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272)화 (272/454)



〈 272화 〉75. 이 나이(?) 먹으면 치고받는 것도 귀찮다.(3)

…저거 나도 생각했는데!
이런 생각을 한 시점에 실로 유감이지만… 현실상 패배자 당첨이라는 거다.
보통 저런 생각이 번뜩일 때쯤엔 누가 이미 그걸로 한탕 벌고 있다는 소리이니.



‘생각했으면 해야지.’

1,000명 10,000명이 똑같이 생각해도 안 하면 결국 그걸 실행한 놈만 임자가 되는 거다.

뭐… 누구도 그게 성공할 거라 예측도 못 했고, 설혹 한다 쳐도 잘 풀리는 건 또 다른 문제라 하겠지만….




‘그거하고 이건 또 다른 문제지.’


그래서 실제로 번뜩이기 무섭게 실행한 이들, 그 수가 결코 적진 않을 거다.
그게 표면으로, 성과로 드러날 정도로 구체화 될 때까지 실행, 실천하는 이가 극소수일 뿐.

그리고 에드릭은 언제나 대박보단 소박한 성공, 그걸 유지 시켜 중박 치는 쪽에  초점을 집중해왔다.

천릿길도  걸음부터.
또 무리수를 던질 필요도, 무리해서 꼬꾸라질 정도로 큰 기대를 걸어서도 곤란하고.

한탕 제대로 노리자, 대박을 노리고자 하는 마인드가 항상 문제다.


…그런 이들의 심정이 공감  가는  아니지만, 현실은 그런 이들을 혹하게 해서 낚시꾼 마냥 미끼를 던져 낚아대는, 그런 뒤통수 치는 이들 비율이 훨씬 많다는 사실.



“그리고 이걸  이용하면, 여러 사람들하고도 이런저런 관계를 맺을 수도 있으니, 또 좋을 테고.”
“…대체 어디까지 생각하는 건데?”


프리자아는 음식을 팔자는 부분에서 이미  인간이 생각하는 거니 아마, 평범한 것과 거리가 멀 거라 짐작은 했다.


근데, 그게   인맥 형성하고도 연계가 되는지, 이 부분은 도저히 사고가 미치질 않았기에 프리지아는 에드릭을 보며 의뭉스러운 표정을 지을 따름이었다.


어머니인 테티아나가 자주 언급했듯, 에드릭은 지금보다 어린 시절부터 이미 비범했었다.


이후 나이를 먹더니 신대륙에서 이름을 떨치질 않나.
거기다 이젠 무려 카일론이란 나라의 안주인(…)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선정되질 않나.

또 개인이 지닌 재력 및 이를 기반으로  영향력은, 가히 일국에 영향을 줄 정도.
무엇보다 자신이 구상한 아이디어를 이루어낼 재력을 지녔다는 게 에드릭의 무서운 점 중 하나다.


이곳, 카일론의 왕도 카젠드라에 거대한 규모의 목욕 시설 겸 휴양지 목적까지 겸하는 시설을 짓겠다는 것도 그렇고, 얼마 전엔 카일론 국경 지대에 초원 부족과 몇몇 국가들과 합심해 장기적으로 굴러가는 무역 시장을 구상하고 이를 실현시키기까지 했고, 이 문제로 전쟁까지 벌어질 뻔하지 않았던가.

…물론  사정을 모르는 프리지아를 포함한 무수한 이들은,  모든  카일론 국왕의 농간에 의해 판이 뒤엎어진 결실이란 걸 몰라 반쯤은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간 케이스라 여기는 모양이지만, 그 점을 제외한 채 외부에서 보기엔 결국 모든 사건의 시작점과 중간 지점 모두, 에드릭의 존재와 의도가 개입됐다는  하나만큼은 필시 부인할  없는 사실.

과연 무역로를 뚫는 것에만 국한돼 계획을 세우고 일을 진행 시킨 걸까?
여기서도 의견은 갈린다.

장사꾼답게 그렇게만 생각했다.
아니다, 이건 장사꾼의 계획의 탈을 뒤집어 쓴, 정치적 공세였다, 라던가.


어쨌든 그가 이러한 걸 구상하고 진행 시켰기에 대외적으론 브레나임 변경백의 딸이 암살을 당했고, 이 문제로 전쟁 직전까지 갔음은 물론, 그로 인해 바트리온이 굴욕적인 양보를 해야 했고, 바트리온을 장악하다시피 했던 바멜른 대주교가 실각하는 사건으로 발발해 소브릴 교단의 영향력이 줄고 소브릴 정교회가 새로이 교세를 확장하며 바트리온의 왕당파가 주도권을 잡고, 왕권이 강화됐다던가.


또한 초원 부족의 장기적이면서도 직접적 개입을 야기했고, 이를 바탕으로 카일론도 상당한 이익을 점하게 됐단 사실.


그런 의미에서 에드릭은 제안하여 구상하고, 설계를 완성 시키는 선에서만 개입했지, 스스로도 이권이며 지분을 위해 깊숙이 개입해 이득을 챙기려 하지 않았기에, 마찬가지로 판이 원래 구상과 다르게 흘러갔음에도 되려 에드릭의 위상을 높아져만 갔다.

말 그대로 자기 구상과 입놀림만으로 나라 여럿을 좌지우지했다는 식으로.
또 사전에 멀찍이 발을 뺌으로써 책임 소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다는 점까지.
그리고 에드릭도 이러한 평가, 소문에 대해선 진작에 파악한  오래였다.

다만.



‘소문이 너무 그럴싸하게 퍼졌어.’

이건 아마… 짐작이지만 카일론의 위대하신 철왕 폐하께옵서, 위로금을 대신해 보답이랍시고 소문이며 여론을 공작을 펼칠 게 아닐까 싶었다.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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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에드릭이 프리지아가 머무는 여관 내 숙소에 직접 발을 들였다.


차를 나누거나 인사말을 나누기도 전, 별말 없이 의자에 털썩 앉은 에드릭과, 이미 앉아있던 프리지아가 옆에 놓아둔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곤 곧장 업무 이야기로 접어들었다.

“각 상단 자제들 불렀으니 올 거야. 각자 일손들 몇몇씩 챙겨서 올 테고… 영업 허가도 받아뒀는데, 이걸로 되겠어?”
“정 모자라면 현장에서 받으면 되고. 인원 모집 전단지는 내가 언급한대로 광장에 붙여뒀지?”
“어. 광장 말고도 몇 군데, 길드나 다른 곳에도 붙여뒀다 했으니… 그건 넘어가고. 나머지는 재료 공수하는 건데 이건 곧 보고 들어올 거고, 중요한  네가 뭘 만들 거냐 하는 거잖아. 재료들이 단순해서 큰 문제는 없어 보이긴 한데… 레시피 공유한다 해서 이게 해결될 문제는 아닐 거 같은데.”
“기름에 밀가루, 고기에다 옥수수, 버터, 대용량 팬에 불 정도니까 큰 문제는 안 될 거야. 조리는 한 차례 보여줄 거고, 딸려오는 인원들 중 요리  할  아는 놈 있으면 그놈을 탑으로 세우면 되니… 그렇다 치고. 중요한 건 부지를 어디에 선정하느냐인데… 그건 어때?”
“너도 알겠지만 각 대회장 인근은 이미 자리 잡은 이들이 많아. 걔들이 미쳤다고 자리를 내주겠어? 그렇다고 자릿세를 내거나 대여하고 빌리는 것도 수지타산에 안 맞고.”
“우리  사업에 동참시키는 쪽은?”
“자기들끼리 이야기는 해보겠다는데, 기존 텃세도 있을 거고, 그쪽은 원래 다들 한통속이니까 붙고 싶어도  붙겠지.”

에드릭이 의아해서 물었다.


“내 이름 안 팔았어?”
“팔아도 걔들 기준에선 도박이잖아. 당장 열심히만 해도 불티나게 매출이 들어오는데 무슨 배짱으로 도박 수를 던지는데? 그런 쪽은 원래 눈밖에 한 번 나면 그쪽에서 장사 못 하는 거야.”
“흐음… 그래서 예측해보면 어느 정도 올 거 같은데?”
“그건 조금 뒤 밝혀지겠지.”
“사실 걔들은 오나 안 오나 거기서 거기야.”
“그래?”
“문제는 장사 시작 당일은 그렇다 쳐도, 그 이후가 문제지.”



손님이 우리 쪽으로 몰린다는 건, 달리 말하면 다른 쪽에 가야 할 손님이 그쪽으로 발길을 돌릴 일이 없어진다는 거니.


사람이 먹을  있는 양은 한정돼 있으니 이 점엔 예외가 없을 거다.
결국 장사라는 건, 어딘가로 가야  손님을 우리 쪽으로 당겨서, 남에 재산을 거덜 내는 행위이다.

아니라고 하는 놈들은 사기꾼 기질이 농후한 것들이다.
물론 먹을 것, 식품이란 카테고리를 벗어나 사치품으로 접어들면 약간 이야기가 달라지지.


그래서 카테고리가 중요한 거다.

음식 장사의 최대 적은, 어쨌든 음식 장사다.


여기서도 메인이 식사냐, 디저트냐, 음료냐… 이런 식으로 다시금 세부 카테고리를 나누면, 다른 의미로 시너지를 굴릴 수 있겠지만, 이쪽도 식사고, 저쪽도 식사라면?

직장인을 예로 들면, 점심시간에 식당 간다 치면 한 곳을 가지, 무려  군데 들러 식사하는 이가 있나? 어지간한 대식가 아니라면,  시간이 남아도는 케이스가 아니라면 영 힘들겠지?

그러나 디저트는 이야기가 다르다.
식사 뒤 커피며 빵, 자그마한 케익, 아이스크림 등을 사서 일터로 복귀하는 건 흔한 경우니.

“중요한 건 매출을 올리는  아니라, 평판을 높이는 일이니까, 기회  살려.”
“…나하고  친 거 때문에 소문 이상하게 퍼질 바엔 아예 이런 식으로 영향력을 살려 불순한 구설수를 뒤집겠다, 이런 의도야?”
“…반은 정답.”

씹어대고 싶어도, 못 씹어대게 만드는 데는  얻어주는 거 이상이 없지.
근데 뭘 주는 것도 명분이 있어야지, 자원봉사자라도 무작정 뿌리면 괴상한 취급 받기 일쑤다.
특히 우리처럼 이익, 이득에 민감한 부류라면.
호구 취급  받으면서 베풀되 상대들로 하여금 알아서 모시게 만드는 것.




“…근데 아무리 봐도 제안받은 이들은 이게 뭐 하는 짓인지 이해가  갈 것도 같은데.”

프리지아는 여전히 회의적인 듯 보였다.
뭐 그러든 말든.



“그러나 내가 하는 거니까, 이해가  가도 일단은 따라오게 되는 거지. 잘난 놈이 하는 건 뭐가 됐든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넘어가게 되는 거니까. 이래서 명성이니 평판, 인망 같은 게 중요한 거야.”
“……하아.”




잘난 놈이 돈 잘 버는 이유는, 어쨌든 생판 모르는 남보단 믿을 만하다는 것.
장사가 신용을 최우선으로 칠 대, 명성이란 신용의 또 다른 이름이라 볼 수 있다.

검증이 필요한 것도 그렇고, 그 분야의 전문가라는 게 증명돼야 믿을 만하다는 것도 그렇고.

이렇듯 모든 것은 신뢰도를 높일 수 있냐 없냐, 믿을 수 있냐 없냐의 문제인데, 에드릭은 이미 명성 하나로 그 모든 것들이 해결된 존재였다.

워렌 버핏이 어디에 투자한다고 하면 그쪽 주가며 가치가 올라가는 예처럼.

또 유명한 강아지 훈련사가 이 제품이 좋다며 추천하면 모두  제품을 긍정적으로 살피며 결국 구입까지 한다던가, 유명 인플루언서, 얼리어답터가 추천하는 각종 제품에 시청자며 구독자며 팔로워들이 구입하는 이유는  뭔가?

바로 그들을 믿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런 거다.
그들을 믿기에 그들의 추천, 의견,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는 거고.


‘괜히 권력, 부, 명예. 이렇게 3대장으로 분류하는  아니지.’




그리고 에드릭은 권력을 제외하곤 부와 명예를 지녔으며, 여기서 명예는 부를 지탱해주는 하나의 굳건한 기둥이라 볼 수 있을 터다.

에드릭이 부를 쌓고, 성과를 쌓아갔으며, 승리해왔기에 명예가 형성된 거지, 명예 자체만 놓고 보면 사실… 이건 큰 효력을 보이기 애매한 면이 있었다.

‘예술가면 모를까.’

아님 지대한 업적을 쌓았다던가.
신대륙 진출, 성공한 장사꾼.

그리고 명예는 이런 식으로 다른 것과 시너지를 굴리기도 무척 좋았다.
이번처럼.

“그래도 네 이름 들먹여서 주도권 잡을 수 있던  좋던데. 마물 시체 뒤집어쓴 여우가 이런 걸까 싶더라고.”

호가호위(狐假虎威).
우리 식대로면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린다는 건데, 이곳 일대에선 곰, 사자, 괴수며 마물이란 식으로 쓰이는데, 여우라는 표현만큼은 동일한 건 조금 신기했다.

어쨌든.

“일단 예선 끝나면 바로 돌아올 테니까 말해둔 대로 준비시켜줘.”
“어. 그 점은 염려 말고.”



30분도  안 돼서 후다닥 숙소를 빠져나온 에드릭은 어제와 같은 장소로 향했다.




‘이번엔 조금 순번 빠르게 해줘라. 양심적으로…!’




설마 부군이랍시고 일부러 화제성을 위해 후반대에 배치하고, 뭐 그러는  아니겠지?

가뜩이나 치고받는 거 귀찮아 죽겠는데!
너희가 이 나이 먹어봐라! 관람하는 건 그렇다 쳐도 직접 날뛰는  얼마나 귀찮은데!


…그래도 이쪽은 정령술이라 비교적 땀 빼는 일은 적다만…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모르는 거니.

‘경계 후보가 몇  있다지만….’



걔들하고만 안 만나면 되는 거니.


첫 번째 예선 끝난 뒤 알아서 경계 후보들 리스트를 파악은 해뒀지만… 솔직히 고만고만하게 끝냈으면 싶었다.


…열심히 싸워대는 건 침대 위면 족하지.
상대와 함께 불꽃 튀는 육탄전은, 역시나 침대 위면 족했다.

…싸움질이 좋고  보는  좋다는 변태가 아닌 한, 대부분이 그렇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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