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15. 낮에는 성녀, 밤에도….(2)
평범한 상황조차도 흥분될 판에 그녀의 복장, 특유의 분위기 탓인지 구도가 자꾸만 그런 쪽을 부추기는 듯해서 절로 몸이 달아올랐다.
겉옷을 벗지도 않은 상태에서 우린 서로를 껴안고 입술을 마주치고, 손과 몸을 서로 마주하고 부대끼는데 집중했다. 시작은 부드러우면서도 진득하게, 그러면서도 어딘가 애타는 심정으로 서로의 몸을 느끼며 전희 과정을 북돋아 주었다.
여자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남자 된 입장에선 미인이, 육감 넘치는 몸으로 접근해오고 부대껴오면 정말 정신을 못 차리겠다. 단순히 팔짱을 끼고 안겨 오는 것만으로 입이 벌어지고 머릿속이 말랑말랑해지는 게 사내인데 이처럼 노골적으로 몸을 밀착해오면 어떠겠나?
이미 폭발할 것처럼 존재감을 떨치고 있는 아랫도리. 크기를 부풀린 녀석이 초조한 듯 혈기를 몰아넣은 상태였기에 이쪽은 이쪽대로 초조함을 억누르고자 호흡을 가다듬어야만 했다.
물론 그럼에도 욕구는, 욕망은 계속해서 그녀를 갈구하고 탐하길 원했기에 손이며 몸이며 입은 쉴 새 없이 그녀와의 교감을 이루어가는 상황. 정신이 저절로 물에 젖은 설탕처럼, 뜨거운 열기에 달아올라 이윽고 존재감을, 형체를 잃은 채 녹아내린다.
그녀는 초조하지 않게, 그러나 진득하고 농염하게 몸을 얽혀왔다. 검고 정갈한 수녀복 건너편의 그녀는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탐해왔으며, 그 뜨거운 열기는 비단 몸에서 뿐 아니라 행동거지로도 충분히 전해졌다.
“흐읍!”
숨이 막힐 것처럼 서로를 탐하고, 또 탐하기를 수차례. 입술과 입술이 얽히다 못해 혀와 혀가 마지 한 줄기처럼 엉키고 설켜 타액으로 범벅이 돼 흐느적대기까지.
어느덧 자연스런 몸짓으로 아랫단을 위로 올려 맨살을 밀착해오는 카멜린. 그 적극성에 에드릭의 심장 박동은 더 빨라졌다. 본능적으로 손을 내려 바지를 벗고, 상의를 벗으려 하니 마주하던 입술이 떼어지며 둘 사이로 노골적인 타액이 실을 그리며 늘어졌다.
움직임을 돕듯 카멜린은 에드릭의 바지와 상의를 능숙하게 벗도록 거들었다. 손 하나는 바지를, 손 하나는 등을 훑고 지나가며 그의 상의를 벗기기까지.
두 번 벗을 일 없이 모두 속옷째로 벗겨낸 거라 에드릭의 옷이 벗겨진 건 한순간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일체화된 수녀복의 일부만을 걷어 올리는 선에서 에드릭의 시선을 어지럽혔다. 옷 사이로 어중간히 보이는 속살과 매끈하고도 하얗게 뻗은 다리, 허벅지. 그 위로는 어떠한 천도, 그 은밀한 부위를 가릴 법한 어떠한 것도 남아 있질 않았다.
팽팽하게 고개를 세운 에드릭의 물건은 당장에라도 자신을 사용해 달라는 듯 몸을 떨어댔다.
“정말로… 대단하네요. 이런 터무니없는 걸 숨기고 있었다니. 염치도 없군요!”
카멜린은 감탄한 듯 곱게 뻗은 손을 가져가 에드릭의 물건을 어루만졌다. 자그마한 자극임에도 에드릭은 흠칫하고 숨을 집어삼켰다.
정갈한 수녀복을 입은 그녀가 마치 자신의 물건을 예술품 마냥 살피고 바라보며 군침을 삼키는 모습은 상상으로조차 보기 힘든 진풍경. 거기다 평소의 그녀와 지금의 그녀의 이미지며 분위기, 기세로 인해 생겨나는 갭은, 에드릭의 심상에 깊은 파문을 남겨 무의식적인 욕망을 더더욱 부채질하여 달구는데 일조하고 있었다.
상체만 일으킨 채 사실상 침대에 그대로 바리를 뻗은 채 앉은 에드릭과 그런 그의 왼쪽 다리를 양 다리로 감싼 채 안겨 온 상태로 에드릭의 하물을 양손으로 만지작대는 그녀의 모습은 말 그대로 소악마의 그것. 몸에서 풍겨 나는 달콤한 향기, 냄새만으로 부드러운데 맨살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피부와 뜨겁게 달아오른 육체의 감촉이 너무 황홀해서 에드릭은 정신이 다 혼미해질 것만 같았다.
‘하나도 같은 사람이 없어.’
여자라면 이제 안을 만큼 안아봤다고 생각했는데, 어째 안기는 사람마다 새로웠다.
물론 안기거나 안은 이들 모두가 평범한 이와는 거리가 있는 이들이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에드릭은 생각했다. 그녀들 하나하나가 특별하듯 눈앞의 그녀도 특별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존재며….
“태도가 제법 마음에 들어. 억지로 손대려 하지 않고 나한테 어떻게 든 해보라고 내버려 두는 거야?
시시각각으로 태도가 변하는 그녀의 이색적인 모습은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서고 있었다.
마리처럼 사람이며 특유의 분위기조차 완전히 변하거나 그러진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모습에서 말투와 표정 등을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분위기를 일관적으로 유지해가며 그런 느낌을 자아냈다.
달아오른 미소로, 그윽하게 호를 그리는 입술과 눈이 그를 내려다본다.
왼쪽 다리를 감싼 그녀의 종아리와 허벅지, 그리고 그 위쪽에서 마치 모이듯 꾹 누르고 있는 그녀의 비부의 감촉까지. 그 모든 감촉이 노골적으로 그의 다리를 녹아내릴 듯 달라 붙어오기에 에드릭은 그 조급한 기색을 어찌 표현 못 해 그저 안겨 오는 그녀의 상반신을 끌어안은 채 그녀에게서 풍겨오는 향긋한 내음을 맡으며 심장을 졸여야만 했다.
다리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계곡, 뜨겁게 달아 오른 살과 부드러운 무언가의 감촉, 동시에 끈적한 무언가가 물줄기처럼 그의 다리를 흥건히 적셔대기까지. 당연 그의 물건도 그런 그녀의 태도에 맞대응하듯 좁디좁은 입구를 통해 투명한 액체를 한창 꿈틀대며 흘려대는 와중이었다.
그 광경을 넌지시 살핀 카멜린. 그녀는 여유로이, 그러나 달뜬 시선과 한숨을 섞어가며 에드릭의 하물을 손으로 훑어가며 그 액으로 자신의 손을 한가득 적셔 더욱 그의 물건을 쥐고 흔들어 짜내기에 여념이 없었다.
분명 성기를 위아래로 만지고 흔들어주어 자극을 해주고 있음에도 에드릭은 이해 못 할 초조감에 사로잡혔다.
마치 의도한 듯 그를 안달하게 이끈 카멜린.
손으로 해주는 것도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었지만, 에드릭은 자신의 왼 다리, 허벅지를 가득 적셔오는 그 감촉 쪽에 정신이 팔려 좀처럼 자신의 분신에서 뻗어 나오는 쾌감에 좀처럼 집중을 하질 못 했다.
“손으로만, 계속, 해·줄·까?”
무게를 실어와 바짝 안겨 온 그녀. 에드릭의 눈앞에 입술을 가져와선 입술 동작을 마치 눈에 새기려는 듯 음절을 하나하나 끊어 속삭인 그녀.
이윽고 눈앞으로 입술을 가져가자 본능적으로 눈꺼풀을 닫은 에드릭의 눈꺼풀에 입술을 맞춘 카멜린.
어느덧 바짝 안겨든 터라 허벅지 위, 사실상 아랫배보다 조금 낮은 위치에 자신의 비부를 바짝 붙인 그녀였다. 위치만 살짝 옮기면 아무렇지 않게 그의 하물이 그녀의 계곡을 비집고 넘어 그녀의 안쪽, 동굴 심부로 뻗어 나갈 수 있을 법했지만, 아직은 요원했다.
그녀의 그곳에서 줄줄이 흐르는 물은 이윽고 에드릭의 가랑이 사이로까지 흘러 그의 고환을 적실 정도로 새어나기 이르렀다.
“손도 좋지만… 시스터 카멜린 안쪽으로 해드리고 싶은데요.”
“왜? 어째서?”
“으음… 저만 기분 좋으면 뭔가 미안하기도 하고, 기왕하는 거면 같이 즐거운 편이… 좋지 않을까 해서요.”
“…….”
그런 쪽으론 전혀 생각을 못 한 걸까. 대답이 의외였던 건지 일순 표정이 허물어진 그녀.
“…정말. 이 상황에서도 날 배려하려는 거야? 정말 나쁜 남자네….”
“…….”
아니, 배려라기보다는 그냥 그게 낫지 않나 싶은 건데. 솔직히 상황이며 구도에 따라 손딸이 기분 좋을 수야 있겠지만 역시나 메인은 보지에 박아대는 게 낫잖아? 나는 왜 입이며 손으로 그러는지 아직도 좀 이해가 잘 안 가거든?! 물론 다른 분들이 그렇게 해줬을 때도 그게 나쁘다거나 불쾌하단 느낌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지만, 손으로 한 번 뿜어낼 시간에 박아대면 장기적으로도 훨씬 여성을 더 기분 좋게 해줄 수 있는 거 아니냐? 남자의 체력이란 건 어쨌든 한도라는 게 있으니, 한계에 이르기 전까지 분발하려면 최대한 아끼고 아껴서 단번에….
“크흠!”
“방금 말이 확 왔거든? 좋아, 그렇게 하자.”
아주 잠깐,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괜한 흥분에 사로잡힌 에드릭이 흠칫해서 놀라는 사이, 카멜린은 다른 의미로 감동했는지 순순히 그러자며 동조의 뜻을 밝혀 왔다.
“그러면, 내가 아래로 가는 게 낫겠지?”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나는… 내가 위에서 이러는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
“그런…가요?”
“그런 건 혼자 할 때도 가능하니까. 아, 물론 강압적인 남자를 위에서 깔아뭉개는 건 나쁘지 않지만. 근데 넌 그 와중에도 날 배려하고 걱정할 거 같으니까 그런 플레이는 뭔가 느낌이 안 올 것도 같고. 오히려 이런 쪽이 더 기분 좋을 거 같으니까… 이번은 너한테 다 맡길게.”
그러면서 자연스레 내 옆에 누운 그녀.
침대가 그리 크지 않기에 옆에 눕는 것만으로 자리가 모자랄 정도가 됐지만, 내가 위에 올라타면 그만 아닌가.
여전히 검은 수녀복이 그녀의 상반신 전체를 가린 상태였지만, 그 덕분에 미묘한 차림이 더욱 특별한 감정을 부추겨 오는데 일조했다.
…이것도 옷? 제복 페티시의 일종인가?
수녀복에 감싸진 그녀의 적당한 크기의 가슴과 하복부를 감추는 그 검은 옷감이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척… 꼴린다.
거기다 그걸 걷어 올려서 공개되는 그녀의 그곳은, 마치 험한 산지를 헤매다 목적지에 도달했을 때 느낄 법한 묘한 달성감을 안겨줬기에, 나는 흥분한 상황에서도 미묘한 긴장감을 느끼며, 천천히 그녀의 일자로 선 그어진 계곡을 향해 내 물건을 천천히 찔러 넣기 시작했다.
이미 잔뜩 달아오른 그녀의 비부에선 그녀의 애액이 쉴 새 없이 흘러대고 있었으며, 클리토리스 또한 잔뜩 발기돼 그 모습을 드러낸 상황.
자연스럽게 삽입하려다 뭔가 불편할까 싶어 나는 그녀의 양다리를 벌리곤, 공간이 좀 애매하다 싶어서 한 차례 더 자세를 바로잡아 그녀의 양다리 아래쪽에 자리를 잡은 다음, 잔뜩 벌려져 굳게 다물린 입이 슬쩍 벌어진 그녀의 계곡 사이로 다시금 내 잔뜩 성이 난 물건을 미끄러지지 않도록 손으로 단단히 고정한 채 다시금 밀어 넣는데 집중했다.
넣기까지가 힘들지 들어가서 일정 구간까지만 박아 넣으면, 그때부터는 수월하기 이를 데 없다.
이미 몇 차례 경험을 통해 나는 넣었다고 만족하며 손을 떼고 허리를 놀리다 물건이 애꿎게 미끄러져 튀어나오는 경우를 겪어 봤기에 그때의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그 실수로 잔뜩 달아오른 몸이 애처롭지 않게, 실망감에 몸부림치지 않도록 아주 작정하고 귀두 전체가, 이윽고 페니스가 중간 이상 박혀들 때까지, 집요하게 그녀의 안쪽으로 몸을 찔러 넣었다.
“하…아!”
파고드는 물건이 질벽 전체를 어루만지며 훑어가자, 그곳에서 전달되는 뜨거운 열기와 잔잔한 떨림이 전신을 와락 붙들었다.
과한 흥분감은 이윽고 즉각적인 사정감을 불러왔지만 에드릭은 이를 꽉 물고 괄약근을 조여가며 사정감을 바짝 억눌렀다.
‘넣자마자 갈 뻔했네!’
심지어 아직 다 넣지도 않고 고작 절반 정도 넣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눈앞이 번쩍이며 일순 정신줄을 놓칠 뻔했다.
너무 좋아서 아무런 자각도 없이 입을 헤 벌린 채 고개를 떨군 에드릭은 즉각 정신을 가다듬고는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검은 수녀복 사이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그녀의 가슴께가 이전보다 훨씬 크고 빠른 템포로 오르락내리락하며, 그 위에 자리한 그녀의 목덜미를 거쳐 이제 막 목격한 그녀의 안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예쁘장하면서도 뇌쇄적인 곡선으로 이루어진 그녀의 입술이 자그맣게 벌려진 상태로 하염없이 날숨을 흘려대고 있었다.
붉게 달아오른 눈은 분홍빛에서 이제는 적색으로 보일 정도로 더더욱 짙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무엇보다 전체적인 구도가 상당히 이색적이었다.
하복부서부터 그 위에 자리한 수녀복의 그녀가 하반신을 에드릭 자신에게 붙들린 채 자신의 물건에 그 신성한 곳을 허락하여 허우적대며 쾌락과 정욕에 흔들리는 그 모습.
마치 신성을 모독하는 듯한 기묘한 배덕감과 죄악감이 괴상한 느낌을 불러왔지만, 그조차 허리를 앞뒤로 움직이는 것만으로 모조리 씻겨지고 떨어져 나갔다. 처참할 정도로 허무하게, 맹렬하게 페니스, 하물에서 느껴지는 쾌락과 마치 박자를 맞추고 반응에 호응하듯 헐떡이는 그녀의 신음과 살과 살이 맞닿아 자아내는 접촉음이, 줄줄이 애액을 흘리는 그녀의 그런 열렬한 격려와 호응까지.
신성한 그녀가 여지없이 자신의 아래에서 헐떡이며 사랑스러운 반응으로 열렬하게 친애의 감정을 쏟아 낸다. 몸짓과 신음, 적절히 들썩이는 허리의 움직임마저 그를 받아들이기 쉽게끔, 용이하게끔 해주니 에드릭은 신이 나서 더욱 몸을 밀착하고, 상반신을 그녀 쪽으로 밀착하다시피 해서 허리를 밀고, 엉덩이를 내리누르듯 그녀의 안쪽에 자신을 계속해서 밀어 넣고, 밀착해대는 행위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