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9화 〉41. 어쩌다 보니 유명세가...(3)
가슴이란 건 오묘한 구석이 있다.
한결같으면서도 만질 때마다 행복해진다.
익숙해질 때쯤 되면 또 새롭고, 손에만 집중해 즐기는 것도 색다른데, 반찬 삼아, 서브 목적으로 손을 팽개쳐두려는 명목으로, 마치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듯 할당하는 것만으로도 필시 만족감을 불러온다.
그녀의 덜미와 옆 볼을 입과 얼굴, 머리를 이용해 마치 짐승이 고개를 부대끼듯 엉키는 것도 잠시. 그녀의 머리카락이 코끝을 스치고, 볼을 간질이는 걸 실감하며, 듬뿍 야생마들에게서 날 법한 특유의 채취가 암컷의 그것과 얽히고설켜 인간에게선 맡을 수 없는 진한 체취를 자아낸다.
곧이어 기분 좋은 긴장감, 애무로 빗어진 신체가 달궈지며 자아내는 땀방울은 더욱 그런 특유의 체취를 강렬히 뿜어대는데, 몇몇 이들은 이러한 것을 비린내, 지린내로 비유하며 꺼려하고 도외 시하곤 했지만, 에드릭으로선 색다른 여흥에 지나지 않았다.
불쾌한 체취도 결과적으로 에드릭의 신체와 엮이고, 그의 영향을 받아 씻겨지거나 정화되는 통에 그의 주변엔 항상 순수하면서도 어딘가 향긋한 물의 향이, 자연의 것과는 살짝 벗어난 신비스러운 향취가 늘 풍기고 있었다.
그리고 에드릭이 그녀의 얼굴, 목덜미, 머리 사이에 고개를 묻어 그 체취를 즐기는 거 이상으로, 그가 달라붙음으로써 밀착해오는 기분 좋은 향은, 당연 접촉 대상에게 있어서도 상당한 호평을 불러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건, 직접적으로 몸을 부대끼고 맞대는 이들이 더욱 절실하게 실감하는 부분이었다.
“하아―!”
절로 달뜬 날숨이 입 밖을 비집고 애타게 흘러나오니.
가슴을 손으로 재주 좋게 주물럭거리면서도, 불쾌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적당히 힘 조절을 해가며 이를 즐기는 한편, 여전히 무리엘의 등에 달라붙어 애타게 그 일대를 상반신으로 애무해대는 통에 무리엘의 몸도 금세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가슴 전체를 만지작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극의 흥에 취해 볼록하게 튀어나오게 되는 유두를 또한 기분 좋게 손가락으로 만지작대며 즐기고, 그걸로 모자라 목이며 어깨 사이에 고개를 파묻고 그 일대를 농락하다 보면, 절로 신음이 내부 공간을 채워 나가는데, 그 반응만으로 새삼 괴롭히는 맛이, 아니 애무하는 맛이 있었다.
그러나 본론은 따로 있었으니.
알고 있음에도 에드릭이 그녀의 등에서 떨어져 뒤쪽으로 이동하는 게 영 아쉬운 무리엘이었다.
그러나 이어질 쾌감에 초조함을 애써 억눌러가며, 그녀는 기대감에 가슴이 터질 것 같아 절로 호흡이 거칠어졌지만, 이미 반쯤 이성줄을 놓아버린 그녀로선 알 도리가 없었다.
뒤돌아 그런 음란한 표정으로, 한껏 이성을 내려놓다 못해 내팽개친 얼굴로, 시선으로 자신을 보며 재촉하듯 엉덩이를 움찔거리며 살랑살랑, 꼬리마저 흔들어대는 그 모습은 에드릭 입장에서도 상당히 구미가 당기는 모양새였다.
“넣어도 되죠?”
“예, 어서…!”
허락 안 받아도, 아니 그런 거 신경 안 쓰고 박아대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음에도, 그는 애를 태우는 건지, 일부러 장난을 치는 건지 항상 몇 차례나 물어와 무리엘 자신으로 하여금 요구하도록 상황을 주도하고 이끌곤 했다.
“정말 괜찮아요?”
“괘, 괜찮다니까요.”
“정말요?”
“아! 정말! 빠, 빨리 넣어주세요….”
에드릭은 빙그레 미소 지으며 여유롭게 바지를 벗어 그의 힘차게 부풀어 오른 물건을 선보였다.
시각적으로도 에드릭의 그것은 동족의 그것보다는 길이 면에선 차이가 있었지만, 굵기 면에선 확고부동한 부피를 자랑했다.
애초에 네발짐승 가운데 체중이 육중한 이들의 성교는 인간이나 포유류의 그것처럼 수월치 않은 게 일반적.
켄타우로스 족 또한 비슷했는데, 그러기에 이들은 어지간히 발정이 나거나 하지 않는 한 보통은 사랑을 나누거나 하는 일이 적었다.
인간처럼 바로 껴안아 곧장 본론으로 들어갈 정도로 신체 구조가 편한 것도 아니었으며, 무엇보다 질 내부가 온전히 젖어 드는 식의 구체적인 애무를 통해 전희를 느끼어 본격적으로 연결되는 시도까지. 이러한 진행에 대한 법도며 규칙 같은 게 제대로 서 있지 않다 보니, 관계는 욕정, 욕구 해소에 일환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짐승답게 발정이 나면 분위기가 조금만 고양되면 언제든 박아댈 수 있도록 대비를 갖추지만, 그게 아닌 이상은 솔직히 자위조차 불가능하기에 자체적 해결이 불가능한 이들로선 결국 남성과의 교미며 교합이 사실상 필수불가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에드릭과의 그것은 철저하게, 암컷의 즐거움을 일깨워주는 방식이었다.
애초에 켄타우르스 족이 타 종족과 교미가 불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어지간히 성기가 길고 육중하지 않으면 제대로 관계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고 어쩌고 해도, 사실상 욕구 해소가 영 불가피했다.
그나마 남성 켄타우르스 족의 경우엔 성기가 큼지막하니 박아대는 게 호평을 받을 때도 있지만, 여성의 경우는 이게 영 힘들었다.
그런데 에드릭의 것은 자신들의 종족조차 부합이 가능한 종류였다.
체구가 작은 소인족에 비해 육중하고 긴 크기를, 심지어 이를 어느 정도 관계 도중 조절까지 가능하니, 말 그대로 이걸 위해 태어난 종족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이런 면에선 대단히 다부진 구석이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애태우고 애태우다 이윽고 그녀가 달아올라 호흡이 잘게 떨려올 때까지, 심적인 갈구, 갈증이 극에 이른 시점에 에드릭은, 그녀의 그곳을 손가락이 아닌 손으로 쑤셔대며 안을 자극해 철저하게 젖어들었다는 걸 확인하자, 이윽고 그녀의 엉덩이 부근에다 하반신을 가져갔다.
세상 태어나 말한테 박을 거라곤 전혀 생각 못 했는데, 이쪽 세계에 오니 아주 별의별 것에 다 박아대고 있다.
인간우월주의라던가, 종족에 대한 비정상적인 편견 등하고는 완전히 거리가 멀었기에 더욱 즐기기엔 안성맞춤.
개중에는 에드릭이 이상성욕자며 변태라 매도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일부는 저 녀석의 저런 변태성이 여타 종족들과 친교를 다질 수 있는 비결이 아니겠거니 하며 부러워하는 시각도 상당했다.
근데 에드릭은 굳이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형편.
기왕 하면서 그런 덕을 본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지 아니한가?
그의 물건이, 귀두 끝서부터, 서서히 무리엘의 그곳으로 빨려가듯 후욱 쑤셔진다.
인간 여성의 그곳에 넣을 땐 매번 조심했으나, 무리엘에겐 전혀 그런 배려가 필요치 않았다.
애초에 질을 자극하고 안쪽을 풀어주는 명목으로 손을 그냥 넣어대는 판국에, 팔뚝보다 얇은(?) 남성기를 밀어 넣는데 무슨 걱정이 있겠나.
그런데도 신기한 건, 손이며 팔을 밀어 넣을 때와 남성기를, 물건을 밀어 넣을 때의 반응이 완전히 틀리다는 점이다.
“하아앙!”
조금만 더 톤이 높았다면 비명이라도 해도 믿어 의심치 않을 발성 크기였다.
목을 곧게 치켜들며, 허리 등골마저 바짝 세워가며 순간적으로 강렬한 자극에, 척수 반사로 몸이 확 펴지는 듯한, 그런 반응에 에드릭은 내심 뿌듯해져서 더욱 깊숙이 그녀의 안쪽에 자신의 물건을 찔러 넣기 시작했다.
넣고 있는데도 뭔가 피스톤 운동을 하기도 전에 집어넣는 것만도 한참.
그러기에 그녀와의 관계는 사실상 허리와 팔을 비롯한 전신 운동에 가까웠다.
“오우!”
넣자마자 뿌리 끝까지 박아넣는 이 미칠 듯한 쾌감이란!
침을 꿀꺽, 삼키지 않았다면 순간적인 자극에, 그 강렬함에 입가를 헤집고 침이 질질 흘러나올 뻔했다.
매번 그렇지만, 그녀와의 관계는 항상 시작이 끝내줬다.
넣기 직전이 항상 제일 좋다.
그리고 넣은 직후도 항상 좋았지만, 시간이 흘러 에드릭도 자라 키도 큰 만큼 그의 물건은 이전보다 더 길고 굵어졌다.
그런 만큼 체구가 큼지막한 여타 종족들을 상대할 때는 더할 나위 없었지만, 오히려 같은 동족을 상대할 땐 매번 벅차하는 기색들이 역력했는데, 그 때문에 일부러 남성기의 크기를 조절하는 특수한 요법까지 고생해가며 배워야 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이곳의 큼지막한 체구를 지닌 이들과 관계를 맺을 땐, 그런 배려 자체가 무의미했다.
오히려 전심전력을 발휘하는 쪽이, 서로가 즐겁고 서로가 행복한 방식이었으니 말이다.
깊숙이 쑤시자 젖어 든 질벽이 그의 물건 전체를 강렬히 감싸 쥐듯, 바짝 물어오듯 자극을 가해오는 통에 절로 입이 쩍 벌어졌다.
매번 느끼지만 똑같은 그곳인데, 신체 구조의 문제인지, 종족 차이인지, 박아댈 때마다 어째 다르고 또 달랐다.
인간조차도 그런데 하물며 종 자체가 다르면 오죽할까.
이윽고 그녀의 둔부를 붙들고 천천히 허리를 뒤로 화악 빼내자 쑤욱 하고 다시 그의 물건이 한껏 음란한 효과음을 떨치며 그녀의 구멍 밖으로 천천히 끄집어 나오기 시작했다.
“아아앗! 아읏!”
넣는 내내 기분이 좋지만, 빼는 동안도 말할 필요가 없었다.
무엇보다 그녀와의 관계는 빠르게 피스톤 질하기가 영 껄끄러웠다.
물론 못할 건 아니지만, 처음엔 확실하게 길을 들여오고 갈 길을 트는 게 관건.
안쪽이 깊은 만큼 처음 박아서 길을 뚫어 자신의 물건을 받아들이기에 익숙하게 길들이는 게 최우선이었다.
“후우!”
귀두 끄트머리 직전까지 빼내 다시 힘주어 쑤욱 밀어 넣자, 물건 전체에서 자아내는 맹렬한 감각에 절로 오오! 하는 신음이 한숨과 함께 흘러나온다.
당연.
“아아아… 흐읏!”
무리엘 쪽이 훨씬 더 자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터라, 그걸 반찬 삼아 의욕을 북돋아 박아대기도 퍽 좋았다.
그녀의 꼬리가 맹렬하게 앞뒤 좌우할 거 없이, 성기를 박아대고 빼낼 때마다 요란하게 요동치는데, 그 반응을 살피는 것도 여흥이자 재미 중 하나.
전신을 바르르 떨며 쾌감에 몸서리치는 모습을 가감 없이 내비치는 그 솔직담백함도 당연 발군.
행위를 통해 발생하는 쾌감도 막강했지만, 매서운 눈빛으로 황무지를 질주하는 그 맹렬한 존재가 자신의 하반신에 엉덩이를 내맡겨 그 육중한 전신을 여린 사슴처럼 바르르 떨어대는 모습은,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과 정복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무언가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