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249)화 (249/454)



〈 249화 〉67. 도무지 만족을 모르는 괴물!

에드릭이 알리샤의 정력제로부터 손을 뗀  정령체를 이뤄 나름 강철의 체력, 정력을 지니게 된 시점이었는데, 사실 이번까지만 해도 그게 굳이 필요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나 이번엔 필요했다.

특히… 단순 정력제가 아니라 사랑의 묘약이라 불리는, 민감도며 감도를 배로 올려버리는 그 지고의 묘약! 이라 부르고 초절정 정력제라 부르는 게 말이다.

장기전을 치른다 치면 역시나 에드릭으로선 애매하니, 아예 초장부터 확실하게 기를 죽여버리고, 기세를 역전해서 주도권을 쥔다 치면, 초장부터 확실하게 밀어붙이는 게 적절할 터.

그런 면에서 알리샤 누님의 묘약은 아주 절묘한 구석이 있었다.
애초에 에드릭의 메인 영업 아이템이 그쪽이기도 했고.


그래서 아르세이유에서 백화점주가 된 이후에도,  파라메라 대륙에 가서도 막판에 그걸 작정하고 영업하고 나온 게 아닌가.



‘거기다가….’




다른 한편, 이미 에드릭의 물건을 맛본 엘프들은, 아마 다음번엔 에드릭을 대함에 있어 각 잡고 쥐어짜려고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 텐데, 그걸 힘으로 찍어 누르려면, 확실하게 보내버리는 게 적절하단 결론을 얻었다.


그 때문에 일부러 초면엔 정령체를 통해 성감대를 자극하여 신체 자체에 자극을 줘 성감을 극대화하는 꼼수도 일부러  쓰고, 무식하게 큰 거근과 체력으로만 밀어붙인 거였는데….

‘처음부터 너무  걸 맛보여주면, 다음이 밋밋해지는 법이니.’



원래 계단을 오르는 전개 방식이 가장 불타오르고, 잘 통용되는 법 아니겠나.
그러나 순차적으로, 오래오래 이어갈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기에, 그녀들이 머물 날도 한정된 만큼, 다음번에 작정하고 죄다 보내버리고자 했다.
여기엔 다프넬에 대한 체면 상승도 일정 부분 포함돼 있었으니.

‘초원 부족을 떠났다가 어쨌든 다시 방문한 셈이니, 반쯤 배척당할 수도 있는 문제고.’


적어도 그녀들 입장에선 다프넬과 에드릭 자신이 일종에 각별한 사이, 애인 관계인 동시에 능력 있는 배후자, 그렇게 인식해 마땅한 만큼, 그에 준하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자 하는 의도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애초에 자신이 부탁한 게 아니었다면 다프넬이라고 딱히 초원 부족이 있는 곳으로 돌아갈 이유도 없었을 거고.


심심해서? 그리워서? 방문차 놀러 갔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목이 창대에 내걸려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기도 했었다는데, 원래 환경이 척박할수록 단결력이며 구성원 이탈에 민감한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을 부분이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건, 그들이 이익에 민감하고, 막대한 이익을 보장해준다는 거래에 혹해 일단 지켜보자는 스탠스를 취했다는 것.
무작정 다프넬을 좋게좋게 봐줄 이유가 없다는 건데.


여기에도  퍼주는 호구처럼 생각하고 받아줬다?
그들도 그렇게 멍청하진 않을 거다.
판단 한 번의 실수로 목숨이 날아가는 부류들은 대체로 의심이 많고, 신중함이 몸에 배어있다. 어디 이들이라고 예외일까.

그러니 뭔가를 시도하기보다는 사리고, 몸을 움츠리는 식으로 살다가 나이가 들면 절로 보수적이게 되는 거고.

초원 부족이 야만인이랍시고, 문명국에선 그들을 괄시하고 오랑캐라며 무시하는 경향이 큰데, 그들도 그들 나름의 법과 윤리, 규정, 전통 등이 있다.

그나마 초원 엘프, 엘프 족이 유목 부족에 합류한 이래, 그 역사와 전통이 아직까진 길지 않아서 그렇지….


애초에  제국 당시엔 제국을 가장 끈질기게 괴롭히면서도 여태 명목을 이어온 몇 안 되는 소수 종족, 부족 중 하나였으니까.

그 소수 부족이 지금은 다수의 하프를 양산해서 자기들 부족에 포함 시켜 규모가 상당수 불어나, 자칫 잘못하면 유목 국가를 세울지 모르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는 게, 주변국의 불안 아닌 불안 요소기도 했다.


어쩌면 변경백이 마시장을 포함해 무역로를 개설하고, 이러한 안정적 경제 체계를 확대하는 것에 회의적인 건,  문제를 걱정하는 요소가 아예 없다곤 볼  없을 거다.


경제가 안정되면 내정에 힘쓰게 되고, 그러면 과연 그들이 그렇게  먹고 편히 만족하며 끝날 것인가, 하는 점인데.



“생각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라니깐.”




신중을 기하는 건 좋지만, 이러다 보니 매번 현자 타임이 온다고 할까.
생각하고 궁리하다, 도저히 답이 안 보이거나, 뭔가 탁 막힌 기분이 들고, 그런 사태에 장기적으로 노출되면 이게 오죽 스트레스여야지.

“흠흠….”

그건 그렇고.


하루를 작정하고 푹 쉰 덕에 그럭저럭 체력이 원상복귀했다.
참 자신의 몸, 아바타지만 현실과는 차원이 틀린 이 위대한 재생력? 아무튼 건강하고 정력적인 신체에 그저 감탄을 연발하게 되는데….

“뭉멍?”
“……배고프냐?”



이젠 정말로 편해져서 말투조차도 크게 신경 안 쓰게 된지 오래.
그래 봤자 며칠 됐다고….

루넨브리스는 방안에서 바닥에 배를 깔고 잠드는 게 익숙한 듯 보였지만, 어쨌든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기에 그건 좀 아니다 싶어 방을 마련해줄까 싶었는데, 본인이 싫단다.

그래서 보통 바닥 위에 몸 하나 누일 정도의 카펫을 깔고 거기에 몸을 누이던가, 보통 잠들 땐 에드릭과 함께 침대를 공유하는 형편이었다.

…침대가 1인용이라 좁다는 느낌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루넨브리스 같은 초절정 미녀하고 한 침대를 쓴다는 것, 특히 면적이 좁은 침대에 부대껴 이러쿵저러쿵  수 있다는 건 여러모로 이득인 요소이기에….



‘크흠!’

그래도 아직 건드리진 않았다.
애초에 건드리지 못해 안달  일도 없고.
이런 건 오히려 초조할수록 지는 거고, 기다리고 기다리다 무드며 상황이 쫙 깔린 다음 거사로 이어가는 맛이 있다 보니… 음….


미셀에게 간단하게 둘이서 먹을 양…이라며 부탁하려다 3인분으로 정정.
…생각해보니 루넨브리스의 먹성은 상상을 초월하니… 방심은 금물.
3인분 가지고 될까 싶었지만, 모자라면  추가하면 되는 거니….

어쨌든 멍멍, 뭉멍 거리는 루넨브리스와 이것저것 잡담을 나누며 15분 가량 시간을 보내자 미셀이 식사를 옮겨와 그걸로 배를 채운 다음….



“다과를 크게 즐기진 않는 걸로 아는데, 웬일이래?”
“가끔은 좋잖습니까?”




파스티나와 티타임을 가지게 됐다.
그것도 단둘이서.


생각해보니 살짝만 어긋나거나 루트가 달라지면, 반대로 그녀의 부군? 어쨌든 남편이 될 여지도 있었던 터라, 괜히 서운하게 대하기도 그래서 참기름 좀 친다 치고.
…참기름을 쳐? 소금을 친다가 아닌가?
아니아니, 비유 자체가 뭔가 좀 말이 안 되는 거 같기도?


체력 상태가 돌아온 것과는 별개로, 너무 떡을 과도하게  여파인지, 정신이 살짝 맛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아님 말고.

“일전에도 이야기했지만, 굳이 날 신경 써주려 애쓰지 않아도 된다.”
“백작 각하께옵선 어쨌든 저하고 누님을 맺게 해서 이득을 쟁취하려는 의도가 다분하신 것도 같으신데….”
“그렇게 된다면 그런 거지 내가 뭘 어쩌겠어.”
“음? 딱히 기대하진 않는다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기분 탓인가요?”
“너하고 맺어지면 사실상 여기에 묶이게 되고, 그게 아니면 얼마 뒤 자유를 되찾을 텐데… 어느 쪽이 이득이라며 결정 내리기가 나로서도 고민되는 부분인데 말이지.”
“흐음?”
“애초에 여기서의  곁다리니까. 그렇다고 마을 하나라도 얻어 거기서 놀고먹을 자격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일단 여자다 보니 시집가거나, 정략혼의 대상으로 쓰이는  보통이라 치지만, 적어도 그에 한에선 자유를 보장받게 됐으니까, 살고 싶은 대로 살아야지.”
“…그럼 계속 용병일 하고 그러실 건가요?”
“먹고는 살아야 하니 겸사겸사 그러겠지?”
“흐음….”


평범하게 농사짓고, 뭐 다른 거 할 생각은  드는 걸까?

물론 농사가 쉬운 일은 아니고, 태생이 귀족… 거기다 나름 변경백의 핏줄이면 고위 귀족에 속한다 봐도 무방하긴 하니 농사 일은  그러려나.

아니, 생각보다 그런 거 크게 신경 안 쓰는 게 이곳 세계 사람이기도 했고.


애초에 농사를 천시하고 천하게 여기는 이유는,  일을 도맡은 이들이 근본이 없거나 농노 계층, 노예 계층이거나 주인에게 땅을 빌린 일종에 조건을 비롯한 태생적 빚쟁이…라던가.

예컨대 대부분이 갑보단 을이라 그런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기도 했다.

그나마 카일론은 다른 나라에 비해 신분에 대한 팍팍함이 덜하다지만, 중세 봉건 시대 특유의 관례며 편견, 당연한 듯 굳어진 기존의 관습이며 상식에 대한 문제는 어쩔 수 없는 문제기도 했다.



“제가 혹여 패왕녀 전하의 부군이 된다 치면요?”
“…그거야 네 일이지,  사정은 아니잖아?”
“아쉬워서 그렇죠.”


아르세이유에서도 말도 없이 훌쩍 떠나서 한동안 얼마나 기분이 찜찜하고 꿀꿀하고… 허전했는지.




“아쉬울 게 뭐 있어. 어차피 넌 나 말고도 달라붙는 것들 널린 판국에….”
“그렇다고 그게 누님은 아니잖습니까?”
“…아무렇지 않게 작업 걸어대는구나. 뭐가 됐든 소유물은 많을수록 좋다, 그런 것이더냐?”
“그런 게 아닌  누님이 더 잘 알잖습니까?”
“사람 대할 때의 성실함은 여전하긴 하네. 그건 안 변해서 다행인 것도 같은데….”




그래서 더욱 아쉬운 걸지도.
겉으로 표현만 안 했을 뿐, 파스티나가 감당하고 있는 아쉬움이란… 에드릭이 좋은 남자며 낚아챌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위치라는 게 그것.
애초에 에드릭은 결혼한다 치면 진작 하고도 남을 입장이기도 했다.
자신하고도 그렇고, 그 외에도…….


들려오는 소문만 해도 마음만 먹으면 결혼하다 못해 정실이며 첩까지 포함해 열댓 명은 족히 들이고도 남았어야 했던 게 녀석이었으니 말이다.

한창 젊은데 능력도 있어, 외모도 끝내주는데… 밤일도 기가 막히는데, 그뿐 아니라 여자를 대하는 그 특유의 근면 성실함이란….


솔직히 반하지 않는  이상한 걸까 싶기도 하고.


“그 점이 참 원망스럽단 말이지.”
“왜요?”
“…차라리 정나미 떨어질 요소가 있으면 미련이라도 확 접을 텐데.”
“저야 항상 모두에게 최선을 다하고자  뿐이니까요.”

그래 인마, 그게 마음에 안 든다고.
여럿한테 줄 걸  사람에게 집중하면 어디 병나고 그러냐?

…라고 쏘아주고 싶었지만, 파스티나는 콧방귀를 뀌곤 대강 웃어 넘겨버렸다.


“그럴 수도 있으시겠지.”



어련하실까.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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