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취직하니 떡을 침. 이세계에서 (365)화 (365/454)



〈 365화 〉109. 음담패설 그리고 티 타임.

라고 생각했지만, 이곳 아르막티우스 후작가에 생활하는 하녀들의 수는 대략 열다섯.

…그리고 대체 어디서 소식을 전해 들었는지, 나머지 사람들이 대거 몰려든 덕에, 에드릭은 본의 아니게 하렘이되 구멍엔 박지 못하는, 매우 신선한 지옥 아닌 천국, 천국 아닌 지옥을 체험하게 됐다.




‘난 박아야 느끼는 주의라고!’



애초에 남자의 거시기는 박는 용도지, 엄한 곳에다 뒤죽박죽 뭐시기 하는 그런 용도가 아니란 말이다!

대딸도 한둘이지, 계속하면 쾌감보단 욕구 불만만 쌓인다는 걸  모르는데, 이것들아!

애초에 박아서 질 내부에 왕창 내뿜어줘야 새삼 만족하는 부류인데, 이건 이도 저도 아니고….


유감인 건, 덕분에 시간이 빠르게 흐르긴 했다는 점.

해가 진 시점엔 확실히, 이젠 릴리에나나 에사나가 따로 분위기 잡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달아오르기까지 했던 터라 앞뒤 체면 따윈 완전 머릿속에서 산산이 부서져 가루가 되어 휘날린 지 오래.

이쯤 되니 옷만 벗으면 바로 박아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내부가 들끓기 시작했지만….


“후우!”

얼음물을 한 컵 목구멍 속으로 흘려넘기며, 한 차례 릴렉스 타임을 가졌다.

“아, 참고로 거기에 미약  넣었어요.”
“푸훗!”


크게 영향 안 받는다곤 하나, 갑자기 저딴 소리를 한 덕에 괜스레 입안 내용물을 내뱉을 뻔했다.




“아니 넌 진짜 정도를 모르냐?”
“기왕 하는 거 질펀하게, 미친 듯이 하는 게 좋잖아요?”
“…하아.”

이 새끼가 뭘 모르네.

기왕 하는 거니까, 최대한 이성 줄을 유지하고서 즐겨야지. 단순히 욕정에 미쳐 껄떡껄떡 대면 자고 일어난 뒤 얼마나 허무하고 짜증 나는데.


이성 줄을 끊고 하면 하는 순간은 뭔가 되고 잘 풀리는 듯 느껴지나, 정작 그걸 어떻게 즐기고 누렸는지를 떠올려보면, 대체로  했는지 상상이 잘 안 된다.


마치 배가 미친 듯이 고파서 허겁지겁 맛있는 음식을 먹었는데, 배가 찼다는 만족감, 포만감은 있어도 정작  맛봤는지는 제대로 실감을 못 하는 느낌?


…에드릭은 그걸 제일 혐오했다.

경험이라는 건 체감하는 순간도 중요하나, 지난 뒤 이를 음미하고 떠올려 감상에 젖는  또한 중요했다.

괜히 나이 들면 옛 추억들을 먹고 산다는 소리가 튀어 나왔는 줄 아나.



“좋아.”


에드릭은 각오를 다졌다.



“죽어도 오늘은 안 하마.”
“네?”




잘못 들었나 싶어 눈을 게슴츠레 뜨는 에사나.

“하아.”



릴리에나는 어쩐지, 올 것이 왔다는 것처럼 손바닥으로 이마를 짚었다.



‘괜히 자극해가지고….’

행위에 접어든 시점부터가 순애에 가깝다 뿐, 그런 전개에 이르기 직전까진, 사실상 폭군에 가까운  에드릭이었다.

예컨대, 하고 싶다고 마냥 해주고 대주는 그런 부류가 아니라는 점.
이거 예전에 계기 나올 때마다 언급해줬는데, 전혀 귀 기울이지 않았네.



“그건 좀 이상하지 않아요? 지금 한창 꼴리는 시간대잖아요? 심지어 그렇게 봉사 받았는데도 아직 한 번도  쌌잖아요? 막 욕구 불만으로 눈 돌아가고, 그래야 하는 게 정상 아닌가요?”
“응 아니야~ 나 끄떡 없어. 오늘 안  테니 그러려니 해~ 아, 혹시나 정오 지나서 접근하지도 마. 내일도 안 할 거야~!”
“아니 시발 왜요?!”
“…….”




고작 섹스 안 한다는 이유로 여태 여유만만했던 태도가 단번에 박살이 나다니.


에드릭도 그렇지만, 릴리에나도 그런 에사나의 단순무식한 반응에 애써 헛웃음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나저나, 재미는 있네. 저 반응.

자꾸 저러면 역으로 이쪽이 약 올리는 명목으로 안 해줄 거란 생각은  못 하는 건가? 아니 설마 욕구 불만이 극에 이르러 저쪽이 먼저 여유를 잃었다던가.


‘뭐….’

내심 지켜보다 한창 달아오를 때 타오르는 전개로 쿵떡쿵떡… 이런 전개를 꿈꿨을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됐으니 난 한숨 자러 가마.”
“웃기지 마세요! 아, 자지 안 꺼내요?!”


에드릭이 애써 발기한 물건을 수그린  다시금 바지를 밀어 올리자, 다급히 손을 휘저으며 만류하려는 에사나.


“응 싫어~ 내 맘이야~!”

이를 지켜보던 릴리에나는 속으로 조소를 머금었다.

‘장난기 발동했네.’


얌전하게 보인다 뿐, 에드릭은 결코 신사적이라거나 뭔가를 억지로 참고 억제하는 부류가 결코 아니었다.


공적인 일이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사적인 거 한에서 그는 대체로 양보라는  없었다.

배려는 하더라도, 그건 본인이 충분히 감당 가능한 선에서만 허용하는 편이랄까.
그 감당 가능한 선이라는 게 남들보다 널널해서 그렇지….


의외로 에드릭은 물질  명예욕이 덜한 편이기도 했고.

…그런데 가만히 지켜본 바로, 이건 덜하다기보다는 ‘굳이 추구하지 않는다.’ 가 맞을 거다.


“놀린 거 사과할 테니까 그냥 해요! 네에?”
“난 한 번 내뱉은 말은 지키자 주의라. 남아일언중천금(男兒一言重千金) 몰라?”
“그딴 게 섹스보다 중요해요?!”
“…중요하지.  당연히 아니라는 것처럼 문제 제기를 해대는데?”
“남자가 주접 떤 말 한마디보다는 생명이 잉태하는 신성한 행위 쪽이 중요한 게 당연하잖아요?!”
“…어차피 애 낳을 명목으로 섹스하는 것도 아니면서?”
“할까요?! 그럼 해볼까요?! 제 자궁은 언제든 준비돼 있거든요? 내 아이 만들어보자니까요? 가져봐요 같이!”
“……넌 진짜 상상을 초월하는구나.”

이쯤 되면 강적 개념을 떠나 대마왕급 아니려나? 아니 세상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떡을 치자며 애걸하는 경우라니… 상상조차 못 했다.



‘이건 내 씨를 달라며 하자고 덮쳐대는 이곳 세계의 이성체들하곤 전혀 다른 문제지.’



에드릭이나 에사나나 저쪽 세계가 본계인데, 그곳에서조차 비상식 개념을 넘어선 소리를 이렇게 태연하게 해댈 줄이야. 제아무리 다른 세계에 단순 아바타라곤 하나, 이건 좀….



“아무튼 말 꺼냈으니 하려면 내일 모레 덤벼들던가.”
“아 그러지 말고요!”
“응 안 돼~ 그러게 적당히 굴었어야지.”
“아 씹… 사람 존나 꼴리게 만들어 놓고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내빼기에요? 겉으론 이렇게 말하곤 나중에 안 보이는 곳에서 누구 끌어들여 몰래 떡 치거나 혼자 자위라도 했다간 진짜… 잘라버릴 거예요.”
“……넌 진짜 브레이크란 게 없구나.”

뭔가 반응이 상식을 벗어나는 터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지만, 기가 차기도 했다.
얜 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어쨌든 빡친 에사나는 그대로 자리를 뜨려 했다가….



“가자.”
“…난 또 왜?”

릴리에나를 끌고 가려는 양 그녀의 팔짱을 확 끼는데, 그 낌새가 마치 수갑을 채우는 경찰관을 보는 듯 했다.

“내버려 뒀다가 몰래 둘이 떡치면  복장 터져서 숨질 거 같거든?!”
“안 해. 안 하니까 걱정 끄지?”
“엠창?”
“…….”


한숨을 푸욱 내쉬는 릴리에나.




“그리고 선배가  해주겠다고 하니 우리끼리 욕구 풀자. 선배도 선배니까요. 알겠지요, 쎈빠이?”
“우리끼리라니… 싫거든? 내가 왜 좆도 안 달린 너하고 거길 비벼야 되는데?”
“싫다면서 막상 침상 위에선 또 재롱 피우려고요. 에헤헤헤….”
“하아, 미친년.”

에드릭은 짠한 시선을 릴리에나를 향해 던져줬다.

참으로 개고생 중이로구나! 힘내렴! 내가 응원할 테니!

그러자 릴리에나가 눈매를  좁히며 시선으로 말하길.


‘윙크 또 했다간 눈깔 파버립니다.’



라는 의중이 아주 정확하게 전달됐다.

같이 일하고 또 살을 섞어댄 게 하루 이틀이 아닌데, 눈으로 그 정도 대화를 못 할까.

어쨌든 에드릭은 그런 식으로 둘을 보내곤 자신에게 내어진 객실로 곧장 향했다.




‘피로가 급 몰려오네.’



에드릭의 상식을 벗어난 체력으론 필시 지칠 턱이 없었지만… 솔직히 에사나를 상대하는 게 너무… 좀… 뭐랄까.



‘예상 범위를 어지간히 초월해야지.’



이조차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온 거였는데.
아무래도 에드릭은, 현실에서 자신의 에드릭 아바타를 먹겠다고 호언장담했던 그녀의 그 포부를, 과소평가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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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먼저 맛보려 했는데, 죽 쒀서 개 주게 생겼네. 싯팔!”
“입 좀 닫아라. 조용하면 예쁘게 생긴 게 왜 그렇게 추잡하게 입을 놀리냐?”




마차에 탑승한 에드릭과 에사나는, 이윽고 에드릭이 이곳에 오게  문제의 누구를 만나고자 향하던 중이었다.

고위 귀족 가문의 마차인 만큼, 내부의 안락함도 상당했는데….



“여기 방음도 쩔어서 안에서 뭔 일이 벌어져도 모르는데… 헤헤헤….”
“안 한다니까. 내가 어제 내일 모레라 하지 않았냐?”
“아니 지금 꼴리지 않아요  상황?”



그러면서 스타킹이 입혀진 발로 은근히 에드릭의 다리 부근을 툭툭 쳐대는데.

“어디서 냄새 나는 족발을….”
“이 시발? 냄새 나는 족발? 저 같은 절세 미녀한테 그게 무슨 말 버릇이에요?! 선 쎄게 넘으시네?”
“예쁘면 뭐하냐. 행동거지가 개판 5분 전인데. 아니, 개판 그 자체인데.”
“왜 또 그걸 정정하는데요?! 제가 그렇게 못마땅해요?”
“아니, 못마땅하진 않은데?”
“그럼 그냥  딱 감고   박아주면 좀 좋아요?”
“…바로 그런 투박함에 낭만과, 뭐랄까… 무드가  잡힌달까. 유혹을 하려면 제대로 하던가.”



…그래 봤자 씨알도 안 먹힐 테지만.


“어차피 박아대면 알아서 몸끼리 원하게 되고, 그러면서 정도 쌓이고 사정도 쌓고 정액도 쌓이고….”
“애드립이랍시고 주절대기엔 그냥 저질 음담패설이다만?”
“그냥 좀 받아 주라고요. 꼰대도 아니고….”
“나 꼰대 맞는데 몰랐냐?”
“…한 마디를  지려 드네.”

확실한 건 후배 괴롭히기는 꽤 즐겁다는 걸, 녀석을 희롱하면서 새삼 실감하고 있단 점.

…생각해보니 이 나이 먹고 제대로 후배랍시고 허울 없이 대하는 이가, 거의 없다시피 했었네.  참… 내 망할 사교 폭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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