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1화 〉130. 아무튼 좋은 게 좋은 거다.
둘의 정사는 이쯤 되면 둘이 아니라 다수의 정사, 난교.
이어 그걸 넘어 뭔가 짐작하기 어려운 영역으로까지 뻗어가기 시작했다.
분신을 만들어 앞뒤로 들박하는 게 되려 귀여울 수준.
의도적으로 감각 기관을 교란해 입마저 생식기와 비슷한 환경을 구축해 그곳을 통해 쑤셔 넣고 박아대며 쾌락을 느끼게끔 한다던가, 그뿐 아니라 아예 인체를 넘어 촉수 마냥 질척하면서도 기분 좋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시원스러운 영액을 잔뜩 품은 것들로 구멍이란 구멍은 전부 유린 하듯 훑고 쓸고 빨고 넣었다 빼는 등.
사람들은 잘 모르는데, 가슴의 유두조차 크기가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삽입이 가능했다.
애초에 촉수인지 액체인지 모를 그 형태의 크기를 자유자재로 만들어 개수마저 늘리니 일부는 삽입을 이어가고 일부는 주변을 훑고 쓰다듬는 등, 아주 거침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저걸 현실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겁니까.’
지켜보던 카멜린으로선 상상 이상으로 뻗어가는 두 남녀…의 그것에 내심 감탄인지 질린 건지, 다른 의미로 혼란을 느끼고 있었다.
무엇보다 꿈의 주체자로서 그녀는 둘이 어떤 식으로, 어떤 원리며 방식으로 지금 행위를 이어가며 이를 만끽하고 즐기는지, 직간접적으로 그 여파를 헤아릴 수 있었다.
‘평범한 생물로서는 버틸 수가 없겠구나.’
말 그대로 뇌를 쥐어짜며 녹이는 것 같은 극렬한 감각들의 향연이다.
심지어 에드릭은 의도적으로 체내 작용, 호르몬, 분비물을 비롯해 전체적인 모든 걸 제어 가능하기까지 했다.
또 거기서 신체마저 개조, 변형이 가능하다?
사실상 쑤셔 넣는 모든 게 성기와 유사한 형태의 그것으로 변했다 치면, 삽입하고 넣는 모든 게 남성기를 박아넣는 듯한 쾌감을 의도하며 만끽할 수도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성감이며 자극에 대한 조절도 가능하니, 단순히 살가죽을 훑는 것만으로 까무러치는 자극과 쾌감이 번개 치듯 희열감을 몰고 올 정도도 될 터다.
거기다 신체를 변형 가능한 건 바헬루스도 매한가지.
거기서 한술 더 떠서 에드릭이 이를 보조하며 도우니 둘의 행위는 갈수록 인세의 그것을 벗어나는 형태로 뻗어가고 있었다.
“…….”
수년 전이었다면 불경하다, 어쩐다, 사교 행위다 뭐 다 하며 질색했겠지만….
‘이런 걸 담담히 지켜볼 정도면, 저도 갈 데까지 간 모양이네요.’
그럼에도 용케 자신도 저 극한의 행위에 동참하고 싶다는 의욕이 치미지 않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
물론 그녀도 쾌락의 즐거움을 누구보다 잘 아는 터라, 그 유혹이 상당했지만 자신의 내면에 자리한 중심은, 그러한 걸 지켜보면서도 요동치지 않고 있었다.
이건 이것대로 자부심을 느끼고야 만다.
다만….
‘에드릭도 참지 못하면, 다른 의미로 쉽사리 타락의 길을….’
할 수 있는데도 안 하고 자제한다.
에드릭이 어째서 그럴 수 있는지, 카멜린으로선 아직도 해석이 불가능할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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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대에서 깼다.
옆엔 발가벗은 바헬루스의 큼지막한 체구가 뿌듯하게 자신의 옆에 안겨 있다.
에드릭도 체구가 크긴 마찬가지지만 바헬루스는 그보다 더한 편.
그런데도 사랑스럽고, 친숙하게 느끼는 건 무슨 연유일지.
아니, 당연한 건가?
‘간만에 뿌리를 뽑았네.’
전신을 성감대로 만들고, 생식기로 만들어 쑤셔 박고….
내심 아예 슬라임처럼 액화돼서 완벽하게 녹아나는, 그런 질척함을 초월한 행위를 살짝 즐겨보고픈 기분도 들었지만, 카멜린 덕에 애써 자제했다.
‘나중에 보는 눈 없을 때 진짜로 한번 해보고 싶어지는데.’
뭔가 옛날보다 고삐가 풀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예쁜 여자를 안는 건 좋다.
아름다운 여자는 더욱 안성맞춤이고.
거기다 순산형 체형을 접하면 다른 의미로 욕구가 충만해진다.
거기서 그러한 여성이 자신에게 맹목에 가까운 헌신과 신뢰를 보이는 것도 무척 유용하다.
그러나 이건 다른 의미로, 사이비 교주들이 느낄 법한 그런 거라 살짝, 배덕감과 죄악감에 순수한 쾌감보단 저열감이 솟구친다.
물론 그녀들이 그럴 의도로 달라붙을 리야 없겠지만….
그러기에 애초에, 순수하게 자신을 사랑하며 사모하는 이들 쪽이 맹목적으로 호감을 표하는 이들보다 훨씬 소중하기도 했고.
그리고 다른 의미로, 그러한 호감이 극한에 이르러, 자신이 되려 그 호감과 친애의 노예로서 구속되고 얽매인 듯한 느낌을 받는 이에 대해선… 또 다른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머지 않긴 했지만.’
팀장님과 맺어진다는 생각만으로 안 서던 물건마저 버젓이 고개를 빳빳하게 치켜세울 정도로, 에드릭은 그 부분을 내심 크게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불안감도 있다.
‘…최종 목적을 이루면, 그 이후는 뭔가 원동력이랄까, 삶의 목적 같은 게 희박해질 것도 같고.’
한동안은 괜찮겠지만, 그조차도 과연 얼마나 지속될지는.
옆에 안긴 바헬루스의 몸을 만지작대며, 그녀의 풍만한 가슴 구덩이에 얼굴을 파묻은 채, 그녀 특유의 뭔가… 숯과 용암 비슷한 체취를 만끽하며 애써 불안감을 달래본다.
“…….”
갑자기 급 꼴리네.
결국 에드릭은 단순한 욕구풀이 차원에서, 바헬루스와 30분 가량 모닝 섹스를 즐겼다.
이상하게 깨고 난 직후엔 뭔가 주체가 잘 안 된달까. 깬 직후라서 긴장이 완화돼서 그런 건가?
일부러 조루 마냥 사정감을 빠르게 치솟게 해서 아예 그녀의 자궁이며 질 내부를 정액으로 한가득 채워주고, 그걸로도 모자라 그녀의 몸 위에다도 새하얀 백액을 마구 뿌리고, 성기를 비벼가며 그 은은하면서도 발칙한 행위의 반작용을 쾌감 삼아 누려본다.
“…질리지도 않는구나.”
바헬루스도 썩 싫지 않았는지 피식 웃어보인다.
어차피 에드릭의 정액은, 평범한 사람들의 그것과 같을 수 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그 내용물 자체를 변화시킬 수도 있다.
작정하고 임신시키고자 하면 정자의 상태며 컨디션마저 조절이 가능할 정도니 말이다.
세상에 많고 많은 생명체들의 정자들의 장점만 조합하는 것조차 가능.
물론 이건 이해도가 필요했다.
이를테면 오징어였나?
일부 암컷 오징어의 경우, 잡아다가 생이거나 익히지 않은 오징어를 잘못 먹었다가 그 입에서 오징어 정낭이 구강에 침입, 침투하듯 살을 파고든 예가 있다.
심지어 일부는 거기서 자리 잡아 잉태하는 예도 있다던가.
이곳 세계에서도 괴물이며 마물 가운데 그런 식으로 타 생명체에 씨를 뿌려 강제로 잉태시키는 예도 있는데, 그래도 이건 차라리 기생충이 억지로 자기 알이며 새끼를 특정 벌레, 짐승, 개체에 쑤셔 박는 예보단 훨씬 순진하고 단순한 형태에 속한다.
적어도 오징어의 예는, 그 정낭이 자기 기질에 맞게 해동한 것에 불과하니.
안전한 환경을 찾아 파고드는 본능에 입각한 행위니.
따로 기생할 목적에서 그런 게 아니라, 그저 적합한 환경에 맞게 침투를 한 정도에 불과한 거다.
…결과 자체만 보면 당하는 입장에선 매우 끔찍한 경우지만.
즉, 이건 그걸 멋모르고 생으로, 반숙으로 먹은 개개인의 잘못이다.
그리고 에드릭이 작정하고 누굴 착정시키고자 하면, 이 정도 기질이며 기능을 구현하는 건 정말 일도 아니었다.
“…인간 백정을 넘어 귀축 오브 귀축, 탑 오브 귀축이어도 이런 악마적 발상은 안 하겠지.”
그 외에도 하고자 하면 별걸 다 할 수 있지만….
“또 무슨 혼잣말이지?”
“그런 게 있습니다. 아, 바헬루스는 혹시 내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은 있습니까? 그러면 바로 착정 가능한데.”
“…………너는 꼭 자고 깬 직후엔 이상해지는군. 인간들이 술에 잔뜩 취할 때나 보일 법한 짓을 왜 기상 직후 그러는지 나로선 영문을 모르겠구나.”
“그냥 기분이 좋아서요?”
솔직히 어제 꿈속에서 워낙 끝내줬어야지.
덕분에 드립이 선을 좀 넘었다는 건 인지했지만, 어떠냐 싶었다.
우린 무려 유두로 삽입 행위를 즐기기까지 해온 관계가 아닌가?
……근데 이건 아무래도 입 밖으로 꺼내면 미친놈 되기 십상이라 자제했다.
‘아, 뭔가 기분이 업 됐네.’
호들갑 떤다는 자각이 있는데, 그래도 입가를 타고 흐르는 미소가 좀처럼 이성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보다 언제까지 이 꼴을 하게 만들 셈이냐?”
“…이게 좋은데.”
장신의 미녀가 내 정액에 범벅이 돼서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라니. 중독될 거 같지 않나?
…존나 매력적인데.
또 발기하려는 물건을 억지로 자제 시킨 에드릭이 곧장 능력을 통해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애초에 바헬루스라면 전신의 온도를 높여 억지로 기화시킬 수 있었을 텐데도, 굳이 안 그러는 건 네가 싸지른 건 네가 처리하라는 의도였겠지.
그래도 일부러 질 내부에 쏟아낸 것들은 그대로 남겨뒀다.
“…….”
바헬루스는 그게 영 찜찜해 보였던 모양이다.
음, 이럴 거면 미약 성분 과다 포함한 정액을 안에 싸질러줄 걸 그랬나.
“얼굴이 음흉해지는군. 그리도 내가 매력적이더냐?”
“알면서 그러세요?”
바헬루스도 담담한 듯 보이나, 대놓고 칭찬과 극찬을 아끼지 않으니, 내심은 좋은가 보다.
“흥!”
…토라지는 척도 귀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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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머리가 시원하네.”
“그래요?”
다른 이들과 달리, 브리앙르는 일 때문에라도 빠르게 깨어나 말끔한 차림으로 에드릭과 마주해 간편식을 입에 넣어대고 있었다.
“밤잠을 설치고 있었으니까. 너하고 하면 죽은 듯이 잠들 수 있어서 이건 참 좋아.”
“하하하….”
그저 웃지요.
섹스로 극한의 쾌감을 맛보다 절정에 달해 혼절.
사실상 불면증이 있으려야 있을 수 없는, 개꿀 수면으로까지 연계되니, 감성적으로든 이성적으로든 욕구적으로든 적극 갈구하게 된단다.
“아쉬운 건, 그 때문에 한동안은 계속 당긴단 말이지. 지금도 널 보니 아래에서 물이 흐르고 있거든?”
“…그걸 참 노골적으로 말씀하시네요.”
그래서 일단 간편식을 씹는 와중에, 한 차례 벽에 기대게 하고서 열심히 박아줬다.
“자양강장 느낌으로 몸에 막힌 부분을 조금 개선해줬으니 피로 회복이며 피부결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겁니다. 혈액 순환 완화며 마사지 효과도 있을 테니까요.”
“섹스하고 젊어지고 피부 미인이 된다면, 억지로라도 네게 가랑이를 벌려대는 여성들이 생겨날지도 모르겠구나.”
“…실제로 저~쪽 대륙에선 소문이 퍼지기도 했었지요.”
요즘에야 하는 사람들 전부에게 패시브 마냥 다 해줬기에 잊고 있었지만, 대체로 에드릭의 섹스는 만성 피로 회복과 피부 미용에 아주 좋다는 소문이 신대륙에선 파다하기도 했었다.
…정작 소문이 조금 더디게 퍼진 건, 자기들끼리 누리고자 했던 여파도 있었다지?
“지치지도 않고 말이야. 정말로 1등 신랑감인데… 왕녀 전하가 낚으셔 가지고….”
“뭣하면 후궁으로 오시죠?”
“…말했지만 그런 쪽으로 엮이면 또 가문 쪽에서 엮으려 들 텐데, 그건 사절이다.”
브리앙르의 입장은 단호했다.
그리고 에드릭은, 그걸 존중해주고자 했고.
‘그녀가 외롭지 않도록 마음 맞는 친한 몇몇을 여기서 지내게 해야겠네.’
이후 자리 잡을 황실? 황궁 쪽과 달리 이곳 케사린 령은 황제 직할령으로 그럭저럭… 음, 아닌가? 역시 숨기려면 직할령 말고 다르게… 근데 그러면 누가 괜히 넘보거나 시비 걸 수 있는데 말이지. 이러면 순순히 그녀들을 지키기도….
어쨌든 생각이 많아지는 에드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