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190)화 (190/454)



〈 190화 〉48. 떡을 잘 쳐서 존경받는다는 건… 어떠려나.(1)+(2)

처음이 워낙 강렬했다 보니, 여러 가지 의미로 한숨 돌릴 시간이 필요했다.
에드릭은 옛적부터 사우나라면 진저리를 치곤 했다. 뜨거운 곳에 들어가서 왜 굳이 땀을 빼낸단 말인가? 가뜩이나 숨까지 막히고….


물론 뜨거운 물에 들어가는  좋다. 그걸 싫어하는 녀석이 있을까 싶지만.
그런데 이건 사우나가 아니라  도자기 굽는 불가마도 아니고….

평범한 인간이었으면 거짓 하나 안 보태고 정말로  죽었을 거다. 구워졌어도  말이 없다고 할까.

덕분에 관계가 끝나 어쨌든 상황을 돌이켜보니, 거처 인근이 완전히 난리도 아니었다.

거처가 나무로 이뤄졌다면 아주  탔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모래와 진흙 등으로 만든 지라 반쯤 녹아내리는 정도로 그쳤다.

문제는 내부가 조금 황량했다곤 해도 어쨌든 장식품이며 가구 등이 몇 가지 갖춰져 있었는데, 그것들이 모조리 열기에 그을려버렸다.


그나마 임시 거처라 망정이지…  그랬으면 정말 크게 문제가 됐을지도.
특히 서류라던가, 중요 기록물 등을 보관하는 장소였다면….

그나마 본사에서 건네준 스마트폰 기능을 지닌 전용 타블릿 판은 이런 구조에서도 멀쩡했다는 건 참 신기한 노릇이었다.


거의 매년 마다 기능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어 근래엔 창칼을 내리쳐도 멀쩡하고, 애초에 전자기기가 아니니 방수 같은 문제도 없었지만, 아무래도 불은 좀 그랬는데, 소재가 어떤 건지는 몰라도 끄떡도 없었다.


“…위험천만했네요.”
“흠!”




그나마 주변으로 화기가 전파되지 않은 게 유일한 위안이랄까.

사실 그조차도 어느 정도 제어를 해서 그 모양이었다 하니, 작정하고 열기며 화기를 내뿜었으면 도시가 쑥대밭이 되는 건 한순간이 아닐까 괜히 걱정되기도 했고.
어쨌든 이런저런 일로 사태를 수습하느라 상당히 애를 써야만 했다.


“그래서 어떠셨나요?”
“조금 더 해봐야 알겠다.”
“아하….”


아무래도 퍽 마음에 드셨나 보다.
이후로도  차례 더 관계를 가질 기회를 얻었지만, 일단 도시 밖에서 하는 쪽으로 결정.

…안 그러면 뭔 사태가 벌어질지 내심 걱정되기도 했고.

거기다 맡은 바 역할을 정리하고 파라메라 대륙을 떠난다는 소문이 대충 돌자, 찾아오는 이들의 수며 빈도가 부쩍 늘어났다.


그래도 아직 반년이 남았음에도 저들은 그조차도 아쉬운  소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자연스레 찾아가지 않아도 돼서 좋긴 했지만, 한편으론 그 덕분에 숨 돌릴 틈이 없어 상당히 고생하기도 했고.


그래도 일단….



“종의 번식 욕구로도 모자라다 느껴 쾌락을 탐하도록 하여 번식률을 높이려는 실로 간악한 계획이 아니더냐. 이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



바헬루스가 묘하게 격분해대기 시작했다.

“왜 굳이 생식기를 부착, 삽입, 교차, 접하는 것으로 그러한 생리적 쾌락을 느끼지?  왜 그런 게 그렇게 강렬하게….”
“뭐, 그렇게 만들어져서 그런  아닐까요?”



이러한 고찰을 하면서, 반쯤 헐떡대면서도 용케 이성을 유지한 채 의견을 교환해대며 떡을 치고 자빠졌으니, 솔직한 마음으로 매~우 이색적이었다.

거기다 저 열기를 감당할 만한 수컷이 인근엔 아예 존재하질 않다 보니, 결국 에드릭 외엔 이런  시도 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에드릭이 다른 암컷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으로까지 번졌으며, 심지어 그걸  구경하겠답시고 열렬하게 관찰해대기까지 하는데, 처음엔 얼마나 부담스러웠는지….

아무래도 바헬루스한텐 대단히  고뇌 거리였나 보다.
그래서  뭐하면 수컷, 사내로 변신해서 여성과 관계를 맺는 것까지 제안해봤지만….


“자신의 정(精)을 빼내 여타 쌓아둔 기력들을 허무하게 내다 버릴 생각은 없다!”

라는 명목으로, 아예 남성으로서의 행복(?)을 누릴 생각 자체가 없는 거 보면, 여전히 힘에 대한 갈망이 상당한 듯도 보였다.


무엇보다 그녀 스스로 어느 정도 쾌락에 대한 저항을 챙기다 보니, 이전처럼 주변이 달궈지는 건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강렬한 건 매한가지였기에 당연 평범한 이들로선 전혀 견딜 수 없을 만큼 온도가 확 치고 올라가는 터라, 여전히 에드릭 외엔 그녀와 관계를 맺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가 쭈욱 이어졌다.


그나마 나중엔 코넬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걸 보아, 아마 다른 의미로 꿀맛(?)을 본 모양이지만, 에드릭은 구태여 캐묻진 않았다. 취향은 존중해줘야지. 암!


그리고 떠나는 날이 2달도 채 안 남은 상황도 되니, 에드릭의 거시기는 하루하루 쉴 틈 없이 혹사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죽하면 무한의 정력을 소유했다 자부하는 그가 알리샤 누님의 특제 정력제까지 마셔가며 기력을 보충하려 들었을까.

사실 심하긴 했다.

대접받는 차원에서 불려갔다가 난교.
날이 저물고 돌아와서 다시 떡떡.

손님이랍시고 오자마자 씨를 받겠다며 유혹해서 이를 거절하면 모욕이니 부적절하니 예가 아니니 하니 당연하다는 듯 맞아줘서 씨를 뿌려주고, 다시 날이 저물면 떡떡. 심지어 일부는 잠에서 깨기 무섭게 꼭두새벽부터 애타게 에드릭의 거시기를 바짝 조이고 물고 빨아대서 다시금 매마른 자신의 안쪽에 새로이 씨를 제공받으며 행복에 젖어 다시 품에서 잠들어 결과적으로 에드릭도 본의 아니게 늦잠을 자게 만들어서 깨어나자마자 점심 겸 다시  떡떡….


그런 걸   넘게 하다 보니 대체 나는 누구이고, 여긴 어디이고… 자신이 떡을 치는 기계인지 사람인지조차 의심되는 방탕한 생활이 줄기차게 이어지게 됐다.

이쯤 되면 분명 질려야 정상인데, 신기한 건 그래도 몸이 따라주고 한창 에드릭의 신체가 혈기왕성함이 절정에 이른 시기인 덕분인지는 몰라도, 에드릭은 매 순간 바뀌는 섹스 파트너들을 상대하며, 수백 수천, 그 이상의 궁녀며 여성들을 독자적으로 소유한 저기 대륙의 황제가 이러했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극상의 쾌락을 만끽해댔다.


그래도 술은 적당히 조절해가며, 몸 관리를 하는 덕에 완전히 골이 새하얗게 빌 정도로, 바보가 될 정도로 빠져들지 않을 수 있었지, 안 그랬으면 반쯤 혼이 빠진, 매가리 없는 바보천지가  뻔했다.

너무 즐기다 보니 세상 물정에 어두워지고, 생각이 단순무식해진다고 할까. 이래서 여색에 빠진 왕후장상들 대가리가 비어 유아 퇴행하듯 단순무식해지나보다, 하는 걸 아주 제대로 실감할 수 있었다.


근데도, 죽을 거 같음에도 끊을 수가 없다는 게  미치고 팔짝 뛸 노릇.


명분상으로도 적절하고, 또 에드릭 정도의 거근과 정력을 지니면 솔직히 섹스를 아무리 많이 해도 노동이 아니라 극상의 쾌락을 탐미하는 운동과 별차이가 없었기에, 그만큼 더욱 그쪽 욕구가 폭발적으로 날뛴다고 할까?

애초에 이런 걸 헤아렸기에 에드릭은 구태여 평소에도 발정 난 양 마구 유혹하고 덮쳐들고, 침대로 끌어 들이려 하지 않은 거였는데, 그렇다곤 하더라도 소문이 아주 자자할 정도로 유명해지기까지 하니, 이쯤 되면 주변에서도 에드릭을 보는 시선이 가히…….


부러움, 질시, 경외, 존경을 비롯해, 대체로 사람 아닌   때 보일 법한 시선들로 그를 대하기 시작했다.

특히 사내들에게 있어 에드릭은 부러움의 대상인 동시에 두려움의 상징물이 됐다.

‘에드릭 님은  여성하고 10번도 넘게 하신다고 하던데!’
‘저기 에드릭 님은 아직 젊으신데도 여성 네다섯과  번 할 때 수십 번을 가게 해주시는데!’
‘에드릭 님은 하루 종일도 박아주신다는데! 상대가 만족할 때까지 계속 해주신다잖아! 원하면 만족할 때까지 계속 씨도 뿌려주시고!’


아니, 그건 에드릭 님이니까 그런 거지.
덕분에 결혼한 사내들은 여러 가지 의미로 에드릭을 원망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그러나 그걸  헤아린 에드릭은 곧장 알리샤 누님 특제 정력제를 홍보하며, 이거 덕분이라 입을 털자, 이게 아주 불티나게 팔리게 됐다는 점.

원래부터 뛰어난 상품인데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되니, 이건 뭐… 없어서 못 팔아 품귀 현상으로 비싸게 되팔아 데는 되팔렘들까지 성행하기 시작했으며 짭을 진품인  팔아대는 녀석들이 대폭 늘어 난리도 이런 난리가 아니었다.




그런 식으로 파라메라 대륙을 뜨기 전, 여러 가지 의미로 일과며 추억을 쌓아가고 있던 에드릭.

물론 단순히 떠나는 걸로 만족할 그가 아니었지만.




“말씀하신 내용인즉, 젊은 아이들에게 다른 대륙의 문물을 살펴 견식을 넓히는 게 어떠냐, 그런 의미입니까?”
“전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는 그 자체로도 중요합니다. 부족의 온전, 유지를 위해서라도. 그러나 일부는 그런 전통, 과거의 유산을 계승하고 전승하는 것에 부정적인 이들이 있지요. 그들을 막연히 내치고 배척마시고, 그들이 그저 다르다는 걸 인정하고, 다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인도해주는  어떨까 싶어서, 이런 제안을 하게 됐습니다. 전통을 수호하는 이가 과거와 현재라면, 새로운 길을 물색하여 더 나은 세계로 뻗어 나가는 젊은이들은, 격변하는 시대를 대변하는 이들로 성장할 겁니다. 그들이 곧 부족의 또 다른 미래일 테고요. 항상 어떤 식으로 위기가 도래할지 우린 대비하고 준비해야만 합니다. 전통과 과거의 유물이  우릴 수호하고, 보호해줄 순 없는 일이니까요.”
“흐음….”

나름 에드릭을 신봉한다 자처하는 뱀 종족이었기에, 에드릭은 구태여 그들의 수장에게 제일 먼저 이런 제안을 건넸다.


전부를 위한, 모두를 위할 순 없다.
하지만 자신의 휘하, 아래에 오고자 하는 이만큼은 확실하게 챙길 것.
그게 에드릭의 모토이기도 했고, 원래부터 세상은 그렇게 굴러가는 형편이었기에.

애초에 부모님과 배우자, 그리고 자식이 중요한가, 생판 남이 중요한가? 둘 중 하나만 구할 수 있다 가정하고 이에 대해 논하면 대부분 열에 아홉은 가족을 선택할 것이다. 솔직히 전부 가족을 택하는  정답이긴 하지만, 항상 세상엔 예외라는 게 있으니.

“어떠십니까?”
“…긴밀히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이가 하는 말이었다면 단호히 거절했을 것이나, 에드릭 님께서 저희를 위해 해주시는 고마운 말씀이신 만큼, 저희도 심사숙고하여 결정을 내려보도록 하겠습니다.”
“예,  정도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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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고 가서 자체적 세력이라고 구성하시게요?”



릴리에나는 곧장 그런 식으로 해석했지만.

“그럴  있다면 그러되, 아닌 이들은 뭐 유학 차원으로 데리고 가려는 거뿐이야.”
“유학 말이죠.”


릴리에나는 퍽 회의적인 눈치였다.

“냉정하게 따지면 알그리타 대륙엔 저희 본사가 깊숙이 개입한 덕에 여러 사업체들이 월등히 발전한 케이스라 봐야 될 거예요. 특히 상공업 쪽은 독보적이죠. 이쪽 세계 기준으로도. 그러나 파라메라 대륙은 이제야 그런 혜택을 누리게 됐지만, 결국 선배 탓에 식민지배를 통한 착취는 애매해졌네요.”
“식민지배를 통한 근대화라는 개떡 같은 명분으로 난리 치는 건 영 아닌 지라.”
“…그래요. 어쨌든 선배나 저나 그런 국가 출신이니까요. 반면 그쪽을 적극 밀고자 하는 것들은, 대부분 제국주의 열강 출신들이었고요. 아직도 그때 착취한 걸로  벌어 먹고사는  보면, 아주 씨x새끼들이라니까요.”
“……말조심해. 어디서 이야기가 샐 줄 모르는 판인데.”
“그러니까 존재어로 말하고 있잖아요?”

오히려 대놓고 들으라는 투다.
흠, 묘하게 감정적인데….

“너도 본래는 찬성하는 쪽이었잖아?”
“대세였으니까요.”

아하.



“그걸 설마 권리자들이 오블리스 노블리주 차원으로 내려놓는 걸로 강수를 둬버리다니. 대단도 하세요. 마음만 먹으면 여기서 제정국가도 세울 수 있으셨을 텐데요.”
“그거 싫다고 몇 번을 말해야겠냐? 왕 되면 할 일이 한 두 가지냐?”
“대신 대놓고 삼천, 오천, 만 이상의 궁녀를 두고 마음껏 즐기고 놀 수 있는데도요?”
“…그렇게까진 하고 싶지 않은데.”

이건 진심이다.

애초에 에드릭은 정말로 사랑하고 경외하는, 애정을 품을 수 있는 여성 몇 명조차 벅차다고 생각해왔기에, 그녀들이 외로워하고 슬퍼할  같은 상황을 만들고 싶진 않았다.

“애초에 권력 놀음으로 애 낳고, 거기에 휘둘려 고생하고, 욕망이니 권력욕에 사로잡혀 가족이고 나발이고  때려치우고 상쟁하는 꼴을 볼 바엔 평생 독신으로 살고 말지.”
“…묘하네요. 그걸 오히려 즐기는 왕후장상들이 태반이었는데. 애초에 많이 낳아야 그중에 잘난 재목을 후계자로 세우고 그럴 수 있는 거잖아요? 하나만 세웠다가 유비 사후 유선 꼴 나게요?”
“그러다 후백제 견훤 꼴 나라고?”

장자가 총애하던 동생, 형제를 죽이고 아버지인 왕마저 감금해버리는 그 어메이징함이란.




“권력은 X 같은 거야. 절~대  가까이하고 싶지 않아.”
“그래서 좋은 거 아닌가요?”
“전혀.”
“그러나 권력이니 금력, 힘이 없으면 언제든 권리를 침탈당하고, 모욕당하며, 굴욕을 당할 수도 있을 텐데요?”
“그러게. 그건 그것대로 잘 커버 쳐야지.”

사실 그런 식으로 시비 걸리면 전력을 다해 대응할 테지만, 이걸 굳이 릴리에나 앞에서 주절댈 필요는 없겠지.

자칫 잘못하면 그렇게 만들고자 이상한 식으로 작전을 구상해 자신을 엄한 곳에 내몰  있는  재녀인 그녀의 능력이기도 했고.

권력이며 힘에 대한 집착이 남다르다 보니, 솔직히 얼마나 오래 같이할지는 모르지만, 아마 어느 순간엔 확실히 가는 길이 갈릴 거란 점은 확실했다.


그러니 그동안만이라도 잘 풀어가는 수밖에.

“하긴 선배 정도로 쿵쿵 떡떡 해대면 애가 100여 명은 넘게 나올 테니, 그건 그것대로 가관이겠네요.”
“…….”



솔직히 이미 싸지른 것들이 결실을 맺는 것만 해도 감당 못 할  같기도 하고 말이지.



“무엇보다 결혼해서 정착하지 말라는 본사 규정도 있으니….”
“그게 제일 문제지.”

물론 왕후장상이 될 때도  문제가 적용될지는 의문이었지만.


“앞으로 한달 내내 아주 주구장창 해대겠어요? 그러다 x대가리 빠지는 거 아니에요?”
“…뭔 말을 그렇게 저렴하게 하냐?”
“그냥 그렇다고요.”
“왜? 아쉬워?”
“…슬슬 어중간한 애들은 질려서, 선배 정도 아니면 뭔가 만족이 제대로  돼서요.”
“어허….”

이건 이것대로 남자의 가슴을 뿌듯하게 만드는 표현 아닌가.
덕분에 딱히 성욕이 들끓지도 않았는데, 물건이 살짝 발기했다.


흔히 감성적 발기라 했던가? 성욕이  끓어도 감성에 의해 정욕이나 성욕이 신체 자체에서 발동할 때가 있는데, 지금이 딱 그런 느낌이었다.

“음, 그러면…….”

슬쩍 다가가 옆구리를 붙들어 훅 껴안자.



“…확실히 이전보다 키가 커서 이젠 안기기 딱 좋아졌네요.”
“아직도 내 키가  작은데?”
“하루 이틀 지나면 추월할 거 같은데요?”
“그런가?”




확실히 이젠 소년이라기보단 청년이라 부를 시기이긴 하지.
체구도 그렇고, 나이도 그렇고.


“그러니 서서 박아대기 좋기도 하고 말이지?”




자연스럽게 달라붙어 허벅지를 만지작대며 그녀의 허벅지 안쪽을 타고 올라 막다른 길에 도달하자, 오, 만지는 와중에 살짝 속옷이 젖은 듯한  감촉은 대체?

“뭐야? 기대하고 있던 거야?”
“…하아.”




릴리에나는 뭔가 깜찍하면서도, 본인은 답답한 건지 갑갑한 건지 모를 한숨을  토해내곤.



“선배가 야한 냄새 풍기는 게 잘못된 거란 자각은 없으신가요?”
“내가? 언제?”


태연하게 고개를 갸웃거리자.



“…그게 문제라고요. 그게.”




물론 에드릭으로선, 그녀가 뭐 때문에 자길 보고 반쯤 발정에 들어갔고, 꼴려서 흥분 했는지에 대해선 전혀 짐작조차  했지만… 권력욕이 강한 만큼 사내가 잘난 채하며 당당해하는 모습이 그녀로선 퍽이나 매력적인 탓이었지만, 그걸 구태여 입밖에 내진 않았다.

…낯부끄럽기도 했고.

마치 식후 소화 겸 산책하는 기분으로 옷을 고스란히 걸친 채 선 채로, 릴리에나만 그저 벽에 기댄 채 선 채로 박아대며 즐기기 시작한 둘은, 그 후 반 시간 가량 적당한 템포로 농밀하게, 그러나 언제든 서로로부터 물러설 수 있는 거리감을 유지한 채, 미묘한 스릴감을 만끽하며 행위를 팍팍 이어갔다.

뭐 솔직히 혼절하듯 떡 치는 것도 좋지만, 그런 게 너무 성행하다 보니 이처럼 스낵 타임, 티타임 즐기는 기분으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걸 둘은 오랜 세월 같이 부대끼며 그게 참 좋다는 걸 그럭저럭 실감한 덕에, 이젠 눈만 마주치면 대략 그런 쪽 의견은 척척 맞아 떨어지는 수준으로까지 교우 관계가 번져가기에 이르렀다.

이러면서도 서로 사랑이니 애정이니 이런  논하지 않고 적절하게 선을 지키며 화합하고 있는 모습도 의외라면 의외였지만… 이건 에드릭보단 릴리에나의 담백함 쪽에 원인이 있었다.

에드릭 자체는 사실 자기 사람에겐 대단히 상냥하고 솔직담백하며 성의와 열의를 내비치곤 했고, 릴리에나는 거기에 빠지지 않도록 이를 적당히 걸러서 받아 들이고 있었기 때문.

그리고 둘은 어쨌든, 이곳 세계 말고도 현실 세계에 몸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즐기는 거 자체야 그러려니 하지만 진심 어린 관계로 접어들면… 묘하게 그게 상기된다고 할까.


덕분에 크게 선을 넘지 않는, 그러나 집요하고 농밀한 관계가 줄곧 이어져 오고 있던 차였다.


완벽하게 선을 넘으려면 어떤 계기가 필요하겠지만, 아직 둘은 거기까지 가야  필요를 서로 느끼진 못 하고 있었다.

지금도, 충분히 좋은 관계라며 만족하고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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