절이 실감 될 정도.
친척 형과 야밤에 컴퓨터에 앉아 분당 10원짜리 인터넷으로 한참 두근대며 박스처럼 두꺼운 모니터를 뚫어져라 야시시한 걸 보려 했던 바로 그 시절.
물론 당시에 나는 왜 저걸 보나 싶었지만, 그냥 밤늦게 그런 행위를 하고 있다는 거에 기분이 고조돼서 이유는 몰라도 엄청 재미있어했던 거 같다.
지로용지가 날아온 다음엔 난리가 났지만, 따로 게임을 한 건 아니니 전화비 폭탄을 맞았다는 인터넷 상에 떠도는 여러 에피소드들에 비하면 그나마 다행이 아닐까 싶었다.
min: 직급 올라가면 나아진다는데, 그러려면 최소 과장급. 나머진 느려 터졌다고 하니 큰 기대는 말고.
an: 옙! 아무튼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min: 오냐.
레시피는 간단한 것서부터 복잡한 것까지, 심지어 난이도까지 ★☆ 식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흐음.”
나름 자취 만렙.
어지간한 요리 정도야 껌이지.
스마트폰을 살피다 적절해 보이는 걸 몇 개 짚어뒀다.
이거 정했는데 만들 재료가 없다? 그러면 안 되니 그걸 대비해 최소 3가지 요리를 상정해서 재료를 물색하기로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