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사샤 [간이 봉인 시술]
침대 위에 누워있는 사샤.
몸에 걸치고 있던 것을 모두 벗은클레온은 그대로 침대 위로 올라가 조용히 사샤의 상의와 하의를 벗기기 시작한다.
붕대가 감겨 있는 발목에 닿지 않게 최대한 조심하면서.
살짝 긴장하여 경직된 그녀의 맥박이 클레온에게도 전해졌다.
"...괜찮아. 안심하고 힘을 빼렴."
아마.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상냥한 목소리.
절망에 가까운공포에 직면했던 사샤에게서 마음을 얽매는 사슬을 풀어낸다.
사샤는 천천히 굳었던 몸의 긴장을 풀어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달콤한 숨이 클레온에게 닿는다.
이윽고 흐트러진 상의의 사이로 은은하게빛나는 지배의 각인이 공기 중에 모습을 드러낸다.
클레온의 손길이 부드럽게 그 위를 훑고지나가자, 사샤는 살짝 움찔거린다.
"하읏…."
입에서 흘러나오는 교성.
목숨의 위험을 받아서 한껏 불이 붙은 생식본능이 풀려난 긴장 속에서 기어 올라온다.
하지만 전희 없이는 아직 삽입할 수 없는 상태.
클레온은 시술을 서두르기 위해 각인에 손을올려 마력을 돌린다.
그럼, 각인의 빛은 조금 강하게 변하며 사샤의 몸 전체를 민감하게 하는 것이다.
"타인의 몸을 조작하기 위해선, 마력적인 경계를 허물 필요가 있다."
클레온이 나지막하게 이야기하면 사샤는 고개를끄덕이고 허리를 들어 올리며 속옷을 벗었다.
그리고 그 안에 숨어있던 분홍색의 작은 균열이 모습을 드러내면.
공기에 닿는 것만으로도 움찔거리며 조금씩 습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그곳을 향해 클레온이 손가락을 집어넣는다.
"읏...아..."
그러면, 사샤의 음부는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신의 안을 지나가는 굵은 감각에 조금씩 엉덩이를 들어 올리며 입에서 숨을 토해냈다.
더욱. 더더욱. 클레온을 원한다는 듯이 감겨오는 질 주름에, 클레온은 손가락의 움직임을 조금씩 빠르게 한다.
그리고 자신도 침대 위로 올라가 기립한 페니스를 사샤의 입가에 가져다 대고 혀와 손을 사용하여 그녀의 음부를 적신다.
바로 눈앞에 다가온 클레온의 양물에 혀를 내밀어 그 끝이나 귀두의 뒤쪽을 자극하는 사샤.
"츄 츄릇 츄우... 츄"
사랑하는 이의 가장 소중한 곳에 성심성의를 담아 봉사한다.
쓸어 올리고, 핥고, 입에 물었다가, 뱉어내고.
민감해진 혀끝에 뜨거운 물건이 닿을 때마다, 저릿한 감각이 전해져 온다.
음부에서 느껴지는 달콤한 쾌감까지 더해져서 쾌락의 한계를 맞이하는 것은 금방이었다.
"아응... 츗... 읏...아♡"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올라가는사샤의 기분 좋음이 한 번 가장 위에 닿는다.
그대로 허리를 두세 번 튕기며 조수를 뿜어내는 사샤.
자신의 물건 역시 그녀의 봉사로 충분히 미끄러워진 것을 느낀 클레온은몸을 일으켜 침대 위에 앉는다.
그리고 사샤에게 자신에게 가까이 오게 해 그녀에게 자신을 등진 채 삽입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흣...그윽..."
충분한 윤활 액이 분비되어 무리 없이 삽입되지만, 배를 채우는 압박감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사샤.
클레온은 최대한허리를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조용히 몸이 연결되는 것을 느끼고
사샤의 뒤에서부터 그녀를 가볍게 안으며 그녀의 오른쪽 목 위에 작게 입을 맞춘다.
간지러운 감각이 사샤의 어깨에 머물렀다.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손을 이용해, 노출된 사샤의 유두를 자극한다.
봉긋한 가슴 끝의 작게 융기한 그녀의 돌기에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스스로 반응해서 움직인다.
"사샤…."
조용히 귀의 근처에서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사샤는 그저, 주어지는 자극에 신음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단락 적이고, 달콤하고, 애절하고, 사랑스럽게.
언어로 화하지 않은 인간의 소리에 배덕의 매력이 담겨 있었다.
라일라 등이 즐기는 불태우는 듯 한 격렬한 행위가 아닌
녹여버리듯 천천하고.끈적끈적한 행위.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진 그녀의몸에 자극이 한 번 흐를때마다.
육체는 물론 정신을 감싸는 허물마저 서서히 무너져 간다.
그제야, 두 사람의 영혼은 가까운 곳에서 이어지는 것이었다.
사샤의 심장에 새겨진 각인의 빛이 서서히 커지면 사샤의 몸은 클레온의 의지와 지배하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몸 전체를 타인에게 내놓는다는 감각.
사샤는 이번으로 두 번째였다.
클레온의 손이 부드럽게 사샤의 머리카락을 쓸어내리며 남아있는 긴장을 완전히 푼다.
몸에서 힘을 빼면 호흡이 안정되고.
호흡이 안정되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그대로 손을 사샤의 눈에 올린다.
커다란 손이 자신의눈을 가리면 눈앞은 순식간에 어두워진다.
조용히 눈을 감으며 모든 것을 클레온에게 맡기게 되면
각인과 클레온의 손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감각이.
그녀의 눈을 따뜻하게 감싼다.
눈꺼풀 위로 쏟아지는 마력의 장막.
사냥꾼의 각인이라는 그림이 그려진 눈이라는 캔버스에 검은색의 천막을 덮어씌운다.
그 사이, 사샤의 음부는 끊임없이 거품을 뿜어내며 주어지는 쾌락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잠시 후.
모든 봉인의 시술이 끝나고 클레온이 손을 떼자.
사샤는 자신의 눈에서 각인의 영향이 사라진 것을 느꼈다.
몸을 감싸던 불안감도 예민하게 발달했던 육감도.
그저, 몸 전체가 클레온의 기운으로 가득 찬 것 같은 충족감만이 남았다.
클레온은 조용히 그녀를 품에서 해방하며 이야기했다.
"이걸로 시술은 끝이야. 네가 억지로 봉인을 잡아 뜯지 않는 이상."
사샤가 각인을 떠올리려고 하면, 마치 일어나려고 하는 자신의 무릎을 누군가가 위에서 누르는 것과도 같은 감각에 발동이 어려워졌다.
"...알고 있겠지만, 각인은 네 힘 중 하나야. 목숨이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주저 없이 해제해."
클레온이 그렇게 말하자.
사샤는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클레온씨. 이대로…."
사샤의 말에 클레온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대로 사샤의 몸을 다시 붙잡았다.
"...그래. 아직 조금 시간에 여유가있으니."
완전히 달아오른 암컷에게는 그에 따른 마무리가 필요했다.
가벼운 몸을 잡고 조금씩 허리를 돌린다.
위아래로 움직여 깊숙한 곳을 공략하는 것이 아닌 지금까지의 느릿한 성행위에 어울리는 삽입.
단단하게 박혀 있는 그의 물건이 조금씩, 조금씩 사샤의 질내를 넓히듯 긁어낸다.
"웃..그윽... 앗...흥...♡"
격렬하지 않고 조용하게 울리는 신음.
시시각각 기분 좋은 곳을 공략당하면자연스럽게 입을 벌리고 그 끝에서 타액이 떨어진다.
여유를 가지고 이루어지는 행위에, 사샤는 사랑하는 이의 물건의 형태로 자신의 것이 바뀌어 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쥬르르르륵... 쥬르르르륵...
격렬한 행위보다도 음탕한소리가 접합부에서 울린다.
줄줄 새어 나오는 액체가 시트 위에웅덩이를 만들면
사샤가 중얼거린다.
"클레온씨... 저... 부탁이..."
사샤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자신의 어깨 위로 올리며 클레온을 돌아본다.
얼굴을 붉힌 채 입에서는 침을흘리며 조금 멍한 표정.
허나 평소에 그렇게나 밝은 아이가 보이는 무기력한 표정은 색다른 자극이었기에 클레온의 것도 반응한다.
꾸욱.
"아읏...! 저번에…. 했던 것처럼…. 또 물어주세요…."
"...정말 좋아하는군. 그 거."
클레온은 그럼
사샤의 처녀를 빼앗았던 그때처럼 작게 이빨을 세워 그녀의 어깨를 문다.
사샤는 그 달콤함과 동시에 느껴지는 아픔에 몸을 움직이지만 그러면서도-
"오 옷... 우그읏... 앗 아♡"
끊임없이 몰려드는 이율배반의 쾌감에 금세 또다시 절정에 다다르는 것이었다.
갑작스럽게 그강도를 늘리는 사샤의 질내.
자극받아, 부풀어 오르는 클레온의 성기.
이윽고, 뿌리 부분부터 중력을 거스르고 올라가는 그의 정액이 사샤의 안에 뿌려졌다.
뷰르르르륵... 푸뷰루루룩...
두 사람은 한동안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충족감을 받으며 그대로 멈춘 채.
이 짧은 시간이 영원하기를 바란다.
001
"...끝났어?"
바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라일라였다.
아아, 그러고 보니 약을 준비해 올 거라고 쿠온이 이야기했었지.
밖에서 기다리고있던 것일까.
사샤의 신음이 사라진 것을 깨달은 라일라가 조심스럽게 물어왔다.
"그래. 들어와."
클레온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미 환복을 마친 상태였다.
"우와.. 하고 나서 바로 옷 입은 거야?"
"아니. 네가 철야 연구용으로 개발한 욕실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몸을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을 빌려 썼다."
"아하! 그거 편리하…. 아니! 나도 목욕은 자주 하니까!"
자신이 개발한 마법을 썼다기에 한껏 기분이 좋아졌다가, 바로 화를 내는 라일라.
클레온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장비를 챙긴다.
그러고 잠시, 침대에서 잠이 들어 있는 사샤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여기는 너한테 맡기마."
"뭐야. 평소에는 믿지 않는다. 너는 필요 없다. 이런 말만 하면서."
라일라가 볼을 부풀리자, 클레온은 돌아보지 않은 채 이야기했다.
"내가 없으면, 여기에서 가장 강한 건 너야."
"...흥. 뭐 그렇지. 루티는 먼저 공격받지 않으면 반격 못 한다니까."
물론 순수한 스펙으로 따지면 드래고니안인 루티쪽이 강하겠지만, 그녀에게는 깰 수 없는 규칙이 있다.
능동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라일라야 말로 이 저택에서 클레온 다음으로 강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라일라는 잠시 클레온을 노려보다가 한숨을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말해두지만. 탈체크 같은 괴물이 오면 나는 도망갈 거야. 얘네 들 데리고."
"...그래. 그게 좋아."
"그때 너가 없더라도."
클레온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게 내가 모두를 너에게 맡기는 이유다."
"...뭐야 그거. 나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널 버릴수 있으니까?"
클레온은 라일라의 마지막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방을 나섰다.
라일라는 잠시 그 뒤를 바라보다가 손을내려다본다.
"... ... 나한테도…. 그 정도의 감정은 있다고…."
그리고 주먹을 꽉 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