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화 〉23. 엘프들과의 기묘한… 관계.(3)
‘이건 정말로….’
야동이나 동인지에서나 있을 법한 상황 아니냐?
지켜보는 남녀커플만 다섯에 홀로 관람하는 이들까지 합하면 열을 가뿐히 넘는 인파.
그런데 초조한 만큼 야릇한 기분이 드는 건 또 왜인지.
이게 흔히 말하는 기대감이란 건가?
절로 긴장감 덕에 온몸이 떨려왔음에도, 오묘하리만치 기분 좋은 두근거림이 동반했다.
“저게 인간의 생식기군요?”
“이건 마치… 말이나 짐승의 그것 같은 규모군요.”
“뭐, 뭔가 조금 무섭네요. 다 들어갈까요?”
성실하게 그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엘프들 사이에서, 나는 뮬리아에게 들은 내용을 상기했다.
‘인간으로 치면 아직 관계를 제대로 접해보지 못한 애들이 허다하니까, 다들 순진한 반응 보인다고 그게 전부라 여기진 마세요. 나이 수백 먹은 엘프는 하다 하다 질려서 더 이상 안 할 정도로, 인간의 수십 배에 해당하는 관계를 맺은 이들도 허다하니까요.’
그런 맥락으로 봤을 때, 나는 지금 엘프 유망주(?)들 앞에서 꽤 재미난 상황에 놓인 건지도 모르겠다. 저들에게 떡 치는 것의 즐거움을 전파하면, 저들이 일도 잊고 몰두하는 게 아닐까 해서 조금 걱정이 됐지만….
‘그러면 좋죠.’
뮬리아는 오히려 그랬으면 싶다는 태도였다.
“다프넬! 긴장 말고!”
“예에. 전 괜찮아요.”
말은 그렇게 해도, 표정은 잔잔함에도 눈빛이 흔들리는 걸 보니 내심 불안한 듯 느껴졌다.
키운다고는 했지만 아직은 어설픈 감이 느껴지는 다프넬.
나는 우선 그녀의 손을 붙들어주며 진정하라는 듯 시선을 맞추었다.
“음, 저도 긴장되긴 마찬가지니… 편해지도록 같이 노력해보죠.”
이걸 위로랍시고 꺼내다니. 어휴… 속으로 답답함이 치밀었지만 좀처럼 익숙해지질 않았다.
그럼에도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부끄러워하는 그녀의 모습은 사뭇 신선했다.
새하얀 피부가 유독 눈에 띌 정도로 붉게 상기되는 모습도 신기했지만, 그것이 나로 인해 비롯됐다고 생각되니 괜스레 아랫도리가 불끈 달아오르는 듯도 싶었고 말이다.
손이 익숙해진 다음엔 나는 다프넬의 반응을 차근차근 살폈다.
로메리스에게 배운 것들도 그렇고, 여태 경험도 그렇지만 이번만큼은 유독 내 쪽이 경험자인 포지션이었기에, 부담을 안 주고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내가 즐기는 건 덤이고.
사실 사내 된 입장에서 삽입까지 해서 떡 치는데 즐기지 않을 수도 없을 테니.
다만 일방적으로 스스로의 만족감, 해소감을 위해 그러고 싶진 않았다는 거다.
기왕 하는 거면 여성이 만족해서 사랑스러운 눈빛을 보내오며 자랑스레 내 이름을 속삭여주는 편이, 녹아내릴 법한 시선으로 달뜬 숨결을 흘리며 내게 안겨드는 쪽이 나는 좋다 이 말이다.
눈을 마주치는데 생각 이상의 부담을 느끼는 듯 싶어, 우선 나는 그녀의 뒤쪽, 살짝 측면이자 뒤쪽에 해당하는 부근에 자리를 잡아선 그대로 그녀와 함께 자리에 착석했다.
그 상태로 조심스럽게, 그러나 거리낌없이 그녀를 끌어 안았다.
“흐읍!”
놀란 듯 숨을 멈추는 다프넬.
나는 그 상태로 걱정 말라는 듯, 조금씩 달래듯 옆구리를 끌어안은 왼손을 가만히 내버려 둔 채, 오른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차분히 쓰다듬어주었다.
“괜찮아요. 걱정말아요. 원하지 않으시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테니까요.”
“…….”
의외로 진심이 느껴졌는지 경직된 어깨에 힘이 살짝 풀리는 듯 싶었다.
그러고는 본능적으로 차분히 내 가슴에 등을 맡기고, 또 기대온 그녀.
그렇게 내 왼쪽 무릎 부근에 엉덩이를 내리게 된 형태로 내게 안겨든 그녀를 나를 계속, 차분히 머리를 쓰다듬어주어 안정시켰다.
물론 그녀가 조금만 시선을 우측으로, 또 아래로 돌리면 발기한 물건이 튼튼하게 그 존재감을 뽐낼 테지만… 당장은 신경 쓰지 않도록 그녀의 어깨 쪽에 얼굴을 밀어 넣어 귀에 잘 들리도록 자그맣게, 계속해서 안정적인 말을 구사해줌으로써 그쪽으로 의식이 몰리게 해주었다.
“괜찮아요. 잘하고 있어요. 다프넬 무척 사랑스러워요. 몸도 예쁘고 피부도 매끄럽고….”
“흐흣!”
역시 청각이 인간보다 뛰어난 터라 그 인간의 자극에도 사뭇 민감한 태도를 보인다.
당연 일전에 엘프들 귀를 여럿 파보면서 그녀들의 반응을 파악해뒀기에, 인간보다 훨씬 민감하다는 건 진작 파악했지만 예상보다 효과가 좋아서 조금 당혹스런 감이 없지는 않았다.
“좋아요, 차근차근 진행해볼게요. 하면서 힘들거나 부담이 느껴지면 말씀해주세요.”
힘들다, 부담된다, 이런 식의 부정적 언어를 인지시켜두는 건 사실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접근 뒤 일말의 불안에 대한 기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
멘트를 구사함에 있어선 이런 심리적 기재를 어찌 활용하느냐도 중요하다. 당연 똑같은 방식이어도 상대의 현재 상태, 반응, 과거 경험 및 체험에 따라 차이를 보일 수 있으니 그런 점을 최대한 고려해야하는 건 당연한 거고.
다프넬이 여기로 오게 된 배경, 그리고 그녀를 지켜보는 저 선배 되시는 분? 겉만 보면 워낙 젊어 보여야지.
아무튼 지도하시는 엘프 여성 분의 태도와 그녀가 여태 보인 태도 및 반응으로 나는 다프넬의 성향을 대강 유추해낼 수 있었다.
우선 차분하게 옆구리를 끌어안은 왼손이 익숙해졌다고 생각될 무렵, 차근차근 옆구리를 거쳐 복부 쪽으로까지 그 영역을 확대했다.
당연 그녀가 내게 더욱더 몸을, 무게를 싣게 되는 건 당연한 수순.
그러면서 머리를 쓰다듬고, 상냥한 언어를 속삭여주는 것도 지속했다.
익숙해지게 하는 게 관건.
경계심이 강하고 부끄러움이 많을수록, 차분하게 접근해 차근차근….
다프넬의 키가 크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다.
꼬맹이가 하기엔 상당히 부담되는 자세기도 했는데, 다행히 큰 무리는 없었다.
그런 식으로 아예 하복부까지 끌어안을 때쯤, 목덜미 쪽에 가벼이 입을 맞추었다.
“앗!!”
“괜찮아요. 괜찮아.”
이윽고 머리를 쓰다듬던 오른손으로 그녀의 갈 길을 잃은 손을 붙잡아주고, 계속해서 입으로 그녀의 목덜미 인근을 공략했다.
그러면서 천천히, 아랫배에 이르렀던 손이 조금씩 그녀의 은밀한 부위로 스멀스멀 기어가고.
“느낌이 어떤지 천천히 일러주시겠어요?”
“제, 제가요?”
“예, 다들 보고 있잖아요?”
그러면서 나는 의식을 환기 시키려는 목적으로 주변을 둘러보게끔 이끌었다.
아, 말하고 보니 나도 괜히 의식하게 되네.
의외로 무덤덤한 표정들 가운데 상당히 집중하는 듯한 기색들이 느껴진다만… 흐음?
“그, 그게… 엄청… 이상해요.”
웅얼대고 있었지만 엘프들은 귀가 유독 좋은 편이라 그 정도는 대충 캐치하리라.
“그리고… 부끄럽고 떨리지만… 이상하게 사랑받는다는… 날 위해준다는 게 느껴져서… 좋아요.”
음, 그렇게 말해주면 더 불끈불끈해지는데?
의도가 먹혔다는 건 고무적인 일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귀여워서 이성을 잃을 뻔했다.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그런 사랑스러운 감상을 입에 담은 다프넬.
주위를 관찰하던 엘프들은 그 반응에 어딘가 흥미진진한 듯하면서도 무언가를 대조해보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나도 그렇게 보이는데.”
“배려라는 건가.”
“사랑받고 있다 걸 저렇게 해서도 느껴지는 거였군요.”
“으음, 참고해보면 좋을지도요.”
발정 난 건 아닌 게 분명하지만 우리처럼 비슷하게 뒤에서 남성이 혹은 여성이 자기 반려를 끌어안은 모습들이 목격됐다.
이쯤 되면 홀로 남은 이들 옆구리가 상당히 시릴 법했는데….
‘아니지, 내 정신 좀 봐라.’
그런 걸 신경 쓸 때까지 아니잖아?
숙련된 관계자(?)의 오묘한 눈빛과 일순 마주쳤지만, 나는 다시금 다프넬에게로 의식을 전념했다.
애무를 통해 전희를 느끼게 하는 게 관건이었는데, 바로 아래쪽을 공략할까 싶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너무 깜찍해서… 여기만으로도 이거 충분한 게 아닐까 문득 고민했다.
거기다 가슴 부위는 개인적으로 매끄럽기에 만지자니 약간 미묘할 법했지만, 이상하게도 안겨든 그녀를 의식하니 그것만으로도 뭔가 발기한 아랫도리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역시 심리적 자극이야말로 최고의 딸감이란 말인가. 지금 느낌으론 그녀의 매끄러운 가슴과 상반신을 매만지는 것만으로도, 조금의 자극만으로도 물건이 새하얀 욕망을 모조리 토해낼 것처럼 단단하게 팽창해 있었다.
아, 그러고 보니 이런 구도 자체가 내겐 대단히 신선한 구도이긴 하구나.
숙련자로서 미숙련자를 접함과 동시에 심지어 관람객이 여럿이라는 거까지.
긴장 때문에 눈치 못 챌 뻔했는데, 나 자신도 내 예상보다 훨씬 흥분에 사로잡힌 듯 싶었다. 애써 이성이 유지되는 이유는… 다프넬을 배려해주고자 하는 확고한 마음과 주변 시선 때문일 테지. 신경을 안 쓴다고 입으론 떠들 수 있더라도, 그걸 애써 무시할 수 있다면 그는 정말로 크게 될 사람이리라.
이윽고 나는 진도를 높여 하복부를 끌어안을 손을 조심스레 그녀의 은밀한 그곳으로 미끄러지듯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물론 차분히, 다프넬이 긴장이 완화되도록, 익숙해지도록 경계심을 풀고자 지속해서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고, 안정된 말을 속삭여주면서 말이다.
그리하여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왼손이 도달했다.
처음 봤을 때처럼 매끄러운 그곳과 부끄러운 피부를 타고 서서히 갈라지는 그 부위에 손이 닿자 기묘할 정도로 아찔한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마치 그녀의 그곳을 자극하는 게 내 물건을 자극하는 것처럼 내 물건에서도 투명한 액체가 귀두를 비집고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조금 늦은 감도 있었지만, 확실한 건 내 것과는 별개로 그녀의 그곳은 내 예측 이상으로 그녀의 안쪽에서 흘러나온 애액으로 흠뻑 젖어 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