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61)화 (61/454)



〈 61화 〉17. 졸지에 이게 이렇게 되네?(5)

“잘은 모르겠지만 저는 솔직하게 말한 건지라… 따로 꿍꿍이나 속셈이 있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대는 그럼… 정말로 내가 애를 낳았으면 한다, 그 이야기인가?”

아니  지금 놀라시는데요? 정말로 제가 한 말이 뻥카, 블러핑 인  아셨나이까?!



“아무리 그대로 저 아이보단 내가 낫다니… 흐음. 그대도 보기보다 아부하는 솜씨가 예사롭지가 않은  같은데….”
“아이고, 답답한 말씀을! 정말로 저는 테티아나 님이 보기 드문 미인이라는 점에! 단 한 치의 거짓 없이! 솔직하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니까요?”
“그, 그러면 그런 거지 성내는 건 또 뭐람? 호…호. 에흠!”


그보다 뭐냐? 왜 갑자기 얼굴을 붉히시는데요? 아, 이러니 왠지 귀엽잖아?

“나는 그대하고 프리지아가 몸을 맞대고, 이후 파트너로서 오랜 기간 연을 맺는 게 좋을 거란 생각에 청한 것도 있네만… 그래도 상황이 예상보다는 딱딱하게 흘러간 거 같아 그 점이 아쉬웠는데….”
“괜찮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도 좋고 남도 좋고, 서로가 만족하는 그런 구도를 저는 가장 선호하기에, 지금처럼 프리지아 영애가 이런 쪽에 생소함이든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면, 시간을 두고 차차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고 보거든요.”
“흐음… 사내라면 모름지기 미인을 접할  어떻게 해볼 궁리를 하기 마련인데.”
“설혹 그런 마음이 있더라도 내색할 정도로 제가 어수룩해보이시는지요?”
“하하하! 이거 한  먹었구나. 아주 마음에 들어. 그러면 이제 프리지아를 만나러 가봐야하지 않겠나?”
“네?”
“??”



또 핀트가 어긋났네.




“제가 가서 지금 뭐라 해봤자 그녀의 마음의 문이 닫힌 상태라 말이 와닿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반감을 사게 될 테죠.”
“그러니 방치하겠다?”
“음, 표현에 어폐가 있습니다만, 그녀에게도 선택할 시간을, 생각해볼 시간을 줘야하지 않을까요?”
“아직 야무지지 못해서  정도로 깊이 생각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군. 그 나이엔 원래 여기보단 여기 아니겠나?”



그러면서 그녀는 머리와 가슴을 순서대로 짚으며 말했다.



“나도  점은 충분히 이해하네. 이해하기에… 한 차례 다독여줄 필요를 느낀 거지. 그러려면… 역시 현실을 체험시키는 게 가장 좋아. 나 또한 그랬으니까.”
“내가 그랬으니  아이도… 이게 때때로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진 않는다는 점, 한 번쯤은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줄을  타는군. 여기서 딸아이를 감싸는 게 내 호감을 사기 좋다는 걸  알고 있어. 생각하고서 그리 말한 건가, 아니면 그대 말처럼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해서 그리된 건가?”
“…그런 거까지 생각하고 계산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제는 거짓말까지. 참 야무진 사내가 아닌가.”



이상하게도, 정말 이상하게 테티아나의 시각으로 난 무척이나 유능한 사내로 각인이  모양이다. 왜죠? 제가  했다고…?



“그럼 그 제안은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겠네. 아, 그리고 만약 내가 애를 낳는다 치면, 한동안 그대가 날 상대해주게.”
“예?”
“뭘 능청을 떠나? 이미 그걸 전제로 내게 그리 제안한  아닌가? 그대가 입에 담았으니 그대가 책임을 져야지 또 아까도 계속 말했잖나? 내가 보기 드문 미인이라더니, 막상 관계가 이루어지려 하니 마음이 바뀐 건가?”
“전혀요? 오히려 당장 그러자 하셔도 저로서는 감지덕지할 뿐이죠! 그래도 이로 인해 프리지아 영애가 상처 입는 일이 없었으면 해서 말입니다.”
“상처? 어째서?”
“가문의 특성상 아버지 없이 자라온 그녀이기에 어머니 된 자가 사내와 엮이는 모습을 어린 시절서부터 접하고 이러면… 아무래도 장래적으로 좋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참 가지각색으로 생각하는군. 배려가 깊은 건지… 그래도 한 가지는 확실하겠군.”
“어떤 점이 말입니까?”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에드릭 공, 그대의 반려는 무척 행복할 거란 확신이 드는구나.”
“으음, 말씀이라도 감사합니다.”
“그게 내가, 내 딸아이가 아니니 아쉬움을 느끼지만… 만약에 내 딸아이가 가문에서 축출 당하더라도, 그대와 맺어진다면 나는 겉으로는 매정히 대하더라도 속으로는 응원을 아끼지 않을 참이야. 그 점만큼은 알아두게.”
“예,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새  부르는 게 님에서 공으로 바뀌었다.
반 존대와 하대를 아슬아슬하게 걸치다 막상 부르는 칭호는 극 존중으로 변경.
정말이지 말하는 것만으로 사람 들었다 놨다 하는 게… 보통 신경 쓰이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런 살얼음판에서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
지옥이라 불리던 우리나라의 밑바닥 사회생활에 비하면 이 정도쯤은….
딱히 상대한테 갑질을 당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불합리한 뭔가를 억지로 하라며 윽박지르고 협박하고 쪼아대는 것도 아닌데 뭐가 문제랴.


…여러 알바 뛰고 파트 타임 뛰고 뒹굴던 게 마냥 헛일은 아니었구나 싶었다. 그러니 이 와중에도 멘탈 가누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도 할 거 다 하는 거지. 할 말도 다 해대고.


처음 알바 뛰었을 때는 정말 사장이며 윗사람 눈도 제대로  마주쳤다. 면접 때야 억지로 파이팅하고 으쌰으쌰 해서 넘어갔더라도 결국 일하다 보면 요령 없고 말귀 제대로  알아먹는다며 구박을 어디 한두 번 당해봤어야지.


‘그것도 진짜 엊그제 같은데.’

마차로 돌아오는 와중에도  많은 걸 생각해가며, 다음엔  나은 모습을 보이고자 분발하기로 재차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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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가 없다. 볼거리가 처음만 신선할 뿐 익숙해지면 거기서 거기.
할  마땅치 않은 세상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건 그 자체로 고통이다.

산간 지방에 컴퓨터도 없고 스마트폰도 못 쥐게 하고 시간을 죽이라 하면, 지옥이 따로 없다며 아우성을 쳐댈 거다. 컴퓨터 잡고 사는 꼬맹이 명절 때 시골로 데려가 봐라. 내내 죽을상 울상 짓지 않던가?


이곳 세계엔 당연하지만 스마트폰은커녕 TV조차 없다. 그렇다고  거리가 풍부한 것도 아니고. 심심풀이로 내기 도박이 일상처럼 퍼져나가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더불어 주점, 음식점, 고급 식당에까지 주사위며 카드놀이가 아주 성행하고 있는데, 마르뎅 상회가 작정하고 대대적으로 제공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카드 게임에서 쓰이는 카드들과 전반적인 보드 게임 패키지였다.


이미 현대 사회에 유행한 카드 게임, 보드게임 중 가장 인기 좋은 것들을 현지화해서 뿌린 건데 인기 만점이다. 대회까지 열리며 국가 단위로 자존심 대결로까지 이어질 정도로 규모도 커졌다는데… 막상 해보니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어렸을 적에 부루… 뭐였더라? 그거 주사위 굴려서  사고 그러는 거 말이다.


먹고살 만해지면 사람은 뭐가 됐든 하고 싶기 마련.

지루함은 때때로 고통보다도 더한 불합리함은 선사하곤 하는데, 거기다 전등이 따로 없는 이곳 세계에서의 야간, 다시 말해 오밤중엔 카드고 보드게임도 못 하니 할 일이라곤 극히 한정될 수밖에.


 그래왔듯 남녀가 오밤중에 할 게 뭐가 있겠나?


거기다  행위가 어떤 도박보다도, 술보다도, 보드 게임이며 카드 게임보다도 즐겁고 흥미롭다면?


음, 서론이 길었는데, 결과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리안느 누님.”
“왜?”

우리는 발가벗은 상태로  이불로 몸을 덮은 채 허름한 침상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보고 있었다.

여기는 술집 바로 맞은 편에 자리한 여관. 주인은 한 사람이지만 주점, 음식점, 숙소가 따로 나뉜 곳인 지라 그나마 다른 허름하고 열악한 곳보단 나은 곳인데, 이곳도 현대 사회에 살아온 내 기준으론 열악한 건 매한가지.


그럼에도 불만 없이, 오히려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옆에 자리한 브리앙르, 일단  체력 단련 및 호신술을 담당했고, 에라힘에선 우릴 호위해줬던 일로 내게 좋은 인상을 남긴 그녀 때문이리라.


설마 그녀하고 이런 관계가 될 줄이야.
물론 여기서  깊어질지 아닐 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지만….

체력 훈련이랍시고 뛰기를 한참. 그것도 일주, 이주가 지나니 완전히 적응해버렸다. 당연 운동량이 늘어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동시에 자세를 교정한다 뭐다하다 보면 몸이 밀착되거나 접촉되는 건 일도 아니었다.


여기서 문제는 의식  하려 해도  물건은 조금만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바지에 고스란히 그 존재감을 주장하기 시작하기에, 반쯤만 발기 되도 이게 여간 껄끄러운 게 아닐 수 없었다.

브리앙르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며 이해한다는 태도였는데, 시간이 지나 그러려니 하게  내 쪽과 달리 그녀는 다른 의미로 그쪽 욕구가 누적됐던 것 같다.


결국 저녁 식사 겸 술자리에 갔다가 술김에 한 차례 몸을 접한 뒤로는…  주에 한 번 정도는 주기적으로 몸을 맞대는 상황으로까지 번졌는데, 의외로 이 누님, 터프한 것과는 별개로 낭만주의자였는지 술김에  덮친 것에 대해 대단히 미안하고 송구스러운 태도를 보였기에 용서  사죄의 의미로 다시금 이런 시간을 가지게 된 거였다.

이미 2회 정도 뽑아낸 후라 서로의 몸은 적절히 기분 좋은 느낌으로 땀과 애액 등으로 젖어 있었는데, 그 와중에 잠깐 휴식 겸 서로 천장을 마주하곤… 내 쪽은 그녀에게 팔베개를 받은 상황. 거기다 우린 거리낌 없이 알몸으로 전신을 밀착한 상태로 이런저런 사적인 이야기를 주고 받아갔다.

“안대는 벗어도 되지 않으세요?”
“안 돼. 껄끄러워.”
“이미 볼 거 다 봤잖아요?”
“그거하고 이건 다르단다.”



브리앙르는 이전에도 느꼈지만 배려심이 깊은 반면 겉은 터프한 듯, 시크한  느껴져 자못 오해를 사기 쉬워 보였다. 또 안대까지 차고 있다 보니 더욱. 하는 일도 칼잡이고 용병이고 이러니 그런 쪽으로 생각을 하게 되는 건 충분히 이해는 된다만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꾸준한 훈련 덕에 그녀의 몸은 부드러움과 탄탄함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저번에 본 것처럼 일반적인 롱소드 같은 것보다 길쭉한 대검을 다루기에 몸도 튼튼할 거라 생각은 했는데, 의외로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그녀의 몸은 무척 부드러웠다.

타고 나길 강골이고 성격도 이런  보면 이러기 위해 태어난 거 같다는 그녀의 의견은 그렇다 치더라도… 옷만  차려입으면 건강미가 돋보이는 여성미를 뽐낼 수 있지 않을까 싶었지만,   치의 근육도 용납  하는 사내들 기준에서 그녀는 껄끄러운 측에 속하는  보였다.

…현대인 기준에선 그녀와 같은 건강미 넘치는 미인은 쉽사리 찾아보기도 힘든데 말이지.

거기다 위험천만한 일을 하는 거 치고는 의외로 몸에 훈장처럼 흉터가 여럿 될 줄 알았음에도 그런 것들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미세한 상처며 흉터 자국들이 아예 없는  아니지만, 치명상을 입은 적은 없는지 확고한 흉터 자국은 일절 보이지 않았다.

“그나저나 너도 참 큰일이다.”
“왜요?”
“그런 물건 달고 다니면 엄청 피곤할 텐데.”
“피곤할 게 따로 있나요?”
“…여자들이 가만 안 내버려  거라고! 눈치가 왜 그렇게 없냐?”
“에이, 설마요.”
“…둔감한 건지 미련한 건지.”



그녀가 드물게 한숨을 내쉬었다.


“거기다 체력도 슬슬 붙고 몸도 유연해지니 의외로 할  있는 게 좀 늘지 않았어?”
“할 수 있는 거? 뭐가 늘어요?”
“…체위 말이야. 왜 자꾸 순진한  그래?”
“…….”


이것은 음담패설인가, 성희롱인가. 오묘하도다.
듣는데도 불쾌하거나 기분이 나쁘진 않으니 그냥 잡담 정도로 받아 들이면 되려나?



“안 되겠다. 슬슬 꼴린다. 쉴 만큼 쉬었지?”
“에헤이, 너무 잡스런 표현은 쪼오금….”
“물건을 세우고 말고를 조절하는 법을 좀 익혀라. 또 사정 타이밍을 조절할 정도로 체력을 기르고. 그렇게 되면 너는 정말… 아주 그냥….”
“아주 그냥 뭐요? 말씀을 하세요?”
“몰라 새끼야. 빨리 대기나 해!”



그리 말한 그녀가 장난스레 내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만지작댔다.

“으음! 거기는 많이… 민감한데요?”
“왜? 너만 빨아대고 나는 안 돼?”




그러면서 내 젖꼭지에 입을 가져가 물고 빨아대는데… 이거 느낌이 의외로 괜찮은데? 간지러우면서도 뭔가 달아 올라가면서도 설명하긴 힘들지만, 아랫도리를 자극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의 자극이….




“넌 어쩜 이것도 그렇게 귀엽게 생겼냐.”
“지, 진담입니까?!”




놀랄 노 자다.


그러면서  물건을 덥석 잡자 따로 닦아내지 않은 터라 끈적한 느낌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말라 가고는 있었는데, 그조차도 그녀와 알몸으로 부대끼고 있다는 심적 스릴이 뒤따르니 반쯤 발기한 상태에서도 자꾸만 쿠퍼 액이 흘러나온 터라 물건 전체가 끈쩍하게 달아오르는  금방, 고개 숙인 물건이 다시금 빳빳하게 서는 것도 금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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