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화 〉5. 내가 대체 뭘 배우고 있는 거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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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반대로 해볼까요?”
반대? 뭐를?
“무작정 자극을 하고, 만지고, 더듬고 이런 거는 사실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제가 아까 어떻게 했죠?”
그러면서 내 물건을 한 차례 터치, 상냥하게 감싸 쥐는데… 윽!
“애를 태우고, 안쓰럽게, 간절하게… 밀고 당기기를 잘하는 게 선수의 능력이랍니다. 사랑, 애정… 그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잖아요? 사람은 배도 고프고, 옷도 입어야 하고, 할 수 있는 게 참 많죠? 그러니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건 선택이 아닌 의무랍니다. 그 또한 사랑에 있어서 성의, 노력, 배려에 일환이라 저는 생각하곤 해요. 제가… 누가 보더라도 군침을 흘리고, 눈길을 빼앗을 정도로 몸을 만들고, 외양을 가꾸는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처럼요.”
“으흠….”
예컨대 몸도 가꾸고 테크닉도 키우고 돈도 잘 벌고 온갖 기능들, 재주, 달란트를 키우라 이 이야기인가?
“그거 하나하나가 전부 매력 포인트가 될 수 있답니다? 그게 곧 자신감으로 표출되는 거지요. 물론 그런 게 없어도, 자긍심을, 자존감을 높이실 수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그를 존중할 거고요. 자신을 낮추고 낮게 여기는 이를, 우리가 어찌 사랑할 수 있을까요? 에드릭은 어떠세요?”
“그야… 그런 거 같긴 한 거 같아요. 그래도 그런 여성들도 있지 않을까요?”
“물론 그래요. 어딘가에는 있겠죠.”
그녀는 빙그레 웃어 보였지만, 그 점에 한에서는 살짝 벽 아닌 벽을 느꼈다.
그녀는 내게 당당함을 요구하고 있었다.
로메리스 자신을 위해서.
또한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자신감 이상의 매력 포인트는 없답니다?”
…물론 근거 없는 자신감이 매력일 순 없겠지만, 그에 대해선 따로 반발하진 않았다.
그녀에게 있어 에드릭은 충분히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 존재로 여겨졌을지도.
실체인 나는 어떨까 싶지만.
‘신경 쓰지 말자.’
지금의 난, 어쨌든 에드릭이니까.
“그러면 실천 전에 살짝 정리를 해볼까요? 배운 것들을? 응용 문제를 드려볼게요. 여성의 클리토리스를 혹여 애무하고 자극하려 한다 했을 때, 반응이 뜸하거나 안 좋다고 느껴졌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그….”
“말 흐리지 않기. 말은 확실하게 하기. 약속해줄래요?”
“아, 네.”
“네 는 한 번.”
“옙.”
“그게 차라리 낫네요. 목소리는 편하게, 음성은 간결하게. 짧고 굵게까진 안 그래도 되요. 여기처럼 긴장이 풀리고, 느슨한 환경에선 살짝 늘어지는 건 좋되, 그건 여유에 일환으로 나와야지 초조함, 부끄러움, 어색함, 자신감이 부족한 티를 내선 안 되고요. 아시겠어요?”
이번만큼은 살짝 엄중하게, 그래도 끝엔 다시 미소 지어줬지만, 일평생 습관은 좀처럼 고쳐지지가 않았다.
덕분에 답을 하기 전, 생각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하게 됐다.
“예, 알겠습니다.”
“좋아요. 그러면 슬슬 말을 놓아보죠.”
“예?”
“또또. 자, 편하게 불러봐요. 제 이름이 뭐죠?”
“로메리스.”
“끝으로 갈수록 음성이 줄어드네요? 살짝 음정을 높여봐요.”
“로메리스?”
“조금 낫네요. 최소 그 정도 음성으로 불러줘야 해요?”
무릎 꿇은 자세에서 다시금 다리를 풀러 엉덩이를 좌석 아래로 내려놓은 그녀.
“자, 그러면 이번에는 에드? 당신이 직접 해보세요.”
“음, 그러니까….”
“에~드?”
“여길 애무하라 이거지?”
‘음 그러니까’ 조차 자존감을 흐리는, 애매한 표현이라 이건가?
이거 진짜 어렵네!
살아생전 이런 식으로, 물론 흥분도는 극에 이른 상태지만 한 차례 빼고 난 뒤라 조금은 이성을 유지한 채 그녀의 그곳을, 아주 뚜렷하게 관찰할 수가 있게 됐다.
놀라운 건 난 이날 여태껏 여성의 소변이 어디서 나오는지 잘 몰랐다는 거다.
그냥 아래에서 나온다, 저기 인근이다, 이렇게 애매하게는 알았지. 구체적으로 클리, 게다가 클리가 발기된다는 사실을 먼저 지식으로 알았다니, 이게 말이 돼?
어이가 없지만 사실이었다. 아니, 그 인근에서 나오는 거야 그냥 상식이긴 한데, 정확하게 핀포인트로 어디 하면… 대체 어디지 싶었으니까.
…그렇다고 질로 소변이 나오는 건 아닐 테고, 항문에서 같이 나오나란 생각을 진지하게 20대 초반까지 했던 걸 생각하면… 아다 소리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느껴졌다.
“여성의 오르가즘 형태는 다양해요. 멀티 오르가즘이라고도 하던가요? 지금은 그 중 클리토리스 오르가즘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걸 알려주는 거고요. 이걸 파악하면 이 뒤는 그나마 수월할 거에요. g스팟, 질 오르가즘 등은, 에드는 엄청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으니까 쓰는 법만 익히면 좋은 도구가 될 거예요.”
“…….”
“그리고 이건 알고 있는 거 같으니 알려주면, 교감 및 취향에 따른 쾌감, 오르가즘까지. 이건 남자들도 가지고 있는 부분이니 활용하는 방식을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알아둬요. 그리고 남성보다는 여성 쪽이 훨씬… 이로 인한 즐거움이 강하니까 이걸 잘 충족시켜주면, 많이 사랑 받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어떨 거 같아요?”
“…사랑 많이 받겠죠?”
“맞아요.”
그러기 위해선 우선 여기랍니다.
하면서 얼굴을 가까이 가져오라는 듯 차분하게, 느긋하게 손짓하는 그녀.
나는 졸지에 그녀의 가랑에 코를 들이밀 정도로 그곳에 얼굴을 근접해야만 했다.
기분 탓인가, 엄청 뭐랄까, 자극적인 향이 나는데… 덩달아 이쪽 기분도 막….
“남자도 그렇지만, 발기가 되면 보통은 전희를 끝마쳤으리라 생각할 수 있어요. 어쩌면 과정일 수도 있는데, 정신적 흥분이 본능을 자극해 이성보다 훨씬 민감하게, 민첩하게 반응할 수도 있거든요? 아까도 말했지만요, 그럼에도 준비가 안 됐거나 반응이 내가 생각했던 그게 아니라면, 외부를 자극해서 더욱 반응을 촉진 시키는 것도 방법이에요. 아까 에드가 말한 것처럼요. 무조건 여기를 자극하고, 적시고, 그래서 넣을 생각하고 이러면, 정말로 익숙하고 좋아하고 사랑한다면 그런 점도 모두 받아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원하는 반응을 얻을 수 없을 거예요. 음, 이거는 조금 연예, 남녀 관계적인 이야기네요. 혹시나 싶어서 말해봤어요. 괜찮죠?”
“예. 괜찮습니다.”
눈은 그녀의 아랫도리에 두고 대답을 하는 괴상한 상황.
“키스를 좋아하는 여성에겐 키스를, 각 성감대에 자극을 느끼는 이들에겐 그곳을. 가슴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가슴을….”
“한 가지 물어봐도 돼요?”
“말해봐요.”
“이것도… 큼! 저 애태우려고 그러시는 거죠?”
“어떨까요?”
맞네! 맞구만! 말 거니까 시작을 못 하잖아!
“언제든 상대의 허락, 동의를 구하는 태도는 좋아요. 그러나 그로 인해 분위기가 지연되고 끊길 수 있음을 알아줬으면 해요. 그래도 용케 눈치를 채셨네요. 아니면… 듣는 것보단 직접 만지고, 어떻게 해보고 싶은 욕구가 너무 강해져서, 참기 힘들어지신 건지도?”
말이 느긋느긋하니 정말 그냥 그 자체로 애태우는 거 같은데 심지어 음성도, 목소리도 너무 매혹적이라 도저히….
“미안해요. 조금 놀려보고 싶었어요.”
“…….”
“그러길래 말 놓으시라 했잖아요.”
“로메리스는 안 놓잖아요?”
“저는 그게 좋은걸요?”
헙! 순간적으로 쿵하고 심장에 뭔가가 틀어박힌 듯 했다.
이게 그 유명한 심쿵….
귀여운 애완동물 같은 걸 봤을 때하고는 질적으로 다른, 엄청난 충격에 정신이 오락가락할 뻔 했다. 과장 안 보태고 이러면 정신을 못 차리겠다고 난리를 치던데, 백번 공감합니다.
“자, 눈으로 확실하게 지켜봐요. 이런 건 좀처럼 알기 어려운 거니까요.”
“……예.”
“예가 아니라 뭐라고요?”
“…응.”
“좋아요.”
빙긋 웃은 그녀는 앞서 설명했다.
“저는 대부분 좋아하지만, 여성마저 혀를 뾰족하게 해서 살살 핥아주는 걸 좋아하는 이도, 굵직하게 힘줘서 해주는 걸 좋아하기도, 혀 전체를 넓게 해서 핥아주고 자극해주는 걸 좋아하는 이들이 각각 달라요. 그거는 하면서 아마 파악해야 하는 거니 참고만 해두세요.”
“응.”
“우선 봐봐요.”
그녀가 비부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클리토리스의 주변, 그리고 여자의 이곳 주변 부위가 어떤 것들인지는 다 알지요?”
“…대충.”
소 뭐라고 하던데? 아, 소음순? 대음순? 그 외에… 뭐였지?
“지금 저는 이 일대가 젖어있죠? 그러나 젖어있지 않을 때는? 혀로 여기를 달구고 적셔줘야 한다고 말했던가요?”
“응. 비슷하게 말했어.”
“클리토리스는 민감한 부위에요. 그러니 직접적으로 닿기 어렵다면? 어딜 어떻게 해줘야 될까요?”
“외부?”
“예, 그러나 팔도 다리고, 얼굴도, 가슴도 아니고 여기 안에서, 이제 외부라 생각하면 돼요. 그러면….”
그리곤 그녀가 손가락을 벌려 질구를 살짝 열 듯 손동작을 취하더니.
“여기 안쪽도 좋지만, 지금은 클리토리스를 알아보는 시간이죠, 그러니… 처음엔 여기가 좋아요.”
그러면서 그녀는 대음순 부위와 소음순 부위 사이, 사실상 속살보단 약간 밖이면서 동시에 혀로 핥으면 안쪽도 닿을 듯 말 듯한 부위.
“혀를 잘 다루면, 이게 대음순과 소음순 사이를 자극하고 동시에 클리토리스를 스치듯, 터치하듯 애무할 수 있거든요? 처음부터 직접적인 곳보다는, 이렇게 외부를 먼저 자극해서 적응하게끔, 흥분을 고조 시키고 애태우는 거예요. 제가… 처음에 입술로 에드 귀두에 키스한 것처럼요. 그러면서 차근차근 제 입술의 감촉이 익숙하게 해드렸고, 그러면서 입안으로, 혀로… 그런 단계 그대로 행하면, 충분히 입만으로 여성을 사정시키실 수 있을 거예요.”
“사, 사정….”
“직접적인 자극이 아니기에 이건 느낌이 참 좋아요. 이걸 싫어하는 여성들은 없을 거라 보거든요?”
“…이걸 해보라 그거지?”
“예. 지금은요.”
가랑이를 벌린 그녀가 이윽고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해보라는 듯 재촉했다.
나는… 뭔가 엄청 멋쩍으면서도 당혹스런 심경으로, 그러나 한껏 흥분과 기대감에 부풀 심경을 끌어 알고 그녀의 그곳을 향해 얼굴을 밀착 시켰다.
은은한 그녀의 살 내음과 그곳에서 비롯되는 특유의, 알지 못 하는 음란한 향취가 이성을 마비 시키는데는 충분했지만, 최대한 이성을 유지한 채 그녀가 몇 차례 손가락으로 훑고 지나간 부위를 향해 입술을 가져가 혀로 그 부위를 그리듯 핥기 시작했다.
차분하게, 반복적으로.
“흐음∼!”
목을 살짝 뒤로 젖히는 그녀의 반응이 느껴졌다. 눈으로 볼 순 없었지만 떨림, 상체가 흔들리는 느낌, 입에서 흘러드는 달콤한 음성이 살짝 멀어지는 걸 느꼈기에 충분히 유추해낼 수 있었는데, 이게 참 신기했다.
‘진짜 그냥 유추가 되네?’
몸으로 대화를 나눈다는 게 뭔 소리인지 헷갈렸는데, 아주 조금을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계속해서 그녀의 대음순과 소음순 사이, 사실상 대음순 부위지만 혀의 크기 덕에 자연스레 소음순과 클리 바깥쪽을 아슬아슬 스치고 지나가는 형태가 이어졌고, 왼쪽 오른쪽을 번갈아 가면서 하다 그녀는 왼쪽이 훨씬 반응이 적나라하고, 잘 느낀다는 것도 파악할 수 있었다.
거기다 그녀의 질로부터 애액이 이전보다 훨씬 많은 양이 흘러넘치기 시작한 것도. 그걸 코앞에서 보자니 내 쪽도 점차 흥분도과 과한지 아래에 피가 쏠려 아랫도리가 아파 올 정도로 흥분감에 고취되어 갔다.
“포, 클리가 포피에, 감싸 있잖아요? 그것도 같이, 자극한다는 느낌으로요? 이미 하고… 있지만, 알고서… 하시라고요.”
설명하는 음성이 이전과 달리 달콤한 신음이 뒤섞인 터라 듣는 것만으로도 흥분도가 급증하는 기분이 들었다.
어느덧 내 호흡은 거칠어져 그녀의 은밀한 부위를 향해 콧김을 뿜으며 혀로 낼름낼름 그녀가 가리킨 부위와 은근슬쩍 아닌 부위까지 넘나들었지만, 확실히 자극 및 흥분이 고조돼 익숙해진 듯, 한 두 차례 클리 자체를 자극하고 핥았음에도 그녀는 좋은 신음을 낼뿐 거부 반응,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일 없이, 이제는 내 머리를 쓰다듬지 않고 양손으로 내 머리를 붙잡은 상태로 흐느적거리고 있었다.
“좋아요! 클리가 준비가 충분히 되더라도… 아까 말했…죠? 선수는… 잘 애태우고 애절하게… 그럴 듯 말 듯 완급 조절을 잘… 해야 한다고요? 바깥에서 안으로, 이제는 조금 더 안쪽으로… 직접적으로 클리토리스에 근접하게…….”
그 외에 바깥 쪽을 애무할 때의 혀 움직임, 속도는 상황에 맞춰서.
다만 혀에 너무 힘을 줘서 자극이 가해지는데 속도마저 빠르면 분위기, 흐름이 깨질 수도 있으니 마치 크림, 부드러운 케이크 표면을 핥는 것처럼 하라는데 이번 설명은 조금 애매했다.
더불어 클리토리스를 충분히 적셔주고, 그냥도 아니고 확실하게 젖어 녹아내릴 것처럼 적셔주라는데, 비유가 너무 야한 거 아닌지 모르겠다?!
설명이 너무 과해 머리가 뒤죽박죽이었는데, 어느 순간 그녀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분위기에 맞춰 내 행위가 조금씩 능숙해지는 건지, 흥분도가 쌓여가는 건지는 몰라도 그녀의 반응이 이전보다 훨씬 적나라해졌고 끈적해져 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지는 몰라도, 그렇게 한참, 흥분으로 아랫도리가 이러다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열렬하게 그녀의 그곳을 애무하고 핥아대길 반복했는데, 이쯤이면 되겠지 싶어 슬슬 클리 쪽을 직접적으로 애무, 핥아대기 시작했다.
“!!”
확실히 반응을 느꼈다.
몸을 움찍하며 상체를 뒤로 젖히는 로메리스.
반응이 너무나도 인상적이라 나는 계속해서 그녀의 클리를 공략했다.
심장이 마저 두근대기 시작했다.
상대의 반응이 이처럼 극적이라니, 나도 모르게 거기에 취해 그녀가 더욱 달아올랐으면 싶어 더더욱 열렬하게, 그녀의 그곳을 핥고 빨며 애무하기를 얼마나 지났을까.
“저, 저, 이제―!!”
까흑!
참은 듯, 그러나 참지 못해 몸을 젖힌 그녀의 그곳 사이로 새하얀 물줄기가 줄줄이 뿜어져 나왔다.
나는 그걸, 뜬눈으로 맞으며 이게 뭔가 싶었다.
“……어?”
이게 되네?
황당함인지 뿌듯함인지 모를 기분을 만끽한 채, 나는 누워서 숨을 헐떡이는 그녀를 내려다 보며… 동시에 구릿빛 피부 위로 상기된 그녀의 매혹적인 시선과 마주하며, 알 수 없는 갈증에 목이 타들어가는 듯 했다.
“…후후. 잘 했어요.”
뭔가 개운한 듯 웃어보이는 그녀.
“마음 같아선 저라도 당장… 맛보고 싶지만, 이번은 참을 게요. 제 차례는 아니니까요.”
“뭐?”
“걱정 마요. 오늘이 끝은 아니니까요.”
아마도.
내 뺨에 진한 입맞춤을 남긴 그녀.
몸을 일으키는 내게 다시금 목욕 타월을 제대로 입혀 매듭마저 무릎 꿇고 앉아 직접 매준 그녀는.
“배운 것들은 잘 기억해두세요. 다만… 지금 가는 곳에선 제가 알려준 것들이 안 통할 거예요. 그런 이도 있다는 걸 체험하기엔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돼요.”
“안 통한다니? 어떤 게?”
“가보면 알아요.”
그녀는 예쁘게 웃으며 몸을 일으켜선 한 차례 더, 내 뺨과 턱부위에 입을 맞추곤 내 옆에 팔짱을 껴왔다.
사실상 속옷 같은 천 하나가 전부, 그것조차도 언제든 벗기고 들추기 쉬운 구조의 옷을 재차 위에 걸친 그녀와 숙소를 나선 나는, 다른 숙소로 안내되었다.
그래봤자 몇 걸음 되지도 않았지만.
“많이 애태워놨으니 저기 가서 잘 풀도록 해요.”
“??”
“또 만나요.”
그리 말하며 몸을 물린 그녀가 마치 모델처럼, 당당하게 흐느적대는 뒤태를 선보이며 멀어지기까지.
“쩝.”
왠지 모를 아쉬움에 입맛을 다진 나는 눈앞의 불그스름한 문을 향해, 왠지 모를 기대감을 안고 노크를 감행했다.
똑똑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