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1화 〉83. 간만에 타오르면 발생하는 불상사.
“자기가 제일 먼저 하겠다고 들먹일 줄 알았는데, 의외네.”
옆방으로 옮긴 프리지아와 마이기신.
침대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터라 여기서도 뭔가를 도모하기엔 전혀 문제가 없이 보였지만….
“내가 듣기로 그는 이런 쪽에 이골이 나 있다고 한다.”
“……?”
그게 뭐 어때서?
프리지아의 의아한 눈초리에 마이기신이 답하길.
“한편으론 궁금하지 않나? 그가 어떤 식으로 여자와 관계를 맺는지?”
“…….”
그게 왜 궁금한데.
프리지아는 이 귀쟁이 참 특이하네, 하고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취향이길래 남이 떡 치는 걸 구경하겠답시고 이러는 걸까.
심지어 대놓고 그러는 게 아니라 엿본다고 한다.
애초에 엿볼 방법이 없는데 뭘 어떻게?
촉이 가는 화살을 하나 꺼낸 그녀가 아무렇지 않게 벽 쪽으로 다가섰다.
“야, 잠깐―!”
툭! 툭!
제아무리 목재로 된 벽이라 해도 저렇게 쉽게 뚫릴 게 아닌데….
“근데, 이렇게 본다 쳐도 뭔가… 아닌데.”
애초에 프리지아는 생전 처음 떡을 칠 때조차 자유자재로, 밀접한 상황에서 여러 관계를 목격해온 밑바탕이 있는 터라, 이런 식의 엿보기는 솔직히 좀… 뭐랄까.
‘불편해.’
애초에 한쪽으로만 보면 제대로 보이지도 않잖아?
“그게 좋은 거 아닐까?”
그게 좋긴 뭐가 좋은데.
인간보다 감각이 훨씬 예민하고 섬세한 엘프야 엿보기 구멍으로 살펴도 실감 나게 관찰하는 게 가능하겠지만, 프리지아는 아니었다.
“슬슬 시작하려 하니 조용.”
“…….”
이럴 거면 그냥 대놓고 봐도… 아, 에드릭은 상관없지만 그녀 쪽이 번거로워하겠구나.
별 기대 없이 마이기신이 뚫어놓은 구멍 쪽으로 눈을 가져간 프리지아.
…근데 이거 물어줘야 하는 거 아냐?
그보다….
‘뭔가 좀….’
불편한데, 뭐라 설명하긴 애매하고.
이윽고 에드릭이 데이시아와 손을 마주 잡고, 옷을 벗겨가며 차분히 맨살을 포개는 장면을 보자, 뭔가 짜증이 치밀면서도 한편으론 설레고, 괜스레 마른 침을 삼키게 되는데, 참으로 형언하기 어려운 기분이었다.
‘그보다….’
옆에 음란 엘프는 대놓고 숨을 헐떡여 대는데, 관음증으로 느끼나 싶을 정도로 상태가 영 심상치 않았다.
데이시아의 몸은 무척이나 다소곳한 면이 있었다.
몸을 전체적으로 가리는 복장이다 보니 볕에 피부가 상한 것 같은 기미가 일절 느껴지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몸의 선이 무척 고운 편이었다.
팔다리는 가늘고, 가슴은 봉긋하게 나왔지만 음란 엘프와 자신에 비하면 크기는 협소한 편.
그러나, 그렇기에 허용되는 굴곡, 매끄러우면서도 어여쁘고, 아름답게 느껴지고야 마는 특유의 선이 자리하고 있었다.
‘예쁜데.’
얼굴을 봤을 때도 눈치챘지만, 데이시아는 동안에 무척 젊어 보이는, 말 그대로 10대 초중반을 연상하게 하는 외양의 소녀, 그러한 분위기는 물씬 풍겨대고 있었다.
진짜 나이는 얼마인지 밝히지 않아 모르나, 언행이며 행동, 몸짓을 보면 집안 교육을 잘 받았거나, 원체 신중한 태도라 추측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그녀는 전체적으로 어리숙하거나 정신머리 없는 청춘기의 모습과는 사뭇 거리감이 느껴지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는데….
‘실감나네.’
첫 경험의 설렘, 초조함, 기대 심리와 애타는 듯한 몸짓 등이 묘한 기대감을 부추기는데….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히 영상 매체라는 게 활성화되지 않은 이 시기에 타인의 성관계를 구경한다는 건 무척이나 드문 케이스일 거다.
프리지아는 시작점을 잘못 찍어 처음부터 에드릭이 관계를 맺는 걸 몰래 구경하기도, 대놓고 살피기도 했지만… 본래 이름 있는 집안의 여식이라면 어머니 혹은 시종이며 하녀들의 지도며 인도 하에 차근차근 그 방법을 배워가기 마련.
그러나 그녀는 그런 걸 죄다 생략했던 터라 이런 식의 관계에 나름의 거부감 비슷한 경계 심리가 작용하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이를 배척하거나 거부하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실제로 에드릭이 데이시아의 몸을 애무하는 장면을 뚫어지게 관찰하는 건, 단순 호기심 때문은 아닐 거다.
문제는….
“조, 좋구나….”
옆에서 헐떡거리며 그 광경을 흐뭇하게, 음흉한 표정으로 관찰하는 엘프 덕에, 뭔가 집중이 안 된다고 할까.
오히려 그녀처럼 진솔하게 보는 것만으로 입맛을 훔칠 정도로 즐길 수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겠지만….
“애지중지하는 게 느껴진다. 답답한 면은 있지만 그만큼 상대를 위한다는 걸 테지.”
실제로 에드릭은 신중하게 그녀의 몸을 손과 몸으로, 입으로 애무하며 동시에 시각적인 효과를 이용해 시선까지 애용해가며 데이시아의 수치심, 부끄러움 등을 철저하게 애용했다.
뚫어져라 눈을 마주하고, 특정 부위를 대놓고 보란 듯이 응시하다 슬쩍 시선을 옮겨 다시 눈을 마주하고 미소 짓는다거나.
“능란해! 여자를 다룰 줄 아는군!”
“…….”
그걸 굳이 말 안 해줘도 되는데.
마치 생중계를 하듯 이런저런 설명을 일삼는 음란 엘프를 보며, 프리지아는 자꾸 집중이 끊어지는 거 같아 살짝 짜증이 치솟았다.
그러다 에드릭이 살짝 몸을 일으켜 자세를 전환하자, 잔뜩 성난 것처럼 발기해 마치 기다란 봉처럼 솟아있는 그의 우람한 남성기를 접한 둘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숨을 집어 삼켰다.
“크흠!”
음담패설 비슷하게 뭐라 일삼던 마이기신이 거기서 말문이 턱 막혔는지 흐트러진 호흡을 추스르고자 입술을 훔쳐댔다. 설마… 침까지 흘려대고 있던 건 아니었겠지?
그보다….
‘가까이서 볼 때하곤 박력 자체가 다르네.’
뭐가 저리 커?
심지어 저것도 데이시아의 체형을 고려해 크기를 일정 축소했다는 걸 프리지아는 바로 파악했다.
왜냐하면….
‘나하고 할 땐 저것보다 한 뼘은 넘게 더 컸던 거 같기도. 아니, 틀림없어.’
이윽고 데이시아의 비부를 공략하기 시작한 에드릭이 얼굴을 그녀의 사타구니 부근에 파묻어 그녀의 그곳을 열렬하게 애무하며 자극하기 시작했다.
흐응! 으응! 아앗!
신음이 이전보다 커진 덕에 단순히 엿보는 선을 넘어 뭐랄까, 실감성이 더욱 짙어졌다.
마이기신은 어떨지 몰라도 프리지아의 시각으론 조금 먼 곳에서 둘이 관계를 맺는 거 정도로 밖에 안 느껴졌는데, 신음이 귓가를 적셔오기 시작하자, 확실히 프리지아도 슬금슬금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좋다… 지금 하면 딱 좋을 거 같은데….”
거기다 좀 전까지만 해도 몰입에 방해 요소 같았던 마이기신의 저 음탕한 입놀림이, 현재는 묘하게 익숙해져 프리지아를 다른 의미로 꼴릿하게 만들고 있었다.
실제로 마이기신은 스스로 자신의 계곡을 손가락으로 애무해대고 있었는데, 어느새 하의는 죄다 벗어던진 상태에서, 외음부 전체를 내키는 대로 만지작 해대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뭔가 깨는 듯하면서도, 한편으론 부러운… 이게 왜 부러워?!
내적 갈등이 치미는 것과는 별개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음란한 행위는 이제 슬슬 본론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데이시아의 그곳으로부터 얼굴을 떼어둔 에드릭이 이윽고 몸을 슬쩍 들러올려 자신의 하반신을 그녀의 그 인근을 향해 밀착시키기 시작하는데… 역시나 크기가 크기 때문인지 처음은 철저하게 남성기를 이용해 귀두로 그녀의 음부 주변을 문대며 자극하며 애무하는 듯한 행동을 이어가며 데이시아의 깜찍한 반응을 태연히 관찰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크니까 쉽게 넣기도 힘들겠네.’
물건이 크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장점이지만, 첫 경험을 만끽하는 이에겐 과연 어떨지….
이윽고 에드릭이 천천히 좁게 여물린 구멍을 향해 자신의 물건을 천천히 밀어 넣기 시작했다.
아, 뭔가 자괴감이 치미는데.
왜 이걸 나는 구경하고 자빠진 거지?
내심 프리지아도 일이 바쁜 와중에 홀로 외로운 밤을 지새워온 터라, 내심 쌓일 대로 쌓여 있었다.
애초에 그녀는 타인과 관계를 맺는데는 무척이나 폐쇄적인 부류라 애인이 아닌 한, 사실상 에드릭 정도가 고작인데, 간만에 배를 맞춘 에드릭은 그쪽 솜씨가 워낙 뛰어나져서 그녀도 새삼 놀라고야 말았다.
프리지아는 맞상대가 어쨌든 드래곤이다 보니, 왕성한 성욕은 아니나 한번 하게 되면 끝장을 보는 그 무지막지한 정력에 나름 적응하며 즐기게 된지 오래라, 어지간한 남성, 정력이 왕성한 종족이라 한들 그녀의 성욕을 감당한다는 건 사실 말이 안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설혹 그렇게 음탕하게 주변을 휩쓸며 이 남자 저 남자를 낚아채 밑에 깔아뭉갰다면, 그녀는 다른 의미로 어마어마한 소문과 함께 명성을 얻었을지도.
하지만 그녀는 공교롭게도 성적인 문제에 있어선 대단히 금욕적이고, 폐쇄적인 입장이었다.
그러기에 반대로, 물꼬가 트이면 거침이 없어진다.
그 성욕에 미친 초원 엘프들조차 여럿이서 그를 감당할 정도였는데, 그런 에드릭을 단독으로 만족시킨 시점에 프리지아의 정력도 비정상에 가깝다는데 이의는 없을 거다.
솔직히 에드릭 입장에서 관계를 맺다 기절하면, 어지간히 꼴려서 정신이 한 차례 뒤흔들리지 않은 한, 기절한 이를 도구 삼아 박아대는 건 여간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에드릭은 상대의 반응에 따라 쾌감이 정도가 왔다 갔다 하는 케이스다 보니, 상대가 혼절해버리면 하다가 멈출 정도로 그에 관해선 철저한 취향을 고수하곤 했는데….
그런데 프리지아는 어쨌든 자신을 다 감당할 정도로 무지막지한 정력을 보유하고 있는 게 아닌가.
에드릭 입장에서도 물 만난 고기처럼 입맛을 돋우게 되는 건 어쩔 도리가 없는 바.
그러나 그거하고 이건 별개.
당장 에드릭 밑에 깔려 수줍게 자신을 맞이하고 수용하고 있는 데이시아를 보니, 에드릭은 문득 과거에 자신의 이상형이 현모양처였음을 새삼 떠올릴 수 있었다.
‘어쩌다 이상형, 취향이 바뀌게 된 걸까.’
지금은 뭐랄까, 적극적이면서도 당돌하면서도, 어딘가 질릴 일 없이 성격이 조금 모난 구석이 있는 미녀, 그것도 너무 거유는 아니지만 균형 잡히게 풍만하고, 육덕 진 게 좋긴 하나 건강미가 넘치는 체형 쪽으로 취향이 변했는데, 막연히 마른 체형의 나올 곳 나온 미인에 국한됐던 그의 취향도, 여러 여성을 접하고, 그녀들을 직접 안아보고, 심지어 인외 종족과 관계를 맺다 보니, 이런저런 영향을 받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하반신이 튼튼해야 박았을 때의 실감, 질감, 조임, 탄력 등이 남다르며, 거기서 내부를 잘 다룰 줄 아는 음탕한 여성, 밤일 잘하는 여성은 사내에게 있어 예외 없이 보배와도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하고, 에드릭은 생각했다.
튼튼한 하반신.
굵직하나 어딘가 부담 안 되는, 그러면서도 살집과 근육이 무난해 무작정 부피가 과하단 느낌은 일절 안 드는 그 황금 비율과도 같은 허벅지, 그런 허벅지가 진정한 의미로 꼴림의 대상이지.
허벅지며 종아리가 아름다우면, 잔뜩 흥분했다는 전제로, 그 사이에 성기를 끼워 박는 걸 모사하듯 대딸을 하는 것조차 만족할 정도로, 에드릭은 어느덧 허벅지, 중요 본거지로 향하는 그 전략적 요충지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지게 된지 오래였다.
…그런 면에서 초원 엘프들 허벅지는 참 값진 면이 있었다.
그리고 조금 뒤, 어차피 마이기신과도 한탕 벌일 테니, 기대감이 안 미치는 것도 이상한 일이고.
무엇보다 그녀가 넉다운된다 쳐도, 프리지아가 있으니, 장기적으로 즐기는 것도 여념이 없을 테고.
그런 의미에서, 짐승처럼 즐길 수 있는 둘과 달리, 눈 아래에 자리한 데이시아는 뭔가 첫사랑의 풋풋함, 설렘을 동반한 낭만적인 관계, 그로 인한 즐거움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기도 했다.
지금 와서 프리지아와 그런 분위기를 형성하기엔 늦은지 오래고, 마이기신의 성격으론 그런 전개 자체가 애매할 듯 보였지만!
…데이시아는 좋다.
그녀라면, 잊어버렸던 그 풋풋한 시절의 풋내를 새로이 되새기고, 떠올릴 수 있을 거 같은 예감이 든다.
그리고 그러한 풋풋함은, 격렬한 교미, 짐승과도 같은 교배와는 전혀 색다른 쾌감, 쾌락을 실감할 수 있기에, 에드릭은 프리지아와 마이기신의 이런 첫 순번 양보에 새삼 감동한 상태기도 했다.
무엇보다… 데이시아가 억지나 단순 흥미 본위가 아니라 진심으로 에드릭 자신에게 호감을 지니고 있는 듯한 기색을 보인 터라, 다른 의미로 흥미가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라고 할까.
‘자, 가자.’
그리고 삽입 직전이 오자, 에드릭은 더욱 부풀려는 아랫도리를 자제하느라 혼나고 있었다.
이 이상 커지면, 그녀의 첫 경험에 다른 의미로 천국(?)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아 크기는 최대한 제어하고 있는 터였다.
평소라면 크기며 길이 제어가 무난한데, 진심으로 꼴려서 그런지, 피가 그쪽으로 마구 쏠리려는 걸 자제하는 게 사뭇 쉽지가 않았다.
어쨌든.
“슬슬 넣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