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346)화 (346/454)



〈 346화 〉101. 오프라인 아날로그 식 운빨x망겜.(3)

“저야말로.”




이름은 라드체. 대외적으론 데멜른 백작이라 불린다며 자신을 소개한 그가 새로이 일선에 합류했다.


그가 에드릭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은 아마 추후에 있을 일꾼, 인력 확보에 대한 작업을 수월하게 이끄는 차원에서 에드릭이 신경 쓸 일을 덜어주는 쪽이 아닐까 싶었다.

‘어떤 식으로든 이런 업무엔 부정이 뒤따르는 거지.’

권리가 주어지면 그걸 용돈벌이 마냥, 부업 마냥 써먹어 수익을 챙기려는 것들이 있다.

토건, 건설은 예로부터 부정부패의 온상이라 할 정도로 그런 구설수며 문제, 폐단이 끊이질 않곤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고.

그러나 나라나 특정 회사, 단체 등에 돈을 받는 게 아니라, 여기서 돈줄을 쥐고 있는 건 에드릭이기에, 뻘짓하거나 엄한 짓하려 하면 에드릭이 친히 조져버릴 명분이 있는 터라,  부분은 아주 작정하고 벼르고 있기도 했다.



‘덜미 잡히면 담당자 모가지를 치는 한이 있더라도 붙들어 놔야지.’




그래야 철왕한테 가서 대놓고 따져서 이것저것 양보를 끌어낼 수 있을 테니까.
설마 그 정도로 허술할까 싶지만, 역사적으로 잘난  아래에서도 알아서 부정적으로 재산을 늘리거나 주머니를 채우려는 것들은 언제나 흔히 있어 왔다.

철왕이 비록 어마어마한 존재감으로 왕에 등극했다지만, 그 공포스러운 포지션을 패왕녀 측에 인도하기 위해 현재로선 옆집 아저씨 느낌의 분위기를 내심 고수한다 쳐도….


‘이건 다른 의미로 기회지.’

생각해보니 그가 자기 권리며 권한을 이용해 뒷돈 챙기려 들 때, 이걸 못 막는 걸 역으로 핑계 삼아 에드릭의 목을 조일 명분으로 삼을지 어찌 알리.



‘이 무능한 새끼! 하면서….’



덩달아 쳐내고픈 새끼인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거나.



‘이건 조사를 해봐야겠군.’

너무 과장되게 해석하는 거 아니냐 싶지만, 대비해둬서 나쁠  없으니.
그런 식으로 하루하루  틈 없이 지나간 덕에,  달도  안 돼서 건설 작업에 돌입할 수 있었다.

자재며 기술자들에 관한  본사 관련 상회들이 총출동한 덕에 인내만 갖추면 구하는 거 자체는 지장이 없을 상황.

이로 인해 본사는 무지막지한 수입을 거두리라.
또한 그로 인해 그 주변의 경제도 덩달아 활성화될 거고.

왕도 내에선 일부가 군에 입대해 전선으로 보내졌거나 훈련 중이곤 하지만, 외부 노동자 겸 정착을 목적으로 떠도는 이들은 대륙 각지에 흔하며 특히 인간 아닌  종족마저 무난히 받아들이고자 하는 포고문마저 널리 퍼지니, 당장 건설 일꾼을 긁어모으는데 열흘이  안 걸렸다.

물론 이것도 초기에나 그런 거지, 한 달 정도 지나면 이에 배는 많은 이들이 몰려들 거며, 그들로 인해 카일론 주변 경제도 절로 활성화될 터.
임금을 받으면 그들이 어디에서 쓰겠나.  곳이야 뻔한 건데.




“이거 조금 미안해지는데.”


그리고 에드릭은 일부 주점이며 술집 등에 마작이며 보드게임 관련 대회 등을 개최해 그들의 적적함도 무난하게 달래줄 생각이었다.

그리고 매춘부는… 알아서 모여들 테니 이건 따로 규제를 한다거나 철퇴만 내리치지 않으면 알아서  활성화될 테고.



‘궁중백이 거기다 손을 쓸  자명하긴 한데… 이건 어쩐담.’

 부분마저 뭐라 하면 에드릭 측에 화살이 날아올 수가 있는데.
카일론 측에선 매춘을 딱히 터부시 여기지 않는다지만… 흐음.

‘오히려 그런 흐름을 적극 장려해 정착을 유도한다던가?’




이건 뭐 지켜보면 추측 가능해질 테니 당장은 넘어가고.

“아, 대가리 깨지네.”


날이 다 저무는 것도 모자라, 땅거미인지 해가 떠오르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정신없이 이것저것 해가며 녹초가 돼 침대에 쓰러지는 나날이 연이어 반복됐다.

“허.”




이러려고 부군 된 게 아닌데.

본래라면 조금 느긋하게 목욕 시설이며 건물 지을 이를 데려와 알아서들 잘 짓게 만들고, 자신은 뒤에서 사탕이나 빨았어야 했는데….


‘빚 때문에 자금 관리도 빡빡하게 해야할 판이고.’




예전이라면 여유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타이트하게 관리를 해야 하는 통에… 계획 일정에 차질을 빗어선 곤란했다.


건물 짓는데 일정이란  언제나 그렇지만 하루 이틀 차이조차도 치명적인데 이게 주 단위로 늘어나면 그로 인한 손해는 가히 천문학적인 수준.
간단한 예로 일꾼 100명 고용한다 쳤을 때, 일주일이 미뤄지면 700인분의 임금이 소모된다.


그걸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인데 임금 외에도 추가적으로 소모되는 것들만 해도 입이  벌어진다.

나라 살림 파탄 내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건물을 짓거나 보수 공사하거나 확장하는 것 때문인 것도 다 이유가 있는 법.


그리고 한  지으면 좀처럼 바꾸기가 어렵기에, 한 번 할  제대로 해야 한다는 욕심, 이왕 하는  조금 더 좋게? 라는 저울질에 휘말리다 보면, 일정 손해조차 당연한  감수해야 마땅하지만, 막상 돈을 지출할 때가 되면 이게 또 판단이 틀려지는 것도  흔한 수순이다.

그러기에 결정한 이후론 눈과 귀를 닫는 게 맞지.

…아니, 차라리 거기서 일정이 늦춰지거나 착오, 사고로 인해 사태가 악화일로는 걷지 않기만을 기도해야지. 아무렴….




“이것도 따지고 보면 도박이란 말이지.”




아닌 것처럼 보이나, 적어도 투자자 입장에선 그거나 저거나….
더군다나 이걸 다 지은 다음에 여기에 대한 권리, 권한 등을 빼앗기면 그것도 남 주머니만 채워주는 머저리 짓인데, 왕이 악을 써가며 자기가 가지겠다고 떼를 쓰며, 명분만 그럴싸하게 조정하면?

…무법시대엔 결국 힘이 관건이라, 억지로 협박할 수 없는 상황을 잘 구성하는 게 중요했다.


에드릭의 세계에서도 대기업이 중소며 약소 기업에게 갑질하며 기술 탈취하고 후려쳐서 먹고 버리고, 토사구팽하는 예가 얼마나 흔한가.


“전쟁 중에 이걸 지으라 할지 누가 알았겠냐.”




한편으론 카일론의 위세를 떨치는 계기가 되겠지.
 나라는 얼마나 부유하길래 전쟁 와중에 저런 무모한 짓을…?


“왕녀를 후딱 왕좌에 앉히던가 해야지.”




안 그랬다간  방구석 평온 라이프가 막노동 중노동으로 점칠 될 것 같아, 너무 불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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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인도 각각 맡은  소임이란 게 있기 마련이지.”


서류와 함께 사적인 보고를 겸해 입으로 에드릭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10여 분 넘게 요약 보고한 복면의 사내가 짧게 예를 표하며 다시금 자취를 감췄다.


“자신만의 전쟁이라… 흥미롭군.”



심지어 보낸 여자들도 전부 시녀로 받은  외엔 일체 손대지 않았다는 건 반가우면서도 의아한 구석이 있었다.

“눈치 볼 필요가 크게 없을 터인데 무얼 망설이는가.”




아니면 일전에 자신에게 목숨 걸고 멜크리우스를 사모한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한 증명 같은 거라도 하겠다는 속셈인가?
아니지, 그건 아니겠지. 아무래도.


“적적하진 않겠군.”

어쨌든 왕도로 복귀할 날도 머지않았다.
전쟁은 언제나 속전속결로.

하루하루를 지체할수록 일이  풀릴 여지만 늘어남은 물론, 이 모든 이들을 불만 없이 먹이고 부양하는 것도 썩 쉬운 일은 아니었다.


왕실은 애당초 전쟁을 치르기 위해 철왕 초기서부터 작정하고 내치를 다지고, 군자금과 병력의 질을 향상 시키기 위한 정책을 입안하는 등, 그 모든 게 밭의 비료며 퇴비처럼 문화로까지 녹아들게 하려 철왕은 부득이 자신의 욕망과 야욕을 몇 수나 접어두는 인내력을 발휘했다.

그 결과가 지금 패왕녀란 이름을 짊어지며 주변을 마음 놓고 휘저을 수 있는 연유.
어지간히 무능하고 어리석은 게 아니라면 사실 여기까지 오는 정도는, 얼굴 마담 정도만으로도 썩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가장 큰 적은 의외로 아군 측과, 복속시키고 섭렵해 무릎을 꿇린 이후가 더 큰 과제.



‘무너뜨리는 건 쉬우나 종속시키는 건 그보다 배는 어렵지.’


공포로 굴복시키는 건 진심이 아니기에 결국 공포의 대상, 잔재, 여파가 사라지면 공포로 무르익은 반감이 더욱 폭발해 터져 나올 수밖에 없을 터.

그런 의미에서 패왕녀의 악명과 위명을 꾸준히 다져온 것과, 실제 전쟁에서 그 위용과 위엄을 널리 전파해 퍼트린 것엔 다 이유가 있었다.


적어도 저 인간이 살아있는 한, 죽었다 깨어나도 대들어선 안 된다는 인식을 확고하게 다져야 하기 때문.

그렇기에 여지에 없는 것들은 처참하게 부수고, 파괴하고, 몰살에 가까운 보복을 안겨줬다.


호의에 대한 배신이란 명목으로.
싸움이란 것도 전력이 비등해야 성립되는 거지, 그게 아니라면 일방적인 폭력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녀는, 폭력 행사에 있어선 철왕이 만든 가장 막강한 후계자에 해당했으며, 그걸 휘두름에 있어서도 일말에 주저함 따위도 없었다.


그리고 그러나 잔혹하면서도 단호한 결단 등은, 오히려 카일론에선 호평받아 마땅한 덕목.


카일론 내에 소브릴 교단이며 정교회, 그 외에 크고 작은 종교들이 개입해 왔다면 그러기 어려웠겠지만, 철왕이며 기득권에 해당하는 귀족들도 결코 얄궂은 종교가 자신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걸 원치 않았다.

실제로 국경을 맡  몇몇 나라들은 대주교며 주교 따위가 왕을 정쟁으로 몰아붙여 권력을 다지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나지 않나.


종교가 민심을 다스려주며 귀족이며 왕족인 자신들의 권리며 권한을 보장해준다는 건, 달리 말하면 그들이 작심하고 자신들을 파면하거나 비난, 매도하기 시작하면, 민심조차 깡그리 그들을 향해 눈총을 주게 된다는 말인데….

정통성이 부족하거나 가혹한 정치 및 경영을 바탕으로 민심이 흉흉할 시에 종교는  방패 막으로 필시 작용할  있겠지만, 그것이 든든한 거 이상으로 더러운 꼴을 보게 만드는 건 불 보듯 뻔한 일.

그리고 구 제국 시절 찬란하게 꽃피웠던 일신교와 다신교 개통이 무너진 것도, 그 여파에 대한 적대감과 적의가 명백한 것도 카일론의 고유문화와 민족성이 유지되는 중요한 요소기도 했다.

“본인의 대에 넓히고, 다시 이를 굳히는데도 한참은 걸리겠지. 제국이란 건 단순 영토 욕심을 부리면 금세 무너지기 마련.”

거기다 일전에 에드릭이 말한, 우리가 알아서 잘 굴러가면 잘 굴러가지 못하는 나라들이 알아서 기게 될 거란 내용도 다시 거듭 음미해보니 내심 구미가 당기기도 했다.



“전쟁으로 주변을 휩쓸고,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와중에 이것저것 내부적으로 건들어 불안을 더욱 극대화하고, 이간책을 벌이며 그들 스스로 무너지게 압박하고 이러면 저절로 시류를 굴러 들어올 테지.”



에드릭이 말한 것과는 다른 방향이지만, 결과 자체는 차이가 없다.
에드릭이 의도한 방향도 당연하지만 이해는 하고 있지만, 그건 다른 의미로 그녀의 입맛에 썩 맞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

“그건 나중 문제라 치고.”



어차피 왕성에 눌러앉으면 질리도록 얼굴 볼 사이인데, 아쉬워할 게 뭐 있으랴.
생각 이상으로 대화를 나누는데 지루할 틈이 없는 대상이었다, 그는.


힘만 세고 머리는 빈 족속들보다 상대하기 피곤한 면은 있지만, 그러기에 알아서  자제하고 절제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조절해가며 무리 없이  일 해대니, 그건 그것대로 좋지 아니한가.


한마음 한뜻도 중요하나,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하면 어느 정도의 반감을 비롯해 맞지 않는 구석이 있어야 한다는 걸, 그녀는 제법 이른 시기에 깨달은 편이었다.
…일부 권력자로선 이게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돕지 못할 것도 없겠지.”



이쪽 선물이 마음에 안 들면, 다른 선물을 건네면 그만.
재물이 마음에  들면 땅을, 땅도 마음에 안 들면  이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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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록!”


크흠! 괜스레 으슬으슬 떨리는군. 몸살이라도 오려는 건가.
그럴 리가 없겠지만, 오한이라는 건 때때로 들기 마련.

여름을 지나 가을이  덕에, 날이 추워져서 그런가 싶기도 한데… 한겨울이 오면 전쟁의 열기도 환경적 요인으로 수그러들 테니 왕녀가 복귀할 날도 머지않았다.


유지하고자 한다면 못할 것도 없지만, 카일론 측에서도 이는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닐 거다.


그리고 상대들 입장에선 그 시기를 위해서라도 죽자 살자 버텨야 할 테지만, 패왕녀는 어쨌든 전장터에 있어선 악몽과도 같은 지휘관이다. 본신 무력보다 더 무서운  지휘 계통이 확고한 거 이상으로, 그 막강한 군을 자유자재로, 능숙하게 부릴 수 있는 요인.

그조차도 무서운데 심지어 본인이 전쟁에 꽤 능숙한 편에 속한다. 전략전술을 입안하고 상대방 사고를 예측해 이를 카운터 치는 등.

…그렇다고 병력의 질이나 병력이 또 뒤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흔히 명장, 불세출의 영웅이라 불리는 장군들을 보면 소수로 다수를 깨부수는데, 그녀는 그럴 여력이 있는데도 상대보다 준비도 철저했으며, 여건도 확실했고, 심지어 지원조차 굳건했다.


이러니 상대들에게 주어진 유리한 점이라 해봤자 방어 측이라는  고작인데, 성채를 부지런히 보수 공사해두고, 대비를 해두지 않은 족속들은 그러기에 단기간에 죄다 갈려 나갔다.

그나마 자연이란 천해의 요새를 등에 업은 것들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이조차도 내부 갈등을 폭파 시키고, 온갖 회유책, 첩보며 포위 압박 등, 아주 다양한 식으로 조져놨던 터라 그런 곳이 단기간에 무너지니, 주변에서도  여파가 고스란히 미쳐 항복하는 사태가 줄지어 일어났다.


나라라는 게 의외로 둘러보면 크고 작은  엄청 크고, 카일론 측에선 변경백 정도의 영토밖에 없는 주제 소왕국의 소왕, 국왕이라며 자신을 내세우는 족속이 찾아보면 적지 않기도 싶었고, 심지어 그 작은 영토 내에서도 자신이 왕이라며 치고 박고 싸우다 항복은커녕 뒤늦게 자기들끼리 휴전하고 맞대응했다가 패왕녀의 일개 휘하 군대에 싹 갈려 나간다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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