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8화 〉제1부. # 외전 이야기 하나. 오빠, 나 믿지? (2)
88.
명록을 향해 달려든 수진은 그의 입술을 덮쳤다.
명록의 입이 헙 소리와 함께 살짝 열렸다.
처음엔 멋모르고 닫혀 있던 그의 문이
어느새 바로 열리고 만난 그의 혀도 그녀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거친 그의 키스,
짙은 남자 스킨 냄새가 그의 심장 가까운 곳에서 풍겨 왔다.
그 향기가 더욱 수진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녀는 명록의 품으로 힘껏 파고들었다.
이 남자 선수 아냐?
아.....
나를 이렇게 만들다니....
그의 품에 파고들어 키스를 하며 생각해보니 이 남자가 여간 괘씸한 게 아니었다.
자신에게 작업 거는 듯 하더니,
그녀의 친구들에게 그렇게 친절하게 굴고........
은근히 그녀를 달아오르게 만들어 놓곤 전혀 안 그런 척하면서 모른 척 하더니,
또 이렇게 그녀의 키스를 받아주고 있는 모습하며......
왠지 자신이 그의 손에서 놀아난 것 같았다.
수진은 그의 혀를 빨아들이곤 앞니로 살짝 깨물고 입술을 뗐다.
그리고 약간 날이 선 질문을 그에게 던졌다.
" 아까..... 영연이가 가슴으로 비비고 그래도 가만히 있고..... 그렇게 좋았어요? "
명록의 얼굴이 눌라며 헉 하는 표정을 지었다.
수진은 그런 남자의 얼굴을 믿을 수 없었다.
나쁜 남자!
당신 일부러 그런 거죠?
수진은 자신 안에 있는 불길이 점점 커지는 것을 느꼈다.
좀 더 끈적거리는 표정과 말투로 말을 이었다.
" 자..... 어서 말해 봐요.... 영연이가 예뻐요....? 내가 더 예뻐요? "
살짝 떨어진 두 사람의 입술.
이 상황에서 제대로 된 대답이 나올 리 없는데 수진이 새침하게 물었다.
하지만 명록이 차마 대답하기도 전, 이미 몸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그녀가 덮쳤다.
오늘따라 깨어난 사냥꾼의 본능이
왠지 거칠 것 없이 벌판을 달리는 야생마가 되어 수진을 지배하고 있는 기분이었다.
닫혀있던 그의 입이 열리자마자 수진이 그의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의 혀를 끝에서부터 끌고 감싸며 명록의 타액을 빨아마셨다.
두 사람의 혀를 적신 뜨거운 타액은 따듯한 술처럼 달콤했고, 더욱 그녀를 갈증 나게 했다.
그녀의 아랫배에 맞닿은 그의 분신이 딱딱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이내 그의 몸이 수진에게서 떨어졌다.
이 남자.....
엉덩이를 뒤로 빼는 거 봐......
훗.....
귀여워....
하아......
귀엽기도 하고 약을 올리는 거 같아 수진은 더욱 그의 몸을 끌어당겼다.
명록이 슬금 후퇴하면 그녀도 한걸음 전진해 착 하고 붙었다.
이미 그녀의 팬티 안에 촉촉하게 젖어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수진은 명록이 더 이상 떨어지지 못하도록 양팔로 그를 세게 끌어안았다.
감싸 안은 손바닥 아래 느껴지는 그의 등이 탄탄하고 넓게 느껴졌다.
**************
키스.....
이게 딥키스라는 거구나.....!?
생전 처음 해보는 딥키스.
명록의 머리는 하얗게 텅비워지는 느낌이었다.
처음 느끼는 감각일 뿐더러 너무도 짜릿하고 온몸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거기에 수진의 혀가 마치 살아있는 동물처럼 명록의 혀를 비비꼬며 맹렬하게 엉키고 있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녀가 움직이듯 자신의 혀를 따라하며 그녀를 강하게 빨아드리고 있었다.
본능에 가까운 행동이랄까.
수진의 모습을 따라하며 정신없이 혀를 움직일 뿐이었다.
명록은 지금 입 안에 오가는 혀가 자신의 것인지 수진의 것인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넘쳐나는 타액을 가득 느끼며 끊임없이 샘에서 물이 솟아나듯 넘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건 수진도 마찬가지처럼 느껴졌다.
마치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마시는 것처럼 수진의 혀를 빨아대며 같이 흘러나오는 그녀의 타액을 삼켰다.
달콤한 맛......
지금까지 침의 맛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음식을 먹을 때 나오는 그런 것이라고만 알았던 그것을
이렇게 서로 주고받으며 마시게 될 거라곤 상상해본 적도 없었다.
평상시 타인의 것을 먹으라고 했다면 아마 미쳤냐 하며 주먹을 날렸을지도 몰랐다.
그런데......
여자의 침이라서 그런 걸까?
왜 달달한 음료를 마시는 것처럼 계속 단 맛이 나는 것일까?
마시고 마셔도 전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키스가 오고 갈수록 명록의 몸이 뜨거워지며 아랫도리에서 불길이 일어나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자신의 분신이 점점 위로 고개를 들며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혈류의 증가.
해면체의 팽창.
강직(强直).
기본적으로 충혈현상과 같은 것.
발기 자체가 처음은 당연히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게 발기된 그것을 누군가의 몸에 대본 적이.....
아니 생각해보면 피가 펄펄 끊는다는 고딩 시절......
만원 전철에서 맡은 여자 향수 냄새에 발기가 되어 의도하지 않게 닿았던 적은 있었기는 했다.
그러나.....
지금처럼 수진이 같은 여자애를 껴안고 있으면서
발기된 자신의 분신을 노골적으로 비벼대는 상황은 겪어본 적이 없었다.
으.....
안돼.....
쪽 팔리잖아.....
으으으....
분명 수진이 이미 커질대로 커진 그의 분신을 못 느낄 리 없었다.
그녀에게 자신의 것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명록은 탄력이 느껴지는 그녀의 아랫배에서
엉덩이를 뒤로 빼며 딱딱해져서 연신 까닥거리는 분신을 떼어냈다.
누가 본다면 엉덩이를 쑥 뒤로 빼고 있는 그의 자세가
정말 웃기는 모습이겠지만 지금 그런 것을 신경 쓸 새가 없었다.
약간 벌어진 그녀와의 거리에 조금 정신을 추스르는 듯 했는데
갑자기 수진이 와락 한걸음 나오며 끌어안았다.
수진의 부드러운 아랫배에 뜨거워진 자신의 물건이 파묻히며 비벼졌다.
화들짝 놀라서 다시 아랫도리를 떼면 이내 수진이 밀착하며 쫓아오는 것이었다.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자 자포자기한 명록은 더 이상 엉덩이를 빼지 않았다.
가뜩이나 민감해진 그곳에 미끈한 그녀의 배가 포개지며 짜릿한 감촉이 온몸으로 번졌다.
키스도 점점 더 깊어지고 진해져가고 있었다.
그녀의 두 팔이 옆구리 아래로 들어와 그의 등을 헤매이고 있었다.
마법에 걸린 듯 이젠 명록의 몸도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으으....
나도 모르겠다......
이젠 그도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수진을 와락 끌어안았다.
부드러운 그녀의 몸.
잘록한 허리를 감싸 안자 품 안에 그녀가 전부 들어왔다.
허리 아래 탱탱하게 솟아있는 엉덩이의 언저리를 느끼며
수진이 그랬던 것처럼 명록도 그녀의 등을 쓰다듬었다.
작고 아담한 등.
그리고 손바닥 아래 만져지는 브래지어의 감촉.
그의 팔이 끌어당길 때마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그녀의 허리가......
매끈하고 탄력 있는 아랫배의 감촉이......
그의 심장을 미친 듯이 뛰게 만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한손을 수진의 등에서 빼서 앞으로 움직이게 했다.
손끝이 떨리는 것을 느끼며
계속 그의 팔을 그리고 그의 가슴에 뭉클거리는...
느낌과 함께 끝없이 유혹했던 수진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순간.....
명록의 입술에서 수진이 살짝 떨어지며 아~ 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끈적거리며 한껏 열기에 담겨 있는 그녀의 신음소리.
하아....
진짜.....
여자들이 이런 소리를 내는 구나......
야한 동영상을 볼 때마다 과장스럽게만 들렸던
여배우들의 신음소리를 이렇게 실제로 듣게 되다니
명록은 심장 한구석이 날카롭게 쪼이는 듯한 느낌과 함께
터질 것 같은 압력이 그의 분신에서 느껴졌다.
불끈거리는 느낌을 자신의 물건에서 느끼며
수진의 가슴 위에 손이 좀 더 강하게 조여들었다.
브래지어의 컵이 가로막기는 했지만 탄력 넘치는 수진의 가슴이 손 안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생전 처음 만지는 여자의 젖가슴에 명록의 숨소리가 절로 거칠어지고 가슴이 떨렸다.
봉긋 솟은 그녀의 가슴을 한껏 만지며
원을 그리던 손이 그대로 옆으로 지나가
겉옷 아래 매끄러운 블라우스 아래 등으로 돌아갔다.
다시 와락 끌어안으며 키스를 이어갔다.
이젠 한 겹의 천 아래 그녀의 등이 느껴졌다.
아까보다 더 섬세한 그녀의 등을 하나하나 손끝,
손바닥에 느끼며 아까보다 거칠게 더듬어갔다.
손 아래 느껴지는 수진의 브래지어 감촉이 명록의 숨을 거칠게 만들고 있었다.
허억...
헉....
하아....
금방이라도 쌀 것 같은 짜릿한 느낌 속에서
자신이 커다란 풍랑 아래 흔들리는 조각배가 되어 있는 기분이었다.
**************
키스를 얼마나 하는 거지?
이정도 했음 옷을 빨리 벗기고 침대로 데려갈 것이지......
아이참....
이 남자......
순진하게만 보이더니.....
완전 선수 인가봐.....
현관에서 서서 키스를 한지도 한참이 흘렀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에피타이저만 계속 먹을 순 없는 노릇이거늘,
이 남자는 본 요리로 넘어갈 생각이 없는지 몇분째 그녀의 입술만 탐하고 있었다.
그런 남자의 행동 때문에 본요리에 대한 열망이 점점 더 커져만 갔다.
해소되지 않는 그 무엇이 수진의 몸을 달아오르게 하고 있었다.
뭘 좀 아는 요리사라면 전체로 입맛을 돋게 하고 적당한 시간에 본요리를 내오는 법이었다.
하지만 침대로 가기는 커녕,
이 남자는 그간 세워진 키스 오래하기 종목의 기네스북 기록이라도 갈아치우려는 것 같았다.
오늘은 그냥 조신한 모습으로 그를 맞아드리려고 했는데 자꾸 흔들리고 있었다.
아까도 먼저 달려들어서 키스한 것이 영 마음에 걸렸었는데 이 남자는 그정도로 만족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 정도 시동을 걸어줬으면
척척 알아서 해줘야 되잖아....
하아....
아....
정말....
아아.....
그의 느긋한 키스는 수진의 마음을 계속 애태우며 어서 다음으로 넘어가기를 바라게 만들고 있었다.
너무 서두르는 남자는 오히려 여자의 열기를 식히게 만들곤 했다.
아니 너무 느린 것도 마찬가지였다.
언제나 나오는 '적당한' 이란 것이 얼마나 어려운 말이던가.
여자 안에 피어난 욕망의 불꽃을 다루며
애태우게 만든다는 것이 어쩌면 진정한 리드일 지도 몰랐다.
지금 명록이라는 남자가 연주하는 지금 이시간.....
이것이 만약 의도적인 것이라면 제대로 여자를 달굴 줄 아는 고수라는 말이었다.
아니면......
순간 잠시 떠올랐던 한 가지 생각을 그녀는 지워버렸다.
명록의 나이가 스물여덟이라고 하였다.
그 정도면 군대도 갔다 왔을 나이였다.
에이....
설마.....
수진은 마음 속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어찌됐든 이젠 더 그가 움직이기를 기다리긴 지쳐버렸다.
아무래도 그녀가 먼저 움직여야할 거 같았다.
아니 그가 그것을 바라고 있는 지도 몰랐다.
나쁜 남자 같으니라고......
그가 리드해주기를 바라고 있었지만
명록은 여자가 뜨거워져서 움직이기를 바라는 타입 같았다.
아무튼 지금 그녀는 어서 자신의 욕망을 채워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수진은 더욱 진하게 키스하며 먼저 명록의 재킷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알코올의 기운에 취해서 그런지 조금 거칠게 그의 옷을 벗겼다.
아니 그간 그가 애타게 한 것에 대한 감정이 실렸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수진의 행동이 자극적이었을까?
뜸을 들이며 키스만 하던 명록도
서둘러 등에서 손이 돌아나와 수진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아아....
다행히 달아오른 건 그녀만 그랬던 것은 아니었는지
수진의 옷가지를 벗겨내는 명록의 손길 또한 거칠었다.
어두운 조명 속에서 수진은 자신의 옷을 벗겨내는 그의 거친 행동에서 남성스러움을 느꼈다.
할리퀸 소설 속 냉정한 남자 주인공들도
여자 주인공의 매력 앞에선 흥분하고, 이성을 잃고는 거칠어지기 일쑤였다.
거칠게 그녀의 블라우스를 푸는 명록의 손에 그녀의 숨도 따라서 거칠어지고 있었다.
이성이 날아가고 본능 만이 몸을 지배한 이 순간.
수진의 거친 숨소리와 명록의 숨소리가 서로 합창처럼 높아지고 방 안을 가득 채워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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