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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8 들리는 신음 (8/53)

00008  들리는 신음  =========================================================================

 그러고 보니... 멍청한 게 꼭 나쁜 게 아니다. 이용해먹기 편하니까. 지금의 정연이처럼 말이다. 나는 정연이에게 다시 박아댔다. 정연이도 이제는 조금 안심했는지 아까보다 신음이 조금 더 커졌다. 머리를 쓰자... 머리를 써... 어떻게 하면 처제도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 그런데... 그 생각은 또 한가지 도움을 받게 된다.

 나는 정연이에게 코스프레를 시킨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그런 의상이 집에 있지. 어쩌면 들킬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는 또 한가지를 더 들킨다. 이번에는 훨씬 더 진한 무엇이었다. 나는 정연이와 섹스를 하는 동영상을 찍는다. 그런데 그걸 들켜버린 것이다. 핸드폰으로 찍은 동영상을 컴퓨터로 옮겨놓았었는데 그걸 정은이가 본 것이다.

 제목을 뭐라고 할까하다가 <정연이랑 로맨틱, 성공적> 이라고 써놨던 그 동영상. 정은이가 거실에서 컴퓨터를 하다가 본 것이다. 하긴 궁금할 법도 한 제목이다. 여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로맨틱이라는 건 어쩌면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 같다. 도대체 왜 그렇게 로맨틱에 집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는 전부 로맨틱을 좋아하지 않나? 그걸 눌러볼 수 밖에 없었을 거다. 그런데 막상 나온 동영상은 그런 것이었겠지.

 그걸 알아차린 건 한밤 중이었다. 나와 정연이는 방안에 있었고, 나는 목이 말랐는지 잠에서 살짝 깨어있었다. 그런데 밖에서 어떤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고, 그것은 내 목소리였다. 그러니 잠이 확 달아나더라. 나는 여기 있는데 밖에서 내 목소리가 들리니까. 잠이 덜 깨어있는 상태였다면 그게 녹화된 영상을 보는 거라 생각을 못 했겠지만 잠이 깨고 나니 저게 지금 무슨 상황인지 확실히 알지 않겠나.

 그 동영상에서 나와 정연이는 처음에는 대화를 주고 받는다. 그러니 별로 의심할 일은 없겠지. 그리고 소리가 잠깐 끊기는데 나중에 내가 다시 그 동영상을 확인해본 결과 키스를 한다. 그것도 매우매우 진한 키스. 처제는 그 부분을 다 확인했다. 그리고 나는 평소처럼 엉덩이를 만진다.

 엉덩이 너무 좋아.

 내가 말했다.

 엉덩이 좋아?

 정연이가 물었다.

 응. 엉덩이 좀 보여줘.

 내가 말했다. 정연이는 나에게 엉덩이를 보여준다. 나는 그 부분을 자세히 찍었다. 정연이는 치마를 입고 있었고 나는 팬티까지 다 보이게 엉덩이를 찍는다. 그리고 손바닥을 들어 찰싹 그 엉덩이를 때린다.

 그 찰싹... 소리까지만 들리고 처제는 그걸 섹스비디오라는 걸 알아차린 모양이다. 아마도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겠지. 그리고 끄게 된다. 하지만 나는 그걸로도 잠을 못 이룬다. 처제가 이걸 다시 보려나? 아니면 그냥 한번 본 것으로 끝을 내려나? 짐작을 할 수 없어서 한가지 수를 쓴다.

 파일의 사용날짜를 확인하는 것. 이것은 지금 내가 누른 거고. 만약에 다른 사람이 봤다고 한다면 이 파일의 사용날짜가 바뀌어있을 거다. 그리고 정연이가 만약에 이 동영상을 본다면 나에게 바로 말을 할거니 그건 상관없는 일이고, 내가 본다면 그것도 내가 본거니 상관없는 일이지만, 만약에 나도 정연이도 안 본 것이라면 범인은 오로지 한명뿐이다. 처제.

 처제는 과연 이 동영상을 다시 찾아볼 것인가? 한밤중에 이것을 켰던 것은 분명히 우연이었을 것이다. 로맨틱하고 성공적이었다고 하니까 찾아볼 수도 있는 것이지. 그런데 다시 찾아서 보면 그건 우연이 아니다. 저번에 이 동영상을 껐던 이유는 단순히 내가 방에 있어서 들킬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겠지.

 그런데... 며칠 후에 그 파일을 살펴보니... 봤다. 분명히 봤다. 사용한 날짜가 바뀌어져있었다. 처제는 그 이후에 이 동영상을 본 것이다. 이 동영상은 물론 남자의 시선으로 찍혀져있었다. 내가 찍은 거고, 정확하게 말하면 내가 정연이를 찍은 거다. 한곳에 세워두고 우리의 관계를 찍은 것이 아니고 내가 핸드폰을 들고 정연이의 이곳저곳을 찍은 것이다.

 그 안에서 정연이는 굉장히 야하게 나온다. 정연이는 처제가 알고 있는 모습과는 다르다. 사실 누구나 자기 안에 여러명의 자아를 두고 산다. 나 역시 처제에게는 그냥 상냥한 사람이지만 이렇게 검은 속내를 가지고 있다. 검은 속내를 가지고 있다고 하기도 애매한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이럴 것이다. 지나가는 여자를 보며 군침을 흘리는 남자는 아주아주 많겠으나 그 군침이 실제로 밖으로도 보일 정도면 문제가 되겠지.

 나는 정연이를 굉장히 몰아붙인다. 정연이의 엉덩이를 때리기도 하고, 정연이의 가슴을 깨물기도 한다. 정연이는 약간은 괴로워하는 것 같으면서도 그걸 즐긴다. 사람은 누구나 SM의 성향이 조금씩은 있는데 나는 그걸로 봤을 때 약간 S쪽이다. 정연이는 두가지 성격이 조금씩 있는데 아무래도 내가 S쪽이다보니 M적인 성향이 두드러진다.

 정연이는 그 안에서 오르가즘을 느낀다. 얼굴이 일그러지고 평소에는 절대 짓지 않을 표정을 짓는다. 나는 그 표정을 아주아주 섹시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동영상을 찍어 정연이에게 보여줄 때면 정연이는 자기가 너무 못 생겼다고 얘기한다. 정은이는 이 얼굴을 보고 어떻게 생각을 할까? 섹시하다고 느낄까? 아니면 너무 못생긴 얼굴이라고 여길까?

 나는 정연이를 오르가즘으로 보내버리고 난 후에 정연이의 얼굴 위에 사정을 했다. 정연이는 그런 걸 무척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내가 하고 싶으면 하라는 주의였고, 나 역시 가끔씩은 기분을 내려고 얼굴이나 입에 사정을 하고는 했던 것이다. 다행히 그 동영상에는 그런 장면이 연출되어 있었다.

 다른 여자들에게 보여주기에는 매우 안성맞춤인 동영상이다. 그 동영상 내에서는 나는 약간은 폭군 같은 스타일이나 어쨌든 여자를 보내는 걸로 보아서는 여자도 만족하고 행복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얼굴에 사정을 하는 것은 그야말로 백미 아닌가? 얼굴에 정액을 가득 받고서는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니. 그것이야 말로 정복감. 폭군.

 그런데 그 폭군이 형부다... 그런 동영상을 본게 처제다. 얼굴에 정액이 뿌려진 채 행복해하는 것이 그 언니다. 그럼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려나? 나는 이 이야기가 몹시도 재미있을 것만 같았다. 때문에 다음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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