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7화 〉106. 할 땐 제대로 팍팍!
마이기신과 다프넬 둘을 넉다운 시키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너무 강렬한 쾌감을 안겨주면 그건 좋다기보단 되려 불편함으로 승화될 여지가 있기에, 처음엔 적절하게, 이후론 강렬하게! 이런 식으로 대략 3단계 과정을 거쳐 막바지엔 적응 자체가 불가능할 쾌락과 부담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그렇다고 마냥 못 즐겼냐 하면 그건 아니고.
덩달아 쾌락을 마음껏 누리다 극에 이르러 혼절시키는 방식으로 확실하게 매듭을 짓기까지 했으니, 아마 오늘 하루는 꿀잠을 자고도 남을 거다.
밤꽃 냄새가 안에 진동을 했으나 틈틈이 스며드는 겨울철 바람 덕에 내버려 두면 완벽하게 환기는 안 되더라도, 알아서 대기 중에 퍼진 향은 옅어져 가겠지.
혹여나 감기 걸릴 일 없도록 이불을 덮어준 에드릭은, 다시금 몸을 일으켜 잠든… 음, 사실상 혼절한 둘을 물끄러미 지켜보다가 그 자리를 떴다.
“시작이라면 시작인데….”
여럿이 있다곤 하나, 숫자 자체로 보면 의외로 열 손가락도 채 못 채우는 격이니, 많다고 굳이 걱정할 필요까지는….
정령체로 몸이 거듭나기 이전에도 에드릭은 심심찮으면 여성 열댓 명과 본의 아니게 떡방아질을 일삼아댄 편이었다. 일대일이 아무래도 제일 좋다고 여겼던 그였지만, 박아대면서 얼굴이며 온몸에 달라붙어 애교를 부리고, 재롱을 떠는 모습들도 꽤 좋았지만, 노골적으로 자신의 민감한 부위를 자극해오니 뭐랄까, 쾌감이 극대화되는 기분?
‘성감대가 성기에만 몰렸다고 착각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
젖꼭지며 옆구리, 어깨 언저리, 날개뼈, 목 주위, 입술, 입안, 혀, 귀….
하체, 하반신도 일일이 따지면 꽤 다양한 편에 해당했다.
“허벅지에 미쳐 있는 여자들도 있었으니까.”
마치 남성이 여자의 꿀벅지에 눈이 돌아가는 것처럼.
아무래도 이런 면은 남성 쪽이 압도적으로 부적절할 거라 생각했는데, 세상천지에 취향은 참으로 다양했음을, 에드릭은 많은 여성을 접하며 고루 실감할 수 있었다.
털에 미쳐 있는 여자도, 털이 있음 질색을 하는 여자도 그러며… 되려 미소년은 멀리하려 하나, 미중년한테는 정신을 못 차린다던가, 목소리에 발정한다던가, 특정 체취에 제정신을 못 차린다던가….
“흠….”
생각해보면 에드릭의 취향은 무척 단순했다.
가슴이 좋다.
기왕이면 큰 게 좋다.
너무 과하면 조금 그렇지만, 어쨌든 큰 건 좋다.
허벅지, 꿀벅지도 좋다.
너무 마른 것보단 딱 봐서 압도되는 느낌이되 살이 쪘다는 느낌은 안 드는, 그런 자연스러우면서도 건강미 넘치는 꿀벅지, 육벅지가 좋다.
그 외엔… 남들과 큰 차이 없을지도?
‘얼굴은 뭐….’
이윽고 다음 방을 향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이번엔 나인가?”
브리앙르가 단독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혼자세요?”
“왜? 기대하던 것과는 달라 실망했어?”
“그건 아니고요.”
나름 그녀들만의 결판을 바탕으로, 떨이냐 아니냐 결정전에서 그녀가 승리를 쟁취한 걸지도.
다만 최후가 아니라 중간 순번인 건 조금 의외였지만.
“그럼 다음 방엔 알리샤하고 에우리에 누님들이 자리하고 있겠군요.”
“아님 시스터도 있었으면 했나?”
“…아니라면 거짓이겠지만, 전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 자유, 의지를 존중하는 바입니다.”
“안다. 신대륙에서 붙어 다닐 때조차 한 번을 안 건드렸다고 직접 들었으니까. 그런 점을 보면 호색한은 아니고, 참 신기한 녀석이야, 넌.”
“하하….”
대화는 뭐 거기까지 나눈다 치고.
언제나 몸 단련을 소홀히 하지 않은 덕인지 그녀는 여전히 군살이 적은 편이었다.
무엇보다 에드릭이 좋아하는 건강미 넘치는 하반신을 지녔기에… 에드릭으로선 시작도 전에 입맛을 다실 수밖에.
인간이든 엘프든 뭐 외형 자체로는 큰 차이는 없기에 그러려니 싶지만, 막상 하게 되면 그 차이들이 왠지 모르지만, 꽤나 크게 느껴졌다.
아니, 그게 당연한 건가?
단독인 만큼 에드릭은 곧장 아랫도리를 들이밀지 않곤, 우선 짧게나마 애무를 통해 전희 과정을 즐겨보기로 마음 먹었다.
애초에 따로 시선이나 눈치 볼 여지가 없으니, 섹스 전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인, 여체를 주무르고 매만지는 권리를, 마음껏 누려보고자 한 탓이었다.
허벅지를 손으로 매만지고 문대고, 그러면서도 다른 손으로는 가슴을 와락 움켜쥔다.
입으로는 목 주변을 점거하다 살며시 위로 타고 올라 입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이윽고 전신을 밀어붙여 더욱 밀착 범위를 좁혀간다.
다리와 다리가 엮이고, 그 와중에 마치 중간에 끼인 것처럼 손이 난잡하게 그녀의 하반신을 골고루 어루 만진다.
그뿐인가. 옆쪽으로 가슴을 움켜쥐며, 동시에 상반신을 지긋이 내리누르듯 그녀의 가슴을 자신의 가슴으로 짓뭉개 그 말랑말랑한 촉감을 상반신으로 한껏 누리자, 한창 즐긴 뒤 가라앉아 있던 욕구가 다시금 고개를 빼들고 있음을 명확하게 실감할 수 있었다.
“츄릅!”
입에서 타액들이 교차하고 어지럽혀지며 난잡한 소음을 흩뿌린다.
자연스레 심박이 빨라지고, 아랫도리에 피가 몰려드는 기세가 남다른 탓일까, 그녀의 하복부를 문대며 에드릭의 페니스가 뜨거운 기둥처럼 두 사람 사이에 그 자태와 존재감을 점차 넓혀가기 시작했다.
와락!
본능인지 의도인지, 에드릭의 물건을 손으로 움켜쥔 브리앙르.
“음!”
무심코 딥키스로 분위기를 음미하다 옅은 신음을 흘리고야 만 에드릭.
그러나 물러서려는 혀를 놓치지 않으려는 양, 마저 얼굴을 붙여 오는 브리앙르.
동시에 에드릭의 옆구리를 변태적으로 쓸고 매만지던 손이 그의 덜미를 붙들어 후퇴를 원천봉쇄하기에 이른다.
결국 잠깐의 후퇴조차 원활하게 성사되지 못한 채, 에드릭은 템포를 놓친 탓에 자신의 입안으로 파고든 브리앙르의 혀 놀림에 잠시간 주도권을 빼앗기고야 말았다.
“읍! 우웁!”
혀와 혀가 마치 미끄러지듯 서로의 간질거리는 부분을 핥고 쓸며, 이윽고 뻗어나는 힘을 못 이겨 부드러운 감촉이 입안에 자리한 점막과 딱딱한 치아마저 쓸어감에도, 그조차도 민감하게 느껴지는 건 무슨 연유인지.
“하아! 하아!”
혀가, 입술이 떼어지자 비로소 원활한 호흡이 전개됐다.
헐떡이는 건 숨이 차서 그런 건가, 아님 흥분이 과해 신체 리듬이 어지럽혀진 탓인가.
심박이 빨라지니 절로 신체 감각도 깨어남은 물론, 몸이 뜨거워지고, 그 열기를 못 이겨 피부 사이로 땀이 스멀스멀 흐르며 뜨근뜨근한 열기가 맞닿은 부위로 하여금 노골적으로 전이되는데, 이 느낌이며 감각이 또 참….
“후우! 슬슬… 될 거 같은데?”
“그럴까요?”
익숙하게 양 다리를 좌우로 벌리고, 그걸로 모자라 허리와 엉덩이마저 슬쩍 들기까지.
대놓고 시작부터 메인으로 넘어가고자 하는 건지, 아예 대놓고 팍팍 쑤셔주라는 듯한 자세로 에드릭을 권유해대는 브리앙르였다.
“어서.”
무릎을 세우다 못해 아예 쭈그려 앉듯 자세를 잡은 에드릭이 이윽고 허리를 살짝 들어선, 자신의 굵직한 녀석을 그녀의 사타구니를 향해 겨누기 시작했다.
마치 미끄럼틀의 각도처럼, 처음엔 대각선 방향으로 그녀의 구멍을 향해 물건을 밀어 넣기 시작한 에드릭은, 귀두 부근이 확실하게 삽입된 걸 느끼기 무섭게, 거기서 허리며 엉덩이를 더 들어 올렸다.
이윽고 수직으로 물건을 밀어 넣기 시작하자, 이미 준비가 일단락된 그녀의 좁디좁은 내부가, 의외로 익숙하면서도 다정하게 에드릭의 큼지막한 거근을 포근하게 맞아주었다.
“후우!”
넣을 때는 왜 예외가 없을까.
스윽 미끄러져 내려가는 자신의 물건이, 이윽고 절반을 넘어 담숨에 3분에 2쯤 밀어 들어가자, 슬슬 자궁구에 닿을락 말락 한 느낌이라는 걸 대강 실감할 수 있었다.
귀두 앞에 무언가가 닿을락 말락 한다.
…현실적으로 이 정도로 들이밀면 여성으로선 어마어마한 부담이었지만, 이미 무르익고 익숙해진 그녀로선, 어설픈 행위 가지곤 단순 욕구 해소 정도에 불과한 바.
그러기에 되려 이 정도 과격함, 전개가 브리앙르, 그녀에겐 되려 적절한 편에 속했다.
말인즉, 일반적인 쾌락 가지고는 만족은커녕 욕구 해소도 간신히 해소하는 정도.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진심으로 이를 즐기며 자신의 욕정을 해소할 파트너라고 해봤자, 에드릭이 사실상 유일하다시피 했다.
‘워낙 힘이 잘 받쳐주니….’
물건도 압도적으로 실한데 지구력도 탁월하다.
그럼에도 야만적인 성격과는 거리가 먼데, 그 갭이 무척….
“어떻게 해드릴까요?”
에드릭이 물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죽여 버릴 기세로 해.”
히죽 웃으며 정해진 답을 내놓는 브리앙르.
“바라신다면야….”
이윽고 수직으로 밀려 내려가는 에드릭의 물건이, 단숨에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빨려들 듯 스며든다.
삽입 후 몇 초가 채 안 지났으나 이미 둘의 물건은 내외로 흠뻑 젖은 탓일까, 어떠한 걸림도 없이 너무나도 부드럽고, 가볍게, 서로의 것을 겹치고 맞물리며, 집어삼켜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으으! 그래! 이거였다고!”
얼마나 좋은지 절로 쾌활한 미소, 과격한 환호가 브리앙르의 입안에서 터져 나온다. 목구멍, 어쩌면 명치 안쪽에 묵혀둔 답답함마저 일거에 뿜어낸 듯한 그 반응에, 에드릭도 절로 신바람이 났다.
“그렇게 좋으세요?”
“좋으니까 조금 더 팍팍 찔러! 팍팍!”
과격하기도 하셔라.
그런데 어쩌나?
…나도 별로 참을 생각은 없었는데.
브리앙르가 재촉하지 않더라도, 에드릭도 애초에 그럴 참이었다.
의외로, 마이기신과 다프넬과의 관계도 꽤 과격했다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둘과의 관계는 예열 시간 밖에 못 됐나 보다.
…거의 사내 세 넷이 거뜬히 나가떨어질 정도로 격렬하게 해댔는데, 그게 예열 정도 느낌이라니… 대체 이 망할 정력을 다 소모하려면, 얼마나 박아대고 싸질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