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5화 〉23. 엘프들과의 기묘한… 관계.(4)
‘음?’
이러면 전희가 따로 필요 없으려나?
아니지, 조급한 마음을 먹으면 안 된다.
다 된 밥을 재를 뿌릴 순 없는 노릇.
애액으로 물든 그곳을 손으로 차근차근 자극하기 시작한다.
“앗! 아아!”
이런 쪽에 면역이 적은 건지, 그녀의 반응이 제법 신선했다.
또 인간처럼 억지로 참으려고 이를 악물거나 음성을 죽이려고 입술을 깨무는 등의 모습이 일절 없었기에, 그녀의 신음과 함께 이어지는 반응은 솔직 담백했다.
이게… 생각 이상으로 내게도 상당한 자극과 동시부여가 됐다.
“아읏! 조, 좋아요! 느낌이!”
나도 그녀의 긍정적인 반응에 호응하듯 손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놀리기 시작했다.
겉을 공략해가면서 조금씩 안쪽을 비집고, 그러나 절대 안으로 침범하진 않으면서 계속 애를 태웠다.
예컨대 이런 행위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건 얼마나 잘 애태우고 얼마나 적절하게 최적의 성감대를 자극해 그녀를 가게 만드느냐다. 가는 시간을 내 쪽에서 조율해도 좋지만, 반응에 따라 조율하고 말고도 다프넬, 그녀의 반응으로 읽어드리면 되는 문제이니.
최초에야 이런 것에 대한 개념이 아예 없이 그냥 감정적으로, 욕구에 휘말려 하는데만 집중했는데, 관계가 깊어지고 지속되는 게 늘고, 그러면서 조금 더 세밀하고 세심해지다 보니 이런 걸 조금씩 읽어낼 수 있게 됐다.
이것도 성장이라면 성장이겠지만….
이 때문에 브리앙르는 버릇 잘못 들면 여자 수십 수백 울리는 악당 되겠다고 이죽였고, 에우리에는 다른 남자와의 경험이 없다곤 하지만, 지금 와선 나 없이는 못 살겠다는 소리를 했던 건데, 남자로서 이보다 더한 칭찬이 어디 있을까 싶었다.
…나는 에우리에와 첫 관계 때 처녀 혈이 안 보였고 바로 적응해버리시기에 처녀가 아닌 줄 알았는데, 알고 봤더니 내가 최초였단다.
애초에 알리샤에게 권유받아 나와 관계를 맺게 된 것도 나름에 이유가 있었던 모양인데, 지금은 그런 건 중요치 않다며 질펀하게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입장.
‘참 생각해보니 복된 인생이네.’
내가 이런 말하긴 좀 그렇지만 에드릭 이 새끼, 아주 복에 겨워서 정말….
살짝 옆으로 생각이 샜지만 안 그러면 자극 때문에 내 쪽도 못 참고 그녀를 덮쳐버릴 거 같았기에, 속으로 경을 욀 생각이 아니면 적당히 집중해야만 했다.
솔직히 말해 내 쪽도 한계에 달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직 이성은 이리 결론 내렸다.
아직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라.
미칠 노릇이지만 그조차도 즐기리라.
이윽고 손놀림이 조금 더 기민해지자 그녀의 신음은 더욱 적나라해졌다.
“아응! 아앗! 앗! 하읏! 흐윽!”
이를 지켜보는 주위 관중들도 영향들을 조금씩 받는지 이전보다 훨씬 노골적인 관람 상태로 접어든다. 개중에는 눈이 동그래지고, 몇몇은 미묘해진 얼굴로 그녀의 가랑이 사이, 계곡 사이를 노골적으로 직시하기까지 하는데.
“조, 좋아요! 기분이! 아! 뭔가가 와요! 저, 저―!”
한차례 바들바들 몸을 떨던 그녀가 추욱 하고 늘어진다. 내 몸에 완전히 몸을 맡긴 덕에 무게감이 느껴졌지만, 그조차도 가볍기 그지없어… 왜인지 엄청 사랑스럽고 귀엽게 여겨졌다.
“하아… 하아….”
가슴이 크게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이젠 앉기보단 내게 살짝 등을 기댄 채 누운 자세가 된 터라, 나는 자연스레 내 얼굴 옆에 자리한 그녀의 금발에서 풍겨나는 향기로운 머리의 향을 음미하며 다시금 기분을 달래고, 자극을 달랠 수 있었다.
그래 봤자 임시방편. 성난 아랫도리를 달래려면 결국 그녀와 배를 맞추고 몸을 맞추는 거 외엔 더 이상 방도는 없어 보였다.
“후우!”
하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참으면 더욱더 강렬한 자극이 오리라. 내심 그런 생각을 하니 등골이 쭈뼛서며 괜스레 오금이 저리기까지 했다.
지금 그녀의 안쪽에, 질 내에 물건을 삽입해도 아마 끝내주는 경험이 될 테지만, 나는 이보다 더한 쾌감을, 자극을, 그리고 만족을 갈구한다.
그래서 나는, 다시금 그녀를 끌어안은 채 이번엔 그녀의 매끄러운 가슴의 유두를 적당히 자극해주며, 이번엔 대놓고 그녀의 질 안쪽을 손가락으로 조금씩 넓혀가며 내부에 자극을 주기 시작했다.
우선 G스팟은 어디쯤이려나….
엘프라 해서 인간과 신체 구조가 차이가 있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차이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근본적인 건 비슷하니 결국 공략점을 찾아 어찌 자극하여 만족감을, 자극을 통해 쾌락을 일깨워주느냐가 관건.
손가락이 내부로 스며들자 움찔하고 몸을 떤 그 반응조차 무척 귀엽고 깜찍하게 느껴졌다. 내 손길에 바르르 떨며 마치 아기새처럼 어여쁘게 반응하는 그 모양새가 무척….
“후우!”
내 쪽도 자연스레 뜨거운 호흡이 새어 나왔다. 코로도 부족해 결국 입으로까지. 심장이 두근대고 폐로 유입되는 산소의 용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느꼈는지, 자연스레 호흡이 빨라진다.
빨라진 호흡은 이윽고 적절히 전신에 산소를 공급함으로써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이는 당연 팽창해 터질 것처럼 발기한 내 남성기를 더욱 굳건하게 하는데 일조했다.
감각이 민감해지는 건 덤.
집중력조차 덩달아 상승한 탓일까. 그녀의 전신에서 풍기는 향취와 맞닿은 살로부터 느껴지는 그 야릇한 감각이 더없이 자극적으로, 뇌쇄적으로 의식을 사로잡아 패대기치기에 이른다.
그럼에도 참는다.
조금 더, 조금 더.
흥분이 과한 탓인지 표정 관리조차 힘겨웠지만, 괜찮아. 이 정도는 일도 아니니까.
더 큰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보상 심리의 노예인 인간에게 있어 이보다 매력적인 제안이 어디 있으리.
천국보다 더 높은 천국을 보리라.
이젠 손가락 하나가 아니라 두 개가 그녀의 질 내부를 비집고 두들기고 헤집기까지.
그 찰나, 손가락의 반응에 그녀의 몸이 새우처럼 꺾이자 여기구나 하고 그쪽을 조금 더 집요하게 자극해봤다.
“아흑! 그, 그거 이상해요! 많이! 조, 좋은데… 힘들어요.”
“그럼 멈출까요?”
이때만큼은 나 자신도 악마가 낼 법한 소리를 했구나 싶었다.
예상대로 다프넬은, 잠깐 망설였지만 결국 본능인지 쾌감에 무릎 꿇고 말은 건지, 세차게 고개를 저으며 솔직하게 대답했다.
“아니에요! 움직여주세요! 만져주세요! 조금 더….”
“정말요? 그래줬으면 싶어요? 그게 다프넬이 원하시는 진심인가요?”
“예! 진심이에요! 어서!”
애타는지 갈구하는 눈초리로 그리 요구해오는 그녀.
아, 진짜 귀여워 죽겠네!
결국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나는 완전히 손가락을 빼내곤, 약간 의식이 풀린 상태로 의아함을 표시하는 그녀와 두 눈을 마주한 채 자세를 변경했다.
확실히 익숙해졌는지, 이젠 두 눈을 바라봐도 부끄러운 내색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다프넬, 그녀의 녹빛을 머금은 반짝이는 두 눈을 통해 전달되는 그 열망, 어떠한 갈증이 확실하게 내 두 눈에 통해 비치고 전달되기 시작했다.
아마 그녀도 무언가를 느꼈을 것이다.
자연스레 내가 그녀의 몸 위에 달라붙는 걸 그녀도 반기듯 다리를 벌렸고, 한껏 부푼 물건을 나는, 조심스레 겨냥하여 그녀의 선 그어진 그곳을 향해 부착, 이윽고 한껏 젖어 든 그녀의 질 입구를 향해 내 물건을 조금씩, 조금씩 밀어 넣어 귀두 부위가 확실하게 들어선 걸 느끼곤….
“다프넬, 넣을게요.”
“예… 와주세요.”
그녀는 애타는 얼굴로, 살짝 미소진 얼굴로 그런 날 환영하듯 반겨주었다.
나 또한 거기에 호응하듯 그대로 그녀를 향해 내 몸을 밀착시켰다.
“아앗!”
물건이 그녀의 질벽을 훑으며, 젖어 든 점막들을 훑고 헤집으며 녹아들 법한 기세로 스며들었다.
동시에 상체를 바짝 붙여 그녀의 얼굴에 입술을 가져간 에드릭은, 마치 준비라도 한 듯 마주해오는 그녀와 입술을, 키스와 동시에 그녀의 입술을 혀로 비집고 나아가 그녀의 혀를 부드러이 자신의 혀로 애무하고 자극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하반신을 밀착시키고, 붙여 허리를 튕기고 밀어 넣고 빼길 반복함으로써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기세로 노골적인 행보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하앗! 츄릅! 추읍! 추릅!”
신음과 쾌락에 의한 자극적인 떨림이 에드릭의 입안서부터 전신으로 고루 퍼져간다.
엉켜 든 혀가 숨 막힐 듯 서로를 갈구하는 가운데, 둘은 서로의 배를 접하고, 가랑이와 가랑이 사이를 극적으로 붙여가며 행위를 이어갔다.
에드릭의 물건이 워낙 튼실했기에 전체가 다 들어서진 못했지만, 거의 그런 수준으로 밀어 넣으니 자궁구를 두들기는 그 감촉에 결국 위로는 딥키스로, 아래로는 자신의 그곳은 강력하게 찌르고 쑤셔오는 그 감촉에 결국 다프넬은 부끄럽고 자시고를 떠나 이미 반쯤 허공을 배회하는 것 같은 기묘한 상승감과 뇌 속까지 떨려오는 강렬한 쾌감에 쉴 새 없이 신음과 비명을 쏟아내었다.
“아흑! 꺄아앗! 아흑! 아아앗!”
이에 에드릭도 그 신음을 반주 삼아 허리 놀림에 박차를 가했다.
찌르고 빼고, 그러면서도 완급을 조절하기까지.
실시간으로 혼절 직전까지 몰렸던 다프넬이 용케 정신 줄을 놓지 않은 채 쾌감에 허우적대며 극적인 쾌락에 짓눌리도록 상황을 유도한 에드릭은 열렬한 관계 속에서도 짤막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