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6화 〉사샤 -■■ ■■■- (2) (6/72)



〈 6화 〉사샤 -■■ ■■■- (2)

사람의  만큼 신이 존재한다.

대륙중의 사람들은 대부분 무엇인가의 신을 숭배하며, 가장  세력권을 가진 '성자의 가호 교단'의 성직자들도, 신앙의 자유를 인정할 만큼.

각지에는 독립적인 종교나 풍습이 이어져온 부족이나 마을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다.



사샤─ 본명, 사나시아 루펜볼프가 태어난 마을 역시, 그런 마을 중 하나였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시골구석에 위치한 마을.

본인들을 사냥의 신 '루벤'의 후예들이라 여기는 폐쇄적인 수렵부족.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약육강식의 교리에 따라 어린 시절 부터 사냥꾼이 되기 위해 훈련을 받는다.

사나시아 역시, 마을의 어른들로부터 훌륭한 사냥꾼이 되기 위해 뼈를깎는 수행을 겪어 왔다.



사나시아는 자신의 부모를 모른다.

그녀의 마을에는 '결혼'이라는 관습은 없다. 아이를 만드는 것은 더욱 강한 사냥꾼을 만들기 위한 개체수 늘리기.

마을의 룰에 따라 마력의 만월이 떠오르는 날 밤부터 몇칠에 걸쳐, 교배의 의식을 치른다.

사나시아역시 그 의식속에서 태어났으며, 루펜볼프라는  역시, 마을의 모두가 가지고 있는 성일 뿐이었다.




사나시아는 그런 인간들이 싫었다.

스스로의 의지 없이. 태어나서부터 주어진 역할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강자가 약자를 하대하는 것이 당연한 것도.

약자가 강자에게 미움받지 않게 노력하는 것도.

굴욕감도 동정심도 존재하지 않는 작자들에게 진절머리가 났다.



사나시아는 그런 마을이 싫었다.

장로들이 말하는 루벤의 교리에 의해, 부족을 위해 자신이 소비되는 것은 자유로운 모험가의 영혼을 가진 그녀로서는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강한 수컷이 강한 암컷과 교배해서 강한 아이를 낳고.  아이는  다시 강한 상대와─

의미 없는 행위만이 반복되는 무한한 굴레.



그래서, 약하고 무가치한 자신을 연기했다.


어른들로부터 받는 평가도 중간. 강한 수컷에 눈독을 들이고 유혹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다.

교리에 세뇌되어 자신을 우수한 다음 세대의 사냥꾼의 모체라 생각하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필사적으로 사냥에 임하지 않는다.

게으름 뱅이가 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영혼이 살해당하지 않기 위한, 사나시아의 노력이었다.


마력의 만월밤. 마을의 신전에서 성인이 된 아이들의 의식이 시작될 무렵.

가장 강력한 수컷이 가장 우수한 암컷을 취하는 것으로 개시되는 광기의 밤.

마을의 장로들. 이번 세대의 부모 세대. 장차  의식에 참여할 아이들까지. 이 의식에 집중하고 있는 틈을 

사나시아는 미리 계획한 대로 마을을 나섰다. 어중간한 위치의 사나시아 따위, 없어지더라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이미 앞으로의 계획이 가득했다.

우선, 가까이 있는 도시로 가자. 거기에서 모험가로서 다시시작하는 거야.

던전에 가거나 의뢰를 수행해 나가며 만남과 이별을 되풀이 하자.

그녀의 마음속에서 자유를 갈망하던 영혼이 기대와 바람으로 부풀어 올랐다.

──바로 그 직후에 일어난, 끔찍한 일이 있기까지.



마력은 기본적으로, 생명체에게 특수한 작용을 한다. 공격성을 높이거나, 힘을 부여하거나. 흥분시키거나.

마력의 만월밤이 그리 불리는 이유는, 마을을 중심으로한 주변의 숲 일대에, 강력한 마력영역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밤에 만들어진 아기들은 선천적으로 마력에 민감하고, 그에 반응하여 강력한 신체능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허나, 숲의 생명체가 인간만인 것은 아니었다.



달빛을 받아 빛나는 은색의 털. 뾰족하게 솟아오른 귀. 대형 군마보다도 거대한 몸.

이곳까지 오는길에, 크고 작은 사냥감을 사냥한 듯, 피를 흘리는 발톱. 거친 호흡과 함께 느껴지는 폭력성.

강철보다 단단한 이빨. 몸에서 느껴지는 위압감. 마력의 영향을 받아 발정한 듯, 비대해진 생식기.

대지를 지배하듯 당당하게 선 '마랑(魔狼)' 마나 울프. 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개체와마주친 것이다.

개체 하나의 레벨로 보자면 13. 중견의 모험가들이 파티를 이루어, 함정을 파고 상대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영리한, 일반적인 짐승의 범주를 벗어난 흉악한 마물이다.




사나시아는, 마나 울프와 눈을 마주친 순간 알았다. 어째서 어른들이, 마력의 만월밤. 마을을 나서면 안되는 것인지.

그리고, 어째서 바깥으로 통하는 길을 감시하지 않는것인지.

밖으로 나가봤자. 마랑들에게 둘러싸여 죽음을 맞이하거나... 범해지는 것이다.

그런 얕은 생각을 가진 약한 인간은 마을에 있어서 필요로 하지 않는다.


사나시아는 입술을  물었다. 여기서 죽을까 보냐, 이런 괴물의 모태로 떨어질까 보냐.

자유를 갈망하는 영혼이 그녀의 의지에 반응하며 연소하기 시작했다.

마력을 빨아들이며 스스로를 강화한다.

──그날 밤. 스물 하나의 마랑이.사나시아 하나에게 학살 당했다.



001


정신을 차렸을 때. 사나시아는 산길을 모두 내려와, 전신에 마랑의 피를 뒤집어  채 강물에 몸을 던진 채였다.

한껏 달아올랐던 몸이 차갑게 식으며, 몸에 묻었던 마력을 머금은 혈액들이 강물에 흘러간다.

몸에 나무나 돌에 긁혀 생긴 잔상처는 있었지만, 마랑에게 공격당하여 생긴 상처는 보이지 않았다.


사나시아는 절망했다.

마랑은, 마을에서도 가장 강력한사냥꾼들만이 그룹을 이끌고 사냥을 나서야만 장로들로부터 허락이 내려올 정도로 강력한 존재들이었다.

그런 마수들의 시체를, 다음 날 아침에라도 발견하면...

그리고. 그 날 밤. 없어진 여자의 존재를 눈치챈다면...

어떻게든 붙잡아서 자신을 모체로 삼기 위해, 추적꾼을 보낼것이 틀림 없다.

더 멀리, 추적꾼들이 자신을 붙잡지 못하도록. 강한 존재와 함께 있어야 한다.

거기까지 생각한 사나시아는,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를 사샤로 칭하기로 했다.

얼굴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루펜볼프'라는 성을 버리는 것 만으로도, 그들의 추적을 조금은 늦출 수 있으리라.


그리고, 서둘러 강물을 빠져 나와 이동하려 한 순간.

만월의 절벽에서 들려오는 늑대의 울음소리에 절망하여 고개를 돌린 순간.

사나시아는 '루벤'의 화신을 목도한다.

방금 전 싸웠던 거대한 늑대들보다도 두 배는 더 거대한 몸집. 도저히 사람이 싸워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위압감.

장로들이 이야기 하던 산의 주인. 사냥의 신 '루벤'.

[사나시아 루펜볼프.  산에서 가장 강한 사냥꾼인 너를 축복하노라. 너의 모험은 숲을 달리는 짐승의 영혼들처럼 자유로워 지리라.]

머리속에 울리는 목소리에 두통을 느끼며, 사나시아는 비틀 거렸다. 처음 내려진 것은 축복이었다.

[사나시아 루펜볼프. 나의 아이들의 목숨을 빼앗은 너를 저주하노라. 너는, 소중한 동료를 의도치 않게 배신하게 되리라.]

그리고, 다음으로 내려진 것은 저주였다.

[가라, '마랑 학살자' 사나시아. 다시는  숲과 산으로 돌아오지 마라.]



002


"하음...♡ 츄... 츄릅... 베-♡ 응... 읏?!♡ 하─클레온씨... 클레온씨...♡"

끼익... 끼익... 철퍽, 철퍽.


완전히 해가 저물어, 어둠이 들어찬 방에. 등안의 촛불 하나에서 발해지는 빛에 의지하여 몸을 섞는 남녀가 있었다.

클레온의 무릎을 의자삼아. 팔을 목 뒤로 돌린 채, 허리를  아래로 움직이는 사샤.

작은 몸집으로 클레온의 물건을 뿌리까지 삼키지 못하는 그녀지만, 산을 타며 단련된 근육을 이용해.

가볍고, 리듬감있게 몸을 움직이며, 클레온을 사정시키기 위해 봉사하고 있었다.



그런 클레온은, 자신의 마력이 깊게 침투되어 정신의 장벽이 허물어진 사샤의 과거를 마검의 힘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가 두려워 하던 것이, 무엇인지 알기 위한것과, 새로운 능력을 시험하기 위한 행위였지만

타인의 과거에 흙발로 들어가 그것을 훔쳐본다는 것은 그지 좋은 기분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일말의 미안함으로. 눈 앞의 여자가 최고의 절정을 맞게 할 수 있도록. 클레온은 더욱 격렬하게 사샤의 몸을 탐한다.




행위가 시작된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사샤가 절정에 이른 횟수는 열 손가락으로 셀  없는 것에 비해.

클레온은 한번도 자신의 정액을 내지 않았다. 적극적이고, 짐승적으로 변한 사샤와의 교합에서 충분한쾌감을 얻고 있었지만

클레온에게 있어서 이것은 애정행각이 아니었다. 아무 때나, 사정을 하고 싶을 때 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않았다.



의복이 더 더러워 지기 전에, 몸에 있는 것을 전부 벗어던진 사샤의 몸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갈라테아나 쿠온같이가슴이 풍만하거나, 엉덩이가 커다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다리나, 등, 팔에 붙은 잘 단련된 근육. 조금은 갈라져 보이는 복근.

행위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나로 묶여 말꼬리와 같이 쳐진 주황색의 부드러운 머릿결.



글래머러스한 여성이 그 몸의 붙은 지방 덕분에 푹신한 느낌을 주어, 마치 꿈같은 느낌을 가져다 준다면.

사샤는 그와 반대로, 건강미 넘치는 몸의 확실한 질감이. 이 행위의 현실감을 유지시켜 주었다.

몸의 군데 군데에 보이는 같은 작은 흉터들이, 사샤라는 여성의 '실체감'을 높여주었다.

클레온은 여기에 자신의 것을 더하기로 했다.

이미 그와의 접문에 중독되어 버린 것인가. 입을 한치도 쉬지 않고 그와의키스에 몰두하는 사샤에게서 얼굴을 떼어내면

사샤는 아쉽다는 듯, 눈꼬리를 내리며. 마치 애완견과도 같이 슬퍼하는 표정을 짓는다.

클레온은 그런 사샤의 눈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그녀를 자신의쪽으로 잡아당겼다.

삽입된 상태에서 몸이 전후로 움직이자, 귀두의 각도가 그녀의 질을 파고들며 자극했다.

"흐엣?♡ 앗, 아앗... 읍...♡"

그것만으로도 등을 활처럼 휘어내며 강력한 쾌감에 못이겨 도망치려 하자, 클레온은 그녀의 등 뒤로 팔을 감싸 확실하게 몸을 고정시켰다.

"크, 클레온씨...? 대체 무엇을..."

클레온의 돌발적인 행위에 당황한 사샤는, 일말의 기대와 불안감을 느끼며 그가 하려는 행위를 지켜보았다. 그러자─

클레온은 송곳니를 세워, 사샤의오른쪽 어깻죽지를 물었다.

"하그윽!?♡"

물론, 진심으로 깨문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살짝 깨무는 것.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확실히 들어간 턱의 힘이.

그보다도 훨씬 약한 사샤의 어깻쪽피부에 상처를 내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었다.

간지러움과 아픔. 그리고, 상처의 부위가 후끈 달아오르는 감각. 반사적으로 사샤의 질이 수축하며, 클레온의 성기를 자극한다.



"아, 아파요... 클레온씨...♡ 그만, 그만해 주세요...♡ 상처 부분이 민감해지니까...♡"

그럼, 클레온은 사샤가 원하는 대로 상처에서 떨어졌다. 그러자, 작은 생채기에서 나온 약간의 피가 땀과 섞여 흘러 내린다.

오른쪽 어깨에서,가슴의 위로. 클레온도 사샤도. 조용히 그 흐름을 지켜보다─

클레온이 그 혈액을 검지 손가락으로 훑어, 그녀의 눈 앞에 가져갔다.


"...하아... 하아...♡"

자신의 몸에서 빠져나간 것. 클레온이 자신의 몸에 새긴 상처에서 나온 것.

사샤는 자신의 혈액이 묻은 클레온의 손가락에 달려들어, 그것을 탐하기 시작했다.



"하읍, 츄릅...♡ 하우, 우음... 응, 웃... 츄♡"

입 안에 가득, 클레온의 손가락을 채워넣고, 충분히 핥아, 피를 모두 닦아내자, 겨우 클레온의 손을 해방해 주었다.

사샤의 혈액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깨끗해진 손가락을 보자. 마치 잘했냐는 듯 배시시 웃어 보인다.

그러면서, 클레온에게 묻는 것이었다.

"다음은..."

"다음?"

그렇게 말하며, 이번에는 자신의 왼쪽 가슴을 양 손으로 만진다. 밥공기 정도의 크기의 말랑한 유방이, 그에 따라 모습을 바꾼다.

"여기... 여기에다 상처를 내 주세요♡"

그러고선, 스스로 더욱 깊고 추잡한 정사에 빠져 드는 것이었다.


"...변태로군."

클레온이 질렸다는 듯, 넋두리를 내뱉지만. 사샤는 신경쓰지 않는 다는 듯, 가슴에 얼굴을 가져다 대는 클레온의 머리에 손을 올린다.

"변태가... 아니에요...♡ 제대로... 제대로 상처를 내주셔야해요...?♡그래야, 그 사람들이 찾아와서...♡ 저를 가져가려 하더라도...♡"



"나 따위는 아무것도 아닌 약한 암컷...♡ 당신들이 손조차  수 없는 강한 수컷에 의해...♡ 소유권의 증거로...♡"




"이빨과...♡ 발톱과...♡ 윽...! 후아... 커다란... 당신의 것으로..."



"안도...♡ 바깥도...♡ 마킹되어서... 이미 그 사람의 아이를 낳는  말고는... 여자로써의 가치가 없는...♡"


"그런 암컷이라고... 주장할  있도록...♡"

두근, 두근. 왼쪽 가슴에 가까운 클레온의 귀에, 사샤의 고동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에게 지배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여성의 유혹.

클레온은, 그녀의 심장 위의 가슴에 마킹을 마치고, 그녀의 몸이 부숴질것 처럼 힘껏 껴안았다.


"오, 아...앗...♡ 아, 햣♡ 앗♡ 앗♡ 클레온씨♡"

쿵... 쿵... 쿵...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의 자궁구에까지 닿는 긴 스트로크를,빠른 속도로 때려 박는다.

앉은 상태에서 저항 없이 끝까지 들어간 클레온의 물건이 사샤의 자궁구를 무자비하게 난타한다.

이미 깎일 때로 깎여나간 사샤의 정신에 최후의 일격이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저, 도망가지 않아요♡ 클레온씨가 붙잡고 있어 준다면...! 마을의 사람들 따위에게서...♡ 도망으으을...!!"

"혀 깨문다."

"오, 오오, 옷♡ 옷♡ 으그윽...!"

 곳 없는 사샤의 팔이 클레온의 등을 꽈악 붙잡는다. 세워진 손톱이 그의 등을 긁지만, 클레온은 신경쓰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 한번의 왕복. 클레온의 끝과, 사샤의 가장 깊숙한 곳이 완전히 붙은 순간.

븃, 뷰루루루루룩♡ 부뷰루루루루루♡ 꾸륵♡



뷰루루룩♡ 꿀럭♡ 뷰루루루룻...♡

"아윽...♡ 나오고 있어요...♡ 클레온씨의 정액... 제 뱃속에...♡"

"그래."

클레온과 사샤는 잠시 서로를 껴안은 채. 길게 이어지는 사정의 감각에서 만족을 느끼며.

땀으로 빠져나간 서로의 체온을 보충 하듯, 몸을 가까이 했다.


──

"그런데 이거 어떻게 담아가죠?"





003



"아우...읏..."

결국, 사샤의 안에 사정됐던 정액들을 포션의 병에 담았다.

500ml를 꽉 채울 정도로, 끈적거리는 흰색 액체를 마력시로 확인하면, 최상급의 MP포션보다도 더 많은 회복량이 있을 것이다.

"이거... 어떻게 쓰나요?"

"그대로 쿠온에게 먹이려고 하면 당연히 거절하겠지. 마술점에 가서 '무색무취화의 약' '중화제'를 사서 조합한 뒤에, 그녀에게 마시게 해라. 한번에 다 마시게 하지 말고, 며칠에 걸쳐서 나누어 마실 수 있도록. 마력 중독을 예방하기 위함이니, 그 부분은 너한테 맡기지."

몸을 닦은 뒤, 옷을 갈아입은 사샤와 클레온.


사샤는 방금 전의 정사에서 자신이 행한 부끄러운 행위들로 인해 이미 수치심으로 죽을것만 같았다.

침묵이 방 안을 맴돈다. 이미 용건이 끝났으니 사샤가 방을 떠나면 되는 것이지만. 우물쭈물 한 채로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 했던 말은 지킨다. 나는, 거짓말을 싫어하니까."

"네?"

클레온의 말에, 사샤가 반응한다. 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제대로파악하지 못한 듯한 눈치였다.



"내 것을 다른 녀석이 마음대로 가지고 가지 못하게 한다. 그러니, 너도 나를 배신하지 마라."

"──...읏! 네! 클레온씨!"

환한 미소를 지어보인 사샤는, 그재서야 연거푸고개를 숙인  클레온의 숙소를 빠져 나갔다.

벽에 걸려있던 마검에서, 그 화신이 모습을 들어내자, 클레온은 침대에 등을 눞혔다.




"수고했어. 능숙한데?"

주인을 놀리는 듯한 갈라테아의 말에. 클레온은 잠시 침묵을 하다가 답했다.

"상대가 나쁘지 않았던 탓이지."

그런 그의 입가에는 약간이지만 미소가 보였다. 갈라테아는 볼을 부풀리며 그런 클레온의 볼에 검지손가락을 쿡. 쿡. 찔러넣었다.



"... 조금 질투나는 걸. 결국,  사샤라는  한테는 완전히 모질게 굴지 못한거잖아?"

"그렇게까지 필요가 없었을 뿐이야."

그러자, 갈라테아는 그런 클레온의 옆에 자신의 몸을 누인다. 침대가 흔들리고, 클레온은 그런 갈라테아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갈라테아는 입가에 미소를 걸친 채 입을 열었다.

"잘도 말해. 여기까지 설계해 놓고."




004

──일주일 전, 살아있는 숲.

어둠의 장막으로 몸을 숨긴 클레온은, 자신의 가방에서 작은 병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 안에는 검은 색의 '벌레'와도 같은 것이 숨을 죽인 채 가만히 있었다.



"그건..."

"마력충이야. 이전의 의뢰로 방문한 곳에서 우연찮게, 이녀석을 꺼내달라는 의뢰를 받은 적이 있어서."

갈라테아가 의문을 표하자. 클레온은 대답했다.

쿠온, 라일라, 알베인에게는 비밀로 하고, 마력충에 기생된 여성을 안았을 때는, 죄책감에 한 동안 그들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을 정도이다.

그녀의 몸에서 빠져나온 마력충은 제대로 날지도 못하고 땅바닥에 떨어졌다.

원래라면  자리에서 처분해야 했지만, 어째선지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아 클레온이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마력충은기생한 대상의 체내의마력을 주식으로 하지만... 알다시피, 마력은 너무 많이 섭취하면 몸에 독이 되기도 하지."

"...그래서 마검사같이. 자체적으로 대량의 마력을 물리적인 형태에 담을 수 있는 인간이 필요한거구나."

"그래. 이 녀석은 내 마력의 맛을 기억하고 있다. 그걸 이용하면 원하는 대상을 향해 날아가게 하는 것 도 가능해."

그렇게 말한 클레온이, 병의 뚜껑을 열고 마력을 집어 넣자. 마력충은 잠에서 깨어나며 병에서 빠져 나와, 클레온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완전히  부하인 것 같네."

"먹이를 주는 인간 정도라 생각하겠지."

갈라테아의 말을 클레온이 부정하고, 그의 눈은 우거진 나무사이 너머에 있는 인간에게 향한다.

살아있는 숲에서 의뢰를 수행중인 알베인의 파티.

그리고, 그 회복역을 담당하고 있는 쿠온.


"...쿠온에게 가라."

클레온은 조용히 자신의 마력을 실처럼 늘린다. 그 끝은 쿠온을 향해 있었고, 마력충은 마력의 실을 따라 날아간다.



"아얏!"

멀리서 들려오는 쿠온의 목소리에 클레온은 만족한 듯한 미소를 띄우며.

그들이 자신의 이상대로 움직여주길 기다리는 것이었다.




"모험의 철칙. ─이것이  첫번째 패다. 알베인."

이윽고, 플랜트 골렘에 의해 쓰러지는 용사.


"하지만. 네 차례 따윈 오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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