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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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한번 더해. 어떤 게 진짜 센건지 알려줄게!

 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정연이의 위로 올라탄다. 정연이는 웃으면서 고개를 흔든다. 그래도 멈출수는 없다. 나는 한번 마음 먹었으면 실행에 옮기는 사람. 다시 이불을 덮는다. 그리고는 다시금 살살을 연신 외쳐대는 정연이에게 어떤게 진짜 센건지 알려준다. 정연이는 황급하게 입을 막아보지만 아까보다는 더 커진 신음이 터져나온다. 나는 그 위에 포개져 눕는다. 아... 좋다.

 관계를 다 마치고 나니 이상한 생각이 든다. 혹시나 옆방에서 처제가 다 듣고 있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이었다. 사실 이런 생각은 지금 관계를 가지기 전에 생각을 했었어야 했다. 이미 다 관계를 가진 다음에 그런 생각을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 싶으면서도 그래도 생각이 나는 걸 어쩔 수는 없다는 생각도 있었다.

 지금 우리가 이렇게 하는 거 옆방에서 다 들리는 거 아니야?

 내가 정연이에게 물었다.

 에이, 설마. 그래도 이 집 방음 꽤 잘 된다고.

 정연이는 그럴리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 했다.

 내 속 마음은 두가지 생각이 나눠져 싸우고 있었다. 이런 걸 들키면 안 된다는 마음과 그러는 한편으로는 들키고 싶다는 마음. 들키면 안 된다는 마음은 당연히 드는 그러한 마음이었고, 주목해야할 것은 들키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처제가 이 소리를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왜 들었을까? 이건 좀 부끄러운 문제다.

 아내에게 말은 할 수 없지만, 처제도 내게는 그저 여자였다. 멀쩡하게 생긴 여자를 아내의 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갑자기 성욕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이걸 겉으로 티를 낼 수는 없는 일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나? 변명은 아니지만 이건 처제 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나 통하는 얘기다.

 형수를 보면 성욕이 전혀 안 생기나? 아니다. 그럴리가 없지. 형수가 예쁘고 섹시하면 형수에게도 성욕이 들겠지. 선생님이 예쁘고 섹시하면 선생님에게 그런 감정을 느낄 수도 있는 거고, 만약에 제자가 예쁘고 섹시하다고 해도 제자에게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거 아닌가? 물론 그들의 앞에서 성욕을 드러내면 안 되지만 성욕을 가지는 것만 가지고 뭐라고 할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나는.

 또 다른 한가지 문제는 내 처제가 예쁘고 섹시하냐는 거다. 예쁘긴 예쁘지만 섹시와는 거리가 멀다. 순수해보이고, 순진해보이는 아이다. 그런데 왜 그런 애한테 들키는 걸 기대할까? 오히려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또 처제라는 위치가 주는 묘한 긴장감 때문에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게 아닐까?

 처제가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 이후에도 몇번의 관계를 더 가졌다. 원래 성욕이 남들과는 다르게 더 특출난 편이라 관계를 가지기 시작하면 끝을 볼 때까지 계속해서 하는 편이다. 아내인 정연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액이 텅텅 빌 때까지 관계를 맺는다고 할 수 있다. 정연이가 이런 표현을 할 줄은 나도 몰랐다. 결혼 후에는 더 대담해진 모습을 보여주니까 앞으로는 얼마나 더 변할지 모를 일이다.

다음 날 아침에 나는 계속 잠을 자고 정연이는 나갔다. 어제는 처제를 생각해서 였는지 평소보다 조금 더 무리를 한 느낌이다. 운동을 많이 한 것처럼 아랫배가 조금 뻐근한가 싶기도 하다. 아침이라 목도 마르고 해서 물이나 마실 겸 거실로 나왔다. 관계를 가진 후 바로 잠을 청했고, 일어나자 마자 나온 것이었기에 팬티차림이었다. 그리고 아침이라는 이유로 한창 발기가 되어있을 때였다.

 딱... 눈이 마주쳤다. 어... 처제는 이제 나갈 준비를 다 마친 모양이다. 벌써 화장을 다 했고, 옷도 제대로 갖춰진 상태였다. 문제는 처제가 아니라 나였지. 상의는 아예 없고, 하의는 팬티만... 그리고 발기가 된 상태로... 몸을 가리려고 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태였다. 이럴 때 차라리 조금 더 자연스럽게 대하는 게 낫지 않을까?

 어... 안녕? 잘 잤어?

 내가 물었다.

 아... 예... 잘 잤어요...

 처제는 약간 당황스러워하며 얘기했다. 나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고, 후다닥 방 안으로 들어왔다. 민망스러운 일이었다.

 저녁이 되고 아내가 들어왔을 때 나는 아침에 있었던 이야기를 우스갯거리로 이야기해줬다. 아침에 팬티만 입고 발기가 가득 된 채로 처제를 만났던 이야기. 자연스럽게 끝내려고 했는데 처제도 당황하고, 나도 당황하고 해서 결국 후다닥 방안으로 들어왔다는 별거 아닌 이야기였다. 사실 처제와 살다보면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이미 대충 생각해본 적도 있었다.

 응? 다음부터는 그러지마!

 정연이가 말했다.

 그럼. 나도 아까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었어. 앞으로는 조심해야지.

 내가 말했다.

 혹시나 정은이가 오빠보고 흑심 품으면 어떡해? 오빠의 우람한 거 보고 이상한 맘 품을 수도 있잖아. 게다가 옆에서 계속 하는 거 소리도 듣고 그러다가...

 정연이가 말했다. 처제의 이름은 정연이와 한 글자만 다른 정은이었다. 정은이가 과연 그럴까? 글쎄다. 나는 정은이 앞에서 성욕을 감추려고 하지만 정은이도 그러는 걸까? 나는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여자는 남자보다 성욕이 적고, 그런 생각을 덜 할 것 같았다.

 에이... 그럴리가...

 내가 말했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놓고 본다면 여자가 성욕이 더 적을 것 같다는 말은 틀렸다.

 형부... 나 형부 보면서 얼마나 흥분했는지 모르죠?

 정연이는 갑자기 나를 형부라고 불렀다. 물론 그 형부라는 말투가 평소에 처제가 쓰는 형부라는 말투와는 달랐다. 그건 유혹이 전혀 안 닮긴 말투였고, 지금은 유혹이 가득 담겨있는 말투였다.

 응? 우리 처제 왜 흥분했는데?

 나는 정연이의 그 놀이에 장단을 맞춰주며 말했다.

 아까 형부 잔뜩 발기된 거 보고 말았어요... 그거 나 때문에 발기한 거 아니에요?

 정연이가 말했다.

 아니야... 그거는 그냥 어쩌다보니까 그런 거야. 원래 남자들은 아침이면 발기가 되고 그러거든.

 내가 말했다.

 정말요? 아침이면 원래 다 발기가 되고 그런 거에요? 제 다리보고 그런거 아니에요? 제 엉덩이 보면서 그런 것도 아니고요? 제 가슴 보면서 그런 것도 아니고요?

 정연이는 그렇게 말하면서 다리와 엉덩이와 가슴을 살며시 강조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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