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24)화 (24/454)



〈 24화 〉7. 너, 페티쉬라고 들어는 봤니?(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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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이런 경우가 있다.
뭔가에 꽂혀 눈앞이 그거 외엔 아무것도  보이는 상황.


흔히 멧돼지의 돌진을 비유해 저돌적이라 표현하는데, 오로지 눈앞에 그것만 보이고 거기에만 집중이 쏠리게 되는 경우가 그렇다.

단순 취미서부터 어떤 의욕, 충동에 꽂히더라도 이런 경우는 적지 않으며 물건 구입, 쇼핑 때에도 예외는 없으니.

에드릭이 상황이 딱 그러했다.


시야를 가득 메우는 그녀의 허벅지.
가슴에 내려앉은 그녀의 체중이 전신을 옭아매는 가운데, 마치 금방이라도 잡힐 듯한 사냥감처럼 눈앞에 아른거리는 허벅지에 입을 맞출 수 있는 거리만을 유지한 그녀.

마음껏 붙들고 어떻게 하고자 하는 의욕과 의지는 그녀의 마사지를 빙자한 애무 아닌 애무에 한껏 달아오른 그의 내면, 열망의 도화선에 단순 불을 놓는  아니라 기름을 끼얹는 정도로까지 이어졌다.


눈앞이 하얘진다는 개념도 없이 그냥 오로지 그걸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 사고, 상념으로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된 에드릭은 아랫도리를 빳빳하게 세운 채, 그럼에도 입과 손, 팔로 그녀의 허벅지를 감싸 안은 채 거기에 혼신을 쏟아냈다.

흥분이 지나치면 이성이 완벽히 날아가 버릴 때가 있다.
지금이 딱 그런 시점.


그러나 마른 강가에서 목을 축이려는 사자처럼, 에드릭은 갈증에 허덕이는  그녀의 허벅지를 탐했지만 그럼에도 흥분이 가라앉기는커녕, 마치 불  집에 부채질을 하듯 더욱더 고조되는 흥분감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입과 코에서 뿜어져 나오는 헐떡임, 살에서 전해지는 매끄러움, 부드러움, 뭔가를 아릿하게 하는 온기까지.

“으윽! 흑!”




애타는 신음까지 절로 새어 나올 정도로 그는 달아오르다 못해 뭔지 모르지만 폭발할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었다.


바로 그 시점에, 마리는 자신의 등을 툭툭 건드려오는 에드릭의 하물을 힘껏 움켜쥐었다.

“윽!”



등골이 오싹해지고 허리가 절로 구부러졌다.



“그 느낌 잘 기억해. 아주 좋아. 후후후.”




그녀는 그때그때 마다 말하는 어조며 표현 방식이 달라졌지만, 어지간한 이들이 아닌 한 그 위화감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게, 그녀는 사내를 애태우고 헐떡이게 만드는데 이골이 나 있었으며, 그런 식으로 마음만 먹으면 사내의 무의식, 심장 언저리에 족쇄를 채워 넣을 수 있는 마성의 소유자였다.


어느 시점, 어느 때, 어떤 말투, 표정, 눈빛, 몸짓, 스킨 십 등.

어떤 식으로 접근하고 대해야 사내가 녹아나는데, 기뻐하는지, 화를 내는지, 무덤덤해하는지, 질려하는지를 그녀는 전부 이해하고 있었다.


일찍이 경국지색이라 일컬어지는 미인들은 단순 외모의 문제를 넘어 특유의 분위기로 사내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그조차도 깔아뭉개면 다 거기서 거기.
많은 패왕, 왕후장상들은 태어날 적부터 죽을 때까지 절세미인, 가녀들을 끼고 사는 부류들.


눈이 높을 대로 높아진 그들, 수십, 수백, 수천의 미녀를 끼고 매일 같이 그들을 갈아치우는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얼을 빼놓으며, 혼마저 붙들어버리는 이들의 특별함이란 무엇인가.

외모는 중요했다. 아주 중요했다.
그러나 그것 가지곤 안 된다.
그게 어떠한 금은보화일지라도 소유한 시점부터 시들기 시작하며, 익숙해지면 질리기 마련.


그러기에 매 순간 특별해야 하고, 매 순간 이색적이며, 특출나야만 했다.
또한 코드, 전파, 취향.
예컨대 앞뒤, 위아래가  맞아 떨어져야만 했다.


우연이  맞아 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보통을 불가능한 일.
그리고 기회는 무한하지 않으며 언제나 한정적.
 단 한 차례 기회가 왔을 때, 이를 낚아챌 수 있어야 했다.

낚시와 같다.
언제고 물고기가, 내게 낚일 거라 기대해선 곤란하다.
미끼를 물 때까지는 기다림이다. 그러나 기다림조차도 포지션이 중요했다.
물고기가 없는 엄한 곳에 낚시대 드리우고 버텨봤자 고기를 잡히지 않는다.
물고기가 너무 많은 곳에 드리우면 낚이긴 낚여도 내가 원하는  좋은 고기를 낚을  없을 테고.


그러면 어찌해야 하는가?
그러기에 포지션이 중요했다.
언제 어느 때, 어디서 낚시대를 드리울지.
그리고 고기가 내 미끼를 물었을 때, 반드시 낚아 올려야만 했다.


남녀 관계에 있어 그런 때는 언제인가?
첫 만남일 수도 있다.
우연한 기회일 수도 있고.
혹은 설계된 계획으로 형성된 재회일 수도.


마리는 손으로 에드릭의 물건을 움켜쥔 채 위아래로, 너무 빠르지도 늦지도 않게 오르락내리락 움직였다.



“으윽! 큭!”


어느덧 허벅지에 집중하던 에드릭이 몸을 떨며 전신을 움찔대며 당장에라도 몸을 일으킬 것처럼 불쑥 상체를 일으키려 했지만, 마리는 엉덩이에 힘을 주어 가슴팍을 밀어 올리려 드는 에드릭을 그대로 다시 눕힌  말했다.

“안~ 돼.  그대로.”
“제, 제발!”
“안~ 돼. 기다려.”



초조함에 얼굴에 불이라도 닿은 듯 벌개진 에드릭은 짓궂게 달아오른 마리의 얼굴에 다시금 알 수 없는 체념에 휩싸였다.


반면 아랫도리에서 전해지는 말도  할 쾌락, 수백 번은 혼자서 해봤을 손딸을 해주는 건데도 느낌이 이리 다른지, 그럼에도 기분이 너무 좋음에도 마치 목 안이 타들어가는 듯한 극심한 갈증을 느끼며 그는 그녀의 안쪽에 자신을 찔러 넣는 상상들을 수십, 수백 이상을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꿈꾸며 서서히 밀려드는 그 느낌에 집중하고자 하부에 의식을 집중했다.


“움찔 움찔… 슬슬 나오려나 봐?”
“윽! 크윽!”



뭔가 말을 해야하는데 말을 못 하겠다.
말도 못 할 정도로 신음인지 애처로움인지 모를 소리들을, 음성을 입 밖에 내던 에드릭을 봇물 터지듯 밀려드는 감각에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


심지어 그 타이밍을 읽어내기라도 한 듯 그녀의 손움직임이 일순 배로 빨라졌다.


“하하! 하하하하!”



그녀는 크게 웃으며, 에드릭 위에 올라탄 채 전신을 들썩이며 앞으로는 에드릭의 얼굴, 왼손으론 볼을 감싸고, 오른손으론 뒤에서 존재감을 떨치는 하물을 붙들어 위아래로 흔든 채 전신을 들썩였다.

“슬슬이지? 참을 때까지 참다가, 못 참겠으면? 못 참겠으면?!”


그녀는 터트리라는 말도, 그 어떤 표현도 하지 않았지만 에드릭의 머릿속에선 수십 가지의 표현이 상상으로, 그녀의 입을 빌려 온갖 표현들이 새겨졌다.



“크으윽!”

동시에 머릿속이 새하얗게, 눈앞의 모든 게 일순 하얗게 변하는 것과 같은 감각에 휩쌓이고 파묻혀 일순 정신을  차렸다.


고작 몇 초, 어쩌면 그 이상일지 모르나 안에서 쌓이고 쌓인 모든 욕망이, 열망이 한계치에서 폭발하듯 터져 나오기 무섭게, 에드릭은 쾌락에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쾌락의 여운이 가시기 무섭게 일순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내가 대체 무슨 짓을….’




애타게 마리의 허벅지에 입을, 코를 박아대고 개처럼, 아니, 개보다 훨씬 저열하고 처절하게 핥아대고 빨아대고….
거기다 단순 손딸임에도 기분은 어느 누구와의 경험 못지 않게 끔찍할 정도로, 처절할 정도로….




“크윽!”
“왜? 자괴감 들어? 크크큭!”

마리는 다 안다는 양 웃으며 자신의 손, 그리고 등, 그리고 말도  되는 분량으로 터져 나온 에드릭의 정액을 살피며 흠흠 하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미쳐버릴 거 같았지? 정상적인 사고가 안 되고, 아무튼 그냥 그거 외엔 모르겠고? 응?”
“……예.”

자괴감과 탈력감에 휩싸여 에드릭은 순순히 답했다.
에드릭의 가슴 위에서 내려온 마리는 당연하다는  우쭐댔다.




“고자나 그쪽 물건이 안 서는 녀석들은 이런 식으로 밖에 쾌감을 못 느끼지. 그 말은, 이런 걸  조합하면 별 게 아닌 거 같아도 아주 끔찍할 정도의 쾌락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거거든. 물론…  하고 난 뒤엔 허무감이 극도로 높아지지만,  게 뭐야? 할 때 즐거우면 좋은  아니겠어?”
“…….”


그 말도 맞는 게, 뭔가 쥐구멍에 숨어들고 싶음에도, 무심코 다시 한번 경험하고픈 감정이 물밑 듯이 치솟았기에. 스스로 흠칫 놀라 당황할 정도로.


“아까도 말했듯이 난 네게 대주진 않을 거란다. 그러나….”

슬금슬금 다가와 어느덧 머리 옆쪽에 선 그녀는.
상체를 수그려 에드릭의 귓가에 입술을 슬그머니 부착한  이리 속삭였다.



“…네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맛보여줄게.”


자그마한 속삭임과 옅은 숨결이 귓가를 적시자 에드릭은 반사적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필시 한 번, 그것도 너무 과도하게 정액을 토해냈기에 불응기에 휩싸여 반응이 더뎌야 함에도, 에드릭은 기대감과 제어할 수 없는 어떤 기대감에 휩싸여 어느덧 그의 물건은 다시, 위쪽으로 빳빳하게 고개를 치켜세우고 있었다.


심지어 그녀는 선포하기까지 했다.

“너는 허벅지 페티쉬가 있다고 자부했지? 그게 착각이라는 걸 깨우쳐줄게. 다양~하게.”

참고로 이 다음은.

“여기야.”

그녀는 자신의 팔을 힘껏 들어 올려 마치 그곳을 눈여겨보라는 듯 미소 지었다.
매끈하게 제모한 그녀의 겨드랑이가, 건강미 넘치는 굴곡을 자아내며   없는 무언가로 에드릭의 눈길을 붙들었다.

어설프게 고개를 치켜든 에드릭의 물건은, 이 시점에 더할 나위 없는 형태로 팽팽하게 발기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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