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81)화 (81/454)



〈 81화 〉22. 살다 보니 마법사와 혼욕+섹…?(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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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난 다음도 고역이었지만… 정작 문제가 된 건 따로 있었다.

“…….”



우린 또다시 욕실에 와있었다.

어쩔 수가 없는 게, 뒤처리를 제대로 안 했기에 결과적으로 그녀의 몸엔 정액이 아래와 배며 가슴에 범벅이 진 상태로 그대로 마른 건 그렇다 쳐도, 땀이며 애액만으로도 이미 목욕을  하고 못 배길 상황이었기에 이건 당연한 수순.

문제는…  서로가 알몸 인데다  자고 일어난 덕에 때마침 생리 현상으로 부푼 내 아랫도리 하며, 아침결에 생겨나는 묘한 노곤함이 이성보단 본능을 촉진 시킨 덕분인지, 우린 자연스레 그 상황에서 다시 엮이고야 말았다.

결과적으로 모닝 섹스로 2발 정도를 빼내고서 뭔가 노곤함과 뿌듯함, 그리고 낯부끄러움을 한데 끌어안은  욕실을 나선 우리는….



“…이것도 좋네.”


에우리에의 뭔가 뜻깊은(?) 감상을 끝으로 아무튼 종료.
서로가 일이 있다 보니 결과적으로 헤어지게 됐는데….



“당분간 이쪽보단 다른 쪽에 가 있게나.”



마르뎅 상회로 출근했는데 휴즈에게서 뜬금없는 출장 명령이 떨어졌다.


“어디로 가면 되는지요?”
“마차 타고 가면 도착할 테니 나머진 거기서 설명 듣고. 장기간은 아니고 어차피 도시 내부인 건 마찬가지니 집에는 들릴  있도록 배려해주겠네.”
“예, 알겠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장거리는 아니었던 모양인데.

그렇게 마차를 타고 1시간을 넘게 이동했을까.

내심 졸던 차였는데 마차가 멈추어서자 퍼뜩 정신을 차렸다.

마차에 내려 마부에게 팁을 안겨주곤 주위를 둘러보는데… 뭔가 좀 이상했다.

마을 입구처럼 느껴지는 곳은… 딱 봐도 마차가 들어서기엔 길이 너무 비좁아 보였다.

입구 인근엔 대놓고 마차 및 말을 몰고 통행하지 말라는 내용의 그림과 글이 간략하게 나무로 된 표지판에 새겨져 있었다.


“으흠?”




나무들이 우거진  별개지만 묘하게 시야가 탁 트인 가운데, 오솔길이면서도 인도, 협곡의 길목처럼 보이는 곳 끝자락, 멀리 자리한 곳에 고즈넉한 나무, 멀리서 봐서 그렇지 가까이서 보면 까마득하게 올려봐야 될 법한 나무 한 그루가 자리하고 있었다.

문제는 거기에 거대한 문이 달려 있었다는 건데… 이건 그러니까… 나무집? 집이라기보다는 뭔가 랜드 마크처럼 보이는 이유는 또 뭘까.


마을로 들어서니 주위도 신기한 게 일반적인 가정집, 주거 형태의 집이라기보다는 뭔가 자연에 조형물을 얻어 만든 듯한 집들이 여럿 됐다.

게다가 대부분이 큰 나무에다 주거지를 간단히 형성한 형태였는데, 주위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의 귀가… 길었다는  대부분의 공통점.


물론 그 와중에도 인간이며 유사 인종, 타 종족들의 모습도 빈번히 눈에 띄었지만, 분위기가 묘하게 가라앉았다고 할까, 고요하다고 할까.


무엇보다 일대를 감싸는 산들바람이 유독 따스하면서도 살랑거리는 게… 도시 내에서 이 정도로 활기차게, 느긋하게나마 바람을 음미할 수 있을 줄이야. 내심 감탄해가며 아무튼 걸어서 도시 속의 또 다른 마을 속으로 이동했다.

여긴 척 봐도 엘프들 주거지구나 싶었다.

남녀 모두가… 절세 미남 미녀는 아니었지만 전체적으로 이목구비가 단정하고 반듯한 느낌이었다. 물론 대부분이 미남이며 미녀인 건 사실이었지만 남녀 할 거 없이 모두 외모, 얼굴은 중성적인 느낌이 강해서 몸매를 보고서야 남녀를 구분할까 싶었다.

그보다… 유독 남성 비율이 떨어지는 거 같은데?

마주치는 대부분이 여성인  싶었다. 가슴 크기가 작고 평평한 이들은 남자인가 순간 고민했는데, 지금 보니 복식이 미세하게나마 차이가 있었다.

…말 그대로 미세해서 처음엔 구별을 못  뻔했지만.


대략 성비가 10:1.
여성 쪽이 압도적으로 많은 편이었다.


“음, 사실이긴 한가 보네.”



인구수가 갈수록 줄어가는 통에 결국 이런 식으로나마 종족 번식을 이끌어가려 했다는 이야기를 저번에 들었기도 했고, 실제로 인간과 엘프가 관계를 맺으면 이상하게 엘프의 자질이 훨씬 더 강렬하게 자라난다고 했던가? 유전자적으로 뛰어난 건지 독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인지 하프이긴 해도  차이는 없다고 들었다.

순혈을 중시하는 이들 중에선 이런 방식에 불만을 표출하는 이들도 있다지만, 애당초 성욕이 적은 그들은 고의로 발정하는 요법이나 묘약까지 사용해서 관계를 맺지 않으면 이상하리만치 이런 쪽에 관심이 적은 편이라 들었다.

…인간 남정네 기준으론 결단코 이해를 못 할 부분이었지만, 역으로 엘프 남녀는 반대로 이리 묻곤 한단다.


“왜 그리 성교에 집착을 하는 거지요?”
“그게 마치 삶에 전부인 것처럼 매달리다니. 마치 짐승과도 같지 않습니까?”
“오히려 짐승보다 저열하죠. 그들은 삶의 균형을 이뤄가나 인간은 균형을 파괴하고 자연을 무너뜨리는데 자신의 욕망을 표출해대니까요.”



…아무튼 이런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 못 하면 엘프들하고의 커뮤니케이션이며 이해, 공감, 교류 자체가 불가능하단다.

물론 아르세이유에 정착한 이들 반수는 하프고 그들이야 이미 익숙해진 터라 막상 보면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인간적이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간략하게 표기된 지도를 따라 구불구불한 길을 들어서서 도착한 곳엔 달콤한 향이 후각을 한가득 자극해오는 공간. 여기도 나무로 된 집이었지만 다른 곳과 차별점이 있는 건 나뭇가지며 위에다 집을 형성한  아니라 나무 안쪽에 공간을 형성해뒀다는 점.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런 형태의 집, 요 주위에 많을 거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날 맞아준 엘프는… 뭔가가 좀 달랐다.



“왜요? 이상해요?”
“아니요, 아름다우셔서 놀랐을 뿐입니다.”
“음, 겉치레가 상당하시네요. 역시 이런 쪽 인간은… 흠흠!”


피부가 푸르스름한 것도 기이하지만 두 눈은 그보다 훨씬 짙었다. 벽안이라 하기엔 너무 짙은 터라 보면서도 상당히 신기한 느낌을 받았다. 보석처럼 빛을 발하는 감도 없이 무광색으로 번뜩이는 짙은 청색 눈이라니.


거기다 머리색도 푸른색인데 눈의 색감과 비슷하게 엄청 짙은 편이었다. 그렇다고 검은색이나 남색 느낌을 주냐 하면 또 그건 아니다. 이 점이 무척 신기했다.

“저는 뮬리아라고 해요. 벌꿀나무주, 아름드리주, 그 외에도 엘프표 술을 도시에 유통하고 있지요.”
“아,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취하려 마시는  아니라 즐기려 마시는 술이라며 아주 이름이 드높죠.”
“비싸기도 하고요.”

그녀가 윙크하며 그리 받아주었다.


“마르뎅 상회가 후원자 겸 투자자가 되어 이곳 술을 대량 생산하고자 제의를 해왔고, 제가  대표가 된 셈이에요. 다들 번거로운 거 싫어하고 인간처럼 상업, 공업 같은 것에 대해선 회의적이니까요.”
“뮬리아 님은 어떠신지요?”
“저는 적성에 맞아요. 관리하는 것도 좋고 뭔가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무엇보다  마시고 새로운 술을 개발하고 이런 것도 마음에 들고요.”
“축하드립니다.”
“축하까지야.”



일단 첫인상은 좋게 풀려간 듯 싶었다.




“얼마  정력제 겸 성욕을 발산하는 식의 새로운 술을 만들어 보자는 제안이 왔는데, 그쪽 일로 사람을 보내달라 했더니 이렇게 오셨네요. 이야기를 한 차례 들어볼  있을까요?”
“아, 그  말입니까.”

사전에 전혀 전달받지 못했지만, 마치 안다는 듯 적당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거 알아둬요. 엘프들은 거짓이나 가식에 민감해서 어설프게 대처하시면 금세  좋은 눈초리를 받을 거예요. 다들 인간적인 개념에선 대단히 솔직하고 직설적이니까 그 점도 오해말고요. 저희 동족들도 그 점을 알고서 인간들을 대할 거니 아마 크게 상충 되거나 문제 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예, 그 내용들은 사전에 잘 숙지해 뒀습니다.”




오히려 에라힘에서 봤던 그… 하이엘프 제이실라며 그녀의 부름에 응했던 엘프들이 독특했던 예였나 보다.


실제로 오면서 본 엘프들의 표정은 대부분 무덤덤. 어느 의미로 에우리에의  덤덤한 표정이 귀엽고 생동감 넘치게 느껴질 정도로, 이곳 주민들 표정은 대부분이 덤덤한 느낌이었다. 미소 좀 지으면 오죽 예쁠까 싶었지만… 크흠!

“그럼 가실까요? 손님을 계속 세워두면 제 체면이 말이 아니게  테니.”

그러면서 이쪽으로 오라는  손짓하는 그녀.


참고로 등 돌려 먼저 앞서간다거나 그런  없이 내가 올 때까지 손을 뻗은  서 있는 그녀였기에 나도 재빨리 그녀의 부름에 응해  손을 붙들었다.


환영하는 이에겐 손수 손을 뻗어 이를 붙들고 안내한다.


여기서 손 붙드는 걸 거절하면 이건 저들 입장에선 실례라는데, 실례라  필요가 또 없는 게, 싫다, 나쁘다가 제법 직설적인 엘프들 기준에선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해서 별 신경을 안 쓴단다.


어중간히 문제가 되는  자존심이 드높은 순혈 엘프들이라는데, 자신이 기껏 환영했는데 이를 거절해? 감히?!


…근데 이거 배우면서 설명 듣다 문득 그쪽이 아닌가 싶었다.

‘츤데레?’



아, 물론 이러면 또 너무 큰 편견이 될 수도 있고, 그러다 실수하면 문제가 될 거 같았기에 생각으로 그쳤지만.

아무튼 이렇게 해서 나는, 뭔가 의도치 않게 엘프들의 주거지로 들어서게 됐다.
물론 이후에 연계될 상황에 비하면, 이건 시작에 축에도 못 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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