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96)화 (96/454)



〈 96화 〉26. 그녀는 한 마리의 야생마.(3)

당연하지만 하하 웃어넘길 따름이었다.


뭐 가끔 변덕 차원에서 그럴 수 있다 쳐도, 그건 어디까지 합법적, 서로 합의한 관계 하에 이루어지는 관계여야 아무튼 만족스럽달까, 안심이 된다고 할까.


억지로 그러는 건 역시 좀….

그걸 좋다 나쁘다 그렇게 평가를 내리고 싶진 않다.
세상엔 때때로 일방적으로 당하는 식이(?) 취향상 좋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을 테니까. 세상을 넓다. 한정 지을 필요까지야.

“이런 점만 고치면 조금 더 나을 텐데.”
“너무 과하게 앞서가는 일 없도록 노력 중입니다. 흔히 성공은 빠를수록 위험하고 늦을수록 좋다는 격언도 있잖습니까.”
“…틀린 말은 아닌데 그런 말을 하기엔 너무 젊은 거 아닌가 몰라?  시기엔 야망이라던가, 뭔가 야심이 만연할 때여야 하는데.”
“그런 또래가 있다면 이런 인간도 있어야죠.”
“흐음, 하긴. 비범하다는  남들과는 다르다는 걸 의미하는 거니.”

아니, 그럴 의도로 말한 건 아닌데….

천재의 대명사인 모차르트조차도 의외지만 작곡을 시작한 이후 유명세를 탄 건 무려 10년 뒤였다.


그조차도 너무 빨리 성공했기에 내실을 다지지 못하고 자기 관리가 부실했으며, 방탕하고 오만한 이유가 됐다며, 누군가가 칼럼에 빠르게 성취하고 이룬 성공은 종국엔 불행으로 이어진다는 내용의 기고 글을  기억이 난다.

……말은 좋은데 그 성공의 냄새라도  번 맡아보고 싶은데요?


당시엔 그런 패배 의식에 젖어 울컥하며 봤던 기억이 나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구질구질한 삶이 있었기에 지금 내가 오버 안 하고 선을 지키며 현상 유지를 잘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걸로 만족할 생각은 없지만.’

돌다리도 두드려볼 것.
세상이 내게 일방적으로 혜택을  거란 기대를 하지 않는  또한 포인트다.
대체로 도박에 심취하고 한 방을 노리는 이들이 그런 함정에 낚이는 거고 말이다.


물론 나라고 모르는 건 아니다. 도박까진 아니더라도 로또며 복권 긁는데 한 주에 돈 백 날린 적도 있었으니까. 주에 10만원? 일일이 감시며 검사도  하는데 이곳 저곳 돌며 사면 어찌 알겠나?

…결말은 참담했지만.



“늦었으니 오늘은 이쯤에서 물러가겠습니다.”
“날이 저물었는데 나가면 위험하니, 오늘은 이곳에 머물도록.”
“그렇지만….”
“그렇지만이고 뭐고, 내 손님을 대접함에 있어 소홀하단 소문이 돌게  속셈은 아닐 테지?”


…그렇게 말하니 또 할 말이 없어지네.

명예며 체면을 중시하는 귀족 가문에게 있어 ‘어어? 너, 나 무시해?’ 혹은 ‘감히  몸의 위엄에 도전할 심산인가? 그럴 속셈인가?’ 하는 식으로 묻고 따지는 것만큼 무서운  또 없다.

아무쪼록 직위가 높고 명망 깊고, 돈 많은 것들은 대놓고 돈을 버렸으면 버렸지 자존심, 체면을 챙기는덴 얄짤없다.

“예, 정 그러면 신세 지도록 하겠습니다.”
“너무 예를 차릴 거 없으니 편하게 있다 가도록 하거라. 내일 일어나면 식사도 같이하면서….”

카멜린이 조금 걱정됐지만, 별수 없이 여기 머물기로 결정.
다만 말을 안 해두면 걱정할 테니 시녀장, 메이드장께 쪽지를 짧게 적어 전달을 부탁하는 걸로 일단락 맺었다.


문제는 다음날이었는데….



“…….”


얼어붙은 프리지아와 그와는 별개로 빙그레 웃으며 테티아나 님과 친한 언니 동생처럼 대화를 나누는 둘을 보며 나와 프리지아는 묘한 시선을 공유했다.


내심  저렇게 죽이 잘 맞을까 싶었는데….


“그런 걸 취급한단 말이지.”
“예, 구레아 상회에서 이런 아이템으로 접근해보는 게 어떠냐고 하면서 여러 가지로 지원을….”
“호오.”



한 사람은 상인의 촉을 살리고 있었으며, 한 사람은 투자 유치를 위해 자기 필요성, 유용성을 어필하는… 그 뭐랄까?

다음을 기약하며 아무튼 데이엔 가를 나선 우리.
뭔가 급한 용무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른 아침서부터 나가자고 하는 게 조금 심상치 않았다.

뭐, 그건 그렇다 치고.


“부지런하시네요.”
“먹고 사는 건 중요하니까! 기왕 그럴 거면 하고 싶은  다 할  있으면 좋은 거잖아?”

 의중을 바로 파악한 알리샤가 쾌활하게 설명해줬다.




“세상 일은 어찌 될지 모르니 항상 굴을 여러 개 파둬야 해.”
“영리한 토끼는 굴을  개쯤 판다죠?”
“그런 말이 있어? 좋은 속담이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고도 하죠.”
“…그건  어렵네. 바로 알아듣기 힘들겠어.”



그러다 문득  빤히 보더니.


“우리 에드릭! 이런 어려운 말도 잘 알고! 귀여워귀여워!”



그러곤 와락 껴안고서 볼을 마구 부비부비 대는데… 음, 천국이 따로 없다.
그건 그렇고….


“우리 어디로 가는 거죠?”
“어제 못 했잖아.”
“예?”
“못 했으니까.”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소리는 아닌 거 같은데요?


의외로 손을 잡은 힘에서 그녀의 강렬한 열망이랄까, 사적인 감정이 한가득 묻어나고 있었다.


음, 저야 물론… 기쁘기 한량없습니다만.
아, 당연 땡큐죠!
생각해보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이번 기회 아니면  자꾸 다른 여자애들하고 엮여서 좀처럼 시간 만들기가 어려울 것도 같으니까.”
“하하… 그, 그건 너무 지레짐작? 과장된 걱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우리 에드릭 같이 귀여운 애를 여자애들이 내버려 둘 리가 없잖아? 누나 말 틀렸니?”
“…….”

저기요? 설마 제 입으로 ‘나는 귀여우니 필시 여자들이 절 내버려 두지 않을 겁니다! 긴장하세요!’ 하고 당당히 선포하길 바라시는 겁니까?!



“자자, 잔말 말고 가자. 어서!”
“…누님은 가끔 보면 이런 점이 참 무서운 거 같아요.”
“어떤 점이?”
“…마구 밀어붙이는 그런 게요.”




따지고 보면 초면에 아따 떼인 것도, 그녀가 무턱대고  바지를 벗겨버린 것서부터 시작된 거니까.


물론 이후에 천국을 봤기에 지금으로선 즐거운 추억으로 드문드문 떠오르곤 했다.
…부끄러워 잠결에 이불을 마구 차는 건 별개로.

“내가? 음? 이상하네. 그런  없는데.”



없긴 무슨!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을 하세요  사람아!


“그런데 리지는 좋아하는  여자였나 봐. 의외로 그런 쪽 경험이 있던 거 같은데?”
“예?”




이건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들길 법한 소리냐?
리지는 참고로 프리지아.


“조만간 올 거라니까  맞이해줘.”
“그런 내용까지 말했던 겁니까?”



하루도 안 돼서?!




“원래 그 이야기하고 있었던 거잖아?”
“…….”


저야 부모님 명에 어쩔 수 없이 아카데미 관두고 온다, 정도만 알았지 나머지는 전혀 못 들었습니다만?

물론 전반적인 유추야 가능은 했지만….


“본인한테 직접 물어봐! 아무튼 지금은 나한테만 집중! 자자! 집중!”



 눈앞에 얼굴을 바짝 들이댄 그녀가  볼을 쭈욱 늘리며 그리 강요해오자, 피식 웃음이 터져나왔다.


“예, 집중.”
“옳지옳지! 착하다 착해!”

날 얘로 대하는 거야 충분히 그렇다 치더라도, 그런 꼬맹이, 얘하고 신명나게 떡을 치려는 그녀의  취향은 대체….

아, 물론 저로서는 매번 감지덕지, 오로지 감사한 마음입니다만.


인근에서 그나마 적당한 가격대 한정으로 가장 청결한 여관에 들른 우리는 몸을 씻고, 앞뒤 잴 거 없이 바로 직행.

관계 전 사랑의 묘약, 그녀가 만든 특제 물약을 사용한 건 덤이었다.
의외로 그녀도, 상당히 쌓아둔 게 많았었던 모양이다.


목욕 전 복용, 느긋하게 하고 나온 다음엔 뭐 애무고 뭐고 없이 서로가 전부 준비가 된 상태였기에… 바로 본론으로 넘어갔다.


그나저나  말고도 필시 다른 사내 혹은 꼬맹이와 관계를 맺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누나 그리 몸 함부로 굴리는 여자 아니다?”
“아니, 그러면 왜 초면에 제 바지 벗겨서 절 잡아먹으셨는데요?”
“귀여우니까?”


그걸 지금 변명이라고….


그러나 약효과 확실히 돌고, 내 물건이 그녀의 안으로 스며들기 무섭게 그딴  아무 짝에 쓸모가 없어졌다.


간만에 접한 그녀의 몸은 여전히 대단했다.


탐스러운 육신, 물건이 삽입되기 무섭게 다가서는 고즈넉한 내부의 감촉이 단번에 내 의식과 감정, 욕구까지 사로잡아 머릿속이  비게 만들었다. 하염없이 빠져들 듯 허리를 움직이며 큼지막하게 왕복 운동을 반복하는 가운데, 그녀가 유쾌한 듯 웃음기 서린 교성을 터트리자 이성이 그때쯤 완벽하게 날아갔다.

처음은 그런 식으로, 정말 아무 생각 없이 허리를 미친 듯이 털고 찔러대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녀도 주체할 생각, 자제할 생각 자체가 없는지 마구 비명을 지르듯 교성과 교태를, 신음을 내질렀다.

그렇게 몇 분, 비교적 빠른 사정이었지만 사정하는 와중에도 역시 일전처럼 사정의 길이가 평소보다 배는 길게 이어졌기에 까무러치는 듯한 쾌락에 두 눈을 질끈 감은 채 그녀에게 매달려 억지로, 본능적으로 허리를 털어댔다.




“꺄흑! 에드! 너무 달라붙는 거 아니니! 아흑! 아앗! 뭐야?! 이전보다 힘이 많이 좋아졌네?!”



쾌락에 절절대면서도 그녀는 이전보다는 한층 여유가 있는지 내 섹스 테크닉을 품평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 점이 살짝, 살짝 마음에 안 들어 더욱 적극적으로 자지를 그녀의 보지 속에 쑤셔 넣어 완전하게 자궁구를 꿰뚫을 기세로 마구 찔러 넣자.



“아앗! 좋아! 그거야! 이걸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어제는 왜 술을 마셔 가지고!”



내 몸을 한가득 끌어안은 채 기쁨에 절은 표정으로  자지에 흠뻑 취해 해롱해롱 대는 그녀가, 무척이나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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