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159)화 (159/454)



〈 159화 〉39. 나날이 바쁜 건 아니다?

멜레니아가 돌아가는 날까지 대대적으로 그녀를 수행하다시피 한 에드릭은, 그녀가 떠나가는 모습까지 전부, 속속들이 확인한 다음에서야 한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릴리에나는 그런 에드릭을 보며 이리 소감을 밝혔다.


“누가 보면 마눌님 챙겨주는 줄 알겠어요?”
“…대외적으로 그렇게 비추라고 이러는 거잖아.”



오해해주면 좋지.
어느 쪽이로든.


애초에 오해하든 말든 상관이 없는 게, 이미 소문이 쫘악~ 퍼져서… 거의 미래에 대공가에 편입 혹은 데릴사위 식으로 끌려가는  아니냐 하는 이야기가 속속들이 귓전에 틀어박히고 있는 실정이다.


어쨌든 이쪽의 몸은 본사에 속해 있기에 본사가 그리 하라면 그렇게 따르겠지만… 어떠려나.

묘하게 자율권이 배제된 터라 못마땅하지 않냐 물을 수 있는데, 애초에 이렇게 누리는 모든 혜택은 본사로부터 나온 거고, 본사는 여태껏 불합리하거나 비인도적인 명령을 내린 예가 아직까진 없었다.




“슬슬 휴가 날 잡아야죠? 선배가 일주일 내로 말하라던데요?”
“그래?”
“메신저 좀 확인하죠?”



한창 바쁜 시기라 자리를 비우기 미묘했지만, 이제부터는 당분간 자리를 비워야만 하는 타이밍이 돌아왔다.
릴리에나와 코넬, 둘이 있으니 어찌  돌아가기야 하겠지만, 세상 일은 또 모르는 거니.



“어디 가서 객사해서 시체라도 발견되지 않는 한, 문제  되니 걱정 끄고, 자기 볼일이나 보시죠?”

걱정 말라는 표현을 저리 투박하게 해댄다. 믿음직스럽긴 하지만 가끔가다 선을 넘을 때가 있다 보니, 신경을 안 쓰려야 안 쓸 수가 있어야지.


한편으로는 그녀의 대한 평가 및 쓰임새를 인정받기 위해선 이러한 상황에서도 제 몫을 해낸다는 보증이 필요한 만큼, 에드릭도 윗선이자 상사인 입장에서 기회를 줘보는 것도 나쁘진 않게 느껴졌다.




“그거 정령술이 완성되면 이젠 물 위도 걷고 물도 포도주로 만들고 그러는 거예요?”
“…그럴 리가 없잖아. 아, 물 위는 걸을  있겠지. 그 외에도 꽤… 다양하게?”

지금도 할 수 있는  많았지만 가급적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확실하지 않는 한 숨겨야 나중에 그걸로 서프라이즈~! 하고 의표를 찌를 수 있지 않겠나?



“그건 그렇고  년만 여기 더  박혀 있으면 선배 자식들도 여럿 되겠어요?”
“…크흠!”



아닌 게 아니라 워낙 많이 싸질러 놨어야지.
그렇다고 후회는 없지만.



“사내를  부리듯 부려대는 곳이라 망정이지.”
“그래도 능력 있고 오래 장수하는 남자한텐 그럭저럭 대우가 확실하잖아?”
“피골이 상접해서 쭉쭉 빨린다는 건 변함이 없지만요.”
“복상사는 남자의 로망이다만?”


그것도 하렘 느낌으로 마구 즐길 수 있다면야….


이곳 세계는 생존율이 극악인 만큼, 부족이며 종족의 세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임신  출산 장려가 지배적이다. 괜히 모계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게 아니다.


전사는 마땅히 부족을 지키고, 가족을 지키는데, 여기서  순위는 자식도 아니고 무려 여성과 배우자, 그 다음이 자식이다.

물론 여성은 자식이 제1순위지만.

예컨대 여성의 가장 큰 의무는 가정 및 부족을 다독이고 챙기는 거며, 전사는 외부로부터의 위협과 먹고 사는 걸 책임지는 건데, 본래라면 가장은 남성 측이 되는 게 일반적이나,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남성들이 하도 죽어대는 통에 자연스럽게 남녀 성비가 어그러졌고, 남성의 책임이 하나의 여성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다수의 여성에게 할당됨으로써… 그러다 보니 여성  발언권 및 영향력이 강해졌다 이건데… 그렇다고 또 남자를 무시하거나 그러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잘난 남자 하나 획득하기 위해 눈치 싸움이 오죽해야지.

그래서 남자 하나가 여자 여럿을 감당하며 매일 같이 밤일에 힘쓰고, 그에 준하는 사냥감을 얻어와야 하는 통에, 남자는 쉴 틈이 없었다.

사냥에 능하지 않은 이도 어떤 식으로든 쓸모 유무를 증명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글을 잘 쓰자니, 그림을 잘 그리자니 이러는 건 사실… 의미가 없다시피 해서 나약한 남성을 도태되고 도외시되기 마련.

지켜보고 있으면 오죽 슬퍼야지.

그러나 농사일을 포함해 전반적인 구조 개선을 통해 전사가 아니어도 대우받고 존중받을 만한 직업을 늘리고 개편하자, 그들도 쏠쏠하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애초에 남성 수가 적은 만큼, 남들 따라하기 힘든 특기를 하나씩 쥐어 존재를 증명하기만 해도, 달라붙을 여성은 수두룩했으니.


거기다 같은 부족이며 인종이 아니어도, 이들은 혼합하거나 서로 몸 섞는 쪽에 별반 거부감이 없었다. 생존에 특화된 마음가짐을 갖췄다 보니 순혈 같은 거에 얽매여 보이지도 않았고.




“알그리타 쪽에선 야만적이다 뭐다 하고 있지만, 막상 여기서 지내보면 그렇지도 않고.”




오히려 야만적이라는 그들이 예의며 범절이 훨씬 투철했다.
뭐, 무례하면 곧장 연장이 날아오는 판국에 무례할 수가 없지.

가뜩이나 외부 위협 때문에 막 죽어가는 판에 자기들끼리 싸운다? 그런 정치질이 아예 없을 순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로 인한 규율은 문명사회보다 훨씬 잔혹하고 특수했다.

특히 자식 교육 잘못시키면 죄는 어린 애가 아니라 어미가 감당한다.

이게 특별한 점이라면 특별한 점인데… 애는 성년이 되기까지는 용서받으나, 성년이 된 직후 전부 그 죄에 대한 대가를 자신의 존재 증명을 통해 해소해야만 한다.
그게 아니다?

평생 여성과 접할 여지도 없이 거의 노동에만 종사하는 노예 취급을 받으며 누구도 이에 대해 동정하지 않게 된다.

말 그대로 부족 사회에서 사실상 인격을 포함해 존재 그 자체가 말살당하는 거다. 물리적인 건 아니지만.

“제가 걱정할 일은 아니죠. 안타깝지만.”



그러기에 에드릭의 자식이 여럿 불어난다 쳐도, 에드릭은 부양의 책임이 없다.
설혹 그가 원하더라도.


 점을 이해 못 한 알그리타 이주민들이 이로 인해 혼란에 잠기게 됐는데, 물론 개중에는 알그리타의 문화를 받아들여 사내 하나와 백년가약을 맺는 경우가 아예 드문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이해를  하는 추세였다.

현재는 그에 관한 소설도 나왔는데, 읽어보니 나비 부인 같이 과장되고 왜곡된 설정이 눈에 보여 살짝 눈살이 찌푸려졌지만… 뭐, 소설이니.



“그런데 아쉽진 않아요? 멜레니아 님하고 그렇게 찰떡 달라붙어 계시더니….”
“만남과 이별은 당연한 거니까요.”


거기에 아쉬움을 가진다? 물론 가져야지. 가지되 집착 않는다. 그게 또한 순리 아니겠나.

오히려 그런 인간적인 감정, 안타까운 감정을 즐길 수 있다는 게 RPG, 대리 만족, 아무튼 직·간접 체험의 묘리가 아니겠다.

 몸이 아바타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걸 착각하지 말아야, 선을 안 넘는 거고.

“…이렇게 보면 요주 인물인데 말이죠.”
“요주의는 무슨.”



나처럼 세상 무난하게 살려는 이가 얼마나 된다고.

아무튼 그런 식으로 정리할  다 정리한 다음, 이후 일정은 휴가 일주일 다녀온 뒤에 곧장 신수 알헤디나를 만나러 가선 막바지 정령체 연성에 집중해야 되는 터라… 거진 2주, 많게는 3주를 비워야만 했다.


“흐음, 그래도 왠지 좀 불안한데….”
“아, 됐으니까 즐기다 잘 오시라니깐요? 선배 없어도 제가 다 알아서….”
“가기 전에  번 어때?”
“…….”

릴리에나가 피식 웃더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상의를  벗어 던졌다.
크으! 역시! 화끈해서 좋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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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복귀해 보고서 작성하고, 다시금 이쪽 사무실로 돌아와  돌리고 있자니….

“어? 안 대리님. 오늘 나오시는 건가요?”




근래에 늘어난 후배 직원들  하나가 신기하다는 듯 물어왔다.
예쁘장하게 생긴 소녀…로 보이지만 실상은 스물 중반대로 아직은 인턴.

오피스걸 특유의 잿빛에 새하얀 블라우스 차림새였는데, 뭔가 체구가 준수하다 보니 성인보다는 중고등학생에게 옷을 입혀둔 것 같은 미묘한 구석을 느끼게 만들었다.


공수영.
예쁘장한 저 후배의 이름이었다.




“…수영아, 넌 어째 나올 때마다 보는 거 같다?”


거기다 4개월 차인데 아직도 인턴인 것도 이상하고.
의외로 붙임성이 좋아 다들 말 놓으라며 편하게 대하라 한 뒤로는, 그럭저럭 편하게 대하고 있는 녀석이기도 했다.

“저야 오고 가는 텀이 짧으니까요.”
“즐길 만하고?”
“끝내주죠?”



참고로 이 녀석, 자칭 텐프로 내에서도 상위권에 인접했다는 녀석이었단다.
이걸 당당하게 밝히는  자체가 자부심이 남다르단 증거겠지.

외모도 준수하지만 의외로 키도 작고 몸매도 약간 어설픈 면이 있었지만… 말재주며 눈치가 장난 아니었다.


본래면 릴리에나 후배가 맡아야 될 역을… 대신 맡고자 오게 됐다는데, 오히려 그쪽에서 주가를 팍팍 올리고 있다며 태민의 선배, 민철영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었는데….

‘왜 아직도 인턴이지?’




그게 좀 궁금했다.


“처녀인 채로 섹스를 즐길  있다니! 이보다 더한  어디 있다고요?!”
“…….”



문제라면 저 성격인데.
성 취향이 독특했다.


결혼 전까지 혼전 순결 유지.


그러나 아바타가 되어 활동할 땐 세기의 탕녀라 했던가? 난교가 그냥 일상화됐다고 하는데, 본사에서 시키지도 않은  자꾸 자기 욕망에 휘둘려 난리를 친 터라, 능력이 뛰어났음에도 아직까지 인턴인 게 아닐까, 대충 짐작해본다.


……이렇게 보면 참 어메이징한 녀석이란 말이지.
남자가 헤픈데 순결을 중요하단다.

그래서 현실에선 전혀 스킨십 포함해 그에 대한 무언가에 대해선 철벽.
그러나 아바타로 전환하면 완전히 달라진단다.

…일전에 철영 선배도 본의 아니게 쭉쭉 빨렸다지?

심지어 쇠사슬로 묶어서 10발을 뺐다는데, 그걸로 뭐라 하려다…  체험이 워낙 황홀해서 차마 뭐라 하지도 못 했단다.

“스릅!”
“???”

왜 혀를 핥고 그러니?




“태민 선배 아바타가 그렇게나 맛있다면서요?”
“…….”


언제부터 제가 유명 맛집의 메인 시그니처가 됐답니까? 그 맛에 대한 소문까지 다 아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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