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8. 안 박아도 천국인데 박으면…?
“으흥! 그래, 그거야.”
입장이 바뀌어 이번엔 에드릭이 그녀를 마사지해주는 상황에 이르렀다.
당연 이런 쪽으로는 생 초보였기에 모든 게 어설플 수밖에 없지만, 그녀는 나무라지 않았다.
다만 너무 과하지도, 약하지도 않게만 조절만 잘하라는 식으로… 세상에서 가장 적용하기 힘들고 애매한 조언을 주었으니.
그녀처럼 오일을 잔뜩 발라 온몸에 마찰감이 안 느껴지게끔, 부드러운 상태에서도 적절히 살과 근육, 안쪽까지 힘이 뻗칠 정도로 주무를 수 있는 테크닉이 에드릭에게 없다는 걸 잘 알았기에 마리는 그냥 주무르라 일축했다.
에드릭의 오일과 땀, 정액으로 범벅된 침상은 약간의 조치만으로 순식간에 청결해졌다. 욕실이 인근에 있을 때 눈치챘지만, 이건 침상을 가장한 일종에…마사지침대, 그런 침대에 가까웠지만 어지간한 싱글 사이즈의 침대보다 훨씬 고급스럽고도 실용적인 녀석이었다.
목욕탕에서 볼 법한 그런 것과는 차원이 틀리다.
물을 끼얹으면 물을 다 스며들고 머금을 거 같지만 전혀 불쾌할 것 같지 않은 비주얼에, 실제로 오일하고 자신의 정액을 잔뜩 머금었음에도 특유의 향이며 냄새도 죄다 사라졌다.
물론 그게 잔뜩 젖어 얼룩진 채로 하려는 특이한 이들이라면 다른 의미로 좋을지 모르겠지만.
‘그건 아니야. 진짜로!’
반사적으로 목을 부르르 떤 에드릭은 아무튼, 그녀의 발을 주무르는데 집중했다.
그녀는 체구가 작은 만큼 전체적으로 소년의 몸체인 자신이 다루기에도 무척 적절한 크기였으며, 마사지대 높이도 자유자재로 조절 가능했기에 원한다면 거의 바닥에 매트를 깐 정도로 조절 가능한데 어느 게 좋냐는 마리의 말에 고민하다가 그녀가 하라는 대로 하기로 했고, 그녀는 서서 주무르는 게 너 같은 초보에겐 힘도 잘 실리고 안정적이어서 좋을 거란 조언을 얻어 딱 서서 적절히 주무를 수 있게 높이까지 조절한 상황이었다.
생각해보니 최초에 마사지침대에 올라갈 땐 조금 높지 않았나 싶었는데, 그녀가 마사지를 아무렇지 않게 서서 시작했다는 거 자체로 의문이 들었어야 했음에도 당시엔 그런 기미를 못 느낀 에드릭.
말 그대로 머리가, 의식이 한 곳에 꽂혀버려 진짜 아무것도 안 보이기도 했다.
물론 그녀가 눈앞에 허벅지를 들이민 게 가장 주효했지만.
“흐응! 인간은 말이야? 뇌 대부분이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데 집중돼 있거든? 흐응! 그러니까, 흐음! 시각을 사로잡… 아흥! 고… 나, 나머지 감각마저 사로잡아…버리면? 그 인간은 끝…이야.”
그런 식으로 마사지 와중에도 그녀는 팁인지 가르침인지, 단순 상식을 읊조리는 건지 모를 이야기를 계속해서 입에 담았다.
“…….”
그건 그렇고.
신음이 너무 야한 거 아닙니까?
도무지 발기 상태가 줄어들 기미를 안 보인다.
이미 쿠퍼액은 질질 흘러 하물을 한가득 적시는 와중인데, 팬티를 따로 입은 것도 아니고 알몸인 상태라 이것들이 모조리 귀두를 타고 페니스를 훑고, 전립선을 훑다 바닥으로 흘러 내리는 등, 아주 가관이었다.
마사지하다가도 본의 아니게 그녀의 몸에 자꾸만 물건이 닿았는데….
“신경 쓰지 마. 생리 현상이잖아.”
마리는 태연했다.
아니! 제가 신경 쓰이거든요?! 제가?!
그런 에드릭의 처절함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녀는 에드릭의 어설픈 마사지에 나름 흥이 몰린 듯 했지만, 부족한 점은 드문드문 지적을 해왔다.
“마사지 잘 할 줄 알면 남녀 모두에게 사랑받는다?”
“…남자한텐 사랑받고 싶지 않은데요.”
“드라이 오르가즘이라고 알아? 남자가 여성과 같은 쾌락을 맛보려면, 그것도 경험해보면 좋을 거야.”
“……그게 뭔데요?”
물어본 직후, 혹시… 그건 아니겠지 했는데.
“BL로 치면 수?”
에드릭은 식겁해 외쳤다.
“아, 저 게이 아니라니까요!”
“참고로 자지로 맛보는 쾌감보다 전립선 자극이 수십, 수백 배라니까? 한 번 맛보면 너 못 벗어날 걸? 아… 내가 맛보여줘? 청년ㅁ….”
“아니에요! 그건 정말 아니라고요!”
“하하핫! 진짜 귀엽다 너. 리액션이 너무 혜자 인 거 아니야? 인방 해도 되겠다 너!”
진짜 아주… 가지고 노는구나.
웃긴 건 그럼에도 기분이 나쁘다거나 불쾌하지 않았다는 점.
이조차도 그녀가 밸런스, 완급 조절을 잘하고 있다는 걸 에드릭은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야 깨닫게 되지만 당장엔 휘둘리는 입장이라 이런 걸 냉정히, 객관적으로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저 휘둘리고 휘둘리고… 그런데도 그게 즐겁고 뭔가… 헤어나올 수 없다는 느낌마저 든다.
대화 자체가 즐겁다.
터놓고 이야기하면서도 적절한 자극이 뒤따른다.
상대를 일방적으로 배려하고 눈치 보며 이야기하고 그런 것과는 확연히 다르지만… 일방적으로 상대가 날 받아주고 배려해주고 인정해주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로 전해지는 편안함.
예컨대 친구 혹은 마음을 터놓은 애인, 소꿉친구가 있다면 이럴까 싶을 정도로 허물없이 말을 주고 받는 그런 느낌이라 에드릭은 성적인 흥분이 뇌를 대부분 잠식해가는 와중에도 기이할 정도로 일말의 이성을 붙든 채 그녀와 말을 주고받고 있었다.
물론 그렇게 버틴들 이성이 바닥나는 건 순식간.
그녀는 여전히 붉은 수영복을 걸친 상태였기에 엉덩이, 맨살을 떡주무르듯 주무를 순 없었지만 얇은 천 사이로도 충분히 그 감촉을 느꼈기에 에드릭은 그것만으로도 왠지 가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호흡을 완만하게 조절해야만 했다.
발을 주무를 때, 간지러움가 교태가 뒤섞인 신음 등, 다리, 허벅지 등. 너무 마르지도 선을 넘지도 않은 적절한. 육덕지다는 느낌보다는 얕으면서도 만지면 기분이 좋은 그 느낌.
아까 전 미친 듯이 핥고야 말았던 허벅지를 보니 다시금 불온한 감각이 목 아래까지 치솟았지만 억지로 참아넘겼다.
마사지를 해야지, 핥을 수야 없잖아? 이유는 모르겠지만 엎드린 그녀의 뒤태, 허벅지, 그리고 안쪽에 왜 그리 시선이 꽂히는지….
붉은 수용복 팬티로 은닉된 그녀의 은밀한 곳, 수영복 팬티와 맨살, 그 중심부까지.
이유는 몰라도 그는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절대 영역을 응시하며 허벅지를 주무르다 일순 침을 삼키는 것도 잊을 뻔했다.
팬티 위로 느껴지는 엉덩이의 두툼함, 특유의 큼지막한 둔부, 골반에 의한 확고한… 순산형 하반신은 보는 것만으로 마음을 졸이게 만들고, 심장을 두근대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애초에 그걸 지금 만지고 있잖아!
에드릭은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다.
양손으로 오른쪽, 왼쪽 엉덩이를 팬티째로 주물럭주물럭… 그러면서 옆쪽, 골박과 고관절 부위를 훑고, 이어서 허리로 이어지며….
딱 그 시점에 잘 주무르라는 양 상체를 살짝 들어 수용복 브라 끈을 푸른 그녀.
그러나 여태 숨 막힐 듯 안쪽에 움츠리고 있던 그녀의 흉악한 가슴이 그대로 풀어지고 퍼지며 확실하게 위에서 봤을 때, 옆쪽으로까지 그 거대한 영역을 넓혀가는 풍경을 접하며, 에드릭은 감동 아닌 감동에 속으로 알 수 없는 소리를 내질렀다.
‘개쩔잖아! 가슴 개 커!’
덕분에 거꾸로 돌아 누은 상태임에도 그녀의 상반신은 살짝 위쪽으로 솟아 있었다.
“하아, 가슴 큰 건 이게 문제야.”
거기다 한숨 한 번.
“하여간 남자들이나 좋지, 나한테는 진짜 민폐라니까.”
“감사합니다.”
“응? 네가 왜 감사하고 자빠졌는데!”
“……그러게요.”
반사적으로 그리 말했다 한 소리 들었다.
아, 물론 기분은 좋았지만.
허리를 주무르고 상체를, 그 외에도 위로 가서 어깨를 주무르니, 확실히 가슴 때문에 어깨가 많이 뭉친 듯 이곳 반응이 확실히 격렬했다.
“아! 야, 기분은 좋은데 힘 조절 좀 해봐. 그쪽은 좀 굳은 거 같으니깐.”
덕분에 어깨 쪽에 시간을 훨씬 들여야 했는데….
문제는 어깨 위, 목이며 머리를 마사지하고 지압하려고 일전의 그녀처럼 그녀의 머리 뒤쪽으로 이동하려는데….
아무래도 내 물건이 바짝 서 있는 상태라… 구도가 참 희한하게 잡혀버렸다.
“뭐야? 나한테 펠라치오 해달라고 지금 떼쓰는 거냐?”
“아, 아니거든요?!”
“그럼 왜 세우고 자빠졌는데?”
“아깐 괜찮다면서요!”
“아무리 그래도 얼굴에 대고 세우는 건 좀 아니잖아?”
그녀는 질린 듯한 표정을 지었는데… 웬걸. 거기에 왜 기이한 기쁨을 느끼고 자빠진 걸까! 나는?!
에드릭은 자괴감과 기이한 열망에 사로잡혀 비오듯 땀을 흘렸다. 식은땀은 아닌데, 문제는 그조차도 기분이 좋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다 이해한다. 에휴. 뭐 잘 주무르기만 하면 되지. 입에 안 닿게 조심해. 알았어?”
“……예.”
조금 시무룩해진 에드릭은 그녀의 머리 앞쪽으로 가선 아무튼 그녀의 뒷목과 머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가슴이 쿠션 역을 해서 그녀의 머리는 마치 허공에 둥 떠 있는 구도가 잡혔는데, 마사지침대를 살짝 안 내리면 내 양물이 그녀의 머리에 닿을 상황이었고, 심지어 마사지 때 내 시야를 가리고 몸을 움직이는데 애로사항이 꽃필 정도였는데… 생각해보니 이럴 필요가 없었음에도 나는 이러고 있었다.
그냥 그녀 위에 올라타면…….
“그럴래?”
“……아닙니다.”
마치 내 속내를 잃기라도 한 듯 자기 허리 쪽을 가리키며 그리 말해댄다.
구체적인 확인 물음도 않고 말이다.
“다 나도 겪어본 과정이니까 그래.”
“아, 네.”
“진짜라니깐?”
믿는다니까요?
어깨며 뒤, 옆쪽… 이렇게 목을 주무르고 두피 마사지까지 하니, 확실히 이때는 진짜로 기분이 좋은지 성적인 신음과는 다른 신음이 그녀의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왔다.
“흐음. 좋아. 그래그래… 시원해. 계속… 계속….”
그녀가 말하기로 기분 좋은 마사지는 졸리게 된다는데, 진짜 그런 건지 신음의 고저가 갈수록 낮아진다.
“계속.”
물론 멈추거나 손을 떼려 하면 귀신같이 알아채서 그리 말해왔지만.
음란마귀가 속에서 응어리지고 있었음에도 불과하고, 이 순간만큼은 조금 순수하게 그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이 스스로에게도 조금 기특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그게 시련의 끝은 아니었지만.
“자, 그럼 앞에도 해.”
그러면서 ‘브라 끈 좀 걸어줘.’ 하고는 걸기 무섭게 몸을 회전해 눕는 그녀.
당연 압도적인 볼륨의 D컵, 어쩌면 E컵 이상 되어 보이는 그녀의 폭유가 덩하니 눈앞을 가득 채우는데… 그녀의 전신이 당연 예술 작품의 그것처럼 느껴지더라도, 가슴의 압도적인 위엄에 비할까 보냐.
폭유 합법 로…리 라는 컨셉에 걸맞은 그녀의 그런 체형 및 외양은 더할 나위 없을 정도로 이상적, 그러기에 현실에선 다시 보기 힘들 법한 체형이었던 지라 나는 그걸 보면서도 신기하다는 듯 그녀를 한참 동안 응시하고 있었다.
“안 주물러? 다시 아래부터 시작.”
“옙.”
나는 다시금 그녀의 발부터 마사지를 시작하려 했는데….
분명 같은 발인데 왜 발가락들이 제대로 보이기 무섭게 느낌이 이렇게 다른 거 같지?
이번도 발바닥이며 발 전체를 마사지하는 건 같았지만, 확고하게 고개를 빼든 그녀의 발과 발가락에 괜스레 시선이 미친다.
매니큐어를 바른 것도 아닌데도 붉으면서 가지런히 정리된 발톱까지.
이번엔 조금 공을 들여 발가락 하나하나를 누르고 주무르는데 집중했다.
“흐음….”
그녀는 두피 마사지 때 못지않은 기분 좋은 소리를 입 밖에 내며 추가로 “그거 좋네.” 하는 칭찬도 덧붙여줬다.
다만 발을 넘어 위로 올라갈수록, 특히 그녀의 종아리, 허벅지를 주무르며 점차 계곡에 손과 시선이 가까워질수록, 접근해갈수록… 내 호흡도 덩달아 거칠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