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20. 마법, 그 까짓거…!(4)
“아파.”
덤덤한 어조로 그리 투덜거린 에우리에.
“아, 미안해요.”
에드릭은 건성으로 사죄를 표했다.
“넌 안 벗어?”
“아… 그러네요?”
상의와 하의, 속옷을 벗는데 5초도 필요치 않았다.
자연스레 반쯤 발기된 내 아랫도리가 노출됐다.
두근대는 심장과 더불어 한창 불끈 되기 시작했는지 녀석이 곧장 머리를 빳빳하게 치켜들었다.
“…….”
그걸 다른 의미로 물끄러미 주시하던 에우리에가 화들짝 놀라며.
“이제 어쩔 거야?”
하고 익숙지 않은 상황에 좀처럼 동요를 거둘 길이 없었는지, 시선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다음 행동을 촉구해왔다.
“우선은….”
시작은 당연히….
“그것 좀 만져도 될까요?”
…내가 말하고도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어리숙한 접근이었다.
에드릭은 그게 괜스레 부끄러워져 과장스럽게 헛기침을 하며 에우리에의 가슴 쪽을 가리켰다.
“…응.”
그녀는 차분히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의 표현을 건네주었다.
침대에 앉은 그녀와 그런 그녀를 옆에서 껴안은 채 그녀의 복부 위에 자리한 가슴은 아래에서 움켜쥐듯 붙든 에드릭은 그 한없이 부드러운 풍만함에 이성이 한 차례 날아갈 것만 같은 황홀함을 만끽했다.
참 신기한 건 가슴은 만지면 만질수록 기분이 좋단 말이야. 이거 뭐냐, 찹살떡이나 호빵? 이런 것도 부드럽기는 매한가지지만 왠지 생동감이며 질감이며 아무튼 뭐가 됐든 다르다고 할까?
손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열기와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그러면서도 두근거리는 울림이 기분 좋게 전달되는 그 느낌. 실시간으로 손을 통해 전달되는 그 피부, 살의 감촉과 살에 감추어진, 말랑말랑하면서도 탄력이 넘치는 그 무게감. 이걸 대체 어떻게 말로 다 형언할 수 있을까.
애초에 옆에 앉아 껴안듯 그런 식으로 가슴을 만지작댄 이유는 경험에 의해 정면이나 뒤에서 껴안을 시, 그로 인한 자극으로 발기한 물건 덕에 충분히, 안정적으로 가슴의 감촉을 오랫동안 즐길 수 없기에 생겨난 특단의 조치였다. 아랫도리가 커서 발생하는 몇 안 되는 단점이긴 한데….
덕분에 몸도 자연스레 그녀에게 바짝 붙어 기댄 상황이었는데, 그것만으로 아쉬움인지 애가 많이 탔는지, 침대의 큰 머리 베개에 몸을 기대듯 누운 에우리에였다.
덕분에 앉은키 차이가 좁혀졌고, 자연스레 에드릭은 가슴을 주물럭대면서도 위에서 그녀의 상반신을 뒤덮듯 자리 잡아 그녀와 키스하며 다시금 가슴의 감촉을 즐길 수 있었다.
만져도 만져도 질리질 않아.
부드러운 가슴도 그렇지만 자극과 흥분이 더해져 자연스레 발기한 유두의 감촉도 이상하리만치 좋았다. 손으로, 손가락으로 만지작대고, 그걸로도 모자라 이젠 입까지 들이밀어 입술에 문대고, 입안으로 넣어 혀로 핥고 만지며 애무하며 자극을 주기까지.
점막에 닿은 유두가 에드릭의 타액에 젖어 들어간다. 그의 혀가 말랑말랑하게 발기한 유두를 이리저리 희롱하며, 동시에 그녀의 풍만함 양 가슴을 마구 희롱해대니, 그 필사적인 모습에 자극을 느꼈는지 에우리에는 옅은 신음소리를 흘리며, 동시에 꿀 떨어지는 눈초리로 그런 에드릭을 보며 그의 머리를 한껏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가슴만 십여 분 넘게 만지작댄 에드릭은 그래도 질리지도 아쉽지도 않았지만, 이곳만 너무 이러면 그녀에게 실례일까 싶어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그녀의 하복부를 매만지며 그녀의 하반신 쪽으로 머리를 내렸다.
“배… 만지면 안 돼.”
“왜요?”
“…….”
그녀는 침묵을 고수했다.
…뭔가 민감한 사항이라도 있는가 싶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여 긍정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그리곤 마저 이어서 그녀의 하반신, 종아리, 넓적 다리, 허벅지 등을 손으로 쓸고 만지며 이어 그녀의 계곡 쪽에 얼굴을 묻은 채 입과 혀를 이용해 그녀의 은밀한 부위를 집요하게 조사하듯, 애무하기 시작했다.
“!!”
미세한 신음, 억누른 듯한 그 소리완 대조적으로 신체 반응은 격렬했다.
몸은 점차 뜨거워지고 그녀의 그곳에서 흘러드는 애액은 따끈따끈하게 데워져 내 입 주위를 한가득 적시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말로 줄줄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녀가 얼마나 흥분했고, 이 상황에 자극을 받았는지, 또한 얼마나 이 순간을 고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그 반응으로 전부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애가 타게끔 집요하게 입으로 그곳을 공략했다. 원한다고 바로 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나는 그녀가 더욱더 기분 좋아 완전히 날아갈 듯 정신을 놓아 아주 편안하게, 확실하게 정신의 끈을 놓아버려 가지고 있던 모든 욕구와 정신적, 신체적 스트레스를 모조리 날려버렸으면 싶었기에, 처음부터 조금 강렬하게 그녀를 몰아붙이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집요하게, 10분을 넘는 시간 동안 계속 입과 혀만으로 그녀의 비부를 공략했고, 결국 그녀는 벌벌 떨 듯 온몸을 떨며 한 차례 먼저 기분 째지는, 쾌락의 강을 건너게 됐다.
반응만 봐도 알 수 있다. 정신을 못 차리는지 어지럽혀진 호흡과 허우적대는 시선들까지.
천장을 바라보는 그녀의 손은 연신 내 머리를 붙들고, 두 다리는 한 곳에 정박한 배완 달리 폭풍우에 휘말린 배처럼 난잡하게 기웃거리고 있었지만, 에드릭은 그 반응이 더욱 격렬해지길 원했다. 더더욱 기분 좋아져서, 더욱 강하게, 강렬하게 가버리기를.
그렇게 한 차례 오르가즘을 느끼며 호흡을 가누는 짤막한 휴식 시간을 안겨준 에드릭은, 자신의 물건이 이젠 폭발할 것처럼 신호를 보내오고 있음을 깨닫곤 그녀의 비부에서 입을 떼어내곤 물었다.
“슬슬 갈게요?”
“…….”
그녀는 말이 없었지만 누운 채로 고개를 움직이는 걸로 표현을 대신했다. 여유가 없어 보였지만 자연스레 입가가 풀린 거 보니 그녀도 제정신이 아닌 듯 했다. 아마 기분 좋은 강을, 어쩌면 구름 위를 둥실둥실 떠다니는 듯한 순간을 만끽하고 있진 않을까. 그랬으면 좋으련만.
“후우!”
달아오른 자지를 그녀의 입구에 겨누고, 왼손으로 중심을 붙든 채 귀두에서 흘러나온 쿠퍼액을 한껏 젖어 달아오른 그녀의 보지 입구에 비벼가던 에드릭은 왠지 이 순간만 되면 심장이 두근대다 못해 터져 나갈 것 같은 초조함을 느끼곤 했다. 입구가 있는데 왜 집어넣질 못할까? 언제든 넣을 수 있지만 당장은 못 넣고 있다, 안 들어간다는 이 상황은 정말 짜릿했다.
그렇게 한 두 번 미끄러진 다음, 세 번째 시도에 그녀의 질 내로 자신의 자지가 빨려 들어감을 느끼며, 에드릭은 전율했다.
질 내부, 질의 점막이 달아오르고 젖어진 상태로 에드릭의 크나큰 물건을 마치 깊은 곳으로 빨아들이듯 흡수해버렸기에, 자신의 물건이 반을 넘어 그 이상 삽입된 걸 느낀 에드릭은 당장에라도 싸고 싶은 걸 억지로 억누른 채, 시작은 천천히… 차분하게 앞뒤로 자지를, 물건을 움직이는 것으로 상황에 적응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미, 미치겠네.’
기분 좋다. 그냥도 아니고 까무러치다 못해 정신을 놓고 마구 엉덩이를 털고, 허리를 내리누르고 찔러 그녀의 안쪽을 마구 휘젓고 찔러 넣고 싶을 정도로.
그래도 참는다. 이성이 무너지면 의외지만, 기분이 좋다는 그 순간마저 잊고야 만다. 흥분도는 유지한 채 이성의 끈을 어느 정도 조여가며, 철저하게 깊이 있게, 풍미 있게 그녀의 내부 감촉을 즐기고, 또한 그녀의 반응을 살피며 심리적 안정감, 만족감, 충족감을 동시에 만끽하며, 그러면서 쾌감과 쾌락에 젖어 절정에 이르고 싶었다.
이런 거 있지 않나. 흥분해서 마구해 버려서, 막상 하는 순간이 무척 좋았던 것조차 까마득히 잊고 후회며 자괴감에 휩싸이는 뭐 그런 거 말이다.
브리앙르와의 관계에서 그걸 절실히 느꼈다. 그 덕에 그녀하고 한 번 관계를 맺으면 기본이 3회, 많이 하면 10회 근사치까지 간 거고.
그로 인해 에드릭이 얻은 건, 이성의 끈을 유지한 채 벌이는 질펀한 섹스가 훨씬 기분이 좋고, 여운도 오래 간다는 걸 아주 절실히 깨우쳤다.
간단한 예로 물에 빠졌느냐, 내가 자진해서 물속에 잠수했느냐에 차이다.
빠졌을 때는 물속의 풍경을 살필 여유조차 없다.
그러나 내 스스로 잠수했을 땐 언제든 나올 수 있단 확신 아래 안쪽을 고스란히, 안정적으로 살필 수 있는 것처럼.
역시 이것도 많이 해봐야 느는구나 싶었다.
피스톤 질을 조금 느슨하게 이어가는데 이것만으로도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거기에 더 자극이 되는 건….
“하…! 읍! 흐읏! 아앙!”
그녀의 억누르는 듯한, 그러나 주체 안 되는 신음 소리. 참다 참다 결국 못 참고 입술 사이로 나직이 흘리는 그 애끓는 신음이 내 가슴을 두들기는데 일조했다.
자연스레 삽입 흐름이 달아오르고, 리드미컬해지는 건 당연한 과정.
그녀의 옆구리 바깥쪽에 양 손바닥을 내려놓은 채. 허리를 세워 에우리에의 안쪽에 자신의 분신을 쑤셔 넣고 박는데 집중하는 에드릭을 일견한 에우리에는 그 하얀 얼굴을 연분홍빛으로 물들인 채, 그런 그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올려다보며, 흐트러진 얼굴로, 불규칙적으로 이어지는 호흡을 가눌 사이도 없이 그를 제촉하고, 또 요구했다.
“계속… 더 빨리. 좋아. 기분… 좋으니까.”
평소의 덤덤한 어조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지금의 그녀는 무척, 무척 적극적이었다. 적어도 그녀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극적인 반응을 지금, 그녀는 전신을 통해 표출해대고 있었다.
“흐읍!”
거기에 힘입어 이성의 끈이 더욱 팽팽하게 당겨진 에드릭은, 그럼에도 그 상황을 의도 하에 조율하며 즐기고자 힘을 쓰기 시작했다.
당장에라도 짐승처럼 그녀에게 달라붙어 허우적대고픈 욕구가 치밀었지만, 그대로 이성을 유지했다. 왜냐하면 지금도 좋은데, 이 기분 좋은 순간을 꽁으로 날려 먹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녀의 모든 것이 내 것이다. 이 기분 좋음도, 그녀를 허우적대게 하는 내 몸놀림도, 무엇이든 간에. 그것이 본능하고 욕구에 의식이며 신체를 빼앗겨 그것대로 휘둘리자니 왠지 모르게 용납이 되질 않았다.
사랑스러운 그녀를 최대한 오래 두 눈에 담고, 사랑스런 그녀가 자신의 아래에서 자신의 색으로 물들고, 온도에 녹아들고, 허우적대고, 흐트러지며 난잡해지는 광경을… 나는 끝까지 목도하고 지켜볼 의무가 있었다.
미친 거 같지만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그 사랑스러움을,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와 몸을 섞고 부대끼며 느껴지는 이 열락의 순간조차, 한 치 오차 없이 전부 이해하고 받아 들이고, 수용하길 갈구했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으니.
열락의 시간이 길어짐과 더불어 그녀도 한계에 이르렀는지 일순 그녀의 질이 바짝 조여져 에드릭의 물건을 확 조여들기 시작하자, 움직임이 격렬해진 순간과 겹쳐 자신의 물건에서 느껴지는 막대한 자극에 에드릭도 참다 참다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그녀의 안에다 자신의 욕망을 마구잡이로 터트리고, 쏟아내기 시작했다.
“으으윽!”
“아아아앗―!!”
날아갈 것 같은 교성과 신음이 절정의 비명으로, 에드릭도 헉헉대다 막바지 신음성을 터트리며 그녀의 위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싸고 싶을 때 싸고 싶었는데….
아쉬움은 아쉬움이지만, 그 이상의 정복감과 달성감이 물밀 듯 치솟았다.
또한 쓰러진 그 위엔 그녀가 자리하고 있었으니.
마치 거북이가 기어가듯 네발로 기어 그녀의 가슴, 그 위로 올라 그녀와 얼굴을 마주한 에드릭은, 그녀의 두 차례, 연달아 가버린 얼굴을 보며, 흐트러진 그녀의 모습을 보며, 그거야말로 세상 그 어떠한 모습보다 아름답지 않나, 일순 그런 감탄을 하며 그녀의 볼과 입술 쪽으로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그녀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성이고, 소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