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6화 〉유산 (56/72)



〈 56화 〉유산

도시에서는 전날 밤의 전투로 인해 파괴된 건물들의 잔해의 철거 작업과.

그 와중에 상처 입은 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아침부터 신전은 물론이고.

평소에는 잘 사용되지 않는 의원에까지 사람들로 북적했다.


도시 안의 모험가 중 치명상을 입은 이들은 분명 있었지만.

그런데도 사망자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은 기적에 가까웠다.

쿠온을 비롯하여 많은 성직자가 전선에 직접 나와 치유 주문에 힘을 썼고.

그날 도시에 베테랑 모험가들이 대부분 남아있던 것이 다행이었다.


루티는 길드 마스터 부재의 상황에서 도시의 주민들을 지휘하여.

서둘러 이곳의 작업을 끝내고 저택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이곳에 계속 남아있다간, 터무니없는 양의 서류작업을 떠맡게 되지 않을까.

그런 두려움이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계수 슈라드셀은 소멸했다.

라일라 플레임워치가 사용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마법사용.

가까운 도시 엘레시아에서는 물론이고.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마을이나 도시, 심지어 왕국 수도에서도.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화염의 기둥이 관측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 왕국에서는 상세한 사건의 자초지종을 파악하기위해 추가로 조사 인원을 보냈고.

일의 주모자들은 모두 사망하였기 때문에 책임의 문제는우드녹커 후작 가문이 짊어지게 되었다.

그 후에 유스테스는 누군가에 의해 도시로 옮겨져 와 치료를 받았고.

저택에서 왕국 조사관들에게 자세한 것을 이야기했다.


범죄를 저지른 아버지, 회귀자들의 일.

이오나 슈발리에를위해서인가, 탈체크에 관한 것은 입을 다물었지만.

그 외에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을 모두 전달한 후.

자신에 대한 처벌을 기다리기로 했다.

그의 곁에는 조용히 빛을 내는 은빛의 성검만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이오나와 탈체크가 도시에서 묵을 때 사용했던 숙소.

탈체크를 존경하던 조사관들의 배려로 이오나는  신변정리를 하기 위해 돌아와 있었다.

그것을 돕는 것은, 여전히정체를 숨긴 채 도시로 돌아온 클레온이었다.

아무래도 짐을 옮길 필요가 있으니, 이번에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아니라 레오나의 모습이었지만.


"도와주셔서 감사해요."

"저택에 남아있어도 다들 자고 있으니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말이야."

이오나의 말에 클레온은 아무렇지도않다는 듯이 대답했다.


결전의 후. 탈진한라일라와 숲에서 쓰러져 있는 사샤를 데리고 저택으로 돌아간 클레온.

라일라는 마력탈진으로 인해 한동안은 일어날 수 없고.

사샤 역시, 각인의 봉인을 푼 부작용으로 신체에 변화가 일어난 상태로 기절한 상태이다.


루베라는 이전의 클레온이 각성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각성 후의 몸의 조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를 위해 쥐죽은  잠이 든 상태였다.

루티와 쿠온은 도시에서 사람들을 돕고 있고.

페르디아 역시 갑자기 손님들이 몰려든 상황에 난생처음 성황을 누리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그들이 일어나길 기다리면서 시간이 빈 클레온이 이오나를 돕고 있었다.

"탈체크는 그렇게 짐이 없는 느낌인데."

"맞아요. 검 한 자루에 술통. 그리고 검을 손질하기 위한 숫돌 하나. 이게 표준 장비죠."

클레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오나는 탈체크의 낡고 해진 가방을 들어 보였다.



그리고 안을 열어보면, 확실히.

술통과 숫돌만이 보인다.

탈체크에게 있어서 검과 술 외에는 그다지 가치가 없다는 것일까.


하지만 클레온이 그 가방에 손을 넣으면.

바닥이 조금 부자연하게 튀어나온 감각이 느껴졌다.

이중바닥으로 되어있는 가방.

클레온이 그 바닥을 들어 올리면.

거기에는 낡은 책 한 권이 있었다.


"이건…."

클레온이 꺼낸 책을  이오나가 눈을 크게 떴다.

[제국의 드래곤 루티오스와 용사]

그것은 이전 이오나와 클레온이 함께 학교 근처의 가게에서 산 책과 같은 타이틀의 책이었다.

물론, 그것보다도 더욱 낡았고, 손때가 탄 너덜너덜한 책이었다.

"사실. 이 책은 제가 어린 시절에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이에요."

"그날 처음 본 게 아니었던 건가?"

이오나는 클레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용사 레시아와 동료들의 이야기가 동화처럼 되어 있어서…. 아버님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실려 있었고요."



이오나가 잠시 눈을 감는다.

어린 시절의 추억을 회상하는 듯했다.

연구소에서는 인간의 아이 다운 취급을 받지 못해, 이렇다 할 만한 오락의 한 종류도 즐기지 못했던 이오나.

탈체크의 슬하에 들어간 뒤에는 그 왕성한 호기심 때문에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좋아했던 것이, 자신을 구해준 탈체크와 아버지와 같은 용사가 나오는 이 책.

 번이나 읽었지만, 그래도 손에서 놓지 못하고.

결국, 식사 시간이 되어도 책을 붙잡고 있자.

보다 못한 탈체크가그녀로부터 책을 뺏어간 것이었다.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울면서 매달렸지만.

탈체크는 그런 이오나를 보면서 더더욱 책에 대한 의존증을 끊기 위해.

그 다음  부터 그녀에게 검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분명히, 버렸다고 생각했지만.

딸에게도 비밀로 채, 늘 가지고 다녔다.

솔직하지 못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것을 어려워한 그답게.

돌려줄 타이밍을 놓친 채 있었던 것이겠지.



"... ..."

이오나는 조용히 그 책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참고 있었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클레온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스승이 남긴 술통과 숫돌을 챙긴다.

술통은 숲 속에 만들어진 그의 묘에 공양할 것이다.

허리에 걸린 탈체크의 붉은 검에는 분명.

이 숫돌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와 스승의 상실은 확실히 둘의 영혼의 깊숙한 곳에.

추억과 슬픔이라는 발자국을 남겼다.

하지만, 넘겨받은 것과 확인한 것은.

그 발자국의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었다.


클레온은 용사 레시아에 대한 그의 약속을.

이오나는 검성 탈체크가 자신을 딸로서 여기고 있었다는 확실한 연결고리를.



조용히 가슴속에 새겨두는 것이었다.


001


짐의 정리는 그렇게 긴 시간을 소요하지 않았다.

이오나의 짐도 대부분은 도시에서 판매하던 특산품 정도이었고.

그중 일부는 이전 클레온과의 동행에서 산 것들이었다.

"이제 남은 건…."

클레온이 그렇게 말하며, 숙소의 서랍으로 고개를 돌린다.

열쇠를 잠글 수 있는 서랍은 숙소에 기본적으로배치된 것이었지만.

이오나가 말하길, 탈체크가 이 서랍에 `메모리아 큐브`를 보관해 두었다고 했다.

이오나가 탈체크로부터 건네받았던 열쇠를 구멍에 넣고 돌리면.

딸각, 하는 소리와 함께 잠금장치가 해제되고.

이어서 드르륵, 하는 소리를 내며 서랍이 열린다.


그럼  안에는

마치 평범한 돌멩이처럼, 아무런 보호조치도 없이 덜렁 굴러다니는.

`메모리아 큐브`와

탈체크가 쓴 것으로 보이는 한 통의 편지가 있었다.

"구, 국가 예산을 써야 구할  있는 유물을 이렇게 막…."

이오나는 우선 메모리아 큐브를 보더니 그것을 클레온에게 넘겼다.

클레온은 조용히 그것을 받아들여, 마도구를 보호하는 데 사용하는 작은 상자에 보관하여 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편지의 쪽은.

"이거, 아버님의 유언장이네요."

"그럴 거라 생각은했지만."

이오나의 말에 클레온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 내용은 탈체크의 악필로 인해 클레온은 읽을 수 없었지만.

이오나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읽어 탈체크가 남긴 마지막 유언을 확인한다.



1. 이오나 슈발리에가 살아있을 경우, 그녀를 자신의 후계로 한다.

2. 자신의 유산 중 절반은 이오나에게, 남은 절반은 도시 `엘레시아`의 복구비용으로서 넘긴다.

3. 만약 이오나가 조사기관을 관두고 싶다면 그것을 들어줄 것을 요구한다.

4. 회귀자는 교단의 하위조직이므로, 증거를 모아두었으니 이것을 [왕국에 전달하라](두 줄 선으로 지워짐) 잘 사용해라.


"... 위의 세 개는 평범하지만."

"터무니없는 폭탄을 남겨두었군."

이오나는 유언장이 들어있던 봉투의 안의 다른 서류들을 확인하며 침을 삼켰다.

그것은, 교단과 회귀자들을 연결 짖는 각종 증거가 상세하게 기재된 것이었다.



만약 이것을 탈체크가 처음에 적었던 대로 왕국에 전달하게 되면.

왕실로서도 교단이 테러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는 없고.

이번 사건이 발화재가 되어 교단과 왕실 사이에 갈등이 폭발할 수 있었다.

탈체크 역시 그런 것을 고려한 것인지 유언장을 고쳐두었다.


"어떻게 할 거지?"

클레온의 질문에 이오나는 잠시 눈을 감는다.

분명 회귀자들의 존재는 용납할 수 없지만.



"지금. 왕국의 정세는 세 조직의 갈등으로 조금씩 평화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어요."

이오나가 그런 말을 꺼내자 클레온은 조용히 그다음을 기다린다.

"첫째는 왕실. 제국을 쓰러트렸다는 확실한 실적이 있으므로 백성들로부터 전례 없는 지지를 받고 있죠."

이오나가  번째 손가락을 편다.



선왕은 제국과의 전쟁에서 최전선에서 싸웠다.

 아들 역시 기사의 작위를 가지고 있으며, 아버지의 뒤를 따라 전선에서 싸웠지만.

마검 황제의 공격으로 아버지를 잃은 뒤 왕위를 이어 지금까지도 왕국을 통치하고 있었다.

"그다음은 `성자의 가호교단`. 이쪽 역시용사와 성검, 성녀를 통한 구원을 제창하며 많은 이들이 교리에 귀의한 상태입니다."

특히, 마검 황제와 제국을 무너트리는 데에 용사 레시아의 눈부신활약이 있었기에.

자연스럽게 그녀를 지지하는 이들 역시 교단을 신뢰한다.



"그리고 아카데미. 이쪽은 왕실이나 교단보다 역사는 짧지만. 수많은 지식과 연구를 통해 대륙에서도 제일가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죠."

아카데미는 라일라가 속한 거대한 교육기관으로.

클레온 역시 아카데미가 가진 힘이 상상 이상이며, 그 뒤에서 이런저런 악행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특히 왕실을 제외한 귀족들과 연결고리가 있는 듯하며.

조금 부유한 귀족 가문의 자제들은 모두 아카데미의 학생이 된다고 하니.

힘이 없으려야 없을 리가 없었다.


"이 세 세력이 겉으로는 손을 잡고 있지만. 실상은 견제하는 것으로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그렇다면. 이 정보가 세상에 밝혀지면."

이오나는 클레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세 집단의 균형이 무너질 겁니다. 거기에 회귀자들은 아카데미와도 척을  집단. 이때가 싶어 교단을 공격할 거예요."

제국과의 전쟁의 상처는 많이 사라졌다지만.

아직도 대륙에는 인간들 끼리 다투지 않아도 발생하는 문제가 많았다.

클레온으로서도 얼굴이 찌푸려지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없던 일로 할 수는 없습니다. 이건…. 우선은 비장의 패 중 하나로 가지고 있죠."

클레온 역시 이오나의 말에 동감하며.

남은 짐을 들어올렸다.



"그럼. 저택으로 가자."

002

두 사람이 조용히 살아있는 숲을 지나 저택으로 돌아오는 길.

절계수가 남긴 흉터는 분명히 남아 있었다.

절계수가 걸어온 길은 미개척 영역을 포함해서 완전히 초토화되어 있었고.

라일라의 마법의 여파로 거대한 크레이터가 남아있었다.

덤으로, 아직 그 주변에 남아있는 이차원 마력의 오염에 대한 걱정이 있었기에.

후에 성직자들이 대규모의 정화작업을 벌일 것이라 하였다.

"어쩔 수 없지만. 고르티안 백작의 저택 주변에도 그들이 오겠군."

"아아. 그렇네요."

클레온의 말에 이오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건의 중심과는 거리가 있는 곳에 있는 저택이었지만.

신중에 신중을 기울여, 숲 전체를 정화할 필요가 있었다.



"그러면 저택을 떠나야 할까요?"

"그렇게 되겠지. 원래부터 떠날 생각이긴 했지만."

이오나와 탈체크가 찾아와 그것이 밀린 것뿐.

떠날 준비는 조금씩 진행하고 있었다.



이윽고 저택으로 돌아와 보면.

아직 일어난 이는 없는 듯했다.

아직 사건이 끝난 지 12시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이니.

일어날 때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

"잠깐 라일라의 상태를 보고 올게."

"그러면 저는 사샤씨와 루베라를."

두 사람은 몸의 상처가있는 편이니, 신성 마력을 가진 이오나가 보는 것이 낫겠지.

조용히 문을 열고, 그녀가 지내고 있는 방으로 들어가면.

각종 허브를 비롯한 약초의 냄새가 코를 찔렀다.

방 전체는 붉은색의 기조.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방이었지만.

그 가운데 눈을 감은 채 새액 새액 소리를 내며 조용히 자는 라일라의 모습은.

천재 소녀도 아니고, 아카데미의 수석도 아닌.

그 나잇대에어울리는 평범한 소녀였다.


마력시로 그녀의 몸 상태를 확인하면.

조금씩이지만 회복하고 있는 그녀의 마력이 보였다.

본래의 한계를 뛰어넘은 마법의 사용으로 마력 기관이 손상되었을 확률도 낮지 않았지만.

다행히, 그런 부류의 부작용은 남지 않은 듯했다.



"후우…."

한숨을 내쉬며 라일라의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는 클레온.

품에서 메모리아 큐브가 들어있는 상자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녀가 눈을 뜨지 않은 것을 확인하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고마워. 라일라. 네가 없었더라면 분명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을 거야."

절계수 슈라드셀은 규격 외의 존재였다.

운 좋게 화염 마법이 특기인 라일라가이곳에 남아있지 않았더라면.

만약, 자신이 쿠온의 말을 듣지 않고 그녀를 죽였더라면.


분명. 엄청난 이들이 죽게 되었을 것이다.

라일라가 자신에게  짓을 완전히 용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조금은 그녀에게 상냥해져도 괜찮지 않을까.

클레온은 그렇게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서 몸을 돌렸다.

"...클레온."

그런 클레온을 부르는 목소리.

`일어나 있었던 건가.` 하고 클레온이 몸을 돌리면.

그곳에는 라일라가 눈을 뜬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만 더, 옆에 있어 줄래?"

표정의 변화 없이 몸을 가만히 한 채 말하는 라일라.

클레온은 잠시 그 눈을 바라보다,다시 의자에 앉는다.

라일라와 클레온 두 사람의 사이에 침묵이 흐른다.

"이걸로, 조금은 속죄가 됐으려나."

그런 침묵을 깨트린 것은 라일라였다.

무거운 짐을 조금은 내려놓은 듯한 표정이었다.

마법의 연구는 헛되지 않아서 쿠온을 비롯하여 소중한 사람들을 지킬 수 있었다.

"...아니, 그건 내가 판단할 아니네. 클레온이나 쿠온, 사샤가 결정해야 할 일이니까."

자조하는 라일라.



클레온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 채 그녀를 바라봤다.

그러자 라일라는 클레온의 눈을 보며 이야기한다.



"클레온. 나,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

"...뭐지?"

라일라는 상체를 일으키며, 조용히 클레온의 손을 잡았다.

"내가 클레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클레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걸 확실하게 하고 싶어."

"...나는."

라일라의 말에 클레온은 무언가를 대답하려 하지만.

전에 없이 진지하고 상냥한 라일라의 목소리에 조금 말끝을 흐린다.


"만약, 클레온이 아직 나를 용서하지 않았다면, 용서받고 싶어."

"... ..."

"그리고 내가 만약 클레온을 사랑하고 있다고 확실해진다면. 나도, 쿠온이나 사샤, 페르디아처럼. 너에게서 사랑받고 싶어."


라일라는 조용히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한다.

클레온은 그런라일라를 말리지 않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조용히 있었다.

"...이건 증명을 위한 실험이야. 라일라 플레임워치에게 타인으로부터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것일까."

이윽고 클레온의 손을 자신의 심장 부근에 가져다 댄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

여전히, 일반인보다도 조금체온이 높은 탓에 손바닥에 기분 좋은 따스함이 올라온다.

"협력해 줘. 클레온."

그리고 조용히 손을 끌어당기며. 침대 위로 넘어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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