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133)화 (133/454)



〈 133화 〉34. 이런 발상은 이세계에서만 가능해!(2)

“왜요? 저하고 티아나 관계 원격으로  봐놓고. 저번에 알리샤 누님하고  때도 잘만 봤잖아요?”
“…….”
“본인이 뿌린 씨는 스스로 거두어야죠. 안 그래요?”
“…하아.”

죽을상 짓기는.



“그러니까 사람 말을 믿으셔야지, 왜 이상한 오해를 해서 제가 심술을 진지하게 부리게 만듭니까?”
“그게 심술이었어요?!”
“왜요? 안 돼요?”
“아니,  되고 자시고를 떠나….”
“어차피 허락하실 생각이었잖아요?”
“…….”



요사스럽기가 뱀과 같구나!



“그거, 중얼댄다는 소리가  귀에 포착되면  의미가 있나이까?”
“그냥 못 들은 척하면  돼요?!  번을 안 지려 하시네요 정말!”
“제가 무작정 져줘야 할 이유라도?”
“…….”
“양보 많이 했는데 상대가 양보할  모르면, 저만 호구 되는 거잖아요?  배려가 무한정 지속 된다는 보장은 누구도 해주지 않았답니다. 저 자신조차도.”


나는 방문을 열며 말했다.

“프리지아 영애, 상대방의 호의가 언제나 지속된다 무턱대고 장담하지 마시기를. 사랑도, 관계도, 인연도 결코 영구하지 않습니다. 사람 마음이란 게, 사람이 아닌 이들도 마찬가지로 언제라도 바뀌고 떠나고 변질되고… 정말 어떻게 될지 몰라요. 한 치 앞도. 그러니, 영애는 솔직담백하게 현재에 충실하세요. 괜히 체면이나 자존심 내세우지 말고요. 한창 젊을 때잖아요?  그래요?”



나름 감동적인 이야기를 했구나 속으로 뿌듯해하고 있는데.

“…나보다 더 젊은 애한테 그런 소리 들으면 내가 뭐가 되는데?”
하는 식으로, 프리지아에게서 기대 이하의 반응이 대뜸 튀어나오는  아닌가.
이쯤 되면 에드릭도 살짝 심보가 꼬일 수밖에.
“그러게 말하기 전에 잘하시던가.”
“어? 야?! 너 지금 말 다 했―?!”



쾅! 하고 문을 적당히, 소리 나게 닫아 그녀의 말을 묵살 시켜버렸다.

“아, 재미있네.”



여자 놀리는 재미가 이런 거였구나.
인싸였던 적이 없었고, 이런 경험이 없다 보니, 여사친 개념조차 잘 몰랐는데, 이젠 확실히 알겠다.


이게 바로, 여사친과 애인, 중간 관계에 놓인 미묘한 관계라는 거구나.

이를테면 소꿉친구의 여자 버전?
아, 물론 일본 만화에서 나올 법한  맹목적인 소꿉친구하고는 전혀 별개지만.



“이게 현실 여사친 버전이겠지.”

여기서 잘못 선 넘으면 바로… 흐음.

“재미있네.”


떡을 안 친다고 선을 그어대니 묘하게 의식할 거 없이 대할 수 있는 게, 퍽 즐거웠다.


그래서 일부러라도   넘으려 하는 건지도.
그리고 그쪽이, 메리트가 훨씬 높고 말이지.



‘이건 일종에 복리 개념이니까.’



프리지아는 자랄수록 실감하게 되리라.
나보다 잘난 남자, 친절했던 남자, 여자를 배려하는 극단의 이타심을 발휘한 남자가, 세상천지 그 어디에도 없을 거란 점.

그리고 그건, 나중에 막강한 메리트가 되어 돌아오겠지.
어, 그런데 그걸 누가 중간에 낚아채면?
괜찮아요.
저한텐 티아나가 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라는 거지.
어떤 식으로든.


먹을  많다고 하나하나 다 손 뻗다간 배터져 죽는다.
이미 차고도 넘친다.

욕심은 망조의 지름길.
욕망의 항아리를 채우는 건 밑 빠진 독에  붓기 아니겠나.


“흐음.”


물론 얼마 전까지였다면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양심적으로 가책이 느껴질 법도 했지만, 웬걸.




‘할  있는 한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그게 최선의 결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인과응보도 아니고 항상 뿌린 게 적절한 수확량으로 연결되는 건 아니다.
투자란  그런 거고, 농사일이라는 게 그런 거니까.


더불어 나도 이곳 세계에 슬슬 물들기 시작하는데, 일부일처 같은  엿 바꿔 먹어도 된다는 마인드가 슬슬 정립되기 시작한 모양이다. 너무 그런 광경을 많이 봐와서 그런가? 오히려 요즘은 정부인을 한 분만 둔 귀족을 만나면, 낭만적이라며 무심코 박수를 치게 된다니깐.



“어?”

그러다 문득 한 가지 기가 막힌 사실이 떠올랐다.
이거 감각을 공유할  있다는 건 사실….

“엄청난 거 아냐?”



간만에 그렇고 그런 쪽(?) 일로 머리가 팽팽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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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티아나하고 에드릭 님의 그, 몸을 바꿀  없냐고요?”
“힘든가요?”


감각 공유와 빙의 개념은 완전히 다를지도.
거기다 주체가 루플레시안 본인이 아니기에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가능은 해요.”
“오오!”



무심코 물개 박수를 치고야 말았다.



“무슨 소리인가?”

티아나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이렇게 생각하면 되요. 티아나가 제 몸을 가지고, 자신의 몸에다 욕망을 풀어대는 거죠.”
“…….”


잠시 생각에 잠긴 테티아나.



“그, 그거는… 흐음.”



상상이 잘 안 되나 보다.

의외로 변태 성욕 개념을 떠나 이런 게 가능하다면 시도해보고 싶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에서 시작된 발상이었는데, 생각해보니 나는 여성의 그 오르가즘이라는 걸 제대로 경험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없지 아니 존재했다.


…물론 이걸 대놓고 이야기하면 제정신이 아니구나 하는 소리 듣기 딱 좋겠지만, 가능하다면 거리낄  무엇이랴.


“흐음…?”



물론 이건 테티아나가 아니라 본래는 루플레시안에게 먼저 제안하면 어떨까 싶었지만.

‘첫 경험인 상대한테 그걸 제안할 정도로 내가 몰염치하진 않으니.’


이런 하드(?)한 플레이는 본래 경험자들끼리 먼저 숙지할 필요가 있는 법이다.




“그래도 자기 몸을 보고 흥분하기는….”
“제 몸이잖아요? 하기 싫으셔도 아주 잘 흥분하실 걸요?”
“어째서?”
“남자의 성욕을 얕보지 마시죠? 제가 절제 잘 하는 거지, 티아나도 제 몸이 되어보면, 제가 얼마나 인내심이 강한 사내인지 새삼 다시 깨우치게 될 겁니다.”
“그, 아무리 그래도 내 몸인데….”

그러면서도 내심 내가 해준 말이 기쁜지 얼굴이 금세 풀리는 테티아나.
은연중 네가 매력적이라 못 참겠다, 그걸 참고서도 나는  소중히 여겼다! 라는 식의 의미를 전달한 거니 말이다.


“부러워요.”
“…뭐가요?”
“저도 그런 관계를 가지고 싶다는 거예요.”



그리고 루플레시안은, 자신의 큼지막한 도마뱀 꼬리를 좌우로 흔들며 안타까움에 몸서리쳤다.

…음, 왠지 귀여운데.

리지보다는 성숙한 느낌을 받고 있던 터라 그녀는 귀엽다기보다는 아무래도 섹시함 쪽에 더 매력 포인트가 몰려든 느낌을 받았지만, 하는 행동이 워낙… 그러다 보니 뭔가 몸집이 큰 어린아이를 보는 것 같아 이로 인한 매력, 갭으로 발생하는 매력이 장난 아니었다.




‘의식 안 하려 애썼는데, 의식하기 시작하니 이건 진짜….’


후우! 진정하자.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감각 공유는 테티아나 님께 하고, 몸만 바꿔서….”


이윽고 나는, 정말도 드물게 내 욕구, 욕망을 충족 시키고자 그녀들에게 상당히 무리한(?) 요구를 행하기 시작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가 미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 순간만큼은 너무 적극적이었던 게 아닐까 하고 떠올리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 몰라! 일단 못 먹어도 고!
그렇게 해서 저녁 식사를 치르고, 목욕을 한 다음, 완전히 각이 잡혔다고 생각한 시점에.


“……왜?!”

내 요구 아닌 요구에 억지로 참관하러 온 프리지아는, 영문 모를 사태에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리 외쳐댔다.

“진짜 왔네요?”
“오라며?! 안 오면 이상한 짓  거라며?!”
“…….”

음, 오히려 와서 낯부끄러워졌는데, 이걸 말해줘야 하나?

“리지, 있지. 우리가 지금….”

그런데 루플레시안이 아무렇지 않게 그녀에게로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가 이런저런 설명을 해대는  아닌가.


“미, 미친 거 아냐?!”
“…….”

지당하신 반응이십니다.


아, 근데 꼴리는  어떡하라고요?! 이건 정말 로망인데! 현실에선 결단코 경험할  없는! 어메이징하고 스펙타클하고! 판타스틱한! 아무튼!



“에드 네가 이 정도로 흥분한 걸  일찍이  적이 없는 거 같구나.”
“저는 티아나가 저를 어떻게 대할지, 거기에 흥분한 거라고요.”
“…….”


티아나는 그 말에 기쁘면서도, 어딘가 기뻐하는 포인트가 잘못된 게 아닐까 순간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음, 그러니까… 이쪽 마법은 제 능력이 미흡해서 기대에  미칠 수도 있으니… 이해해주세요? 예상보다 너무 복잡해져서 술식을 다시 짜고 이랬거든요. 문제가 생기면 즉각 수정하면  테니 그 점은 염려 마시고요.”
“몸에만 문제가 없다면 저는 괜찮아요.”


콩닥콩닥, 가슴이 두근대는  빨리 경험하고 싶었다.

애초에 남자는 아무리 쥐어짜여도 체력이 날아가서 혼절하는 거지, 쾌락에 절여져서 혼절한다는 개념이 아니다.

물론 싸기 전까지와 사정하는 순간의 쾌락은 강렬했지만 딱 거기까지니, 이건 이것대로… 흐음.

“그럼 시작할게요.”



아무튼 이제 그 놈의 멀티 오르가즘이라던가, 여러 가지를 맛볼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얼굴이 절로 풀어졌다.


거기다  물건은 관계를 이어왔던 모든 이들이 보장해준 훌륭한 명품. 솔직히 나만 서비스해주는 건 너무하지 않았냐? 나도 그걸 맛볼 수도 있는 거 아니겠냐?

‘……이렇게 생각하니 나도 완전 변태 성욕자잖아?’

이러다 잘못 눈을 뜨면 게X바를 가게 된다던가?



‘그럴 리가.’




이건 철저한 RPG에 일환.
애초에 판타지 세계가 아닌 이상, 현실에선 결단코 경험 못할 일.
그런 고로 그 과정은 무의미.

…그럼 여기선 익숙해지는 거고?

문득 그런 어둠의 속삭임이 들려왔지만, 애써 무시했다.
루플레시안의 손이 번쩍이고, 무수한 도형들이 혼합되어 다채로운 빛을 뿜어대기까지.
속삭이는 터라 뭐라 주문을 외우는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고속으로 언어 영창이 진행되는 터라 내심 압도되는 분위기를 느꼈다.

‘드래곤의 마법은 격이 한 차원 틀리다더니.’




에우리에를 통해 여러모로 이런  구경해봤지만, 이건  느낌이 완전 색달랐다.
이윽고 푸른 빛이 원형으로 뻗어 나가 방 전체를 감싸기까지.


“응?”




잠깐 이상함을 느껴 고개를 갸웃거리는데 어깨가 뻐근하다.
무심코 시선을 내리자 두 눈을 가득 채우는 풍만한 가슴이… ㅗㅜㅑ !!

‘성공!’


기쁨에 뭐라 말을 하려던 찰나.




“이, 이게 뭐야?!”

뾰족한 음성이 터져 나왔다.
사내놈이  그리 놀라고… 응?


“어머?”



거기다 묘하게 고풍스러운 감탄사가 들려와 고개를 돌리자 입가를 살짝 손으로 가린 프리지아가 놀랍다는 듯 연신 감탄사를 흘려대는데….




“내가 왜 이건데?! 뭐야?! 시안?! 뭐가 어떻게 된 거야?!”
“……??”

어, 그러니까… 아! 설명 안 해줘도 됩니다.
아무래도 착오가 생겼나 보다.

나는 정상적으로 테티아나의 몸에 이입됐다고 할까, 빙의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정착 완료. 느낌도 완벽, 감각도 완벽.

그런데….



“아악! 아래가 이상해! 뭔가 이상한  있어!”


아무래도  몸은, 본 예정이었던 티아나가 아니라 프리지아 영애께서 차지하신 모양이다.



“이건 이것대로….”



거기다 음흉하게 미소 짓는 프리자아의… 얼굴을 쓴 테티아나의  미소를 보니, 왠지 불길해졌다.

‘이, 이건 뭐지?’


흘러가는 상황이  이상해졌다.
그런데도 가슴이 계속 두근대는 걸 보니, 내가 진성 변태는 맞나 보다.
아, 변태인 게 어때서요? 서로 좋기만 하면 그만이지!

“아악! 아래가 이상하다니까!”


에드릭의 탈을 쓴 프리지아의 울부짖음을 들으며 나는 폭소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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